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원칙을 허물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에 악용될 수 있는

일반지주회사의 CVC허용 법안 반드시 폐기되어야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지지해준 177석으로 재벌숙원사업 해결에 앞장선다면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

– 혁신을 핑계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은산분리 훼손에 이어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마저 허물려는 친재벌 입법활동 중단해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핑계로, 지난 1일 열린 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이하 CVC)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하였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김병욱·이원욱 의원 대표발의)도 즉시 호응하듯 공정거래법 개정안 1호와 2호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우리 공정거래법에서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분명히 세워놓고 있는데, 벤처캐피탈 역시 금융업으로 분류되므로, 일반지주회사는 벤처캐피탈을 소유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거래법에서만 CVC를 비금융회사로 취급하자는 것이다.

금산분리 원칙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를 활용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시키기 위함이다. 재계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벤처지주회사를 공정거래법에 이미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허용하려는 것은 이러한 금산분리의 원칙을 허물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지주회사 재벌에게 CVC를 허용하면 벤처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의 현실을 외면한 감언이설에 지나지 않는다. 저금리로 시중에 자금이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장래성 있는 벤처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장래성 있는 벤처들은 재벌대기업의 기술탈취를 경계해 재벌대기업의 투자에 소극적이다. 벤처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은 장래성 있는 벤처가 없어서 투자처를 못 찾고 있다고 한다. 일반지주회사 재벌들은 벤처투자라는 명분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허무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일부 벤처기업들은 CVC가 혹시나 제2의 정부 지원금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잘못된 기대를 갖고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 벤처와 혁신이 활성화되고 있는 못 한 이유는 금융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와 유인의 문제이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사업 기회를 박탈하고 기술탈취는 혁신의 유인을 앗아간다. 따라서 진정한 혁신 정책은 징벌배상제와 디스커버리제도의 도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오늘(11일)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국정농단 주범이자 재벌연합체인 전경련까지 토론자로 부른 것을 봤을 때, 문재인 정부가 더욱 노골적으로 재벌과 손잡고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을 악용하는 재난자본주의의 길고 가고 있다는 우려감이 든다. 지주회사에 CVC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의 개정은 문재인 정부의 재난 자본주의 1호 법안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따라서 경제위기와 혁신을 핑계로 금산분리의 원칙을 허물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에 악용될 CVC 도입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진정한 경제위기 극복은 꼼수가 아닌 즉각적이고 충분한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과거의 경제구조를 탈피하는 재벌개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잘못 내린 첫 걸음을 거둬들이고, 재난자본주의에서 진정한 뉴딜 정책으로 되돌아 올 것을 촉구한다. 뉴딜의 핵심은 경제구조와 사회 개혁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77석이라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을 매우 엄정하게 받아들여 중단 없는 재벌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민의 바람을 저버린다면 반드시 선거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6월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성명_금산분리 원칙을 허물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에 악용될 수 있는 일반지주회사의 CVC허용 법안 반드시 폐기되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