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불을 때서 지어야 맛있습니다
냉동볶음밥으로 우리쌀 지키기
모처럼 미세먼지 없이 하늘이 맑았던 날, 한살림에 냉동볶음밥 물품을 공급하는 김제 한우물영농조합을 찾았다.
김제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예부터 쌀이 많이 나는 평야지대로 유명하다. 김제에 위치한 한우물영농조합은 우리쌀을 지키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2009년부터 냉동볶음밥을 생산해오고 있다. 한살림에는 올해 2월부터 곤드레나물밥, 채소볶음밥, 닭고기볶음밥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정운 생산자와 함께 쌀과 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흙과 사는 게 좋아요. 체질인가 봐요
200여 명이 일하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바쁘게 일하면서 어떻게 농사까지 지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최정운 생산자는 어릴 적부터 계속 논농사를 짓고 있다. 농부의 아들로써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지으며 부농이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농부의 DNA는 자연스레 한우물영농조합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우물영농조합이 냉동볶음밥을 시작한 계기도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쌀을 더 많이 먹을까?’ 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가마솥 직화방식’으로 밥을 짓는 것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가마솥 직화방식은 대형 밥공장이나 급식에서 쓰는 증기 찜방식보다 생산성은 떨어졌지만 밥맛이 훨씬 뛰어났다.
우리 농업을 유지하려면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소비해야 한다. 당연하면서도 참 어려운 말이지만, 한우물영농조합은 이를 목표로 성장해왔다. 한살림이 내세운 ‘농업살림·밥상살림·생명살림’의 가치와 같은 것이다. 한우물영농조합은 한살림의 가치에 공감하고 한살림에 냉동볶음밥을 공급할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국내에 있는 냉동볶음밥 제조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한살림과 함께 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가공식품에 대한 공식을 완전히 깨뜨려야 했다. 한살림에 처음 물품을 공급하는 가공품 생산지들이 흔히 겪는 일이지만, 우선 시중상품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학첨가물을 모두 빼야 했다. 첨가물을 빼니 맛이 나지 않아, 제대로 된 맛이 나올 때까지 물품개발에만 많은 시간을 들였다. 원재료도 당연히 한살림물품을 써야 했다. 한살림 냉동볶음밥을 생산하는 날에는 한살림전용 생산라인을 지정해, 한살림 냉동 볶음밥 생산라인에서는 다른 곳으로 나가는 제품을 생산할 수 없도록 했다. 부득이한 경우 한살림물품 생산을 끝낸 뒤에야 다른 제품을 생산하도록 해, 다른 원재료가 섞일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한살림과 함께 한 단계 성장하다
최정운 생산자는 한살림에 물품을 공급하며 많은 경험이 축적되고, 농업살림 가치를 실천하는 동반자가 되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최근에는 강원도에 유기농업단지를 마련하고 우리 농업과 자연을 살려내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한다. 한살림처럼 농민이 판로걱정 없이 농사를 지속할 수 있는 체계다.
최근 한우물영농조합은 한살림 기준에 맞춰 새우볶음밥, 소불고기볶음밥, 오징어볶음밥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냉동볶음밥 3종이 공급되면 많은 이용과 더불어 우리농업·우리쌀 살리는 데도 많이 응원해 주면 좋겠다.
글ㆍ사진 박근모 편집부
냉동볶음밥 주요 생산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