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대낮에 ‘날치기 공청회’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계획, 철회하라!
정부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 공청회에 대한
핵발전소·연구용 원자로 인근 지역주민·시민사회단체들의 입장
오늘(17일) 산업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 (이하 기본계획) 공청회를 파행으로 진행했다. 공청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정부와 한수원,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 150여명이 먼저 입장하여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새벽부터 지역을 출발해 올라온 지역주민들은 입장이 제한되어 입구에서부터 실랑이가 이어졌다. 공청회 시작 시간이었던 10시가 지났지만, 사전 등록을 한 사람들의 출입도 원활하지 않았다.
이후 공청회를 진행하려고 국민의례를 끝낸 후 주민들의 강력한 저지로 11시경 정부는 공식적으로 휴회를 선언했다. 그러자 지역주민들은 단상에서 고준위 핵폐기물 계획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12시경 산업부는 갑자기 용역 업체 직원들의 방호를 받으며 단상도 아닌 회의장 중간위치로 들어와 급습적으로 공청회 재개 선언과 동시에 "기본계획에 대한 의견 주십시오."라는 한마디를 하고 "없으시면 이것으로 공청회를 마치겠습니다."라고 폐회를 선언했다. 개회와 폐회를 동시에 한 것이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날치기 공청회’이다. 공청회의 부당성과 기본계획의 문제점에 대해 정부는 들을 생각조차 없었고, 단지 공청회를 진행했다는 절차상 명분을 찾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엉터리, 날치기 공청회를 인정할 수 없다. 특히 산자부 차관 공청회 철회 요구하는 지역주민 대표자 접견 직후 바로 이 같은 행태를 보인 것에 우리는 분노한다.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수십 년 동안 많은 사회적 갈등을 낳았던 사안이다. 따라서 이 문제 해결에는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가 우리는 필요하다고 수없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는 엉터리 공론화위원회, 사회적 논의를 앞장 세워 마치 지역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는 듯 한 모양새에만 관심을 가졌다.
오늘의 ‘날치기 공청회’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정부가 고준위 핵폐기물 기본계획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이런 일방적인 정부 정책은 앞으로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거대한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지역별 대중 집회, 강연, 대안 토론회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부당성, 비민주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 나갈 예정이다.
2016.6.17.
탈핵지역대책위 ·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