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어떻게 할 것인가”
- 법인·단체 정치자금 기부 허용 문제를 중심으로

 

 

○ 일시 : 2015년 6월 3일 수요일 오전 10시
○ 장소 : 경실련 강당
○ 사회 : 조진만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발표 : 음선필 홍익대 법학과 교수
○ 토론 : 김용철 한국반부패정책학회 회장·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불법 정치자금, 특히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청목회 로비 사건, 성완종 리스트에 이르기까지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인 및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는 금지되었지만 일명 ‘쪼개기’를 통한 편법 후원 등 여러 불법 정치자금 기부 행태가 만연하다. 그러나 여전히 제대로 된 제도적 보완과 해결은 요원하다.

내년 총선을 앞둔 올해, 더 이상 성완종 리스트와 같은 불법 정치자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불법 정치자금을 근절하고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경실련>은 토론회를 통해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허용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했다.
 
조진만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음선필 홍익대 법학과 교수가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허용할 것인가? -불법정치자금의 근절과 관련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김용철 한국반부패정책학회 회장·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음선필 교수는 현행 정치자금법에서 법인·단체 정치자금 허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법인·단체 기탁금 허용을 비롯한 정치자금 조달 확대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이 제대로 확보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음 교수는 특히 법인·단체의 기탁금을 선관위의 개정의견처럼 순수한 공익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가상이라고 밝혔다. 기탁금 기부를 통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 욕구가 강하고, 이를 빌미로 한 기업에 대한 정치자금 요구도 강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허용할 경우, 기업에 대한 부담이 될 것이며 정경유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투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한, 법인 또는 단체의 기탁금 기부는 당분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방안으로는 모금의 투명화와 회계보고의 공개 및 감사 강화,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제재 강화와 정치자금에 대한 국민 통제 강화를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김용철 부산대 교수 역시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은 정경유착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게 되고, 향후 부정부패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시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기업이나 단체의 이해관계에 기반한 입법작용에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입법구조를 심히 왜곡시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어 정치자금 투명성 문제의 핵심은 정상적인 국민 공개에 기반하는데, 현재 정상적 국민 공개가 영,미 등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도 현재의 상황에서 투명성 보장이 없는 정치자금 확대는 국민적 동의를 절대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실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적정한 정치자금 규모에 대한 사전 연구를 토대로 정치자금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후원이 아닌 기탁의 형식이라 해도 보험금 성격의 기부로 변질되어 정경유착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자금 모금 통로 확대 논의는 정치권이 국민의 자발적 정치자금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자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출판기념회의 실태가 국민을 개의치 않고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현 정치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현출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법인·단체의 기탁금 허용은 전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출은 많은 상황에서, 출판기념회가 규제될 가능성이 크다면 다른 합법적 모금 통로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쪼개기 후원과 출판기념회 등의 관행을 보면 엄정한 법 집행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한편, 법인·단체 관련된 정치자금이 어떻게든 정치권에 흘러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자금의 투명성 우선의 원칙과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발제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현행 정치자금법에서는 기탁금 허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도, 정치인들의 활동 현실에 비추어 합리적 조정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특히 정당 국고보조금에 대한 투명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국회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감시기구를 두어 상시 감사하고, 정치자금 오남용이나 부정부패의 경우 의원 퇴출과 정당 국고보조금 감축 등 실질적 페널티를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정치자금 기부 내역을 상세한 수준으로 인터넷에 상시 공개해 국민들이 선거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토론을 마쳤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토론회 자료집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