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투명하고 책임있는 ODA 집행을 위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혁신 11개 과제」 제안

원조분절화 극복, 투명성·책무성 강화, 청년일자리 창출과의 연계 정책 재고, 조직 투명성 및 운영체계 강화 등 5가지 분야 11개 과제 제안

 

 

오늘(1월 9일) 참여연대는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 혁신위원회에 투명하고 공정한 공적개발원조(ODA) 집행을 위한 「한국국제협력단 혁신 11개과제」를 제출했다. 

 

개도국의 빈곤퇴치와 인도주의 실현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ODA가 외교부와 코이카의 조력과 묵인하에 국정농단 세력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되었다는 사실에 한국 국제개발협력 전반에 대한 개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번 의견서는 코이카가 ODA 기본정신에 기반한 개발협력을 추진하고 투명성과 책무성, 윤리성을 강화해 바닥에 떨어진 한국 ODA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바라는 취지에서 작성되었다. 

 

참여연대는 이번 제안서를 통해 한국 ODA의 고질적인 문제인 원조 분절화 해결을 위해 5가지 분야 11가지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코이카가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무상 통합을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무상원조 분절화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협력국 의견 청취, 수렴하는 메커니즘 마련 △협력국의 인권, 민주주의,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업 중단 △역대 ‘새마을ODA’ 사업에 대한 종합 평가 실시 및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개발협력 사적 수단화를 막기 위한 조처로서 △국제개발협력사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 △정보공개 범위확대 등 정보 접근성 개선을 통해 ODA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일자리 창출 정책과 연계하여 진행되고 있는 △단기적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및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 방안으로 △비위행위에 대한 온정적 처벌관행 근절 △공익제보 활성화 및 공익제보자 보호장치 마련 △코이카 인력 규모 적절성 검토 및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참여연대는 코이카 혁신과제가 시민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 개진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혁신위 회의록을 공개하고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병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혁신 11대 과제」 

 

 

투명하고 책임있는 공적개발원조(ODA) 집행을 위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혁신 11대 과제 제안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전반에 대한 개혁요구가 높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ODA가 국정농단 세력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 밝혀진데 이어 외교부 및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이 이를 조력, 묵인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코이카는 ODA 기본정신인 인도주의 정신에 기초하여 빈곤감소,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에 기여함으로써 기본에 충실하고, 기관운영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최근 코이카는 이러한 개혁 요구에 부응해 ‘코이카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발족하고 혁신과제를 선정,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혁신위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 개진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시민들이 공감하는 혁신과제를 도출하기를 기대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투명하고 책임있는 ODA 집행을 위한 코이카 혁신 11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I. 원조 분절화 극복

 

혁신과제 1. 유·무상 통합을 위한 협업 체계 구축 

  • 한국 ODA 추진체계는 기획재정부에서 관할하는 유상원조와 외교부에서 관할하는 무상원조로 이원화 되어 있음. 분산된 정책결정과 집행체계로 인해 일관되고 유기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시행하는데 한계가 있음. 
  •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 이래로 코이카와 수출입은행은 유·무상 사업 연계 활성화를 위해 정례협의회, 통합정책협의회 등을 개최하고 업무협약(MoU)(2013), 협업강화를 위한 이행계획(2015) 등을 마련해왔음. 이는 사업발굴부터 사업 이행과정까지의 협업을 위해 점검 회의 등을 정례적으로 하겠다는 것이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음. 
  • 2017년 5월, 감사원은 「공적개발원조(ODA) 추진실태」를 통해 공동 사업 계획수립과 같은 연계사업지침이 없는 등 협업을 유인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고,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형식적인(실적 제시용) 연계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평가함. 
  •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부터 유·무상 연계협의체 운영을 통해 「유·무상 원조 전략적 연계 강화방안」 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과거 정부의 잘못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임. 
  • 한국 ODA는 원조 효과성 및 효율성 증진, 원조기관의 책임성과 전문성 제고라는 과제를 안고 있음. 특히 ODA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고질적으로 분절화된 체계를 해소하고 통합적인 정책 수립과 사업수행이 이루어지도록 원조통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함.  이에 코이카는 유무상 원조통합을 목표로 유무상 협업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함. 
  • 코이카 내부 업무 지침과 업무 이행 체계 등을 점검하고 유·무상 간 실질적 연계와 협업을 어렵게 한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함. 
  • 또한, 유·무상 기관 간 연계와 협업을 방해하는 요소, 협업 성과 요소(연계 사업수, 공동근무(One-roof) 사무소 개수, 통합사업 지침 및 시스템 마련 등)를 지표화하여 코이카, 수출입은행 등 기관 차원의 유무상 연계 노력을 평가하고 공표하도록 함.

