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으로 민간인 수백 명이 숨지고 주택과 모스크, 시장 등은 물론 의료 시설에도 폭격을 가해 주거 지역이 대규모로 파괴되었으며, 이러한 공격 유형은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증거라고 국제앰네스티가 23일 발표한 신규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민간 피해 없다’: 러시아 공습 발표에 대한 진실 드러나>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전역의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큰 피해를 입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 9월과 11월 사이 시리아 홈즈, 이들렙, 알레포 지역에서 이루어진 6차례의 공습으로 민간인 최소 200명이 숨지고 전투기 십여 대가 파괴된 사건을 다룬 이번 보고서는,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와 야전병원을 대상으로 가한 공습에서 민간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거짓 발표를 했을 가능성과 그 증거 역시 함께 제시했다. 또한 러시아가 국제법상 금지된 확산탄을 사용하고, 인구가 밀집한 주거 지역에 비유도 미사일을 투하했다는 증거도 수록했다.

“러시아 공습 중 일부의 경우 명백한 군사적 표적이 없는 주거 지역, 심지어 의료 시설까지도 폭격해 민간인 또는 민간 건물을 직접 공격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러한 의혹에 대해 반드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

러시아 정부는 자국 군이 오직 “테러리스트” 표적만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습이 이루어진 후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에 대해 정부는 민간인 피해 사실을 부인했고, 어떤 경우에는 침묵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공습 목격자와 생존자들 인터뷰를 비롯해 공습 이후의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 자료를 수집했고, 무기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쳤다. 각 공습 사례의 세부사항과 “테러리스트” 표적을 타격했다는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 내용과, 목격자 증언으로 파악한 세부적인 내용을 대조한 결과 러시아가 주도한 공격으로 추정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 폭격을 당한 지역 부근에는 군사적 표적이나 군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러시아의 공습이 국제인도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의 경우는 전쟁범죄까지 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브리핑에서 다룬 사례 중 가장 피해가 큰 공격은 이들렙 주 아리하 중심부의 붐비는 시장에 미사일 3발이 떨어져 민간인 49명이 숨진 사건이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불과 몇 초 만에 북적거리던 일요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

2015년 11월 29일 공습으로 파괴된 아리하 시장의 모습. © Muhammad Qurabi al-Ghazal

 

지역 언론활동가인 모하메드 쿠라비 알 가잘은 “순식간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사방에 탄 냄새가 자욱했으며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근처에는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어린이들이 완전히 겁에 질린 채 뛰쳐나오고 있었다. 사방에 목이 없고 사지가 떨어져 나간 시신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사방에 탄 냄새가 자욱했으며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쿠라비 알 가잘은 또 40구의 시신이 일렬로 놓인 옆에서 주저앉아 울고 있는 한 여성을 목격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남편과 세 아이를 모두 잃었다. 그는 “아이들의 시신은 말 그대로 자루에 담겨 있었다.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10월 15일 홈즈 주 알 간투에서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공습으로 주거 건물 지하에 피난해 있던 어린이 32명과 여성 11명을 포함해 최소 46명의 민간인들이 숨졌다. 공습 직후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에서는 군대가 있었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습 현장 사진을 분석한 무기 전문가들은 파괴된 형태를 보아 기체 폭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진공 폭탄(vacuum bomb)’으로도 알려진 기체 폭탄은 특히 민간 지역 부근에서 사용할 경우 무차별적인 피해를 입히기 쉬운 무기다.

10월 7일 알레포 주 다랏 이자에서는 러시아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상발사 순항미사일이 주택가에 떨어져 민가 십여 채가 파괴되고 민간인 5명이 숨졌다.

