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동대구지사 동촌지점장이던 여상근 씨는 KT가 고시 기준을 고의로 위반하며 필요없는 공사를 진행해 국가지원예산 약 6백억원을 유용한 의혹을 2005년 8월에 국가청렴위원회에 신고하였고, 회사에서 파면된 이후인 2012년 4월에 추가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여 씨는 KT에서 31년간 재직하면서 부장급 직위까지 승진했던 전기기술자이다. 2004년 동대구 지부장으로 부임한 후 경부고속철도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압에 의한 잡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속철도주변 통신회선의 전력유도대책사업 업무를 보던 중 KT가 2003년 1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잡음전압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전력유도대책 공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 씨는 이를 2004년 10월에 본사에 알리고 공사중단과 사용된 예산의 반납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여 씨의 건의를 묵살하였고, 여 씨는 2005년 8월에 국가청렴위원회에 경부고속철도 전력유도대책 비용 과다설계 및 집행을 부패행위로 신고했다. 청렴위는 감사원에 사건을 이첩했고 감사원에서는 국가예산이 낭비된 사실 등을 확인하고 전파연구소 등 관계기관에 고시의 개정 등을 2006년 5월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허위사실 유포, 회사경영진 비방 등의 이유로 2006년 6월에 여 씨를 파면했다. 다음 해 6월에 청렴위가 KT측에 파면처분취소를 권고했으나 KT는 불복했고 그 보다 앞선 5월에 KT는 여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예산낭비의 진상과 책임규명을 이어가던 여 씨는 2012년 4월에 다시 불필요한 유도대책공사로 국가예산을 낭비한 한국철도시설공단과 KT 등의 관계자를 국민권익위에 제보했다. 국민권익위에서는 2012년 말 관련 사실을 조사한 결과 제보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2013년 2월에 한국철도시설공단과 KT 등의 관계자들에 대한 경찰청 수사와 1,300여억 원의 예산낭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뢰했다.

여상근 씨는 2006년에 한국투명성기구가 수여하는 ‘제6회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2007년 4월에 대통령 표창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