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대검 차장, 검찰총장 후보로 제청해선 안 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실망스러운 후보자 추천

 
차기 검찰총장으로 28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수남 대검 차장, 김경수 대구고검장, 김희관 광주고검장,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을 추천했다. 추천위는 정치적 중립성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에 대해 충분한 심사를 했다고 하지만, 그 결과를 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김경수, 김희관, 박성재 후보들도 총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특히,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김수남 차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수원지검장,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사 지휘를 통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검찰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 무리하게 수사, 기소하여 결국 재판에서 잇따른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대표적으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허위사실유포죄 사건을 들 수 있으며, 이 사건 수사의 지휘 책임자가 김수남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다. 또한 김수남 대검 차장은 수원지검장 재직 시 사문화된 형벌 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해 이석기 전 의원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하고,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 김무성 의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해 권력 실세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 외에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 유출 수사나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과잉수사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산케이 가토 지국장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 변호사의 정당한 변론활동을 위축시키는 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요구 등 그 누구보다 권력눈치보기 수사, 과잉수사, 부실수사로 일관한 정치검찰이다.  

 

현재 국민이 검찰에게 요구하는 것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공정하고 소신 있게 검찰 권한을 행사해 국민의 검찰이 되라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검찰총장은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머지 다른 세 후보자들도 철저한 검증과 평가가 필요하지만, 김수남 차장만큼은 검찰 권한을 오·남용한 인물로 아예 후보군에 오르지도 말았어야 한다. 
추천위의 결정은 청와대의 뜻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공정한 수사를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결정이다. 참여연대는 법무부장관이 이 후보군에서 최종 어떤 이를 대통령에게 제청할지 지켜볼 것이다. 

 

 

김수남 후보자의 수사 지휘 책임이 있는 검찰권 오·남용 사건

 

○ 서울중앙지검 3차장 당시 (2008년)
1.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허위사실 유포죄 수사 
- 정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과 분석을 억압하기 위해 검찰이 나서서 수사, 기소했으나 무죄로 최종 판결된 사건

 

○ 수원지검장 당시 (2013년) 
2.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수사 
 - 검찰이 단순 국가보안법 위반이 아니라, 거의 사문화된 파장이 매우 큰 형법상 내란음모 등으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에서 혁명조직(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란음모는 무죄,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한 사건. 이후 법무부가 헌정 사상 최초로 통합진보당 해산 절차에 착수하게 됨. 

 

○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2014년) 
3. 민주통합당의 국정원 댓글 여직원 감금 수사 
 - 국정원 직원이 증거 인멸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본인 의지로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감금'이라고 의원들을 약식 기소하여,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고 양비론으로 몰아간 사건

 

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무단공개 수사 
 - 선거전에 활용하기 위해 기밀문서의 불법유출을 감행하면서까지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김무성, 서상기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등 권력 실세와 핵심 관계자 대부분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하여 면죄부를 준 사건

 

5.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수사 
 - 애초 비선 개입의혹은 수사하지 않고, 문건 유출 건만 강도 높게 수사해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만 충실한 수사를 한 사건 

 

6.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개인정보 불법사찰 수사 
 - 검찰이 국정원 직원 등이 채 전 총장과 관련한 인물들의 개인정보를 뒤진 것에 대해서는 기소했지만, 민정수석실 관계자에 대해서는 정당한 감찰활동이라며 무혐의 처분한 사건. 국가정보원의 대선불법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을 흔들기 위한 청와대의 조직적 움직임이 밝혀지지 않은  꼬리자르기 수사임.

 

7. 정몽준 후보 비판 트위터 글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한 대학생이 정몽준 후보를 비판하는 트윗을 세 차례 올린 것을 검찰이 선거법 후보자비방죄로 기소하였으나, 무죄로 최종 판결된 사건. 공직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와 비판을 위축시키는 과잉 수사임. 

 

8. 산케이 가토 지국장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
 -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과잉수사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사건

 

9. 민변 소속 변호사 징계 요구 사건
 - 검찰이 2013년 대한문 앞 집회,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 세월호 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민변 소속 변호사 8명에 대해 진술거부를 종용하고 허위진술을 교사하는 등 변호사의 품위를 손상하였다는 이유로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개시를 신청한 사건. 묵비권 행사 권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변호권에 속하는 것으로, 검찰이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검찰의 허위 증거를 밝혀내고 무죄를 이끌어 낸 변호사들에 대해 치졸한 보복을 했다는 비난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