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토건적폐 경기부양을 규탄한다.
4대강 규모인 24조원 예타면제, 50조원 도시재생뉴딜 포함시 집권 후 100조 규모
무분별한 토건사업으로 인한 예산낭비, 환경파괴에 대해 책임 물을 것
많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문재인 정부는 지자체별 1건씩, 총 24조 1천억 원 규모의 지자체별 나눠먹기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적폐로 규정하며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과 같은 규모이다. 연구개발 사업(R&D) 3.6조원을 제외한다고 해도 한번에 20조원을 면제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SOC 예타 면제사업만 기존(‘17-’18) 1.2조원과 오늘 24조원 등 총 25조원에 달하고, 전체 면제 규모는 55조원에 달한다. 이번 발표와 별도로 예타를 무시하고 추진되고 있는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을 포함 할 경우 전체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이 외쳤던 사람중심 경제, 소득주도 성장은 결국 말뿐인 구호로 전락했다. 토건사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제고’ 등의 명분을 붙였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이명박 등 전임 대통령들처럼 토건정부임을 자인한 것이다. 예타면제 규모도 100조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였던 이명박 정부의 6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실련은 지자체 나눠먹기 예타 면제를 결정한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실련은 이번 예타 면제사업 결정자들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며, 사업 특혜 등을 철저히 감시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예타면제가 토건적폐라 불렀던 이명박 정부의 예타면제 확대를 악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별 1건씩 총 24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사업을 확정했다. 따가운 여론 때문인지 3조원, 10조원 등 초대형 사업들은 제외했으나 여전히 1조원 내외의 막대한 혈세가 필요한 사업이다. 정부는 지역산업 인프라 확충,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예타 면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지만, 현재의 예타제도가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의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던 일부 사업들은 단순 경제성만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도 타당성이 부족한 불량사업들이다. 임기가 정해진 정권들은 임기 끝나면 퇴장하면 되지만 철저한 타당성 검증없이 정치적으로 추진한 사업들로 인한 피해는 수십 년간 국민들이 떠안는다.
SOC사업은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며, 한번 공사를 시작하면 중단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 예타제도 도입이전 선거공약으로 추진된 경부고속철도는 건설비가 5.8조 원에서 20조 원으로 3.5배나 늘었고 완공도 6년이 지연됐다. 서울시 2기 지하철 역시 계획이 확정되기도 설계에 착수하는 등 졸속 추진으로 9회에 걸쳐 사업기간이 연장(설계변경 103회)됐고, 건설비도 4.6조원에서 7.1조원으로 1.5배 증가했다. 이러한 무분별한 토건사업 추진을 막기 위해 예타가 도입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따르면, 1999년 예타제도 도입 이후 2014년까지 도로와 철도에서 예타 시행으로 인한 재정절감액은 90조원에 달한다. 예타를 면제한 4대강 사업과 영암F1 사업의 결과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폐기해야할 수준이다.
촛불정신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과거 토건적폐로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의 예타면제를 따라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애초 5개이던 예타면제 항목을 10개로 늘렸던 것을 비판했으면서도 이를 최대한 이용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60조원의 예타면제 규모와 비슷해졌으며, 임기 중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후보시 토건정책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 집권이후 토건정부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정부의 토건정책을 날서게 비판했다. 2012년 6월 대선출마 선언이후 7월 민주평화국민연대 기조연설에서 “새누리당 정권은 여전히 국가주도형 개발 모델을 신봉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상징되는 토건경제가 그 것입니다. 관치경제 모델은 잠시 외형적인 성장을 가져 올 수는 있겠지만, 나중엔 오히려 족쇄가 됩니다.”라며 토건 경제를 비판했다. 또한 11월 ‘5대문 정책공약 발표’ 모두발언에서는 “검토 단계에 있는 대규모 토건 사업은 타당성을 철저히 따져서 추진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 한정된 국가 재정을 ‘4대강’과 같은 토건 사업보다 사람에 우선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겠다.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 후에는 과거 용인경전철, 부산김해경전철 등 예타를 통과한 사업조차 막대한 적자로 지자체 파산 상황임을 모르지 않을 텐데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타당성 검증을 면제한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예타 면제 사업 중 적지 않은 사업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민간사업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 증가나 비싼 요금 등 특혜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재정사업으로 추진되어도 건설과 유지보수, 운영을 위해 막대한 혈세투입은 불가피하다.
대규모 토건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은 허구임을 국민들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토건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대부분 단기 일용직 일자리로 일순간 경기부양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최근 건설현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불분명하다.
오히려 4대강사업처럼 대규모 토건 사업이 일시에 추진되면 수주를 위해 대형 건설사들은 물량 나눠 갖기와 같은 담합을 유인할 것이며, 이들은 직접시공도 하지 않고 하청을 줘 사업비의 30-40%의 공사비를 이익으로 가져가는 몽땅 하청만 심화될 것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의 이번 예타 면제사업의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떠안을 것을 진정으로 우려한다. 국민들 미래의 삶을 담보로 경기부양을 위해 선심성 토건사업에 몰두하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신을 내팽개친 토건정부임을 선언하며,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끝>
2019년 1월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교통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