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장애인복지 분야

 

남찬섭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2019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정책 지출예산(예산+기금)은 2조 7,326억원으로 2018년도 추경예산 대비 금액으로는 5,113억원, 증가율로는 23.0% 증가한 안으로 편성됨. 이는 2013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예산안임. 이는 복지부 총지출예산 증가율 14.4%나 사회복지예산 증가율 15.4%보다 훨씬 큰 것임. 

 

이로 인해 장애인예산은 복지부 총지출예산 대비 2018년 3.5%에서 2019년 3.8%로, 복지부 사회복지예산 대비 4.2%에서 2019년 4.5%로 증가하였음.

 

 

예년과 마찬가지로 2019년도 복지부 장애인 지출예산안 역시 장애수당 및 장애인연금의 소득보장사업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장애인 선택적 복지,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을 중심으로 한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 등의 3대 사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 즉, 2019년도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장애수당・연금은 31.1%(8,495억  원), 장애인 선택적 복지는 40.5%(1조 1,065억 원),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은 18.9%(5,171억 원)로 이들 세 사업을 합치면 복지부 장애인지출예산총액의 90.5%(2조 4,731억 원)에 달함.

 

3대 사업이 복지부의 장애인 지출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한 지는 몇 년이 된 일인데, 그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장애인 지출예산의 구성에 변화가 일정하게 진행되어왔고 이제는 그 변화가 상당히 가시화되었음. 이는 특히 2019년 예산안에서 더욱 잘 드러남. 

 

복지부 장애인예산에서 장애수당・연금과 장애인 선택적 복지, 장애인복지시설지원의 3대 사업은 2015년도에도 90.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였고 이런 비중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화가 없음. 하지만 3대 사업의 구성비 추이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 즉, 장애인 선택적 복지 사업의 비중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와 대조적으로 장애수당・연금 및 장애인복지사업의 비중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음.

 
 
이런 추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3대 사업의 연평균 증가율에서도 나타남. 2015년부터 2019년 기간 전체에서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빠른 것은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이며 가장 증가속도가 느린 것은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임. 장애수당・연금의 증가율도 낮은 편임. 물론 장애수당・연금의 경우는 정권별 차이가 있어서, 박근혜 정부에 속하는 2015~2017년의 정부예산으로 보면 거의 증가가 없었고 현 정부 들어와서 연평균 10.9% 증가하였음. 장애인 선택적 복지 예산의 증가 역시 정권별 차이가 있음. 박근혜 정부에 속하는 2015~2017년 기간에도 연평균 12.6%로 증가하여 비교적 빠른 속도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와 증가율은 훨씬 더 커져서 2017~2019년 연평균 증가율이 26.7%에 달함. 
 
그리하여 복지부의 장애인예산 구조는 장애인 선택적 복지와 장애수당・연금의 양대 사업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즉, 이 두 사업을 합친 비중은 2015년에도 매우 커서 66.0%에 달했지만 2019년 예산안에서는 둘을 합친 비중이 71.6%에 달해 만일 이대로 예산이 확정된다면 두 사업의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서게 됨. 
 
이러한 경향은 복지부 장애인예산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등 장애인관련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과 장애수당・연금을 중심으로 하는 장애인소득보장사업의 양대 사업을 중심으로 하면서 보다 전통적인 사업이었던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이 중간규모를 차지하는 사업으로 변모하고 나머지 사업들이 보조적으로 존재하는 구조, 즉 2강 1중 구조로 재편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 향후 복지부 장애인예산을 분석함에 있어서 이러한 구조 변화가 어떤 함의를 가질 것인지가 좀 더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세부사업 평가
 
