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이해충돌 직무회피 규정 도입돼야
참여연대, 공직자윤리법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 변호사)는 오늘(9/15) 지난 8월 26일 인사혁신처가 백지신탁한 주식이 장기간 매각 되지 않아 발생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신탁 또는 보유한 주식과 관련성이 있는 직무에 대한 관여 금지 의무를 부여하는 등 주식백지신탁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서를 인사혁신처에 제출했다.
참여연대가 지난 6월에 발행한 『2005년~2015년 백지신탁주식 처분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백지신탁제도 도입 이후 백지신탁을 체결한 공직자는 총 65명으로, 이중 신탁주식이 매각된 공직자는 13명(20%)뿐이고, 23명(35.4%)은 신탁주식이 매각되기 전에 공직에서 퇴직해 신탁주식을 회수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탁주식이 처분되지 않아 신탁계약을 유지 중인 공직자(26명, 40%)의 경우도,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분시한인 60일을 넘겨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조사결과 직무 관련성 있는 주식을 빠른 시일 안에 처분해서 이해충돌 상황을 해소하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간 개선책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참여연대는 의견서를 통해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이해충돌을 야기하는 재산(주식 등)을 처분하는 것과 이해충돌 상황에 처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직무회피)인데,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무회피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어, 이해충돌 방지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관련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이해충돌 해소 방안으로 인사혁신처가 제안한 직무변경, 직무관여금지의무 부여 외에도 ▷임명직의 경우 이해충돌 해소를 임명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하는 방안, ▷공직자가 신탁주식의 기업에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금지, ▷직무관여 금지의무 도입에도, 직위특성상 직무회피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 만큼, 신탁주식이 장기간 처분되지 않을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해당주식을 매입하는 방안 등을 추가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
1.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주요내용
가. 재산신고시 금융 및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대상을 기존의 정기변동 신고자에서 수시 재산신고자로 확대(안 제5조, 제6조, 제6조의5, 제8조, 제10조, 제11조)
- 수시 재산신고자에 대해 금융 및 부동산 정보를 사전에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정보제공 기간 등을 고려하여 등록기간을 등록기준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로 조정함.
나. 고위공직자의 주식과 관련한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수단으로 직위변경을 도입(안 제14조의4제2항)
- 고위공직자(재산공개대상자)는 소속기관 장에게 직위변경을 신청하여, 직위변경 후,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결정 통지를 받아, 주식의 매각 또는 신탁 의무를 면제 받음.
다. 백지신탁한 주식이 매각되지 않는 경우 등에 발생하는 이해충돌 상황의 해소를 위하여 주식과 관련성이 있는 직무에 대한 관여 금지의무 도입(안 제14조의11, 제22조, 제30조제3항)
- 백지신탁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처음 신탁된 주식의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직위변경을 신청한 경우는 직위변경 신청일로부터 변경된 직위에서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관련성 없음 결정을 받을 때까지 해당 주식과 관련하여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직무에 직접적 또는 실질적 관여를 금지하도록 함.
- 직위특성상 직무회피가 불가능 한 경우 해당 직무에 관여할 수 있으나, 그 사실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여야 하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를 공개하여야 함.
라. 공직자윤리위원회 및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재심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직윤리제도 운영상의 미비점을 보완함(안 제9조의2, 제14조의12)
- 위원회 결정의 기초가 된 증거자료의 중대한 변경사항 등이 발견된 경우, 최초 결정일로부터 3년 이내에 직권으로 재심의 할 수 있도록 함.
2. 개정안 ‘나’(직위변경 도입), ‘다’(직무에 대한 관여 금지의무 도입)에 대한 의견
- 이해충돌의 해소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접근 가능 함. 하나는 이해충돌을 야기하는 재산, 즉 주식의 처분을 통해 이해충돌을 해소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해충돌의 상황에 처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임.
- 그러나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이해충돌을 야기하는 주식의 보유에 대해서 매각 혹은 백지신탁방안은 제시하고 있지만, 직무 회피 등 추가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음. 물론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 2에서 ‘이해충돌의 방지 의무’를 제시하고 있지만 선언적 수준에 그침. 따라서 이해충돌 해소 방법으로 직위 변경과 직무 관여 금지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이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긍정적으로 평가됨.
- 다만 ‘나’처럼 직위변경을 통해 이해충돌을 해소하는 방안도 있으나, 임명직의 경우 이해충돌 해소를 임명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 있음. 즉 이해충돌 사유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임명권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임명권을 철회하는 것임.
- ‘다’의 경우 신탁주식이 매각되지 않아 발생하는 이해충돌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직무관여 금지의무를 도입하였으나, 직위특성상 직무회피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이해충돌 상황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그러나 신탁주식이 장기 처분되지 않고 있는 문제는 공직자윤리법에 신탁주식의 처분시한을 60일로 규정하고 있지만 처분이 어려울 경우 처분시한을 무한정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있음. 따라서 신탁주신의 경우 매각이 안 될 경우, 1~2회 연장처리 기간을 주되, 그래도 매각이 안 되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해당주식을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 있음.
- 백지 신탁한 공직자가 신탁주식 기업의 임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가 있음. 이는 신탁주식의 처분과 관계없이 공직자가 기업의 가치 상승을 시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임원참여를 금지해야 함.
3. 공직자윤리법 개정 방향에 대한 추가의견
- 신탁주식이 장기간 처분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백지신탁제도 도입으로 인해 공직자들의 주식매각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일부에서는 자발적인 직무회피도 이루어지는 성과도 있었음. 그러나 더 많은 이해충돌 상황을 해소해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직무회피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재산등록․공개 제도의 개선과 주식백지신탁제의 대상과 적용 주식을 넓히는 등의 개선이 추가되어야함.
- 재산등록 및 공개제도는 공직자의 재산형성 및 보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여부를 판단하여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직계존비속에 대한 고지거부 허용으로 쉽게 이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고지거부로 인해 재산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불합리성을 해결하기 위해 재산등록․공개에서 직계존비속의 고지거부를 폐지해야 함.
- 백지신탁 대상자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한국은행, 공정거래위, 대검찰청, 감사원, 외교통상부, 방송통신위 등 소속 공무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으로 확대하고, 1급 이상의 재산공개 대상자의 경우는 포괄적인 직무연관성을 인정해, 직무연관성 심사결과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백지신탁 하도록 해야 함. 또한 이해충돌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은 주식매수선택권은 주식처럼 백지신탁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