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체 사무국장 인건비 현실화 - 양양군 최선남 님의 공약
실업급여 갑질?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은 사장님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
최혜인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한국은 사회경제적으로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고강도의 방역에 따른 희생이 취약계층에게 집중되면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의 보완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기준을 일부 완화하였고 특별공요지원업종에 한해 지원 기간을 확대하기도 하였으나 이미 최대 지원기간을 지원받은 사업장의 경우 고용조정이 불가피하여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소득이 단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이 재난시기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장갑질119는 제보사례를 분석하여 실업급여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를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 담아 2021년 8월 발표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 집필진 중 최혜인 노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1> 최혜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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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에서 과 비정부기구학을 공부했어요.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재가복지팀에서 가구 방문을 하고 상담하는 것을 따라갔었어요. 그때 방문한 곳은 2인 가구였고 이미 일주일에 3회, 점심 도시락 반찬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셔서 다른 서비스도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연계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서비스를 제공한 가구의 숫자로 실적을 평가받기 때문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봤어요. 사회복지사로서 자괴감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회복지사의 업무 일상을 들여다 봤을 때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 맺기도 어렵고 실질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하기도 어려운, 사회복지관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결국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 좋은 노동 환경과도 연관이 깊다고 느꼈고 사회복지사 개인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목소리가 있어야 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최혜인 노무사는 사회복지사에게 노동조합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실태조사를 하거나 인터뷰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모니터링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활동도 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노총 법률원에 소속되어 있고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직장갑질119에서는 사례가 많이 접수되는 직종들은 별도로 밴드를 운영하는데 사회복지사119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복지사119 밴드에서는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했던 정보를 나눈다고 한다. 7월에 신간서적 <직장인 A씨>를 발행한 작가이기도 한 최혜인 노무사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을지 궁금해졌다.
“노무사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곳이 직장갑질119였어요.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하게 됐는데 자꾸 보다보니 너무 지긋지긋해졌어요.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싸우고 미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순간을 목격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의 인격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불평등이나 경쟁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경쟁하지 않아도 괜찮게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장인 A씨>에서는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게 중요한 일이지 서로를 미워하거나,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자기가 못나서 이런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자기 자신을 탓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사진2> ‘직장인 A씨(저자 최혜인, 출판사 봄름)‘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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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중 하나이다. 2018년 12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규율 기반인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 금지하고 있고 사용자의 조치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이 2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
“사회 구성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발생시 피해 지원을 해야 할 사회문제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체감되기도 하지만 통계로도 알 수 있어요. 노동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된 건이 1만 9백여 건이나 됩니다. 이제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당했을 때 기분만 나빠하고 참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명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언어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는 데 적극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은 충분하지 않지만 서로 조심하려는 직장문화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을 다루었어요.”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들어온 구직급여 상담 사례를 취합, 분석한 자료이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구분되는데, 실업기간 중 생활안정을 위한 구직급여를 흔히 실업급여라고 칭한다. 구직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보고서에는 ‘이직확인서를 일방적으로 사업주가 작성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로 연락이 오는 것 중에는 실업급여 상담이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 상담 유형으로 보면 사업주가 실업급여를 못 받게 방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작정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할 경우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할 경우 실업를 받을 수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고 그 절차도 너무 까다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부, 노동청, 고용센터가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핑퐁게임 속에서 노동자가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맡아 입증의 문턱에 걸려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정리하고 사례들을 통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보고서를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우선 이직확인서의 문제를 말씀드려볼게요. 노동자가 퇴사를 하면 사용자가 고용보험 상실 신고를 하고 퇴사한 시점, 퇴사한 이유 같은 것들을 적은 이직 확인서를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이직 확인서는 사용자가 작성해서 제출하게 돼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작성됐는지 노동자는 확인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곧바로 노동센터로 제출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노동자가 실업급여 신청하고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답을 들을 때에서야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잘못 기재돼 있는지 알 수가 있는 거예요. 이렇게 확인 절차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이직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이직확인서가 실업급여의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사용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일방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거예요.
사용자가 거짓으로 기재했을 때 정정신고하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밝히기까지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됩니다. 고용센터 담당자에 따라서도 결과가 많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제 들은 척도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입증 책임이 있는 노동자는 자신이 진짜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아요. 운 좋게 사용자가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이 맞다고 시인을 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지만 이미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 사용자가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간에서 중재해 주지 않으면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 청구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서도 정정하지 않으면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노동자는 이런 절차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가 불안해진 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을 준비해야 하니 사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서는 이직확인서 허위 작성으로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노동자와 사용자 각각에게 부여할 것을 제시했다.
