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이 만든 보유세 프레임의 실체
이태경 헨리조지포럼 사무처장
수구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 중 대표적인 악질 프레임이 '보유세=세금폭탄' 프레임이다. 수구언론은 '세금'과 '폭탄'을 연결해서 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는데 가뜩이나 세금에 부정적인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하지만 수구언론의 세금폭탄 프레임은 거짓말로 재벌-지주 동맹이 누리는 천문학적 부동산 불로소득을 옹호하고 이를 은폐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차제에 보유세가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얼마나 걷는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대한민국의 보유세 수준은 어떤지를 살펴보려 한다.
그럼으로써 수구언론의 세금폭탄 프레임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거짓말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우선 보유세는 크게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세체계는 <표 1>과 같다.
▲ <표 1> 현행 보유세 과세 체계 자료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18. 7. 6.) |
보유세의 세수추이는 <표 2>와 같은데 참여정부 시기 크게 늘어났던 종부세 세수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격감했음을 알 수 있다. 근년의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이 종부세 형해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추정할 수 있는 통계라 할 것이다.
▲ <표 2> 부동산 보유세 세수의 추이 (단위: 억원, %) 주: 2005년부터 보유세/지방세 비율은 종합부동산세를 분모와 분자 둘 다에 포함시켜 계산했음. 이는 종합부동산세의 대부분이 부동산 교부세로 지방에 지급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그 전 시기와의 비교에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음 자료: 국세통계(http://stats.nts.go.kr),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 전강수(2017) 재인용 |
아울러 종부세를 몇 명이 얼마나 내는지 보자. 2016년 현재 주택분 종부세는 273,555명이 3,208억 원을, 종합합산토지는 67,509명이 6,535억 원을, 별도합산토지는 7,953명이 5,554억 원을 각각 납부하며, 종부세 세수 총합은 1조 5,298억 원(농특세 포함하면 1조 8807억 원)이다. 한편 주택보유자 13,311,000명 가운데 고작 2.1%가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자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보유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어떤 수준일까?
대한민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2015년 기준)은 0.8%로 OECD 평균(1.12%)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친 재산과세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은 69.8%인데 반해, 대한민국은 고작 28.7%에 불과할 정도로 기형적 구조다. <표 3참고>
▲ <표 3> OECD 국가의 보유세 부과 상황(2015년, 단위: %) 주 : 1) 보유세 = 4100 2) 재산과세 = 보유세(4100)+거래세(4400) 자료: OECD(2017) |
또한 보유세 부담의 정도를 직접 보여주는 실효세율을 보면, 2015년 현재 OECD 주요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호주(0.31%), 캐나다(0.87%), 일본(0.57%), 영국(0.78%), 이탈리아(0.62%), 미국(0.71%)이고, 한국(0.16%)을 제외한 15개국의 평균은 0.39%이다. 한국이 주요 선진국의 1/3~1/5밖에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말해 대한민국의 보유세 수준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참혹한 수준으로 낮다. 대한민국이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를 높이기 위해선 갈 길이 아득한 것이다.
수구언론의 선동처럼 대한민국의 보유세가 세금폭탄이라면 다른 선진국의 보유세는 핵폭탄에 해당할 것이다. 수구언론의 거짓선동에 현혹되지 않는 시민들의 집합적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