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시민대책위,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쟁점과 해결방안> 기자간담회 개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은 ‘형식과 실질의 괴리’의 문제, 이윤만 얻고 책임지지 않는 파리바게뜨 본사

다양한 정황과 판례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의 진짜사장은 파리바게뜨 본사

합자회사는 꼼수. 파리바게뜨 본사는 노동자와 대화하고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해 사태 해결해야

 

20171117_기자간담회_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 쟁점과 해결방안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오늘(11.17)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쟁점과 해결방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용자의 책임과 이윤이 분리되는 변칙적인 고용관계를 바로잡으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에 대해  파리바게뜨 본사는 문제의 신속한 해결보다는 시간을 끌기 위한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파리바게뜨 제빵·카페노동자가 직면한 고용구조의 불법성과 합자회사의 허구성, 합자회사에 대한 합의를 강제당하고 있는 등 제빵·카페노동자의 노동권 침해의 사례를 알리고 ‘직접고용’과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불법파견의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되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신인수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법적 쟁점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고, 이윤 있는 곳에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은 법적 차원을 넘어 보편적 상식이자 최소한의 정의 관념이지만, 파리바게뜨 본사는 이익은 누리고 책임과 위험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문제는 ‘형식과 실질의 괴리’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 협력업체, 제빵·카페노동자와 맺은 각 계약(가맹계약, 업무협정, 도급계약,근로계약)의 형식적 내용대로  협력업체가 제빵노동자들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사용자로서 지휘명령을 하는 대신,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사업법의 허용범위(교육•훈련)를 벗어나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사용사업주’와 관련하여, 신 변호사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을 가지고 제빵기사들이 수행할 업무량과 업무방법, 업무순서, 업무속도, 업무시간 등을 결정한 점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를 통해 제빵기사 근로자를 직접, 실질적으로 지휘한 점 ▲인상된 시급 및 기본급을 안내하고, 시스템 앱을 통하여 일반긴급공지, 근태시간 입력, 급여지급 등을 한 점과, 협력업체의 고유하고 특유한 업무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필요에 따라 협력업체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점 등 구체적 사례를 들며 이는 대법원(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이 제시한 근로자파견 관계의 8가지 징표를 모두 충족하여,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카페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사용사업주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제조업 불법파견 법리를 프랜차이즈 산업에 잘못 적용하였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주장에 대해 신 변호사는 “계약당사자가 아닌 제3자임에도 해당 근로자를 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 사용자책임을 부담시킴으로써 이익과 책임의 공존, 중간착취를 배제하려는 것이 불법파견의 법리, 파견법의 입법취지”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주장은 불법파견 법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파견법은 제조업과 프랜차이즈 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며 어떤 산업이든지 파견대상 업무와 기간은 제한되고 허가받은 업체만 파견을 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 산업도 당연히 파견법을 준수해야 하고 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빵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면 파리바게뜨 본사가 경영상 부담을 지게 된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파리바게뜨 본사가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 협력업체, 가맹점주와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법적 쟁점과 함께 신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제빵노동자의 노동3권의 보장을 꼽았다. 신 변호사는 “근로관계의 실질에 맞게 자신에게 지휘명령을 하는 실질적 사업주를 사용자라 부르고, 자신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사용자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결하고,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으로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임을 강조하며 제빵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문제해결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의 경과와 현황을 설명한 임영국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은 2017년 10월 2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 협력업체가 함께 설립하는 합자회사(명칭: 해피파트너스)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임 처장은 합자회사 설립은 ▲‘상생’을 위해 설립한다는 합자회사에 노동자들의 의사는 배제된 점 ▲불법무허가 파견업체인 협력업체가 합자회사의 한 주체인 점 ▲실질적 사용사업주인 파리바게뜨 본사의 책임을 다른 두 주체에게로 떠넘기는 또다른 불법 도급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문제가 많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임 처장은 직접고용 포기 각서 작성을 종용하거나,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는 협력업체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하였다. 합자회사 설명회 후 협력업체 관리자(BMC)들은 각 매장 제빵·카페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직접고용 포기 확인서에 사인을 하라고 강요하고 한 협력업체는 노조 설립 보고대회 장소에서 출입원 신원파악과 감시를 하였다는 것이다. 임 처장은 노조 설립 방해 행위 등에 대해 2017년 11월 10일 협력업체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였고 파리바게뜨 본사 또한 단체교섭 거부 등을 이유로 고소하였다며 업체 폐업 협박 발언, 직접고용 포기 각서 종용 행위 등에 대해 추가 고소를 할 예정임을 밝혔다.

 

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임 처장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탄원서(기자회견 자료집 41페이지 참조)와 상생회사 참가 동의서를 받는 행위는 ‘갑’인 가맹본부의 ‘을’인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강요라고 비판하고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임종린 지회장은 제빵노동자들이 근무 중에 겪은 다양한 노동권 침해 사례를 발표했다. 임 지회장은  제빵·카페노동자들은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 모두에게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권 침해 문제를 겪고 있다며 제빵·카페노동자가 직접 보내온 사례를 설명하였다. 임 지회장은 제빵·카페 노동자가 겪고 있는 ▲부당한 업무 지시 ▲빵 제조 과정에서의 필수품 사비 구입 ▲규격에 맞지 않게 제조된 빵에 대해  소비자가로 사비 결제 ▲화상 산재처리 불허 ▲병가휴직 요구 묵살 ▲점심시간 미보장 ▲일정 기준 충족 시 본사근무 전환 약속 미이행 ▲부당 전보 ▲성희롱 ▲빵 제조 업무 외에 매장관리 지시 ▲휴무일 업무 연락 등의 상세 사례를 소개하며 파리바게뜨 제빵·카페 노동자가 처한 노동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였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등 이날 간담회를 진행한 3단체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은 개별 기업의 불·편법의 사례를 넘어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소해야 할 매우 중요한 현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파리바게뜨 본사에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했다. '직접고용' 등 이번 사태의 해결을 의미하는 조치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는 파리바게뜨 본사에게서 '소송' 이외에 별다른 입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노동자, 가맹점주 등 이번 사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므로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 노동자와 전문가 등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청년, 종교, 학계 등 다양한 영역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또한, 파리바게뜨 본사에 합의서 강요, 부당노동행위 등 제빵노동자들에 대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며 사태해결의 책임이 파리바게뜨 본사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자신의 불·편법적 고용행태를 바로잡고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하며 파리바게뜨 본사의 의지가 사태해결의 열쇠임을 재차 지적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제빵노동자와 끝까지 연대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