 

혁신과제2. 무상원조 분절화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

 

  • 여러 정부 부처 및 기관이 우후죽순으로 실시하고 있는 무상원조 분절화 문제 역시 매우 심각함. 2018년 현재 총 43개 기관에서 1,37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 무상원조 시행기관이 늘어나는 반면, 전체 무상원조 예산 중 코이카 예산 편성 비중은  2012년 69%에서 2018년 51% 수준으로 하락했음. 이러한 상황은 무상원조 분절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 뿐만 아니라 사업 영세화에 따른 비효율이나 사업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음. 
  • 수십 개의 원조기관이 각각의 법률 및 조례 등에 근거해 상이한 사업 목표와 추진체계 및 방식, 절차 등에 따라 협의없이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사업이 중복되거나 거래비용이 증가되는 폐해가 발생해왔음. 2017년 5월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내용이 유사한 사업임에도 이를 독자적으로 시행하려는 부처 또는 기관과 원조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나눠먹기 식으로 사업을 배분하여 추진한 사례가 다수 있었음.
  • 국제개발협력에서 협력국과의 협조체계 구축, 현지 사업 여건 및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임. 국내가 아닌 협력국에서 ODA 사업이 진행되므로 현지사무소를 갖춘 ODA 전문기관에 집중하여 그 역할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음. 이에 현지 사무소를 갖춘 ODA 전문기관인 코이카에서 전체를 총괄하고 그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함. 
  • 현행 무상원조를 시행하는 부처 및 기관에 대한 통합지침을 마련하고 사업 조정, 실질적 통합 목표 달성을 위한 단계별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함. 개별 부처 및 기관이 실시하는 무상원조 사업들 중 통합이 수월한 분야와 단계별 접근을 해야 하는 경우를 나눠 통합해야 함.  
  • 각 부처 및 기관에서 실시하는 무상원조 사업들을 통합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코이카 내 인력과 체계를 점검하고 마련해야 함. 

 

II. ODA 책무성 증진

 

혁신과제3. 협력국의 의견을 청취, 수렴하는 책무성 메커니즘(Accountability Mechanisms) 마련

 

  • ODA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고 질적인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계획부터 집행, 관리 전 과정에 대한 엄격한 책무성 평가와 검증 과정이 필요함. 사업 결과 및 영향력 평가 등이 사후적으로 이뤄지나 사업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과 의견을 청취해 반영하는 메커니즘은 현재 존재하지 않음. 
  • 사업 집행 과정에서 지켜야 할 규범, 특히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대내외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준수하는지 협력국 현지 주민과 시민사회, 관련 기관들의 의견을 받는 제도(Compliance Review Process)를 만들어야 함. 현지에서 사업을 관장하고 집행하는 정부기관에서 현지 주민과 시민사회 의견을 고의로  누락할 가능성을 대비해 사업 집행부서와는 별도의 체계로 제도를 마련해야 함. 
  • 코이카 사업에 대한 현지 협력 기관, 유관 기업이나 업체,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건의를 수리(Complaint Registry)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의견을 반영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함. 민간평가위원회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음.
  • 사업 집행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오해, 특히 현지 협력 기관, 업체, 주민 등과 코이카 사무소 사이에 생기는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실전에 활용하도록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함. 

 

혁신과제4. 협력국 인권, 민주주의, 평화에 악영향 미칠 우려있는 사업 중단

 

  • 코이카 사업이 협력국의 인권, 민주주의, 평화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사 체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 대표적인 예가 현재 한국 정부가 ‘안보체계개혁’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협력국에 경찰훈련과 경찰 장비 등을 지원하는 ‘치안한류’임. 주로 시위진압을 위한 치안기법전수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살수차와 시위진압장비 수출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음. 문제는 치안한류가 제공하는 교육이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인권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임. 
  • 구체적인 예로 필리핀 경찰의 심각한 공권력 남용과 인권탄압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코이카는 한국 경찰청과 함께 총 660억불 규모의 ‘필리핀 경찰수사역량 강화사업(2016~2018)’을 추진하고 있음. 이 사업은 순찰차, 순찰오토바이, 수사 기자재 등 경찰 장비를 제공하고 경찰전문가를 파견하며, 현지 경찰관을 초청하여 교육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삼고 있음. 
  • 코이카는 ‘평화, 인권, 민주주의’ 가치에 어긋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한국 및 협력국 인권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 중단 조치를 가능하도록 해야 함. 코이카-경찰청의 ‘치안한류’ 사업의 경우, 제공된 기자재와 교육이 협력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국제규범에 기초하여 모니터링과 중간 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함. 이를 위해 시위 참가자, 현지 시민사회 등과의 간담회를 실시해야 함.
  • 코이카의 해당 사업이 협력국 주민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국가 인권실태를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를 해당사업 개시 및 지속여부에 반영해야 함. 특히 치안한류와 같이 안보체계 개혁 관련한 ODA 사업이 결과적으로 협력국의 인권침해를 지원하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함. 

