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참여연대는 지난 7월 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낙태죄 위현폐지촉구퍼레이드'에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참가 후기는 김민주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7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낙태죄 위헌폐지촉구퍼레이드’ 집회가 열렸다.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이 제기된 형법 ‘낙태죄’에 대한 위헌 판결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집회에 가기 전, 청년참여연대 간사, 청년공익활동가학교에 참여했었거나 참여하고 있는 몇몇 청년이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 모여 시위에 사용할 피켓을 만들었다. ‘내 몸은 내 꺼야’, ‘My Body My Choice(나의 몸 나의 선택)’ 같은 문구들을 적었는데, 여성의 몸의 권리가 여성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공유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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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을 들고 도착한 광화문 광장엔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집회에 온 사람들은 무대 앞에 앉아서 만들어 온 피켓과 주최 단체에서 나눠주신 피켓을 들고 무대에 등장한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발언자가 직접 나와 읽은 발언도 있었고, 대독을 통해 전달된 이야기도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후 낙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 50대 여성의 발언은 임신중절이 미혼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었다. 우생학을 근거로 장애가 있는 태아의 낙태를 허용하는 법의 이중성을 지적하신 장애여성단체 활동가의 발언은 국가가 ‘낳아도 될 태아’와 ‘낳지 않아도 될 태아’를 구분하여 장애인에 대한 차별 또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반성매매활동가가 대독한 성판매 여성의 이야기는 남성들이 술집에 와서 여성을 임신중절 시킨 경험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성관계 중 피임을 방해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아이를 가진 여성은 ‘문란’하다 칭하는 사회의 모순을 일깨워주었다. 

 

이외에도 대학생 페미니스트,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 밝힌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나와 자신과 주변 여성들의 경험을 말했다. 지지 발언을 위해 무대에 선 사람들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로, 의료 보트와 인터넷을 통해 임신중절이 죄로 규정된 국가의 여성의 임신중절을 돕는 레베카 곰버츠가 한국 낙태죄 폐지 시위에 지지를 보냈으며, 민주노총 또한 낙태죄 폐지 시위를 지지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른 나라 노동조합, 얼마 전 낙태죄 위헌 판결이 내려진 아일랜드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해 노력했던 활동가들의 응원 영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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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댄스팀 큐캔디의 멋짐 뿜뿜 춤 공연을 관람한 후, 시위대는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발언 시간 중간중간에도 반복했던 시위 구호를 외치면서 진행되었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임신중지 처벌하고 낳고 나면 나 몰라라’ 같은 구호와 기존 음악을 개사한 노래들(‘낙태죄 폐지해(짝) 낙태죄 폐지해(짝)’ ‘낙태죄를 폐지하라 곧 승리하리라♪’)로 시위대는 행진 구역을 꽉 채웠다. 행진할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평소엔 혼자서 내 의견을 말하기 힘든 것과 달리, 함께 행진할 때는 내 생각이 외면받을 거라는 두려움이 없어진다. 행진하는 곳에 있던 시민들이 우리를 쳐다보았는데, 어떤 성격의 관심이던 받는 게 즐거웠다. 박수로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지쳐있다가도 힘이 났다. 그렇게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장소에 당도한 시위대는 그앞에서 또 다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했으며, 30번 ‘위헌’ 단어를 헌재에 큰 목소리로 전달한 후,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발언을 이어나갔다.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는 “한 여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을 둘러싼 이야기가 발화하는 순간은, 사회가 어떻게 보이지 않게 약자를 억압·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순간이다. 낙태죄라는 굴레가 여성에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말했던 발언자들, 그 말에 호응하고 함께 낙태죄 폐지 구호를 외친 시위 참여자들은 여성을 억압하는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큰 목소리로 말하고 응답하였다. 1500여 명(경찰 추산)의 사람들이 대한민국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나왔다. 이제 세상이 터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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