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상표·아이디어 탈취 판치는데 제재수단은 없다

제5차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회 : 기술탈취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참여연대경제금융센터․민변민생경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9.7(월) 오전 10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회의실(국회 본청 201호)에서 제5차 중소기업피해사례발표를 합니다.

 

김남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고, 박정만변호사(민변민생경제위원회)가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의 폐해”를 주제로 발제합니다. 사례는 비이소프트(우리은행의 보안솔루션 도용 의혹), 모비아트(네이버라인의 게임 도용 의혹), 다스(중앙엠앤씨의 상표법 위반), 서오텔레콤(LG유플러스 특허기술 탈취) 등 입니다. 

 

(주)비이소프트는 2014년 2월 6일 ‘유니키’라는 금융거래 보안솔루션을 개발하여 특허출원을 신청했고, 2014년 3월 3일부터 2015년 4월 7일까지 13개월 간 우리은행에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고객 본인의 인증된 스마트폰을 사용해 금융거래 허가요청을 해야만 금융거래가 이용 가능한 것이 핵심기술인데 이를 우리은행이 도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2014년 9월부터 금융거래 보안솔루션을 기획했고 ‘원터치리모콘’을 자체 개발했다는 입장으로 비이소프트가 개발한 유니키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현재 비이소프트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주)모비아트는 국내 영세 게임제작사로 2013년 4월 자사의 게임 ‘쉐이크팝콘’을 네이버라인 측에 제안하며 기획서와 APK파일까지 모두 넘겼습니다. 그러나 2013년 6월 네이버라인 측에서 “게임성은 있으나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제휴를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8개월이 지난 2014년 1월 29일 라인이 ‘디즈니츠무츠무’라는 게임을 일본에서 출시했고 비교해보니 ‘쉐이크팝콘’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되어 게임 도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워낙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표절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고 하지만 ‘캐릭터가 터지며 탈출하는 점,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점,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블록 재배치, 가상공간 활동’ 등 구체적인 게임의 특징들까지 같을 순 없고, 이러한 의심이 해소되어야 표절의혹이 풀릴 것입니다. (주)라인 측은 모비아트가 제휴를 제안하기 이전부터 게임을 기획했고 ‘디즈니츠무츠무’를 자체 개발했으며 게임을 도용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다스는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체로 블랙박스 판매가 호조를 띠게 되면서 전부터 사업상 협력관계에 있던 중앙일보 계열사 중앙엠앤씨를 구매대행사로 하는 협력 사업을 진행하다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중앙엠앤씨가 블랙박스 설계․제조업체와 공모해 다스가 상표권을 갖는 블랙박스를 시장에 대거 유통시킨 것입니다. 다스는 구매대행사 중앙엠앤씨와 블랙박스 설계제조업체를 상표법 등 위반으로 고소했지만, 사건을 맡은 경찰서는 중앙엠앤씨와 설계제조업체에 대한 고소건을 분리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서로 다른 지검에서 처리된 고소 건은 중앙엠엔씨 관계자는 무혐의, 설계․제조업체 관계자는 구속 기소의 결과로 나왔습니다. 공모관계가 뚜렷한 사건에서 힘 있는 사업자만 무혐의 처분을 받아 피해보상의 길도 막힌 상태입니다. 

 

(주)서오텔레콤은 2001년 특허출원하여 2003년 3월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비상호출 처리장치와 그 방법’이라는 명칭으로 특허 등록하였고, 2003년 4월 LG측에 사업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나 LG는 사업제안을 받지 않고 서오텔레콤이 건네준 특허기술과 동일한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했습니다. 그동안 수 없이 많은 형사와 민사 과정 및 특허심판원 과정이 있었지만, 사법당국이 통신에 관한 세계표준규약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을 무시하고 LG에 유리한 판결만 반복해왔습니다. 특히 특허심판원 권리범위확인 심판청구 과정에서 서오의 특허기술과 다른 기술을 적용했다는 LG의 주장이 허위임을 알 수 있는 쌍방대질기술 설명회가 심판원 눈앞에서 진행됐음에도 특허심판원은 애매모호한 결정으로 사실상 LG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민사 분쟁 과정에서 서울고등법원 재판장은 LG가 이 특허 분쟁과 관련한 중요한 문서의 제출을 LG에 명령했지만 LG는 이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판결 하루 전에 인터넷을 통해 변론재개가 공지되고 LG는 문서 제출을 명했던 재판장에 대해 기피 신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과는 서오텔레콤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5월 19일 참여연대는 특허심판원에 대한 국민감사-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입니다.

 

대기업 또는 힘센 사업자가 중소기업에 사업협력을 할 것처럼 기술 설명을 요청한 후 기술을 탈취․편취하여 실제 동일한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피해사례가 반복 되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대기업 또는 힘센 사업자가 법률적으로 아무런 강제를 받지 않음으로써 미래 첨단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중소기업청, 수사기관 등 어떤 정부기관도 기술을 탈취당한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거나 구제하지 않고 있고, 피해를 예방하려는 노력도 거의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무임승차를 묵인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이번 사례발표를 통해 기술탈취에 관한 현행법령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그리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정부 해당 기관들은 여러 사례들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통해 불공정을 바로잡기 바랍니다. 대기업들은 해당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를 구제하고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바랍니다. 정부는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기 바랍니다. 국회는 신속히 입법보완을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고 경제가 삽니다. 

 

# 별첨 : 제5차 중소기업피해사례 자료집

 

2015년 9월 6일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변민생경제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