 

혁신과제5. 역대 ‘새마을ODA’사업에 대한 종합 평가 실시 및 재검토

 

  • 과거 시범사업으로 소규모 추진되던 새마을ODA 사업이 박근혜 정부 때 제대로 된 평가와 타당성 검토 없이 대폭 확대되었음. 그 과정에서 과거 진행되었던 ‘농촌개발사업’이 새마을 ODA사업으로 변경되어 진행되거나 타당성 조사도 없이 대상 마을이 수십배로 늘어나는 일도 발생했음. 박근혜 정부 시기에만 새마을ODA 예산은 2.5배 이상으로 늘어났음. 
  • 시민사회의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2014년에는 「지구촌 새마을운동 종합추진 계획」을, 2016년에는 「새마을운동의 국제적 확산 방안」을 수립하여 ‘새마을 정신’에 기반한 ‘의식개혁’을 강조하고 새마을사업을 브랜드화함. 
  • 지난해 9월 코이카는 새마을사업의 타당성, 효과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용하여 그 동안 진행해 온 새마을ODA 26개 사업을 10개로 재편하고, ‘새마을’ 명칭을 삭제한다고 밝혔음. 그러나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새마을’ 명칭은 되살아나고 관련 예산도 증가되었음. 
  • 새마을운동 확산이라는 정치적 명분에 집착해 과거 한국 개발독재 시절의 획일적이고 국가주의적 정신개조 운동을 개발협력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처한 상황이나 조건이 다른 개도국의 농촌개발과 빈곤퇴치에 반드시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으며, 나아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이식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 따라서 초기 시범사업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 시기 추진된 ‘새마을ODA사업’에 대한 성과와 영향 등을 엄정하게 평가하고, 새마을ODA를 한국 국제개발협력 사업으로 지속할 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함. 

 

III. ODA 투명성 강화

 

혁신과제6. 국제개발협력사업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 

 

  • 지난 정권 최순실 국정농단의 결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함. 개발협력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한 ‘코리아에이드’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대표로 나서는 수치를 겪었고, 미얀마 K-타운은 ODA가 사적 돈벌이에 사용될 수 있다는 깊은 인식을 남김. 더 이상 ODA가 정권 실세들에게 휘둘려 개도국 발전에 대한 기여가 아닌 정권의 사적 이익 추구에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함. 
  • 전시성 행정, 대표적 세금낭비 사업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에이드 사업 중 일부는 ‘모자보건 아웃리치’로 이름을 변경해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에서 2020년까지 진행될 예정임. 이미 해당사업이 계획 단계부터 사업 타당성, 적절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던 만큼 사업진행 모니터링과 중간 평가를 엄정하게 해야 함. 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을 완전 폐기하거나 계획 조정을 통해 세금 낭비를 막고 ODA 본연의 취지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함. 
  •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사업이 예외적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함.   
  • 사업 입찰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함. 개발협력에 대한 전문성이나 경험이 전무한 사업 위탁 기관이 권력층과의 인맥에 기대어 사업을 진행하거나 개입할 수 없도록 객관적인 입찰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함. 
  • 현지 이행점검과 평가 과정에서 개발협력 시민사회, 학계 등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제도화 해야 함.

 

혁신과제7. 정보공개 범위 확대 등 정보 접근성 제고

 

  • 2016년 국제원조투명성캠페인 조직인 ‘Publish What You Fun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46개 공여기관 중 코이카의 원조투명성 지수는 41위로 ‘하위그룹’에 속함.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한국 ODA에 대한 투명성 요구는 커지고 있으나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은 매우 미흡한 수준임.
  • ODA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공여국 및 협력대상국 모두에게 중요함. 유사한 사업을 중복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은지, 계획과 실제가 동일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납세자인 국민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이기도 함. 이는 공여국 내 ODA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기도 함. 협력국 역시 자국에 유입되는 전체 ODA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주체적으로 국가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음. 
  • 국제원조투명성기구(IATI) 필수공개 항목(13개) 보다 늘려 사업정보 공개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함. 사업 시작단계에 필요한 계획과 전략 등의 자료와 사업을 종결한 이후의 결과 및 평가에 대한 자료도 적극 공개해야 함. 국제개발협력 기본방향, 사업 계획 및 전략 수립배경과 근거, 협력 민간단체 및 학계, 기업의 선정과정, 진행경과 및 사후 결과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공개 해야 함. 또한 정보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해야 함. 
  •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는 모두 사전에 안건을 공개하고 사후에도 소수의견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회의결과를 공개해야 함. 회의참석 대상자는 물론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의견청취 제도를 도입해야 함. 

