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산업부의 피크전력수요 관리는 당연
박근혜 정부 전력수요관리 하지 않아 문제
발전소 건설보다 수요자원시장 활성화가 더 이익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7일, 산업부의 전력감축 급전지시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전력거래소로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산업부가 지난 7월 12일 3시간, 21일 4시간 급전 지시를 내려서 전력수요에 여유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부터 시작한 수요자원에 급전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때 ‘급전지시’란 긴급(緊急)상황의 의미가 아닌, 전기 공급(供給)의 의미인 ‘급전지시’다. 그동안 수요관리사업자에게 기본정산금을 지급하면서도 필요할 때 급전지시를 내리지 않아서 오히려 문제였다. 냉난방 전력수요로 일시적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피크전력수요를 관리하는 것은 산업부의 당연한 업무다. 그런데도 작년 폭염 때 산업부가 급전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전기가 남아도는 데도 불구하고 발전소 건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최대전력수요가 높아지도록 의도적으로 방치한 것이 아닌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다.
○ 수요자원제도는 전국 2000여 업체들이 연간단위로 계약한 전력감축량 내에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제도다. 정부에서 전력감축 급전 지시를 내리면 계약한 업체들이 전력소비를 줄인다. 2014년 1월 1일부터 수요자원을 발전자원(발전기)과 동등하게 취급해서 전력거래소는 계약을 맺은 수요관리사업자에게 의무감축용량에 대해서 기본정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발전소의 가동여부와 상관없이 발전사업자에게 용량요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이 계약만 해도 기본정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2014년 11월 시장 개시 이후로 2017년 상반기까지 약 3천억원 가량의 기본정산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급전지시에 따라 전기소비를 줄이면 킬로와트시당 전력시장 가격으로 줄인만큼 추가로 지급한다.
○ 그런데 이런 수요관리자원제도를 2016년에는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16년 전력사용량 증가율은 2.8%이지만 평균전력 증가율 -0.1%, 최대전력 증가율 8.1%이었다. 정부가 최대전력수요 발생 시에 관리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다. 폭염은 7월말 8월 중순까지인데 작년 전력감축 급전지시는 이때가 지난 8월 22일에 한 번 있었을 뿐이다. 작년에는 산업부가 사실상 최대전력수요관리를 하지 않고 전력수요가 급증하도록 방치한 셈이다.
○ 최대전력수요가 늘어날 때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수요를 줄이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발전소는 건설비용, 운영비, 연료비, 해체비, 핵폐기물이나 쓰레기 처분과 관리비용까지 들어간다. 가동하면 전기판매액을 지급한다. 가동하지 않아도 용량요금이 지급된다. 그런데 수요자원시장은 연간 기본정산금에 전기감축을 했을 때 해당하는 금액만 지급하면 된다. 발전소는 용량요금도 비싸서 연간 킬로와트당 8만1천원으로 수요자원 기본정산금 4만4천원의 거의 두 배 가량이다. 신고리 5, 6호기의 호기당 건설비용 4조3천억원이면 동일용량의 수요자원을 약 76년을 운영할 수 있다. 이렇게 효율적인 수요자원이 우리나라에 2017년 6월 기준으로 4.3기가와트가 있다. 원전 4기분량이 넘는 것이다. 1시간 내에 감축가능한 전력이 4.3기가와트가 있으니 우리나라 발전설비는 109.5기가와트가 아니라 사실상 114기가와트가 있는 셈과 같다.
○ 그동안 이렇게 많은 수요자원에 기본정산금을 지급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급전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은 발전설비가 너무 많아서다. 원전과 석탄발전소가 너무 많다 보니 가스발전도 가동률이 떨어지고 수요자원 급전지시도 별로 없었다. 에너지신산업에는 재생에너지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수요자원과 같은 에너지효율산업도 있다. 정부는 발전소를 더 지을게 아니라 수요관리 잠재량이 풍부한 우리나라의 수요자원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발전소 추진론자들에게는 손해겠지만 국민들에겐 이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이익이다. 에너지효율산업은 일자리도 많다. 일부 야당과 보수언론지는 더 이상 소수 발전사업자의 이익을 옹호하면서 세상을 편향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다.
2017년 8월 7일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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