한 지역 주민은 “다른 공습과는 느낌이 매우 달랐다. 지진이 일어난 듯 땅이 흔들렸고… 본 것 중 가장 심각한 파괴 현장이었다. 한 집에서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숨졌고, 다른 집에서는 부부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 부부는 공습이 벌어지기 불과 일주일 전에 결혼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당시 폭격을 당한 지역이 주택가였으며, 근처에 어떤 무장단체의 군사 기지도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격은 병원에도 이루어졌다. 의료 시설은 국제인도법상 특별히 보호해야 하며, 이를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들렙 주의 세르민 야전병원에 공습이 가해지는 현장을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목격한 한 증인은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까지 전투기를 목격하거나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것으로 보아 최첨단 전투기로 폭격을 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0월 1일 이들렙 주 지스르 알 슈고르의 중심에 위치한 오마르 빈 알 캇탑 모스크를 폭격한 것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대응은,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준비한 전략이 아니냐는 심각한 의혹을 제기시켰다. 파괴된 모스크의 사진과 그에 관련된 보고서들이 공개되자 러시아 정부는 모두 “날조”된 정보라 주장하며, 모스크는 여전히 온전하다는 의미로 위성 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위성 사진에 나타난 것은 공습으로 파괴된 모스크와는 다른 모스크였다.

2015년 10월 1일 공습을 당한 지스르 알 슈고르의 오마르 빈 알 캇탑 모스크 ©Mustafa al-Ahmad

 

필립 루터 국장은 “온전한 모스크의 위성 사진을 제시하며 이것이 파괴된 모스크라고 주장함으로써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한 비난과 정밀 조사를 피하고자 교묘한 속임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보고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성실하게 조사하려는 사람들의 의지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러시아 국방부는 더욱 투명하게 공습 표적을 공개하고 국제인도법상 의무를 성실하게 따르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전한 모스크의 위성 사진을 제시하며 이것이 파괴된 모스크라고 주장함으로써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한 비난과 정밀 조사를 피하고자 교묘한 속임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보고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성실하게 조사하려는 사람들의 의지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러시아 국방부는 더욱 투명하게 공습 표적을 공개하고 국제인도법상 의무를 성실하게 따르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 필립 루터 국장

11월 24일 터키 공군에 러시아 전투기가 요격된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한 정보를 이전보다도 더욱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외에도 러시아가 인구 밀집 주택가에 비유도 미사일 및 국제법상 금지된 확산탄을 사용했음을 시사하는 사진, 동영상 자료 등의 증거를 수집했다.

확산탄은 어떤 상황에라도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무차별적인 무기로, 한 발마다 축구 경기장만한 면적에 수백 개의 파편을 흩뿌린다. 불발률이 매우 높은 탓에 발사된 지 수 년이 지난 뒤에도 민간인들에게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인구가 밀집한 주거 지역 부근에 비유도 미사일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차별 공격을 금지하는 국제법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다.

필립 루터 국장은 “러시아는 무차별적인 불법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확산탄 사용을 전면 중지하고, 민간 지역에 비유도 미사일을 투하하는 것 역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Syria: Russia’s shameful failure to acknowledge civilian killings

Russian air strikes in Syria have killed hundreds of civilians and caused massive destruction in residential areas, striking homes, a mosque and a busy market, as well as medical facilities, in a pattern of attacks that show evidence of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said Amnesty International in a new briefing published today.

‘Civilian objects were not damaged’: Russia’s statements on its attacks in Syria unmasked highlights the high price civilians have paid for suspected Russian attacks across the country. The report focuses on six attacks in Homs, Idleb and Aleppo between September and November 2015 which killed at least 200 civilians and around a dozen fighters. The briefing includes evidence suggesting that Russian authorities may have lied to cover up civilian damage to a mosque from one air strike and a field hospital in another. It also documents evidence suggesting Russia’s use of internationally banned cluster munitions and of unguided bombs in populated residential areas.

“Some Russian air strikes appear to have directly attacked civilians or civilian objects by striking residential areas with no evident military target and even medical facilities, resulting in deaths and injuries to civilians. Such attacks may amount to war crimes,” said Philip Luther, Director of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at Amnesty International.

“It is crucial that suspected violations are independently and impartially investigated.”

The Russian authorities have claimed that their armed forces are only striking “terrorist” targets. After some attacks, they have responded to reports of civilian deaths, by denying they killed civilians; after others, they have simply stayed silent.