”이직확인서 작성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저희가 도출한 개선 방안은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동등하게 부여하거나 확인을 거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뒤늦게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두개의 서류 내용이 달랐을 때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바꿀 경우 이직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서 노동자를 괴롭히고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은 어떤 선후관계가 있고 상호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설명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는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퇴사 이후까지 괴롭히려는 의도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들이 있고, 어떤 경우는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사용자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요.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퇴직금은 받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을 계속 당하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발적 퇴사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니 사직서를 냈는데, 회사에서는 개인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것으로 사직서를 다시 쓰라고 종용하고 사직서를 수정할 때까지 반려한 사례도 있었어요. 사직서 자체가 어떤 법적인 효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겠죠. 어떤 경우는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여기 아니면 어디 가서 또 취업을 하나 생계 걱정에 버티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괴롭힘을 당하면서 심리적 면역이 무너지고 더더욱 그 상황에 고립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지속적인 괴롭힘에 노출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피해 회복과 악질적인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업급여 지급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노동자가 대응할 수 있게 하려면 실업급여를 보편화하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퇴사자에게만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구직급여 제도는 실직 시 소득상실의 위험으로부터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에 소득상실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자발적 퇴사자를 구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발적’ 퇴사라고 하더라도 비자발적 퇴사자와 마찬가지로 오롯이 자유로운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퇴사를 망설이거나 퇴사 이후 생계위협으로 질 낮은 환경의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지원금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회사에서 허리를 다친 노동자의 사례인데요. 허리를 다쳐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상급자가 불러서 퇴사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했대요. 그런데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어서 권고사직은 못 써주니 알아서 퇴사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사실은 권고사직이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되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고 회사랑 갈등이 너무 깊어질까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가 생계안정을 위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도 이기적이라고 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근로소득이 없는 모두가 소득보장을 받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에서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를 기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근로조건이어서 퇴사를 한다거나 인간관계가 안 좋아서 저 사람이랑은 도저히 일을 못하겠다는 게 형식적으로 자발적 퇴사일 수 있지만 근로를 유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거든요. 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서 퇴사한 것 같은 경우에는 자발적인 측면도 있고 비자발적인 측면도 있는 건데 우리 고용보험법에서는 그런 것을 간과하고 있어요. 심지어 세금을 갉아 먹는 악마 취급을 하면서 형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3> 최혜인 노무사는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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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 보려해도 여러 괴롭힘 피해 사례를 접하면 사람에 대한 실망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때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어떤 희망을 품고 일을 하는지 물었다.
“가끔씩 완전한 승리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받아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했다며 인사를 온다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해자를 신고했더니 가해자가 스스로 퇴사를 했어요라든가. 아주 작은 승리지만 큰 용기를 얻고 자존감이 회복되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스스로가 한마디라도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껴요.”
직장갑질119는 다음 주제로 근로감독관의 신뢰도를 다룬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신고해도 근로감독관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거나 합의를 종용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직장갑질119의 직장 갑질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 회복을 돕는 활동을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8/5(목)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하고, 글로벌 현안으로 떠오른 국가 간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글로벌 생산협력 확대 및 백신 생산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코로나19의 백신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보다는 민간 기업 지원 내용이 주요하게 담겨 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간의 연대가 중요합니다. 보건시민사회는 정부에 민간 기업을 지원해 백신 개발에 대한 자주권을 외치기 보다 글로벌한 백신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가가 나설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5일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기 위해 생산역량 및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밝혔다. 이는 글로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국가 간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글로벌 생산협력 확대 및 백신 생산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이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시대에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생산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번 비전 전략에는 코로나19의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없고, 오로지 민간기업 지원 전략만 남아있어 우려스럽다.
