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중단과 공론화 재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공개질의서​

원상회복 주장한 적 없어, 지금 이 상태에서 모든 공사 중단할 것!

서울시는 현재까지 공사 진척도와 투입된 예산 내역 상세히 공개하라

GTX 광화문역사 신설 추진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명확히 밝혀라

 

지난 4월 14일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세훈 시장이 후보 시절의 약속대로 광화문광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공론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오세훈 시장의 면담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중단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왜곡되지 않도록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아래와 같이 공개질의를 한다.

Ⅰ. 최근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은 언론을 통해 공사를 원상회복하는데도 비용이 들어가고, 지금 공사를 중단하면 혈세낭비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상회복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지금 이 상태에서 모든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동측 도로는 그대로 두되 서측 공원 조성을 중단한 다음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중단 후 논의 재개가 필요하다.

Ⅱ. 서울시는 작년 1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기습적으로 강행하기 이전부터 사업 진행과 예산 집행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사업도 여러 사업으로 쪼개놓고, 예산도 수백억 책정 근거를 비공개하며 깜깜이로 진행했다. 현재까지 공사진척도나 투입된 예산 내역 등도 공식적으로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Ⅲ.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동안 서울시의 330회 시민소통은 명분 쌓기 횟수에 불과하고 절차적 도구였다고 평가한다. 2019년 7월2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은 한결같았다. ①모든 정보 공개 및 쟁점 공론화 ②물리적 구조 재편 이전에 사회 실험 ③교통수요 억제 프로그램(혼잡통행료) 및 녹색교통네트워크 도입 ④광장의 물리적 구조(형태)에 대한 공론화 필요 ⑤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광화문역 설치 중단과 대규모 지하 개발사업 폐기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도 서울시는 언론을 통해 공사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공론화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를 계속하면서 공론화를 한다면 광화문광장은 현재 졸속으로 진행중인 내용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이제껏 서울시가 해왔던 방식대로 공론화와 시민소통은 또다시 절차적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Ⅳ.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사를 반대한 이유 중 또 하나는 서울시가 2012년 스스로 선언한 ‘보도블록 클로징11’(겨울철인 11월부터 2월까지 보도공사 금지)이었다. ‘보도블록 클로징 11’이 시행된 이유는 겨울철 공사가 부실공사나 공사 중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스스로 공사를 금지한 11월에 공사를 강행한 결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보도공사는 완료한 지 3개월 만인 올해 4월에 재공사를 시행했다.

서울시 지침에 의하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올해 3월부터 시작했어야 한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상태이기 때문에 선거 이후 차기 시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제시했으나 서울시는 내부 지침을 위배하면서까지 겨울철 공사를 강행했다. 세종대로 사람숲길과 연계성을 근거로 대고 있으나 이는 전혀 타당하지 않다.

Ⅴ. 시민사회단체들은 작년부터 여러 차례 GTX 광화문역 신설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보행으로도 20분이면 도착함에도 역을 신설하는 것은 급행광역철도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점은 서울시의회에서도 지적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에서 GTX역을 거론하지 않던 서울시는 보란 듯이 2021년 예산에 GTX 광화문역 신설 사업비를 4천만원 책정했다. 총사업비는 무려 3,474억원이다.

서울시가 주장하는 30여회의 소통 과정에서 대부분의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GTX 광화문역 신설을 반대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타당성조사 보고서도 완성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용역보고서 결과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서울시는 밀실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지금이야말로 오 시장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 시민을 위한 광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장, 지속가능한 광장, 친환경적인 광장을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임자 탓을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멈추는 것이 새로운 시정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다. 새로운 좋은 광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멈추는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 부디 오 시장이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끝”

 

*보도자료_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중단 관련 오세훈 시장 공개질의

 

2021년 4월 22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경실련, 도시연대, 문화도시연구소, 문화연대, 서울시민연대,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서울YMCA,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행정개혁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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