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국민연금기금의 공공복지인프라투자’ 총선 공약 환영

공공성 확보가 절실한 의료, 노인장기요양 등 투자영역 확대방안도 마련돼야

 

3월 4일 더불어 민주당은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 및 보육시설에 투자하는 방안을 밝혔다. 앞서 2월 11일 국민의당 또한 창당 1호 법안 중에 ‘comeback-home법’을 발표하며 국민연금기금을 재원으로 청년희망임대주택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연금기금의 공공복지인프라투자를 요구해왔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최근 총선공약으로 공공복지인프라의 부족을 국민연금기금을 통해 확충하는 투자방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바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복지인프라에서 공공의 영역은 공공임대주택이 5.4%(2013년), 공공병원, 국공립어린이집이 각 5.7%(2014년), 국공립 노인장기요양시설 2.6%(2012년)로 OECD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전세대에 걸쳐 과도한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등 사회적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2016년 현재 약500조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는 기금의 비대화로 인한 국내 금융투자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명목 하에 해외투자 확대방안만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기금은 국내 경제·일자리 기여 자본으로, 국민들의 미래를 위하여 현재의 소비까지 유보하며 조성된 책임자산이다. 국내 경제·사회의 발전과는 전혀 관계없는 해외자본 투자용 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보다는 향후 우리 경제·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자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국민연금기금은 금융투자로 발생하는 재무적 수익률만을 근거로 효과성을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국민연금기금은 현 세대의 경제활동기간 에 발생한 소득의 일부로 조성된 자본을 차세대에게 물려주는 대신, 현 세대의 은퇴 후에 차세대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도움을 받아 공적노후소득을 보장받는 사회적 자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은 수익성과 안정성도 고려해야하지만, 사회연대성의 실현을 위하여 차세대의 삶의 질 개선과 경제·사회 발전을 통한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투자 및 운용되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를 통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은 양질의 보육서비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 공공임대주택의 확대는 청년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적 수익(경기부양, 좋은 일자리 창출, 인구구조 개선, 소득증가, 부양부담 완화 등)을 높일 수 있는 공공복지인프라에 국민연금기금이 투자되는 것은 매우 전향적인 대안이다. 또한 차제에 재무적 수익이라는 좁은 시야를 벗어나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전향적 관점에서 연기금 운용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방안에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긴요한 의료 및 노인요양분야에 대한 공공투자가 누락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노인진료비는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37%(2015년)에 달할 뿐만 아니라 증가속도도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공적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노인에게 지급된 연금급여의 대부분이 의료비로 지출되어 국민연금의 실질적 노후소득보장 효과가 낮아지게 될 것이 우려된다. 이런 점에서 공공주택과 국공립보육시설 외에 보건의료 및 노인요양분야에서의 공공성 확보방안까지 포함함으로써 청년세대만이 아니라 노인세대도 포괄하는 공공투자방안까지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