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외국인노동자, 불법 재하도급’ 판치는 건설현장 개혁 없이는 임금직불제 도입해도 실효성 없다.
– 직접시공제를 통해서만 임금체불 원천차단, 적정임금제 도입효과 가능
어제(13일) 정부가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임금체불 예방을 위해 발주자가 임금, 하도급대금 등을 직접 지급하는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공공공사에 전면 확대하고,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퇴직공제부금 인상, 퇴직공제 당연가입 특례를 허용한다. 또한 건설근로자가 경력축적 등에 따라 임금수준 향상, 정규직 채용 등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건설기능인등급제 도입을 추진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현재 건설산업 일자리 문제 근본 원인인 불법 외국인노동자에 의한 일자리 잠식 방지책이 누락되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그나마 도입하겠다는 적정임금제도 2020년에나 도입해 실제 도입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며, 업계에서 요구하는 적정공사비 보장 등 자칫하면 다단계하도급 구조에서 노임을 떼먹는 부류의 불로소득만 키울 뿐이다.정부가 건설 일자리의 가장 큰 문제인 불법 외국인 노동자 문제 해결과 임금체불과 일자리 질 향상의 확실한 해결책인 직접시공제 정상화(100억이상 공공공사 확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일자리 대책의 시작인 불법취업으로 인한 일자리잠식 방지책 누락
일자리 대책의 출발점은, 일자리가 불법적으로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임금을 직접지급하던, 적정임금을 시행하던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일자리는 불법외국인 노동자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된 상황이다. 건설현장에 외국인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은 건설업 취업등록제(H-2)와 고용허가제(E-9)로 고용허가제 약 1.2만 명과 취업등록제 5.5만 명의 합계인 약 6.7만 명뿐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불법 취업으로 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수십만명에 이른다.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외국인력 투입비율은 최소 50%이상이고,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최소 50만명을 상회한다. 이중 상당수가 불법 외국인력으로 추정된다. 최근 대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건설일용노동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저가의 외국인력이 일자리 잠식의 주원인으로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고용노동부 보고서역시 구직과정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국인력(동포 포함)에 밀려 일자리 구하기 더 어렵다’는 답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 하더라도 불법 외국인노동자 방지대책이 빠진 건설일자리 개선대책은 실효성이 있기 어렵다.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시공제 없이는 적정임금도, 임금 직접지급도 효과 떨어진다.
정부는 임금체불 예방을 위해 발주자가 임금과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한다지만 투명화 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는 오야지로 불리는 인력공급책이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든 통장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지급이 노동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행중인 ‘건설근로자 전자인력관리제’ 등 일부 보완책이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원도급 건설사들이 직접 노동자를 고용해 공사를 수행하는 직접시공제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직접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고 다단계 하도급을 거쳐 공사를 수행한다. 십여년 전부터 직접시공제가 50억미만 공사에 시행되고 있지만 실효성 없이 사문화된 제도로 전락한 수준이다. 이를 100억이상 공공공사의 50%이상 직접시공제로 정상화해야 한다.
정부가 건설 일자리 질 하락의 원인 파악을 제대로 못한 것인지, 파악했다면 가장 큰 문제인 불법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왜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서민을 위한 일자리가 불법적으로 사라지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방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