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무자가 바라본 일반주택단지 지역사회복지관의 동향

도촌종합사회복지관 정책연구모임 (김지수, 김동환, 김은지, 박준형)

 

지역사회복지관은 민·관 파트너십에 있어서 핵심적인 민간기관으로서, 시민사회 체계에서의 중추적 사회복지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새로운 복지패러다임 전환의 주체적 선도 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정착해가고 있다. 지역사회복지관은 공공부문의 사회복지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간부문의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분출된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일선 지역사회복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왔다. 또한 2012년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5대 사업에서 변화되어 3대 기능(사례관리, 서비스제공, 지역조직화)으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복지관은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증가와 발전을 보이게 되었다. 1983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으로 지역사회복지관 운영에 국고보조가 시작되었다. 1988년에는 ‘지역사회복지관 운영·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침’이 수립되면서 지역사회복지관의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지역사회복지관의 효과성이 입증되면서 1989년부터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저소득층 주거제공의 일환으로 일정 부분 영구임대주택의 건립과 독립적인 영구임대주택단지 조성 시 300세대 이상 단지 내에 복리시설 설치가 의무화하였다. 그 후 지역사회복지관은 공식적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양적·질적으로 확대되어 꾸준히 증가하였고, 2016년 현재 440여개에 달하고 있다. 1995년부터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 및 사회복지분권화에 따라 지역사회복지를 위한 지역사회복지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어왔다.

 

이전과 같이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지역사회복지관이 입지한 경우 그 역할 및 프로그램이 저소득층 대상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최근에 중산층 지역 내 지역사회복지관이 늘어나면서 초기 지역사회복지관으로부터 기대하던 서비스 영역들은 불필요한 경우가 생기고 있다. 사회교육과 같은 중산층 수요가 많은 새로운 서비스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요즘 지역사회복지관의 입지 지역 및 주민특성이 저소득층에서 점차 일반계층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영구임대주택에 위치한 것이 아닌 일반세대 내 위치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전국의 지역사회복지관은 서울특별시, 경기도 등의 대도시를 위주로 개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 및 환경 변화에 따라 복지 환경, 복지의 수요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의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복지·건강에 대한 욕구의 양적 확대와 질적 다양화에 따라 절대적 빈곤에서 상대적 빈곤으로 복지 수요의 방향이 이동하고 있으며, 시혜적 복지보다는 권리로서 복지가 요구되는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복지관은 주민의 의식변화와 욕구에 다양화를 수렴하기 위해 그 역할이 차별화 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환경의 지역사회복지관들의 새로운 사업 구상과 보편적인 복지서비스의 역할을 모색해나가야 할 시기가 되었다.

 

