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북한산과 관악산, 용마산과 같은 외사산으로 동서남북이 둘러싸인 형태의 도시입니다. 도시 외곽뿐 아니라 중심부에도 안산이나 남산, 인왕산과 같은 다양한 도시자연공원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고, 도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한강이라는 거대한 생태축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은 이렇듯 다양한 생태적 자원을 품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를 겪으며 그린 인프라 중에서도 ‘산’을 찾는 시민들이 유독 많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야경의 명소라는 무무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 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그런 서울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도심지와 가깝게 위치한 인왕산을 등산하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데 비해, 성곽이나 암벽 등 야경이 아름답고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많은 산이기 때문입니다.


2개 차선과 보도로 구성된 인왕산로
©김규원

인왕산을 등산할 수 있는 코스는 다양하지만, 인왕산을 찾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발하여 사직단을 따라 ‘인왕산 호랑이상’을 지나 등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수성동이나 창의문 쪽으로 올라가서 인왕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등산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왕산 호랑이상에서 인왕산로를 따라 윤동주문학관까지 걷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등산을 하는 사람도, 등산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인왕산을 찾은 이상 필연적으로 인왕산로를 걸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왕산로를 지나는 군 차량
©김규원

인왕산로는 1968년 1.21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사건 이후 인왕산 기슭을 파헤쳐 만들어졌습니다. 바위를 부수고, 나무를 베어내고, 물길을 끊어버린 채 만들어진 도로이지요.​

민주화 이후 길이 2,541m의 이 인왕산로는 시민들에게 개방됐지만, 차량에 비해 보행자들의 통행량이 현저히 많음에도, 여전히 차량 중심 도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산과 인왕산로 사이의 높이차가 꽤 된다. 이는 그만큼 산을 깎아내어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더욱이 인왕산로는 인왕산 자락을 따라 만들어진 길이어서 위아래와 좌우로 굴곡이 심합니다. 앞에서 적었듯, 인왕산을 등산하려는 시민들은 반드시 인왕산로 군데군데 마련된 건널목을 건너 산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차량과 이륜차들이 건널목 앞에서도 천천히 달리지 않아 보행자들은 물론 등산객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주말의 남산공원길, 많은 시민들이 안전한 산책을 즐기고 있다.
©류인혜

이에 인왕산을 아끼는 서촌 주민들과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중앙정부와 서울시,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앞으로 인왕산로를 차량 중심이 아니라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바꿔나가자고 말입니다. 남산 북쪽의 남산공원길도 차도에서 보행로로 바뀌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말의 남산공원길, 많은 시민들이 안전한 산책을 즐기고 있다.
©류인혜

1단계로 보행자가 많은 주말에만 인왕산로를 전면 보행자 공간으로 바꾸기를 제안합니다. 이러면 시민들은 안전하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인왕산로를 걸을 수 있습니다. 물론 군용 차량과 긴급 차량은 주말에도 통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왕산로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지역주민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인왕산을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인왕산로를 되찾기 위해 시민들의 뜻을 모으는 서명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인왕산 호랑이상’ 앞에서 현장 캠페인을 진행함과 동시에 온라인으로도 시민들의 뜻을 모아내고자 합니다. ​

아래의 링크를 통해서 서명에 참여해 주세요! 지금 당장 인왕산에 오기 어렵더라도, 언젠가 안전하고 온전한 인왕산을 즐기고 싶은 시민 여러분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차 없는 인왕산로 서명하기!(클릭)

차량이 없는, 보행자 중심의 인왕산로를 만드는 데 서울환경연합과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