Amnesty International interviewed eyewitnesses and survivors of attacks as well as examining video evidence and images showing the aftermath of attacks, aided by analysis by weapons experts. The attacks were identified as suspected Russian air strikes by cross-referencing details of each attack with statements from the Russian Ministry of Defence announcing “terrorist” targets struck, or from details about the nature of the attack in witness testimony.

The organization’s research into these strikes indicate that there were no military targets or fighters in the immediate vicinity of the areas that were struck. This suggests that the attacks may have violated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and may, in some circumstances, constitute war crimes.

In one of the deadliest attacks documented in the briefing three missiles were fired on a busy market in the centre of Ariha in Idleb governorate killing 49 civilians. Witnesses described how within seconds the bustling Sunday market turned to a scene of carnage.

“In just a few moments, people were screaming, the smell of burning was in the air and there was just chaos. There was a primary school nearby, and children were running out absolutely terrified… there were bodies everywhere, decapitated and mutilated,” said Mohammed Qurabi al-Ghazal, a local media activist.

He saw one woman sitting and crying beside 40 bodies lined up in a row. She had lost her husband and three children. ”Her children were literally in bags. To this day, I cannot get over it,” he added.

In another suspected Russian attack, at least 46 civilians, including 32 children and 11 women who were sheltering for safety in the basement of a residential building, were killed on 15 October in al-Ghantu, Homs governorate. Video footage of the scene after the attack shows no evidence of a military presence. Weapons experts who analysed images of the attack said the nature of the destruction indicated possible use of fuel-air explosives (also known as “vacuum bombs”), a type of weapon particularly prone to indiscriminate effects when used in the vicinity of civilians.
In another attack five civilians were killed and a dozen homes were destroyed when a suspected Russian sea-launched cruise missile struck residential buildings in Darat Izza, Aleppo governorate, on 7 October.

“It felt very different from other air strikes… the ground shook like an earthquake… this was the worst destruction I had seen… A mother and her two children were killed in one house and a young couple in another house. The couple were married about a week before the attack,” said one local witness, who confirmed the area struck was residential and that there were no nearby military bases of any armed groups.

Suspected Russian air strikes have also struck hospitals. Medical facilities have special protection under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and attacking them can amount to a war crime. A witness to an attack just a few metres from Sermin field hospital in Idleb said the attack appeared to have been carried out by a more sophisticated plane as they did not see or hear the plane before the missiles were dropped.

The Russian authorities’ reaction to an attack on Omar Bin al-Khattab mosque in central Jisr al-Shughour, Idleb governorate, on 1 October raises serious questions about the tactics they are prepared to deploy to undermine criticism of their operations. After reports and photos of the destroyed mosque emerged, the Russian authorities responded by calling it a “hoax”, presenting a satellite image purporting to show the mosque still intact. However, the mosque shown in the image was a different one from the one destroyed in the attack.

“By presenting satellite imagery of an intact mosque and claiming it showed another that had been destroyed, the Russian authorities appear to have used sleight of hand to try to avoid reproach and avert scrutiny of their actions in Syria. Such conduct does not cultivate confidence in their willingness to investigate reported violations in good faith. Russia’s Ministry of Defence must be more transparent and disclose targets of their attacks in order to facilitate assessment of whether they are complying with their obligations under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said Philip Luther.

Since a Russian fighter jet was shot down by the Turkish air force on 24 November, Russia’s Ministry of Defence has released even less information about its campaign in Syria than it did before then.

Amnesty International has also gathered evidence, including photos and video footage, suggesting the Russians have used unguided bombs in densely populated civilian areas, as well as internationally banned deadly cluster munitions.

Cluster munitions are inherently indiscriminate weapons that must not be used in any circumstances. Each cluster bomb scatters scores of bomblets over an area the size of a football pitch. Because of their high dud rate they pose a continuing threat to civilians for years after their initial use. The repeated use of unguided bombs in the vicinity of densely populated civilian areas would violate the prohibition of indiscriminate attacks.

“Russia must end indiscriminate and other unlawful attacks. They must halt all use of cluster munitions and stop dropping unguided bombs on civilian areas,” said Philip Lu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