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 인턴 프로그램 후기]

“완벽하진 못했어도 후회 없는 시간들

강예진 인턴(성신여대 경영학과) [email protected]

 

12월 31일, 4개월간의 경실련 인턴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날입니다. 첫 출근길 사무실 위치를 못 찾아 빗속을 20분이나 헤맸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을 바라보고 있다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간 했던 일들을 적어놓은 실습일지를 쭉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겪는 인턴생활에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일지를 다시 읽다보니 어느덧 추억이 된 하루하루가 생생하게 떠오르며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원한다는 한 가지 공통점만으로 시작된 경실련과의 인연은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세운상가 관련 자료 정리, 청년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국정감사 평가에 필요한 의원별 감사내용 정리, 부동산 시민강좌 수강, 경기도 행정사무감사 참관 등 여러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경실련이 어떤 단체이고, 어떤 활동을 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 토론회, 기자회견, 간담회, 세미나 등에도 참석했습니다. 논의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도 많은 쟁점들이 얽혀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점점 어떠한 한 가지 문제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원의 밤 행사, 회원의 밤 행사 그리고 다른 단체들과의 교류행사 등에 참여하며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월간경실련 원고와 강좌 현장스케치 작성은 평소에 자신이 없었던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경제정책팀에서는 각종 위원회 참석은 물론,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과 좋은기업상 평가, 재벌 데이터 조사, 세미나 발제문 자료준비, 주식대여 금지 국민청원 시민홍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주된 업무였던 기업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기업이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윤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례들을 볼 수 있었지만 선뜻 답을 내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와의 소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여러 가지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다해간다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이 주체성을 띄고 경제적 부정의를 척결하려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 속 여러 사회 경제적 현상들에 대한 이해력을 제고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계속해서 이슈를 체크하며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볼 수 있었던 점은 경실련 인턴생활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경실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턴생활 중 좋았던 점을 꼽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입니다.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인턴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주신 상근자분들, 깊이 있는 지식을 나눠주실 뿐만 아니라 친근한 모습으로도 다가와 주셨던 교수님들, 그리고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챙겨주시고 반겨주셨던 회원님들께도 모두 너무 소중한 기억을 남겨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짧게 쓰지만, 한분 한분 언급하며 감사했던 일들을 나열하고 싶은 제 마음을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인턴생활에 있어서 서툴렀던 적도 많았을 뿐더러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죄송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으며, 완벽하진 못했지만 후회 없는 시간들이었다고 느껴져 가벼운 마음으로 경실련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턴생활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어도, 경실련이 시민의 힘으로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며 응원할 것입니다. 2019년,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작년 10월 24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국민연금 주식대여금지 캠페인하며 상근자들과 한 컷 / 앞줄 왼쪽이 강예진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