 
장애인소득보장
 
장애인소득보장사업 중 장애인연금은 2019년도에 7,197억 원으로 편성되어 2018년 장애인연금 예산 대비 19.8% 증가하였으나 장애수당은 1,297억 원으로 2018년도에 비해 2,100만 원 정도의 매우 소량이지만 감소하여 2018년 예산에 이어 연속적으로 감소하였음. 
장애수당 중에서는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이 755억 원으로 2018년 대비 0.7% 증가하였고 차상위계층 등 대상 장애수당은 542억 원으로 2018년 대비 1.0% 감소하였음.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은 수급자 수를 2018년 23.9만 명에서 2019년 24.1만 명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가정한 데 따른 것임. 차상위층 등 장애수당이 감소한 것은 장애아동수당의 수급자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데 따른 것인데 수급자가 2018년 20,426명에서 2019년 17,651명으로 13.6% 감소할 것으로 가정되었음. 이에 따라 장애아동수당 예산은 2018년 217억 원에서 186억 원으로 14.2% 감액 편성되었음. 차상위층 장애수당은 2018년 330억 원에서 2019년 356억 원으로 7.8% 증액 편성되었으나 장애아동수당 예산의 감소폭이 좀 더 커서 전체적으로 차상위층 등 장애수당의 예산은 소폭 감소하였음.
 
장애인연금은 지원 대상은 35.5만 명에서 36.4만 명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급여액은 기초급여에 대해 25만 원에서 30만 원(소득하위 30% 대상)으로 증액하고 부가급여에 대해서도 소득하위 30%인 65세 이상은 38만 원까지 인상키로 하면서 전년에 비해 비교적 큰 폭인 19.8%(1,188억 원) 증가한 예산으로 편성되었음. 
 
장애아동수당 대상자가 감소하는 것은 저출산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며 이와 반대로 장애인연금이나 장애수당 대상자가 증가하는 것은 고령화 및 빈곤의 고령화 현상과 연관이 있을 것임. 향후 이런 인구추이에 주목한 장애인소득보장의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임.
 
이와 함께 장애수당 및 장애인연금의 성격을 정비하는 제도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 현재 장애수당(기초 및 차상위 경증장애인 대상) 및 장애아동수당(기초 및 차상위의 경증과 중증 대상)은 추가비용보전성격의 급여이지만, 장애인연금은 소득보전성격의 기초급여와 추가비용보전성격의 부가급여가 혼재해 있어 이들을 추가지출 보전급여와 소득보전급여로 명확히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음. 장애인연금의 부가급여와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수당은 전자의 역할로 통폐합하고 장애인연금은 후자의 역할로 정립할 필요가 있음. 
 
장애인활동지원과 주거시설운영지원
 
2019년도 복지부 장애인예산 중 장애인 선택적 복지에 속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은 전년도 6,907억 원에 비해 2,778억 원(40.2%) 증가한 9,685억 원으로 편성되어 상당히 크게 증액되었음. 반면 전통적인 장애인복지사업의 하나인 거주시설운영지원예산은 2018년 4,709억 원에서 4,802억 원으로 2.0% 증액 편성되어 장애인복지예산 전체 증가율보다 훨씬 작게 증가토록 편성되었음.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복지부 소관 장애인예산의 큰 변화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추후에도 이런 방향으로 계속 변화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임.
 
또한 이러한 변화와 관련하여 여성장애인지원예산이 전년에 비해 2.9% 감액 편성된 점은 약간 아쉬운 점이 있음. 현재 복지부의 여성장애인지원사업은 교육지원과 출산비용지원 등으로 되어 있어 프로그램 내용이 다양하지 않아 이 점도 개선할 필요가 있음. 과거와 달리 여성장애인의 비중이 40%를 넘고 있으므로 복지부는 여성가족부와 협력하여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예산도 증액시킬 필요가 있다고 봄.
 
발달장애인지원예산은 2018년에 전년에 비해 소폭 감액 편성되어 많은 논란을 초래한 바 있었는데 2019년도 예산안에서는 2018년 86억 원에서 260억 원 증가한 346억 원으로 편성되었음. 이는 증가율로는 304.0% 증가한 것으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예산을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임. 예산의 증가는 장애인들의 희망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공공후견지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들이 공급체계를 민간중심으로 상정한 것들인데, 기존에 이미 진입해있는 민간공급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추후 서비스 확대에서는 공공부문에 의한 공급도 추진할 필요가 있음. 
 
