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기동함대, 항공사령부 창설 계획과 군의 SM-3 도입 계획 철회해야 

남북의 사실상 종전선언과 동북아 다자안보 지향에 역행하는 정책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선언하고 단계적 군축에 합의했으나, 정작 한국군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지난 10/19(금)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해군은 “전방위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지스함 전력화 등과 연계해 3개의 기동전대로 편성되는 기동함대를 창설하고 항공기 전력증강, 임무 확대에 따라 항공사령부 창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 1·2·3 함대 사령부를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1작전사령부로, 기동함대사령부·항공사령부·잠수함사령부를 ‘잠재적·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2작전사령부로 부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원양 작전이 가능한 ‘대양해군’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보다 앞선 지난 10/12(금)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는 군이 사실상 SM-3 요격미사일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러한 계획들이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반하는 공격적이고 불필요한 전력 증강이라는 점에서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해군의 기동함대와 항공사령부 창설 계획은 국방부가 지난 7월 27일에 발표한 <국방개혁 2.0>의 일환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서 전방위 다양한 위협에 신속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해군의 기동전단과 항공전단을 확대 개편하겠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를 작전 범위로 하는 군사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공격적인 군비 확장 계획으로 위험천만한 것이다. 군이 근거로 들고 있는 ‘잠재적·비군사적 위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한국군이 왜 이러한 군사력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 가능한 설명도 없다. 이러한 군사력 팽창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 구상과도 모순되는 것이다. 

 

한편 군은 지난해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요격 고도가 500km 안팎인 해상 발사 요격 미사일을 도입해 이지스함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은 아직 기종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군의 이러한 요구 성능은 사실상 SM-3 요격미사일 도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해군은 오랫동안 SM-3 도입을 추진해왔고,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도 취임 초기부터 SM-3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와 마찬가지로 SM-3는 남북 간 거리가 짧은 한반도에서 남한 방어에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 나아가 SM-3 도입은 사드 배치와 함께 한국의 미국 MD 편입을 못 박는 행위다. 그동안 한국군이 다국적 MD 훈련 참여, 한미일 군사정보공유약정과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사드 한국 배치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MD에 편입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참여연대는 한반도에서 핵·미사일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고, 미 MD 참여의 연장선에 있는 SM-3 도입에 강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금 남과 북은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주변국의 이해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다자안보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우리는 첨예한 핵 갈등과 군비경쟁 상황에 있는 동북아에 다자간의 공동안보를 추구하는 것이 한국이 향후 추구해야 할 평화비전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의 모호한 위협을 명분으로 해군의 기동함대와 항공사령부 창설 계획, SM-3 도입 등을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정세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국방부는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반하는 공격적이고 불필요한 전력 증강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