한국 기업의 백신 개발에 대한 무조건적인 국가적 지원이 코로나19 팬데믹을 해소하는 만능열쇠는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는 이미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충분히 증명된 사실이다. 인도의 경우에 전세계 백신 수요의 50%를 공급하는 최대 백신 생산국가였지만, 이번 팬데믹에서 ‘인도혈청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와 ‘바랏 바이오테크(Bharat Biotech)’라는 민간기업 두 곳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백신 생산을 확대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였다. 그로인해 인도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안정적인 백신 공급에 실패했고,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불러왔다. 반면에 두 민간기업은 인도정부의 지원과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엄청난 이윤을 축적할 수 있었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의 신속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워프스피드작전(Operation Warp Speed)’ 을 통해 백신 개발기업에게 약 100억 달러(11.5조 원)를 지원하여, 모더나, 얀센 등 여러 회사들이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면서,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행정부가 여러 지원을 받은 제약사들의 협조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수조 원의 지원을 받아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은 오히려 독점권을 이용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으며 가격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당연히 백신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공유와 생산확대는 요원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국가들의 사례를 반복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 다음의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백신 개발과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 민간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신속심사 등 제도적 지원, 재정지원, 인적지원, 인프라지원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후보물질에 대해 올해 1,667억 원을 지원하고, 2026년까지 백신분야에 총 2.2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백신 생산설비가 없는 기업에는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소유의 제조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심지어 민간기업의 백신개발에 참여하는 임상시험 참여자에게 문화시설 관람료를 할인하는 방법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민간기업 지원을 위해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개발된 백신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밝히지 않았다. 만약 개발된 백신이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가격정책이나 고소득 국가 위주의 공급정책을 취하더라도 정부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CEPI(전염병예방혁신연합)가 추진하는 'Wave2' 개발 프로젝트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에 최대 2.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개발된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보관방법이나 생산성, 면역반응 등에서 글로벌의 요구에 부응할 것’을 조건으로 하였던 것도 무리한 독점권을 통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정부는 민간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이 최선의 결과를 내놓을 거라는 꿈같은 이야기는 접어두고, 이처럼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건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둘째, 제약바이오 산업계와 기술개발 분야 위원 위주로 구성된 '글로벌 백신허브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의 구성을 바꿔야 한다.
한국이 백신생산역량을 늘리고 글로벌 백신 허브국가가 되기 위한 최우선 목적은 백신산업 육성과 신성장동력 발굴이 아니라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합의한 것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백신 허브 프로젝트에 지원한 것도 모두 백신 보급의 국가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 공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추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 중에 코로나19 백신 불균형이라는 국제사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온 민간위원이 전혀 없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 카이스트 생명과학기술대학장,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 한국바이오협회장 등 산업계와 기술개발에 관심있는 위원들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백신의 공평한 배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부 부처인 특허청은 실무위원회와 추진위원회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추진위원의 구성은 백신이 공평하게 배분되는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정부는 개발자와 기업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아니라 백신 균형 배분과 글로벌 협력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다시 꾸려야 한다.
셋째,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에 앞서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백신 공급을 늘리고 백신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또 새로운 백신을 더 많이 개발하기 위한 최대 장벽은 기술독점권, 바로 지적재산권이다. 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을 대응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데 추진위원회에서 특허분쟁 위험을 진단하고 분쟁 대응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가? 이는 백신을 개발한 기업들이 후발주자들의 추가적인 기술개발을 막기 위해 지적재산권을 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특허청 인력을 활용할게 아니라 특허 남용에 대한 문제를 점검하고, 과도한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협력에 동참해야 한다. 작년 10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논의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의료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일시 유예 논의는 아직 현재 진행중이다. 이미 미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00여개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지적재산권 유예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영국, 독일, 일본 등 몇몇 국가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은 아직 지재권 유예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없다. 한국이 특별한 백신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생산역량 확대를 위해 고민하는 국가라면, 지재권 유예에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국제사회의 요구에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야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백신 개발 기업들의 눈치를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의 백신 불평등은 백신 개발기업들의 지나친 이윤추구가 불러온 참극이며, 한국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행태에 문제제기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정부는 백신 허브화 전략으로 백신공급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방관자적 태도를 버리고 백신 지적재산권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에 적극 지지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백신 개발에 대한 일정표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연구결과에 대한 충분한 공개를 약속해야 한다.
정부는 백신허브화 추진전략에서 내년 상반기 까지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이 늘 성공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임상 3상에서 성공한 약들보다 실패한 약들이 더 많다. 더구나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더욱더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국책사업이 되어버린 백신 개발 로드맵이 오히려 규제기관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실패한 사례를 포함하여 공공의 지원을 받은 임상시험의 모든 연구결과들은 최대한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철저한 검증을 약속하는 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백신 개발이다. 지난 1년동안 정부가 지원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들의 임상시험 결과들이 왜 제3자의 검증을 받은 논문으로 게재되지 않는지, 규제기관과 개발회사 수준에서만 임상 결과를 평가하고 허가된 치료제나 백신이 국민에게 얼마나 지지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가장 빨리 효율적으로 끝내는 방법은 전 세계가 백신을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백신 불평등은 델타, 람다 등 끝없는 새로운 변이의 출현을 용이하게 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연장시키고 그로인해 일상과 경제의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백신 수급이 해결되었다고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델타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균형 보급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특히 한국의 역량에 부합하는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달라는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은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도 인정할 만큼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이제 백신 개발에 대한 자주권을 외치기 전에, 우리가 다른 국가들에게 갑질을 할 수 있음을 더 경계해야 하는 국가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위기에 자국 문제만을 앞세울게 아니라, 국제적 연대를 고민하는 국가로 발돋움 해야 한다.