 

IV. ‘청년 일자리창출’과의 연계정책 재고

 

혁신과제8. 단기적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및 재검토

 

  •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개발협력을 청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정책을 실시해왔음. 해외취업, 해외인턴, 해외봉사, 해외창업 지원으로 구성된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청년리더 10만 양성계획’과 박근혜 정부의 ‘K-Move’ 사업이 바로 그것임. 코이카는 △해외봉사단(2년) △ODA 영프로페셔널(5~7개월) △봉사단 코디네이터(2년) △개발협력코디네이터(1~2년) △프로젝트 실무전문가(1~3년) △다자협력전문가(1~2년) 등의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음. 
  •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아니라 비정규직 등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임. 정권이 바뀔때마다 청년실업대책으로 해외봉사단 파견 인원과 ODA 인턴을 급격히 늘려 왔으나 이러한 조치들이 사전사후 관리가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지속성이나 장기적인 경력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낳고 있음. 
  • 코이카는 단기적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고려한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ODA 전문인력 양성과 확충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음. 또한 현지사업과 해외봉사단원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전문 요원도 확충해야 함. 
  • 코이카는 해외봉사단원 중도 포기자, 수료자 등 그룹별 심층 인터뷰와 평가를 통해 해외봉사단원제도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함. 이를 통해 봉사단원의 중도하차 비율을 줄여 예산낭비를 최소화하고 사업 효과성을 높여야 함.

 

V.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

 

혁신과제9. 비위행위에 대한 온정적 처벌관행 근절

 

  • 코이카는 국민권익위원회 「2017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서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음. 2012년 3등급에서 2014년~2016년 4등급, 2017년에는 급기야 최하등급으로 떨어짐. 
  • 이는 비위행위에 대한 인사·징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함. 코이카는 지난  2014년 1월, 투명하고 청렴한 원조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하며 감사기능을 강화하고 비위 행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바 있음.
  • 그러나 코이카 임직원, 봉사단원 및 협력요원의 비위 사례는 도리어 증가했음. 2017년 한해에만 △코이카 간부의 인턴, 현지 사무소 직원에 대한 성추행 문제 △사내 매점 낙찰비리 △퇴직자 재취업 업체와의 수의계약 체결 등 특혜 문제 △해외봉사단원의 파견국에서의 성희롱 및 근무지 이탈, 단원 간 폭언/폭력 등 각종 비위행위를 일삼은 일이 발생함. 
  • 반면, 비위행위에 대한 처벌은 미미함. 고위간부의 성비위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따라 중징계 및 형사고발 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의원면직으로 처리했음. 또한, 성희롱 등 비위로 징계받은 인사가 다시 해외지역 사무소장, 본사 팀장 등 주요 보직을 다시 맡은 일이 드러났음. 매년 많은 수의 인턴, 직원을 해외로 파견하고 있는 기관에서 인력관리와 징계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임.
  • 온정적 처벌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징계 수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해야 함.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일회적· 단기적 조치가 아닌 엄정한 처벌 원칙을 확립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음.

 

혁신과제10. 공익제보 활성화 및 공익제보자 보호장치 마련

 

  • 조직 내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조직의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확보하려면 각종 부패행위에 대한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고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자 보호조치가 반드시 지켜져야 함. 
  • 인간적 관계 때문에 부정행위를 보고도 모른 체하고 넘어가는 조직문화나, 공익제보 후 조직의 보복과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조직의 ‘배신자’라는 낙인이 존재하는 한 공익제보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움. 
  • 조직 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부패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조직의 구성원이나, 이에 연루된 당사자가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 조직의 투명성 강화와 윤리경영은 공익제보제도가 불법행위의 예방제 역할을 할때 가능함. 
  • 부패행위를 제보 혹은 신고하거나, 부패행위가 의심되는 행위를 강요 또는 제의받고 이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당하지 않도록 조직이 공익제보자들에게 가하는 유무형의 보복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함. 
  • 공익제보자에 대한 포상과 보상을 통해 조직 내 공익제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켜야 함. 

 

혁신과제11. 코이카 인력규모 적절성 검토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 2018년 코이카 예산은 6,895억원 규모로 전체 직원은 637명 수준임. 그 중 비정규직 직원 비율은 총원 대비 45%로 매우 심각한 수준임.(무기계약직 89명, 비정규직 45명,  소속외인력(용역) 136명 등 총 270명)
  • 코이카의 인력규모가 적정한지 점검이 필요함. 또한 불안정한 고용형태가 ODA 사업 지속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고, 지역 전문성이나 개발협력사업 매니지먼트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함께 정규직으로 고용형태를 전환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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