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17.07.05. [생생경제] 일 줄어도 일자리 느는 공무원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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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일자리 문제 해법, 일단 공무원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 여러 가지 일자리의 필요성을 만들어내고 반면에 전통적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일자리 자체 성격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덜 한 것 같습니다. 마치 서비스업에 미래가 있다고 하면서 고부가가치가 있는 서비스업인지, 그렇지 않은지 따지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일자리 마중물 정책에서 나라살림과 공무원 일자리 문제, 바로 관료제 폐해를 개선하지 않고서 추진된다면 똑같이 거대해진 관료제도의 불편함들, 불합리함이 그대로 살아날 텐데요. 이런 부분들 꼭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시죠,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하 정창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일자리를 마련하겠다, 이건 해마다, 정권마다 나온 얘기인데요. 이번 정부에서는 일단 마중물 역할을 강조하면 공공부문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추진하고 있거든요. 전체적으로 아직 시작 단계인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창수> 지금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있을 거고요, 기존 비정규직이라든가 안정되지 못한 직장들을 안정되게 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걱정되는 건, 단순히 일자리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엔. 어떤 일자리가 늘고 어떤 일자리가 줄어드는가,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요. 늘어나는 것만 얘기하고, 비판하는 곳에서는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만 비판하니까. 어떻게 보면 옥석을 가린다거나 일자리의 성격, 구조가 바뀌는 걸 얘기 안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김우성> 일자리 위원회 이용섭 위원장이 33개 공공기관장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일자리의 양,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일자리의 얘기는 많이 하는데 그 일자리에서 하는 일 얘기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청년들은 국가가 가장 착한 고용주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인데요. 말씀하셨던 일자리, 공공부문, 공무원의 일자리 말고 그들의 일, 즉 관료제도가 움직이는 사업들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 정창수> 그렇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우리가 하는 일의 형태나 구조도 바뀌게 되잖아요. 그러한 부분이 가장 안 변하고 있는 데가 공공, 그렇다면 늘어난 일자리, 저는 정부가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이 나라는 커질 필요가 있죠, 분명히. 그런데 문제는 전체적으로 커지는 게 중심이 아니고, 커져야 하는 분야가 있는 거죠. 복지나 커져야 하는 분야가 있는데요. 경찰이나 소방도 마찬가지이죠. 그렇다면 줄어들어야 하는 분야도 있는 거잖아요. 이 부분은 전혀 얘기하지 않아요. 선거 때라면 그런 것을 일부러 할 필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선거 끝나고 난 후에도 쭉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계획이 아예 없거나, 모르거나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구체적인 예로 가야 할 텐데요. 예산 신규 편성, 이렇게만 얘기하면 청취자분들께서 잘 모르실 것 같은데요. 전에 없던 일, 사업에 대한 예산이 신규 편성된 게 2017년의 경우 1.7%밖에 안 된다는 조사도 있더라고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정창수> 우리나라가 예산 매년 액수로 증가해요. 아무리 세금을 적게 걷어도 물가가 올라가고 하니까 올라가는데, 문제는 그 예산, 2017년 400조이거든요. 400조 중에서 새롭게 편성된 예산, 새로운 사업 예산은 1.7%라는 얘기죠. 아마도 6조 8천억 정도 되는 거죠. 나머지 문제는 98.3% 하던 것을 계속한다는 거예요.
◇ 김우성> 99% 가까이는 기존 사업을 쭉 계속 이어오는 것에 포함된 예산이고요. 1% 좀 넘는 것은 새로운 일이라는 거군요.
◆ 정창수> 그래서 예전에 키라는 경제학자가 미국을 분석했더니 예산의 변화가 거의 없더라. 변화가 없는 건, 새로운 것을 안 할 뿐만 아니라 하던 것을 계속 하는 보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거든요. 맨날 제로베이스, 제로베이스 검토를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슬로건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우리나라 1.7%처럼 제로베이스는커녕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게 신기할 정도의 보수적이라는 거고요. 그나마 얘기했던 키가 얘기했던 미국의 사례는 20%가 안 되기 때문에,
◇ 김우성> 20%요? 우리는 1.7%인데.
◆ 정창수> 우리나라 만약 5~10%만 변화해도 관료들이 바라볼 때 나라가 흔들릴 정도의 큰 변화라고 생각할 겁니다.
◇ 김우성> 400조 원의 한해 국가 살림살이입니다. 새로운 분야, 새롭게 정말 필요한 곳에 예산과 사람이 가느냐의 문제이지 전체 덩치를 계속 유지한다는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 증가의 법칙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비판이 있었는데요. 사례를 들어주시면 이해가 좋을 것 같습니다.
