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소제거장치 폭발위험 결함은폐’

한국수력원자력 검찰고발

수소제거장치 성능미달 및 폭발가능성 알면서 조직적 은폐

원자력안전위원회 보고의무 위반, 업무상 배임 및 직무유기 혐의

철저히 수소제거장치 검증하고 불량제품 하루빨리 교체해야

경실련은 오늘(11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사장을 원자력안전법 위반, 업무상 배임 및 직무유기 협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재훈 사장은 원전 수소제거장치(PAR)의 폭발위험 가능성을 알면서, 이를 고의로 은폐한 한수원의 책임자다.

한수원은 원전에 설치되어 있는 수소제거장치의 수소제거 성능이 미달하고, 폭발위험이 있어 즉각적인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는 실험 결과를 고의로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수원이 지난 2018년 독일의 실험기관에 의뢰해 수소 제거 성능이 규격의 30~60% 수준으로 미달하고, 특정 환경에서 폭발이 발생한다는 실험 결과를 확인했다. 그리고 2019년 국내 실험기관의 결과도 성능이 5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를 최종보고서에서 축소·은폐한 것이다. 언론 기사를 통해 “자리가 날아갈 수도 있다’라며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회의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수소제거장치(PAR)는 전원공급 없이 자동으로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에 따라 국내 모든 원전에 291억 원을 들여 설치됐다. 돔 형태의 원전 격납용기를 수소폭발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장비다.

원전 수소제거장치 폭발위험 결함 은폐는 내부 공익신고자에 의해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자 한수원은 마지못해 수소제거장치의 성능 미비와 폭발 가능성이 확인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실험목적이 다르다.’, ‘실험 환경과 조건이 다르다.’, ‘가혹 환경의 실험이었다.’, ‘사업자 자율연구로 보고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 등 변명으로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오히려 내부 공익신고자를 찾아 보고하라는 지시하는 등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고(원자력안전법 위반), 업무상 배임과 직무유기 혐의(형법 위반)로 고발하고,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도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환풍기 붕괴, 펜션 화재, 리조트 건물 붕괴, 의정부 화재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인재’에 의한 결과다. 후쿠시마, 체르노빌에서 보듯 원전 사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생태계 파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유발한다. 안전에는 만약이 있을 수 없다.

경실련은 검찰이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줄 것을 촉구한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 28기 원전에 설치되어 있는 약 412개의 수소제거장치를 전수 조사하고, 불량제품이 확인되면 하루빨리 교체 등 조치를 해야 한다.

한수원은 미래 비전의 최우선 가치로 ‘안전’을 내세우는 국내 전력의 약 29.8%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발전회사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공기업이다. 이번 고발을 계기로 반복되는 원전 비리를 끊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 별첨, 고발장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