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일원화 시대, 법관을 뽑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가?

 

20150820_법조일원화시대 법관임용방안 좌담회

 

2013년 법조일원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2015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법조인도 처음으로 법관의 임용자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법조환경이 변화한 만큼, 법관 임용 방식도 기존의 방식에서 변화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최근 법관 임용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 등으로 비춰보아, 바람직한 법관 임용 방안에 대한 더욱 활발한 사회적 논의와 방안 모색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에, 이번 법관 임용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야기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고, 최근 대법원이 마련한 법관 임용 절차 개선 방안을 검토하며, 법관 임용의 기준과 절차 등에 대한 바람직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0150820_법조일원화시대 법관임용방안 좌담회

2015.8.20. 참여연대는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법조일원화 시대, 법관을 뽑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가?> 좌담회를 진행했다왼쪽부터 김현우 변호사, 한상희 교수, 윤태석 교수, 서기호 의원, 임지봉 교수. ©참여연대 

 

 

좌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이번 법관 임용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의 원인을 법원이 법조일원화 도입의 원래 취지와 다르게 법관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김현우 변호사는 “원래 법조일원화의 취지는 법원 밖에서 시민과 소통한 경험을 통해 시민의 눈으로 타당한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률가가 법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단기 경력 법관 임용 결과에서 보듯이, 법원은 법무관, 재판연구원, 대형로펌 출신 등 되도록 민간 영역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을 중심으로 선발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원 밖에서 다양한 법조 경험을 한 사람을 법원 안으로 불러들일 생각이 없는 법원의 근본적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분명히 규정에는 3년 이상의 경력법관을 뽑는다면서, 2년 6개월 경력밖에 없는 지원자들을 심사해 이미 임용을 결정해두고 3년째가 되면 임용한다. 경력 요건을 충족할 시점까지 임용을 기다려 주고, 법조경력 최소연한인 3년에 맞추어 선발하는 것은 다양한 법원 밖의 경험을 쌓은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겠다는 법조 일원화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 법조 일원화의 과도기 제도로 도입된 ‘3년 이상 5년 이하’ 경력 법관 임용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태석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력 법관 선발 시 치르는 필기시험 관련해서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알려진 바로는 시험은 민사·형사 문제를 중심으로 내는데, 이는 결국에 민사·형사사건을 많이 다뤄본 재판연구원(로클럭)에게 유리하다. 이 때문에 신임 법관은 재판연구원(로클럭)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판사의 덕목이 성적이 높은 것만은 아니라는 이유로 법조일원화를 채택한 마당에, 여전히 과거와 같은 성적순 임용을 지속 한다는 것은 법원이 법조일원화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문제제기 하였습니다.

 

서기호 정의당 국회의원은 과거 판사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논란의 원인은 법원의 관료적 조직구조가 낳은 폐해라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다. 법원의 판사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마다 독립해서 재판하는 독립기관이어야 하나, 실상은 대법원장 및 각급 법원장, 그 아래 부장판사가 대법원장의 통일된 지침에 따라 재판을 하는 구조이다. 법원 밖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법조인들은 이러한 위계적 구조의 관료 시스템을 따르길 원치 않아 법원 내부로 들어오길 꺼린다. 이번에 발생한 문제들도 법원 내부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놓치지 않으려고 편법을 쓰다가 발생한 부작용이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법원의 순혈주의, 엘리트주의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법조일원화라고 하는 혁명적 제도는 왜곡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패널들은 이러한 원인진단을 통해 법관 임용의 바람직한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패널들 대부분은 법원의 법원 외부와의 소통 강화, 임용 과정과 절차의 투명한 공개를 공통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김현우 변호사는 현재 상반기에는 ‘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의 신임법관을 다수 임용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적은 수의 ‘경력 5년 이상’의 신임법관을 뽑는 것과 같이 경력자를 분리하여 선발하지 말고, 상한선도 폐지해 ‘경력 3년 이상’의 경력자를 선발하는 것으로 임용 기준을 통일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임용 기준을 통일한 후에는, 경력 3년의 후보자에게 치우쳐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3년 이상의 최대한 많은 경력을 가진 신임법관을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재판연구원(로클럭) 제도에 대해서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원이 순혈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 재판연구원(로클럭) 제도를 사실상 변형된 예비판사제도로 탈법 운영하고 있으므로, 재판연구원(로클럭)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판사 임용을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윤태석 교수는 "법원조직법에 의거하여 법원은 법조경력 3년이 충족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임용심사 당시 경력 3년이 되지 않은 사람을 뽑은 것은 법원조직법 위반"이라며 즉시 시정해야 하며, 더 나아가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단기 경력 법관 임용은 최소화하여 종결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법원이 법원 외부와의 소통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법원은 법관 임용 기준과 절차에 대해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국민들과 충분히 소통 못하고 있다. 임용 과정에서 치러지는 시험 문제를 공개해서 전문가 집단에 점검을 받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즉시 시정해야 한다. 그리고 단기 경력 법관 임용 제도를 유지하는 한 시민, 또는 변호사 단체에 의한 사후 평가기능을 활성화 해, 이 평가를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지봉 교수도 법관 인사에 주권자인 국민, 법원 외부에서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용 단계 중 ‘법관인사위원회’의 평가가 있다. 이 위원회에는 외부인들이 많지 않고, 있다하더라도 친 법원적인 성향의 인사가 많아 법원 중심의 인사를 견제하지 못한다. 법관인사위원회를 혁신해서 외부인의 참여를 과반으로 늘려야 한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지원자가 법관 임용 지원 전에 변호사, 검사, 법학자 시절에 어떤 사건을 담당하고, 어떤 연구를 했는지 실제 경력을 객관화 시킬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서기호 의원도 법원 외부로부터의 개선요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법관 임용 방안 개선을 위해서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법관 인사제도의 분권화가 필요하다. 오늘과 같은 좌담회가 하나의 기반이 되어, 언론을 통해 법원 외부로부터의 개선안을 공론화 할 수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변호사 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법원의 제도개선과 법 개정을 이끌어내는 사법 개혁에 의지가 있는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역할이 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법관 임용에 관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견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력 법관의 경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숫자나 기록이 아니라, 그 사람의 법조인으로서 일대기에 대한 시민사회, 같은 직역을 공유하고 있는 법률가들의 평가가 축약된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변호사협회, 법학계, 시민사회 단체가 법률가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해 평가하고 교정하려는 노력이 누적되어야 경력법관 제도, 법조일원화가 제대로 안착될 것이다.”라며 좌담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좌담회] 법조 일원화 시대, 법관을 뽑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가?

 

 

일시  2015. 8.20. (목) 오후 7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토론자 
한상희 /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회)
김현우 / 변호사 
서기호 / 국회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윤태석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지봉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02-723-0666
오시는 길

 

참여연대 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