2021년 8월 9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시민건강연구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정보공유연대 IPLeft,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참여연대
공동성명https://drive.google.com/file/d/1w3EsTUSx3Yj9QIAtpuYjrpxTe9J6wcJl/view?u...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위기에 내몰린 계층 일상 회복 위해 적극적인 재정 투입하고
차기 정권에 미룬 전국민고용보험 조기 도입 등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서야
범주형 기본소득, 사회수당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센터장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1월 시작된 이후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며 4차 유행에 접어들고 있다. 2020~2021년 사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과거의 위기상황과 다르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의 긴급지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으로는 1억 8천 8백만 명이 확진을 받고 4백만 명이 사망하였으며, 한국 역시 7월 들어 매일 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4차 유행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 최근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 회의를 통해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외형적으로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오를 만큼 위상이 높아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 시작된 IMF 구제금융 위기를 극복하면서 빠르게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 왔다. 대표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ᆞ장애인연금, 장기요양보험, 근로장려세제 등과 더불어 무상보육, 무상급식, 고등학교 의무교육 확대 등이 도입되거나 확충되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아동수당(만 7세 미만), 기초연금 급여 확대, 건강 보험 보장성 확대,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 사회보장 확대는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여년 간의 사회보장 정책 확대가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을까. 현재 상황을 보면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방역강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과거와 유사하게 일상 생활속에서 취약계층(노인, 장애인 등), 빈곤층 및 불안정 고용층은 여전히 사회적 위험을 경험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참여계층 역시 실업, 휴업, 폐업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임금 및 소득으로 인한 생활 상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외형상 다양한 사회보장제도가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제도 간 연계, 빠져 있는 사각지대 문제 등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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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경편성과 긴급재난금 등의 지원을 통해 부족한 부문을 지원하고자 하고 있지만, 즉시 그리고 필요한 시기에 바로 지원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0년 5~8월 사이 전국민에게 제공된 긴급재난지원금만이 일시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당시 전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막연히 듣고 인식하고 있었던 기본소득(Basic Income)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증가하였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부족한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기본소득은 차기 정부의 주요한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기본소득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과 더불어 단점으로 지적되는 급여적정성, 재원조달 등에 있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여러 연구자들 간에도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본래의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잘 알 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소득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미래에 완비된 기본소득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과도기적 기본소득(김교성 외, 2017) 혹은 범주형 기본소득 (백승호ᆞ이승윤, 2019; 이지은, 2020)이 대두되고 있다. 과도기적 기본소득은 근로 연령대와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인구집단별로 급여를 지급하자는 방안이다(김교성 외, 2017, p.306~308). 범주형 기본소득 역시 특정 범주에 있는 개인에게 무조건적,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이지은, 2020). 이는 오랜 기간 복지국가에서 운영되어온 사회수당과 동일한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수당(Social Allowance)에 대해서 살펴보면, 사회수당은 공공부조와 같은 잔여적 사회보장제도와 대비되는 것으로 보편적 복지제도를 의미한다(노대명 외, 2009). 노대명 외(2009) 연구 에서는 사회수당의 특징을 네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사회수당은 자산조사(Means-Test), 근로참여 등과 같은 조건을 부여하지 않는 보편적인 소득보장제도를 의미한다. 무조건성을 강조하는 기본소득과 동일하다. 둘째, 사회수당은 인구학적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급여를 의미하며 이런 측면에서 데모그란트(Demogrant)로 표현 될 수 있다. 기본소득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셋째, 급여에 있어 최저소득보장제도(Guaranteed Minimum Income)로서 보완적 소득보장제도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사회수당은 시민권에 근거하 는 소득보장제도로 일정기간 거주한 주민을 대상 으로 지급되는 급여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수당은 사회보험과 다르게 일반조세를 기반으로 한 급여라는 점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을 가지고 있다(노대 명 외, 2009, p.26). 이와 같은 특성을 기준으로 보면 아동에게 제공되는 아동수당,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수당 등이 대표적인 사회수당제도로 볼 수 있다. 사회수당이 무조건성을 기준으로 하는 점은 기본소득과 동일하지만, 특정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급여라는 점에서는 기본소득과 차이가 있다.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 확대 방안으로 제시된 범주형 기본소득은 사회수당의 특성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대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회수당의 형태로 지원되는 현금 급여로는 만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 중 70%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기초연금 및 장애인 연금이 있으며, 2018년에 도입되어 2019에 만 7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된 아동수당을 들 수 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경우 전체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아닌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급여가 지급되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사회수당으로 보기보다는 공공부조로 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형태적으로는 사회수당으로 볼 수 있다.1)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문제로 양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근로빈곤층 등), 저출산 및 고령화,1인가구증가 등 가족구조 변화 등 을 들수 있다(김태완 외, 2020). 