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따라 듣는 한살림
어느덧 겨울의 마지막 ‘대한’

 글 김우영 기획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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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수많은 새들이 있다.
 
올 해 1월 20일은 겨울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한’입니다. 대한이 지나면 곧 봄을 알리는 ‘입춘’이구요. 벌써부터 설레지 않나요! 물론 물러나고 싶지 않은 ‘겨울이’의 시샘은 계속되겠지만요. 이 겨울을 춥게 나고 있을 이웃과 많은 생명들을 생각하면 추위가 얼른 물러가주면 좋겠지만 그렇게만 바라서도 안 되나 봅니다. 작년 초겨울 곶감 생산지에서는 곶감이 되기에 알맞은 추위 대신에 비가 오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어서 감이 전부 떨어져 농사를 망쳤다고 합니다. 절기 따라 농사짓는 농부들은 절기에 맞는 날씨가 간절합니다.
 
이 무렵 농부들은
이 무렵엔 온 벌판을 돌아봐도 농부님들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한 해 농사를 무사히 마치고 쉴 틈도 없이 생산계획도 세우고 농기구도 손질하는 등 새 해 농사를 준비하느라 한창이시겠죠. 한살림 쌀 생산자들은 지난해 말 생산자와 소비자가 ‘쌀 생산량·쌀값결정회의에서 만나서 함께 결정한 생산량에 맞게 올 한 해 농사를 준비합니다. 파주의 한살림 천지보은공동체 생산자들은 올 해 부터 ’DMZ 평화농장‘에서도 벼농사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에 먹는 시래기국
옛 농부들은 이 무렵 겨우내 처마 밑에 걸어두어 찬바람 맞혀 잘 말린 시래기를 내려 된장 풀어 *시래기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움츠러든 몸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래요. 여기에 팥과 밤, 대추를 넣고 지은 찰밥, 그리고 녹두전, 백김치를 먹고 대한의 추위를 무사히 넘겼답니다.
 
이 무렵 겨울새들은
추운 겨울 우리 옆에서 지저귀던 새들은 다들 어디에 있을까요. 겨울새들은 벼들이 떠난 벌판으로 가 열심히 자신들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풀들이 잠자고 나무에 매달린 과일들이 다 떨어져 먹을 것이 없는 지금쯤 새들은 먹이를 찾아 더 바삐 움직여야 하죠. 한살림 공급실무자는 논길을 따라 조합원 집에 가다가 논에서 머리를 숙여 먹을 것을 찾는 새들을 보았습니다. 저쪽 논에는 새들이 아무도 없는데 이쪽 논에는 황새, 기러기, 까치, 직박구리들이 다 모여서 먹이를 먹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마치 오늘은 다 같이 이 논에 가고 내일은 다 같이 저 논에 가자고 합의한 것 같았어요. 서로 여기 저기 중구난방으로 먹으면 어디가 다 먹은 논이고 어디가 아직 안 먹은 논인지 몰라서 헤매니 모두가 힘을 낭비하잖아요. 그래서 새들도 협동하기로 한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름 하여 겨울새협동조합? 새들의 겨울나기를 보고 싶다면, 조금만 나가면 펼쳐진 파주의 논으로 가보세요.”
 

파주 소재 신문협동조합 ⌈파주에서⌋에 기고한 글입니다. 매달 4일과 21일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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