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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로 간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

[caption id="attachment_151266" align="aligncenter" width="500" class=" "]ⓒ연합뉴스 ⓒ연합뉴스[/caption]

한국과 일본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둘러싼 양자 협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연합뉴스>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는 20일 한일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8개 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던 한국의 제재조치를 놓고 협의를 할 예정이다.

만약 양측이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근거한 양자 협의에서 60일 이내(일본 측의 양자협의 요청 시점이 기산점)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는 WTO 소위원회를 통한 강제 해결을 시도하게 된다.

양자 협의는 지난달 21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 WTO에 분쟁조정을 요청하고 우리나라 정부가 이에 응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는 일본의 WTO 제소소식이 전해진 날 국무조정실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산자원부, 외교부가 함께 “현재 국제적 규범에 따라 검토절차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WTO에 양자 협의를 요청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힌 입장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자물쇠 풀려는 외교부 채우려는 시민

[caption id="attachment_151267" align="aligncenter" width="550" class=" "]ⓒ정대희 ⓒ정대희[/caption]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일본산 수산물 제한조치 해체를 추진해왔다. 지난 2월 15일 외교부 당국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라 실시한 주변 8개현이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조만간 푸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외교부가 한일복교 50주년을 맞아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 검토를 언급했다는 거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엄마들의 온라인 모임인 차일드세이브 등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문제를 외교적 협상카드로 활용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는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강도가 높다. 중국은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주변 10개현에 대한 모든 식품과 사료 수입을 중단했고 대만이 경우는 5개현의 모든 식품 수입을 금지하고 그 이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과일, 채소류, 음료수, 유제품 등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러사아도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 및 수산가공품 수입을 금지한 상황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수산물에 한해서만 수입을 금지하고 했을 뿐, 그 이외 지역은 세슘이 검출될 경우에만 일본 정부가 발행한 검사증명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원전사고 후에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 13억톤

상대적으로 느슨한 조치란 평가는 우리나라 관세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추이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2010년 8만1087톤이었던 일본산 수산물은 수입금지가 내려진 이후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3만톤 규모를 유지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수입된 수산물은 모두 13만톤에 달한다. 작년에 수입된 주요 수산물은 가리비 5314톤, 명태 3010톤, 참돔 1903톤, 갈치 1468톤, 홍어 831톤 등이다.

그렇다면, 일본산 수산물은 안전해진 걸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지난 2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10개월 가까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당시 측정된 2호기 배수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세슘 137이 리터당 2만 3000베크렐, 세슘 134가 6400베크렐이다.일본 정부가 정한 세슘-134와 세슘-137의 법정 안전기준치는 리터당 각각 60 베크렐, 90 베크렐이다.

또한,  지난달 29일에도 제1원전의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236톤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해 인근 전용항만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도쿄전력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