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기도가 공정한 조달시스템 자체 개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 계획이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한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공조달시스템 운영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대하여 시중 가격에 비하여 가격이 비싼 점 일부 업체에 의하여 독점적 입찰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선택 품목이 많지 않은 점 일부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서울신문 혈세먹는 나라장터” 2019-05-06

 

공공기관의 조달 관련 비리를 원천 차단하는 순기능이 크지만 선택 품목이 많지 않고 일부 제품 가격은 시중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까다로운 입찰 조건과 특정업체 우대를 포함한 몇몇 진입 장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라장터 제품과 용역이 비싸다는 사실은 국정감사나 국민권익위원회 지적 등을 통해 수차례 확인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나라장터는 공무원이 물품을 구매할 때 번번이 공개입찰을 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부정 개입 여지도 제거한 좋은 시스템이긴 하다면서 하지만 일부 업체는 나라장터가 아니면 팔지 못할 것 같은 (질 낮은) 제품·서비스를 올린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시중보다 비싼 값을 주고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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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2020년에 실시한 경기도 조달행정 개선을 위한 단가비교연구에 따르면 일반 쇼핑몰 최저가 판매제품의 나라장터 판매가격 수준은 78.3%로 나라장터 가격이 일반 쇼핑몰 대비 21.7%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사무/교육/영상 부분 나라장터 제품 평균 가격수준은 79.3%로 일반 쇼핑몰 대비 20.7%, 전자/정보/통신 제품의 나라장터 평균 가격수준은 73.0%로 일반 쇼핑몰 대비 27.0%, 경기도 구입 물품 나라장터 평균 가격수준은 82.7%로 일반 쇼핑몰 대비 17.3% 비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9년 경기도에서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 이후 개선된 결과임에도 여전히 나라장터 활용은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공공의 재정을 낭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 쇼핑몰 최저가 제품의 일반 쇼핑몰 대비 나라장터 가격 수준

구분

전체

사무/교육/영상

전자/정보/통신

경기도 구입 물품

일반 쇼핑몰 최저가 제품

204

111

56

37

2020년 나라장터 가격 수준

78.3

79.3

73.0

82.7

2019년 나라장터 가격 수준

71.4

72.5

69.6

-

개선도 (1920)

6.9

6.8

3.4

-

*가격 수준 =나라장터 판매가격/일반쇼핑몰 판매가격 * 100 (100이하로 갈수록 나라장터가 비싸다는 것을 의미함)

 

나라장터 판매 물품 6,129건 중 일반쇼핑몰에서 동일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물품은 3,412건으로 전체 물품의 55.67%에 불과하다. 공공조달용으로 시장에 없는 물품 규격을 만들고 별도의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상당수 물품은 가격 비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2020년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판매 단가 수준 비교 물품 현황

구분

나라장터

총 판매 물품 수

리스트 구축

물품 수

일반 쇼핑몰 동일

모델여부확인 물품 수

최종 가격 비교

물품 수

‘19

‘20

‘19

‘20

‘19

‘20

‘19

‘20

전체 ()

4,279

6,129

4,279

5,629

2,592

3,412

625

646

사무/교육/영상

1,265

1,273

1,265

1,273

763

793

421

282

전자/정보/통신

3,014

2,978

3,014

2,910

1,829

1,892

204

167

경기도 구입 물품

-

1,878

-

1,446

-

727

-

197

* 최종가격 비교 불품 수는 사무/교육/영상에서 학생용 책상 및 의자, 전자/정보/통신에서 개인용컴퓨터, 결선보드유닛, 릴레이유닛, 네트워크스위치, 재제조토너 등 실질적으로 가격 비교 불가 한 물품을 제외한 수치를 의미함.

나라장터에서 판매하는 해당 카테고리 전체 물품 수

해당 물품 중 가격 비교를 위해 리스트를 구축한 물품 수

리스트 구축 물품 중 네이버에서 모델명으로 제품이 검색된 물품 수

나라장터와 일반 쇼핑몰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한 동일 모델 물품 수

이는 2018년 감사원 기관운영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18년 감사원 기관운영감사 지적: 시중과 불합리한 규격 이원화*로 비싼 물품 판매

*(나라장터 다수공급자 계약)낮은 사양의 부품 사용, 필요성 검증없는 디자인, 기능추가 제품만 판매

‘20년 비교결과 나라장터 판매물품 6,129개 대비 일반쇼핑몰 55.7%(3,412) 확인 가능

나라장터는 홈페이지에서 나라장터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투명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의 전자조달시스템으로 소개하면서 입찰정보 파악, 입찰 계약 서류제출 등 조달기업이 공공기관에 방문할 필요가 없어져 여비 등 8조원 상당의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상품의 가격은 웃돈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제52수요기관의 장은 수요물자 또는 공사 관련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 요청 금액 및 계약의 성격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조달청장에게 계약 체결을 요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조달 수수료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지방정부 전체에서 납부한 조달수수료는 888억 원에 이른다. 지방정부는 나라장터를 활용하여 웃돈을 내고 상품을 구입하고 조달 수수료 또한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하여 그 재정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여야 하며, 국가의 정책에 반하거나 국가 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지방재정법 제3) 현행 나라장터를 통한 조달 시스템은 재정의 건전하고 효율적 운용이라는 지방재정 운용의 기본원칙을 저해하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자체 공정조달시스템에서 시장단가를 적용하고 입찰담합 모니터링제를 운영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공정 조달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도는 무엇보다 지방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시장경제의 원리의 순기능을 행정에서 수용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첫걸음을 뗀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조달 행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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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논평_20200703_경기도_자체_공공조달시스템_계획.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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