앞에서 복지부 소관 장애인예산이 2강 1중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하였는데 이는 오늘날의 장애인정책이 거주시설보다는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의 도모를 기조로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됨. 더욱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의 흐름에 비추어서도 이런 방향으로의 변화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음. 다만,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증가뿐만 아니라 공급체계의 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급체계의 개혁을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임. 
 
장애등급심사제도 운영
 
2019년도 장애등급심사제도 운영예산은 324억 원으로, 전년도 269억 원 대비 55억 원(20.5%) 증액되었음. 장애등급심사제도 운영예산 항목 중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된 예산으로 판단되는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 준비 예산과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신설) 예산은 58억 원 증액됨.
 
향후 장애인의 욕구에 따른 서비스지원체계가 갖추어지면 장애등급심사는 폐지될 것이지만, 당분간은 현행 등급제가 중・경증으로 단순화된 상태에서 운영될 것으로 보여 등급심사가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장애등급제 폐지는 단순히 등급을 없앤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욕구진단체계 수립과 그에 따른 서비스 전달체계 수립 그리고 욕구진단 및 서비스전달과 관련된 권한과 책임의 제도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와 연관된 것이므로 커뮤니티케어나 복지분권, 사회서비스공단 등 전달체계에 관련된 제반 사안들과의 연결 속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임. 물론 그렇다고 다른 사안과의 관계가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장애인전달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님. 양자는 병행하면서 추진되어야 하고, 상호 간 지속적인 소통으로 다른 사안의 변화와 그 추이에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임. 
 
장애인일자리지원
 
2019년도 장애인일자리지원 예산은 1,208억 원으로 전년도 957억 원 대비 250억 원(26.2%) 증액되었음. 시각장애인안마사파견사업의 지원단가가 1.8% 소폭 증액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하위사업들(일반형 전일제 일자리, 일반형 시간제 일자리, 장애인복지일자리, 발달장애인요양보호사 보조일자리)은 참여인원과 지원단가가 모두 인상되었는데, 여기서 지원단가의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한 데 따른 것임. 
 
결론
 
2019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은 2018년 대비 23.0% 증가하여 지난 정권의 1%대 증가율보다 높음은 물론, 복지부 총지출예산 증가율 14.4%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임. 이에 따라 복지부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5%에서 2019년 예산안에서는 3.8%로 증가함.
 
2019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의 특징은 복지부 장애인예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장애수당・연금과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의 3대 사업 중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의 예산증가폭이 가장 큰 반면, 전통적 복지사업인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의 예산증가폭이 가장 낮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자립지원서비스 관련 예산이 더 크게 증가하고 있음. 이는 2015년부터 드러난 추이로, 2019년 장애인예산이 정부안대로 확정될 경우 복지부의 장애인예산은 양대 사업인 장애수당・연금 및 장애인 선택적복지사업과 중간정도 규모로 축소된 장애인복지시설지원사업이라는 ‘2강 1중 구도’로의 재편이 보다 분명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임. 이는 커뮤니티케어나 복지분권 등 현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기조와도 조화로우며 나아가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이라는 오늘날의 장애인정책 기조와도 조화로운 변화라 할 수 있음. 그리고 이러한 변화와 함께 여성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여성가족부와 사업을 협력하여 추진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장애인소득보장과 관련하여 장애아동수당의 대상자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반면 장애수당이나 장애인연금은 대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저출산・고령화 추세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이므로 향후 이런 인구추이를 고려한 정책수립을 보다 본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 이와 함께 추가비용보전과 소득보전의 역할을 제도별로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 
 
장애등급제 폐지는 근본적으로 전달체계 구축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이므로, 사회서비스 전반의 공급체계 및 전달체계와의 연관성 속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음.  
 
2014년 이후 장애인구가 정체되고 있는데 장애출현의 경향이 변하는 흐름을 장애유형에 반영치 못한 것에 그 원인의 일단이 있는 것으로, 실제로 장애인구가 정체하고 있는 것은 아님. 특히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장애발생경로가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를 반영하여 장애유형을 확대하고 동시에 장애인정기준도 확대・개정하여 사회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