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의 코리아에이드 사업 관여 의혹 명백히 밝혀야

엉터리 개발협력 추진 경위 진상규명해야

 

청와대 배후설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르재단이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계기로 출범한 ‘코리아에이드Korea Aid’ 사업을 정부보다 앞서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설립 직후부터 ‘코리아에이드’ 사업 중 이동형음식사업인 ‘케이밀(K-Meal)’ 사업을 추진해왔다. 전문성이나 경험도 없는 미르재단이 권력을 등에 업고 개발협력외교에 개입한 셈이다. 개발협력사업에 뚜렷한 성과가 없는 미르재단이 코리아에이드 사업의 추진에 나서고 관여하게 된 정황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미르재단은 정부가 이화여대와 케이밀 시제품 용역계약을 체결(‘16년 1월)하기 전인 2015년 11월~12월 이미 이화여대에 쌀 가공 영양식품 개발을 의뢰하여 진행해왔다. 정부는 새로운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로서 관계부처 및 기관들이 수원국과 협의하여 코리아에이드를 추진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미르재단의 개입은 오히려 코리아에이드가 급조된 이벤트성 사업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청와대 주도의 회의에 미르재단 관계자가 참석한 것도, 정부가 재단측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사실도 밝혀져야 한다. 미르재단 관계자는 청와대 주도로 지난 1월부터 열린 코리아에이드 TF회의에 참석하여 사업 전반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민사회는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현지 상황과는 동떨어진, 국제개발협력 기준에도 미달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을 비판해 왔다. 대통령과의 사적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에 참여한 미르재단이 과연 원조취지를 우선시하고 국제규범을 준수했을지 의심스럽다.

 

드러나는 정황이 말해주는 것은, 권력을 등에 업은 사적인 재단에 엉터리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도록 정부가 세금을 퍼주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엉터리 사업에 쓰이지 않으려면, 우선 비선실세 의혹이 있는 미르재단이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관여한 의혹을 명백히 밝히고, 원조 취지나 국제사회 기준에도 어긋난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코리아에이드에 대한 국회의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 더 이상 정권의 이해에 따라 개발협력 사업이 급조되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ODA를 활용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