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자료사진) © AFP=뉴스1

원천기술국 미국 건설 중 원전 4기 중 2기, 경제성 문제로 중단

매몰비용 5조보다 기회비용 7.8조원이 중요

신고리 5,6호기 매몰비용 1조 5천억원, 기회비용 7조원

[caption id="attachment_181860" align="aligncenter" width="560"]미국 뉴욕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 뉴욕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자료사진) © AFP=뉴스1[/caption]

미국에서 건설 중인 원전 2기가 중단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제(31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미국에서 건설 중인 4기 원전 중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전력회사가 건설 중인 여름 2호기와 3호기(SUMMER-2, 3)를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원전 건설프로젝트의 주주들이 건설 중단을 통해 더 이상의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중단 결정 이유는 비용초과, 전력수요 정체, 값싼 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와의 경쟁, 웨스팅하우스사의 파산을 들고 있다. 해당 부지에는 여름 1호기가 1982년부터 운영 중이다.

2008년에 처음 제안되어 건설 중이던 여름 2호기와 3호기는 51억달러(5조7천억원) 건설비용으로 시작했지만 114억달러(12조7천억원)로 상승했다. 이미 44억달러(5조원)가 매몰비용으로 들어갔지만 건설 중단으로 추가비용 70억달러(7조8천억원)를 절약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2021년까지 완공을 하게 되면 면세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완공시기가 불확실하고 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발전이 더 싼 가격으로 전력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가격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중단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1979년 쓰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로 안전성,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2015년까지 총 40기의 건설 중이던 원전이 중단되었다.

국가 주도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중국, 인도, 러시아가 아니라 시장원리가 작동되는 미국에서 건설 중인 원전이 중단된 시사점이 크다. 외부 지원이 없으면 원전은 더 이상 경제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미 들어간 매몰비용보다 앞으로 들어갈 비용을 절약하는 판단이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신고리 5,6호기 매몰비용 1조 5천억원인데 계속 건설한다면 7조원 이상이 더 들어가야 한다. 7조원을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서 경제에 도움이 더 될 수 있다.

원전설계 원천기술국인 미국에서 원전이 경제성을 잃었다. 가동 중인 99기 중 절반 이상 원전들 손실이 4조원에 육박(1MWh당 발전단가 35달러, 판매단가 30달러)하고 있어서 보조금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1인당 6달러 세금이 원전 3기 운영 보조금으로 지원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재생에너지 단가 하락 등으로 미국의 원전 운영 경제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면서 최근 5년간 5기 원전이 수명 이전에 문을 닫았고 향후 9년간 6개 원전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 중 4기 원전은 수명연장 운영허가 만료 10여년 이전에 폐쇄가 확정된 것이다. 20년 수명연장 승인을 받았지만 10년 이상 가동년수가 남았음에도 문 닫는 원전이 늘고 있어서 앞으로 5년 내에 6기를 포함에 11기에 이른다. 미국 에너지청(EIA)에 따르면 원전발전량 비중 현재 20%인데 2050년에 11%로 99기에서 50기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원전이 아직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행정지원, 금융지원이 있는 덕분이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비용, 발전소 폐로비용 등 수십조원의 비용을 적립해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특혜이고 원전확대 계획을 정부차원에서 정책전원으로 확정해서 건설산업이 지속될 수 있게 하는 것, 전원개발촉진법으로 부지정지공사를 미리부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의 특혜가 개선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경제성은 다시 평가될 것이다. 2040년까지 약 200여기의 원전이 폐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원전산업은 건설이 아니라 폐로 산업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2017년 8월 1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