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공적금융기관에 석탄발전 투자 중단 촉구 선언문 발표
-2018 충남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서 토론회 개최
-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문제 일으키는 석탄발전… 투자 지원하는 공적금융기관에 대한 비판 목소리 높여
2018년 10월 1일,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들이 한국 공적금융기관들에 국내외 석탄발전에 더이상 투자하지 말것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국내 금융의 석탄투자에 대한 감시와 견제활동을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 이 선언문은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1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제 2회 탈석탄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채택됐다.
[caption id="attachment_194638" align="aligncenter" width="640"] ⓒ뉴스충청인[/caption]
이날 세 단체는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금융기관들이 더 이상 석탄발전에 금융을 제공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국내 공적금융기관과 민간은행에 ▲공적금융기관의 내부 투자규칙에 기후변화대응 1.5도 목표 반영, ▲공적금융기관이 현재 검토중인 국내외 석탄발전사업 금융지원의 철회, ▲민간은행의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지원 금지조항 마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가능에너지 투자규모 확대 등을 요구했다.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대표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석탄산업 수출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제를 진행하며, 국내 공적금융기관이 수출하는 석탄산업의 경제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보여줬다. 김주진 대표는 “11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가동 시작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큰 상태”라며,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는 결국 좌초자산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비난 받아왔다. 한국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해외 석탄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국가들 중 하나다. 특히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금융기관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 3곳은 지난 10년간 9조 4천억원 이상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칠레 등 총 9개국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지구의벗(WALHI)의 활동가 드위 사웅(Dwi Sawung)이 참여해 한국 공적금융이 투자한 석탄발전소로 인한 인도네시아의 피해 사례를 전했다. 사웅은 “찌레본 1기는 한국과 일본보다 최소 10배 이상 유독한 대기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신규 석탄투자를 중단해야 할 것이며, 좌초의 길을 걷고 있는 오래된 기술을 동남아시아에 버리는 것과 같은 행위를 멈춰주길 바란다.” 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 9월 한국의 자와 9, 10호기 신규 건설 MOU 체결 발표는 매우 유감이며, 세금으로 투자하는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도록 한국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도 당부했다.
[caption id="attachment_194640"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방송뉴스[/caption]
이어진 토론에는 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그린피스 등의 국내단체와 해외에서 참여한 일본 환경지속사회연구센터(JACSES),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이하 NRDC), 펨비나연구소 전문가들이 ‘석탄금융에 대한 경험과 대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NRDC의 한첸 연구원은 “전세계 많은 공적금융 기관들의 석탄투자가 철회 또는 취소되고 있으며, OECD 회원국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 규모는 100%를 선회하는 곳이 많다. 한편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한국의 석탄발전소 투자 규모를 보면 한국은 이와 정반대적” 이라며 한국과 전세계 동향의 큰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환경지속사회연구센터의 송한나 연구원은 “일본의 석탄금융의 규모는 세계 2위다. 하지만 최근에 작은 변화가 있었는데, 일본 정부가 일본의 모든 공적금융에 OECD 규칙을 적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며,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석탄투자 철회 운동의 변화를 소개했다.
캐나다의 팸비나 연구소의 빈누 제야쿠마 디렉터는 캐나다가 탈석탄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건강비용, 온실가스 배출, 석탄발전의 경제성 악화” 등을 보여주며, 캐나다의 탈석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은 “석탄발전 기업은 기후변화에 매우 무감각 하다”며 “기후변화 관련한 국제회의에 우리나라의 금융 또는 기업의 CEO는 참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다.
토론회는 “2018 충남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의 일부로 진행됐으며, 본 행사는 이튿날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는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는 논의가 진행중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언론, 과학자, 환경단체 등이 회의장 주변에서 향후 지구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동선언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한국 공적 금융기관의 국내·외 석탄금융 중단을 위한 환경단체 공동선언문
파리협정 이후 기후변화 대응은 국제정치의 화두가 되었다. 특히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의 퇴출은 세계적인 공감대를 받으며 확산되고 있다. 석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자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 움직임에는 시민들 뿐 아니라 정부 · 지자체 · 기업 · 은행까지 동참했다.
프랑스(2021년), 영국(2025년) 등 현재 23개 이상의 국가와 지방정부가 늦어도 2030년 경에는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움직임은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을 통해 현재 28개 정부, 18개 지방정부, 28개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의 공적 연기금은 수년 전부터 석탄 산업에 대한 기존 투자를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이런 움직임은 공적 금융기관을 넘어 민간 금융권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영국), HSBC(영국), 도이체방크(독일), 씨티은행(미국), AXA(프랑스) 등 서구 금융계의 정책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보험사인 다이이치생명보험이 석탄투자철회 정책을 발표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900여개 기관이 6천5백조원에 달하는 화석연료 투자철회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2008년 이후 20기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했고 지금도 그 중 7기의 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석탄발전 비중은 점차 증가하여 2017년에는 전력의 43%를 석탄으로 생산하였고, 2030년에도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석탄 소비 증가를 주도했던 중국과 인도까지도 석탄을 줄여가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은 가히 ‘석탄공화국’이라 말할 수 있다.
한국의 공적 금융기관들 역시 앞다투어 석탄발전 건설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10년간 무려 9조 4천억원이 넘는 금융 지원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신규 석탄발전소에 제공하며, 아시아 석탄발전소 건설의 ‘돈줄(스폰서)’을 자처하고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 바와 같이, 아시아에 석탄발전소를 더 짓는 것은 전 지구적 재앙이며, 현재 계획된 석탄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지구적 재앙을 초래하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의 중심에 한국의 공적 금융기관들이 있는 것이다.
이들 공적 금융기관들은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에도 앞다투어 돈을 대고 있다. 국민연금 등 7개 공적 금융기관이 지난 10년간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에 제공한 자금 역시 약 9조 4천억원에 이른다.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받는 고통이나 온실가스 증가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금융기관들은 석탄에 대한 투자가 돈이 된다고,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소는 ‘좌초자산(Stranded assets)’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고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규제가 강화되면서 석탄발전소는 가동률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환경 규제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위험자산이 되어 국가 경제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금융그룹들이 탈석탄 선언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심각한 기후변화·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좌초자산이 되어 재무적 위험을 안길 국내·외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에 대하여, 국내 공적 금융기관들이 신규 금융제공을 중단하고 기존 투자 역시 빠른 시일 내에 회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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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금융기관들은 파리협정을 통해 합의된 1.5도 목표를 내부 투자규칙에 반영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하라.
1-1.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화석연료, 특히 석탄이나 오일샌드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을 제공하지 않도록 투자 규칙을 마련하라.
1-2. 특히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해서는 초초임계압(UCS), 탄소포집이용저장기술(CCUS)에 대해서도 예외 조항을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서 초초임계압 석탄발전소는 아임계 발전소에 비해 10% 정도 개선되는 것에 불과하며 가스발전보다 100배 가량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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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은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금융제공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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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등 국내 석탄발전소에 금융을 지원했던 민간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기후금융에 대한 내규를 강화하고,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제공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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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금융과 민간 은행 모두 국내외 태양광·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기후변화 대응 목표에 맞춘 연도별 목표를 설정을 통해 투자규모를 확대하라.
2018. 10. 1.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문의: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국장 010-9963-9818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