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난리가 났습니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온 나라가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 저런 조악한 90초짜리 사과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과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신문 하단 광고로 자주 실리는 기업들의 불량제품 사과문도 저렇게 무성의하고 엉성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 국정문란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합니다. 시민의 힘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번호 특집은 <타락한 전문가들의 사회>입니다. 백남기 농민 부검사건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심각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시민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공권력의 정당한 행사는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숙고해서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해법을 얻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우리가 서울대 병원에서 목격한 것은 ‘영혼이 없는 전문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의학전문용어로 포장된 사망진단서는 터무니없이 비상식적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에 의해 좌우된 진료과정과 사망진단서를 놓고 우리는 묻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는 의사의 영혼은 어디로 갔는지. 비단 병원만이 아닙니다. 영혼 없는 전문가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광범하게 관찰됩니다. 그들의 영혼이 무엇으로 대체되었는지는 뻔합니다. 돈과 권력입니다. 특집에서 우석균, 양이원영, 황진미, 강수돌의 글은 각기 자기 분야에서 영혼 없는 전문가들과 싸우고 있는 올곧은 전문가들의 분노입니다.

<통인>은 주로 우리 사회를 지키는 양심들을 인터뷰해왔는데 이번에는 ‘위안부 소녀상’과 ‘백남기 농민 추모의 벽’을 제작한 김서경·김운성 조각가 부부를 만났습니다. 소녀상을 보면 자연스레 위안부 할머니들의 분노, 단호함, 슬픔이 보는 이의 가슴에 저며 듭니다. 이분들의 예술가적 능력에도 감탄합니다만 이분들의 양심과 영혼은 더 아름답네요. 

<만남>은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선영 회원을 만났습니다. 민선영 회원은 등록금을 버느라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에 열심입니다. 창립한 지 1년이 된 청년참여연대는 그동안 한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 청년들이 신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 부탁드립니다.

시사 칼럼을 맡아 오신 이용마 MBC 해직 기자가 갑자기 큰 병에 걸려 시골에서 투병 중입니다. 당분간 칼럼 연재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용마 님의 조속한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