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만 확산하는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에 반대한다
 
- 아집만 부리며 실적 올리기에 눈이 먼 정부. 소비자 피해 외면 -
-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앞장서서 무책임한 정부의 아집을 저지해야 -
 
 
지난 2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통신요금 인가제(이하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요금인가제 폐지로 인해 시장 중심의 자유로운 요금 경쟁이 활성화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문제제기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존재하는 과점 시장이다. 따라서 자유로운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지금까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가격을 인상하여 인가받으면 후발사업자들이 따라가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어 왔으며, 그 결과 통신요금은 지속적으로 인상되어 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정부는 후발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통신요금은 계속해서 인상되는데도 소극적인 태도로 방관했다.
 
이와 같은 통신시장 환경은 조금도 변화하지 않고 계속되고 았다. 따라서 시장지배적사업자의 부당한 요금인상과 여기에 맞추어 후발사업자들의 요금인상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러한 폐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체, 요금경쟁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할 수 없는 기대를 하면서 요금인가제를 폐지한다고 한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높은 통신요금에 신음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는 무시하고, 규제완화 실적에 눈이 멀어 요금인가제 폐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또한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 요금인가제 폐지에 다시 한 번 반대한다.
 
경실련이 지난 6월부터 주장했듯이,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과 요금인가제 폐지는 직접적인 상관이 전혀 없다. 현행 인가제 하에서 이통사가 요금을 인하할 경우에는 신고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계속해서 요금인상만 고수해왔고 정부는 이를 용인했다.
 
정부는 이번의 요금인가제 폐지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아집만 부려왔다. “통신시장 경쟁촉진”, “규제합리화”라는 허울뿐인 구호만 외치며 보여주기식 의견수렴 절차만을 거쳤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요금인가제 폐지 반대,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의 의견이 나왔지만 무시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에만 몰두했다.
 
지속적인 통신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통신비 부담의 가중은 정부의 행정실패가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정부는 통신요금을 사전에 규제할 수 있는 요금인가제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과도하게 인상되는 통신요금 역시 제어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지원금도 정부가 「단통법」으로 제한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통신정책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를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요금인가제 폐지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어떤 근거로 요금인가제 폐지가 경쟁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확신하는지 의문이다.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사실상의 독점상태인 현재의 통신시장을 고려할 때, 요금인가제 폐지 이전에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담합행위를 규제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가격남용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들이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제도도입에 대해서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다시 한 번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요금인가제 폐지를 결정한 정부의 무책임한 행위를 강력히 비판하며 요금인가제 폐지에 반대한다. 이제 책임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는 무책임한 정부의 아집과 행정 횡포를 저지하고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앞장 서줄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