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국민께 드리는 글

“12월 5일 다같이 모입시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의 시계가 70년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달 14일에 13만 명이 모여 노동개악, 밥쌀용 쌀수입-TPP 반대, 노점탄압 중단,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일본의 재무장과 한반도 재침 시도 용인 등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한 11대 요구안을 제시하였음에도, 정부와 여당은 귀를 닫은 채 관련 법안들과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를 향한 국민의 분노는 무시되었고, 살인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여전히 사경을 헤매고 있지만, 이 정부는 병실 한 번 찾아오지 않은 채, 책임지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돌아온 것은 공안탄압과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었습니다. 정부는 11월 14일 개최된 “민중총궐기”에서 나타난 국민의 분노에 대하여 ‘성찰’대신 ‘차벽’과 ‘살인 물대포’로 대응하였고, 12월 5일에 민중총궐기본부, 백남기농민쾌유기원범대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각각 신고한 집회에 대해서도 봉쇄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국민의 참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입과 행동을 막기 위한 부당한 정부 당국의 집회 원천봉쇄 시도는 실패하였습니다. 서울시청 광장은 국민의 함성과 참여의 공간으로 열렸습니다.

 

정부가 헌법까지 무시한 채 집회 금지와 차벽 설치를 강행하고, 언론과 경찰을 동원해 공포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것은 국민들이 다시 대규모로 모일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제 서울행정법원의 집회금지 통고 효력정지 결정은 경찰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집회 방해행위가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게 다음을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 당국은 민주회복과 민생살리기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을 요구합니다. 대표적인 것만 강조하면, 노동개악을 중단하고 밥쌀용 쌀수입 등 우리 농업과 농민을 고사시키는 정책을 중단해야 하며 빈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비롯하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정책들을 철회하십시오.

 

둘째, 정부 당국은 이제 내일 열릴 집회와 행진을 대상으로 위헌적 차벽 설치를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을 위축시키고 자극하는 일체의 부당한 시도를 중단해야 하며, 집회가 주최측의 취지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지난 11월 14일 집회에 참가했던 백남기 농민을 중태에 빠뜨린 살인적 진압에 대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경찰청장은 사퇴하며,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정부 당국이 국민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여러분께서 백남기 범대위의 합법적인 집회신고로 열린 광장에 다시 모여 다시 한 번 분명히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정부당국에 더 표출해야 합니다. 

민주회복과 민생살리기를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 광장으로 나와주십시오. 더 평화적이고도 더 자유롭게 그리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주권자의 뜻을 표현해 주십시오. 그리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선생의 쾌유를 다 같이 기원해주십시오.

오늘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우리 3개 단체들은 이번 12월 5일 집회와 행진이 더 많은 국민들이 더 평화롭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집회와 행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고, 민생을 지켜냅시다. 

 

 

2015년 12월 4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