지역사회복지관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요즘, 특히 두드러지는 증가는 신도시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광교, 위례, 동탄, 다산, 별내 등 2014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수도권 내 신도시들이 주택난 해결의 목적으로 많은 가구가 이동하고 있다. 교육,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지역과 세대이동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구축되고 있는 지역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인프라 중 복지분야에서는 지역사회복지관이 하나의 요소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일반주택단지에 큰 규모의 지역사회복지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지역사회복지관 사업방향이 기존 저소득층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도시에서 생겨나는 지역사회복지관들은 대체적으로 아파트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영구임대주택뿐 아니라, 일반분양, 공공임대, 국민임대주택 등이 혼재되어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전처럼 ‘임대’라는 단어만으로 가구의 소득을 판단하기는 섣부르며, 소득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같이 도촌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은 국민임대주택과 공공임대주택으로 구성되어있다. 신도시는 아니지만, 인구유입률이 아래와 <표 2>와 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촌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지역의 경우, 신도시처럼 신규세대가 유입되고 있으며, 이들이 지역주민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특성이 비슷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와는 차별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도촌종합사회복지관이 개관(2015.3)한 2015년에는 다양한 저소득층 대상 단위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였으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참여인원이 부족한 현상이 꾸준히 발생하였다. 특히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운영시간을 저녁으로 변경하여 방문가능시간에 맞게 기획하였으나, 참여율이 낮아 프로그램을 지속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특정대상연령층에만 이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었다. 대부분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운영되는 보편적인 사업 중 하나인 ‘무료급식(경로식당)’의 경우도 인근 지역사회복지관에 비해 이용자가 절반도 되지 않아 급식인원이 50명이 넘으면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영양사의 인건비의 식수도 채우지 못할만한 상황에 처했다. 또한 연말이면 나오는 김치, 쌀 등 다양한 생필품을 후원받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저소득층이 찾아가는 비중이 상당히 낮았으며, 배달의 경우에도 거부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이처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오던 기관 내 많은 경력직 사회복지사들은 위와 같이 이해하지 못할 상황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16년 사업을 개편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에는 도촌종합사회복지관 내 지역특성을 분석하고, 일반주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로 한발로 다가가면서 그 속에 살아있는 저소득층 지원사업으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쉬운 예로 대부분의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사회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사회교육프로그램은 감면대상자의 비중을 정해두고, 그 비용을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그러나 도촌종합사회복지관은 소득에 따른 구별 없이 기회균등을 바탕으로 저소득층도 일반주민들과 동일하게 접수를 진행하였고, 그 비용 또한 동일하게 지불하게 했다. 대신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저소득주민에게는 도촌종합사회복지관 카**톡으로 감면서류와 간단한 양식을 작성하도록 하여 그 감액비용을 이용자 통장에 넣어주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사실, 영구임대주택처럼 저소득층 밀집지역은 상대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일반주택에 혼재되어 주거하는 경우, 정부보조를 받는 상황이 치부라고 느끼는 상황이었고, 심지어는 동주민센터에서 수급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조차도 어려워했다. 지역사회복지관 이용자들은 대개 비슷한 연령의 자녀를 둔 보호자들로 형성되어있는데, 지역사회복지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저소득에 대한 낙인이 발생되면 자녀에게까지 그 낙인이 이어진다는 부분을 반영하여 감면혜택을 감추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쉽게 해결하는 것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감면처리였던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감면처리를 진행하니 감면제도의 이용률도 이전보다 높아졌으며, 행정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지역의 주택구성이 국민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이 혼재되어 있어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 도촌종합사회복지관의 특성이었다. 그렇지만, 저소득층사업을 아예 간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므로, 한발 더 나아가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이 어울리는 공간이 필요하였다. 특히 어린이날 행사, 공연, 토요일체험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집중되는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저소득층 지원사업’이 아닌, 일반주민 지원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저소득층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구조를 이끌어냈다. 지역벼룩시장의 경우, 후원금 모금함을 설치하여 모금에 참여하게 하고, 주말 빵만들기 체험은 빵을 취약계층에게 지원하는 형식으로 전환하는 등 단순한 문화프로그램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역량강화가 지역사회복지관의 가장 큰 역할이기에 주민동아리를 모집하여 의무적으로 봉사활동, 후원활동을 할 수 있게 지역인적자원을 구축하고, 저소득층이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 아닌 함께하는 구조로 만들어가고 있다. 가족봉사단과 홀몸어르신들이 함께 만드는 텃밭의 수확물은 다른 홀몸어르신들에게, 아이들이 만든 음식은 맞벌이가정의 아이들에게, 주부들이 만든 작품들은 후원품으로 기증하여 상설판매가 되고 있다.

 

이처럼 영구임대주택 아닌, 국민임대주택와 공공임대주택이 같이 있는 지역에서 특히 아이들에게는 단지의 구분이 소득의 구분이 아니라는 점을 기준으로 할 때, 지역사회복지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예전에는 ‘복지관을 다닌다.’ 라는 이야기를 아이들 입에서 전해질 때, 복지관 다니는 것이 낙인과 슬럼화로 인식되는 상황들이 있었다. 요즘 신도시에 생겨나는 지역사회복지관의 1차적인 역할은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충족이 채워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공공복지체계는 지역의 동주민센터의 역할을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추세이다. 지역사회복지관 또한 그 흐름에 맞게 그리고 사회복지의 정체성을 놓지 않는 사업들을 계속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변해가는 주민의식과 지역특성에 민감하게 대응해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지수, “지역사회복지관의 운영개선에 관한 사례연구”,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5
박하락, “지역사회복지관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인천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