◆ 정창수> 외국의 경우 파킨슨 법칙이라고 하는데요. 영국에서 파킨슨 학자가 조사를 했어요. 영국 해군이 일차대전 끝나고, 14년에서 28년까지 한 14년 지났을 때, 영국 해군이 반 가깝게 줄었거든요. 해군성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숫자는 70% 가깝게 늘었어요.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에는 3배가 증가했더라고요. 해군은 또 반으로 줄고. 그런 것들의 사례가 어떻게 보면 이상해서 찾아보니까, 영국 식민지가 일차대전 전에 많았겠죠. 14년과 67년, 약 50년 뒤를 비교했더니 지금은 거의 없어졌는데 식민지성의 공무원이 5배 가깝게 증가했다는 거예요.
◇ 김우성> 식민지성이라는 영국의 부처의 공무원 수는, 식민지는 전혀 없어질 정도로 줄었는데 공무원 수는 늘어났다.
◆ 정창수> 어떻게 보면 말씀드린 대로 어떤 일이 늘기도 하지만 줄기도 하잖아요. 일에 따라서.
◇ 김우성> 무조건 없애거나 줄이자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가야 하는데요.
◆ 정창수> 영국의 경우 식민지가 없어지면 그 일도 없어져야 하는데 공무원은 늘었다는 거죠. 해군도 마찬가지이고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례가 여러 개 있어요. 농림부의 경우, 85년, 95년 약 10년을 비교했더니 농민이 반 정도 줄었어요. 그런데 공무원은 두 배 정도 증가해서 그때 당시 95년 통계인데, 농민 20명 당 공무원 1명으로. 그런데 또 20년이 흘렀잖아요. 농민의 수는 그때보다 또 반으로 줄었거든요. 그런데 공무원의 수는 늘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가 안 나오고 있어요. 아마도 이런 부분, 일부러 안 만든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것들을 보면 늘어야 하는 것만 느는 게 아니고 줄어야 하는 게 더 늘어난 경우도 있더라. 그래서 항상 정부나 국회는 이런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하는데요. 크게 보지 않고 작은 부분만 보다 보니까 이런 게 안 보이는 거죠.
◇ 김우성> 앞서 질문에서 젊은이들이 국가가 가장 착한 고용주라고 얘기했다고 했는데요. 이런 상황이 있어서 가장 무책임한 고용주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됩니다. 일자리 수가 많아지는 건 찬성입니다만, 소장님께서 여러 번 지적해주신 것처럼 보도블록 겨울마다 가는 것, 예산 안 깎이려고 멀쩡한 것 갈아서 예산을 쓰잖아요. 그래야 다음에 예산이 나오니까. 이런 것도 떠오르거든요. 이런 문제 왜 생기는 건가요?
◆ 정창수> 관료제도의 특성은 공무원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모든 조직의 특성은 조직 예산을 늘리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벌들 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것을 막는 방법은 철저하게 안 되는 곳은 망 하게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런데 공공부문은 그게 힘들잖아요. 공공부문은 감시해야 하는 거죠. 모니터하고 비판해야 하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적을 때는, 보이지 않고 가려졌을 때는 관료들 본능적으로 늘립니다. 악해서 그런 게 아니고요. 혁신하길 기대하기 보다는 혁신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사실 최순실 국정농단 때도 정창수 소장께서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국가 예산을 철저히 모니터링 했기 때문에 기여한 바 있으신데요. 말씀하신 부분도 사실은 99% 가까운 예산이 그냥 하던 일을 그대로 하는 부분이다, 그런 성격의 일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볼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 공무원의 숫자일 수도 있고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일 수도 있는데요. 변해야 할 것 같아요, 관료 제도의 문제점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 정창수> 저는 시대에 맞춰만 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부문이 시대를 앞서갈 필요 없고요. 시대에 맞춰만 가고 요구에 따라서 양을 줄이기도 하고 늘리기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판단을 공무원들이 종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각 부서가 알아서 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가 줄일 일은 없잖아요. 자기 먹고 사는 일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석탄이 필요 없는데 석탄 거의 안 쓰는데 석탄 공무원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들은 어쨌든 석탄을 쓰게끔 만들겠죠. 그래서 그런 것처럼 농업도 마찬가지이고 SOC도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볼 때는 완전히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양을 줄여야 하는 시기가 왔는데 그것을 못 줄이는 겁니다, 스스로는. 누군가가 줄이게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정치인들은 작은 것만 바라보고 못하고, 국민들은 관심 없고, 그러다 보니 계속 관료들이 본인들은 처음에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나쁜 역할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누군가는 손을 데야 할 문제인데요. 일자리 정책에 맞물려 리모델링 차원에서 이번 정부가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정창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