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2월 2, 2015 - 15:54
박근혜 대통령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자들의 배상 문제를 놓고 현재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 간에 진행중인 협상에 대해, 충분하고 효과적으로 배상할 것을 국제앰네스티를 대표해 촉구합니다.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는 종전 70년이 넘도록 이처럼 끔찍한 범죄의 생존자들이 모든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부터 정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군 성노예제 관련 논의를 해결하고 “미래 지향적 협력 관계”를 마련하기 위해 대화를 가속화하기로 일본 정부와 합의한 것은 한국 성노예 생존자들이 수십 년 동안 겪어야 했던 불의와 고통을 종식할 중요한 기회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과정이 다른 국가에게도 자국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을 요구하는 데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은 성노예 생존자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본 정부가 해당 사안에 대해 보였던 태도와 다름없이 아무런 성과 없는 무성의한 노력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일본과의 협상에 임하는 한국 정부에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합니다.
- 모든 성노예 생존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협상 과정에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옹호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면담을 갖는 등 피해자 중심적인 입장으로 협상 절차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 금전적 배상뿐만 아니라 원상회복, 재활, 정신적 배상(완전하고 전적인 사과, 진상 규명, 그 외에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는 방법)과 같이 생존자들이 요구하는 배상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해야 합니다.
- 모든 생존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 그 어떤 조치도 생존자들이 배상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 효과적인 절차를 통해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다수의 생존자들이 일본 정부 주도로 마련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비판한 것에 비추어, 한국 정부가 마련한 적절한 절차를 통해 배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가 이처럼 중요한 조치를 취해, 성노예 생존자들의 고통과 피해를 보전하고 수십 년간 이어진 불의를 종식하겠다는 확신을 갖고 협상에 임하기를 바랍니다.
사무총장을 대신하여,
토마스 슐츠-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