물론 이외에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등의 중장기적 위기 상황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로 볼 수 있지만, 현재 직면한 위기는 양극화와 저출산 및 고령화에 더불어 코로나19 등이 직면한 위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의 사회보장제도가 외연적으로 확대되어 왔음에도 문제2)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 정부에서도 사회보장 확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조정이 있었지만, 기준중위소득 30% 이상(소득분위로 약 5~7%)의 취약계층은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탄탄해지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수당제도에 대한 변화 혹은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기존에 도입된 수당제도들에 대한 보완 혹은 확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만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70%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을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즉 만 65세 이상 노인 전체와 중증장애인 전체에게로 현금 급여가 확대되고 사회수당의 본래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현 세대 노인의 경우 1998년 국민연금이 전국민 확대시 연금수급요건을 채우지 못하거나, 완전노령연금의 조건에 맞출 수 없는 대상들이었다. 따라서 기초연금이 전체로 확대되면서, 저소득 노인들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세대 노인들에 대한 소득보장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중증장애인 역시 장애로 인해 노동시장 참여가 쉽지 않으며, 장애 로 인한 추가비용 등 부가적 지출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들을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서도 장애인 연금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만 7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 역시 지급 대상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 저출산 위기가 높아지고 아동 양육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아동수당 지급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 1차적으로는 초등학교 전학년(만 12세 미만) 아동까지 아동수당을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다자녀 가구에 대한 급여 차등에 대한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양극화, 빈곤문제 극복을 위해 추가적 사회수당제도가 도입되었으면 한다. 청년과 만 50~64세 이하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수당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은 생애주기 특성상 처음 사회진출, 미래 사회자원 등의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경기침체, 잠재성장률 하락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역시 직접 적으로 받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을 위한 수당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며칠 전 발표된 한국판 종합뉴딜의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자산형성 지원(청년내일저축계좌+청년희망 적금+청년형 소득공제장기펀드+장병내일준비적 금)이 도입되었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21). 현재 제기된 자산형성지원제도는 청년들의 현재 위기에 바로 대응할 수 없으므로 청년층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수당과 같이 제도가 새롭게 도입되어야 한다. 단지 아동 수당이 일부 연령을 대상으로 지원되고 있듯이 청년수당 역시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정한 연령을 대상으로 우선도입 되었으면 한다. 만 50~64세 이하 중고령층를 대상으로 한 사회수당 역시 도입이 절실하다. 중고령층은 양극화 되어 있어,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령층도 있지만, 한국의 빠른 직장 은퇴로 중고령층의 조기퇴직은 일상화되었으며, 노동시장에서 벗어난 이후 생활고를 경험하는 중고령층 역시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들 취약한 중고령층이 다시 재기하고,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수당과 교육훈련 등이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다. 내년 20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각 정당에서는 다음 정부에서 운영할 공약 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 중에 하나로 사회수당제 도가 포함되기를 바란다.
한국은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회원국 중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편입되었다. 경제적으로 이제 한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오랜 기간 국민들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는 선진국으 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 행복 감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3) 이제 국민들의 행복 수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 질 필요가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 중 하나가 사회수당제도이다. 사회수당제도의 구비를 통해 한국 사회가 명실상부하게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선진국 지위에 부합되는 결실을 얻기를 바란다.
1) 현재 국내에서는 특정 대상을 대상으로 현금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 근로장려세제ᆞ자녀장려세제, 양육수당, 한부모 가족수당 등이 있다. 이들 제도 역시 특정대상을 중심으로 급여가 지급되는 점에서 수당의 형태로 볼 수 있지만, 소득기준, 근로조건, 가족 등의 조건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수당과는 다르다 볼 수 있다.
2) 한국의 대표적 사회보장제도는 사회보험은 코로나19 속에서 사각 지대의 심각성을 드러나게 했다. 실업, 폐업 등의 위기 속에서 고용 보험은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으며, 국민연금은 여전히 노인빈곤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부조 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도 2021년 10월 생계급여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예정이지만, 이는 기준중위소득 30% 이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준중위소득 30% 이상의 빈곤, 취약계층은 여전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져있다.
3) 유엔(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2018~2020년 평균 국가 행복 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149개국 중 62위, OECD 37개 국가 중에서는 35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시사저널, 한국 행복지 수 OECD ‘최하위’ 낙제점 이유는? 2021. 5. 19. 보도 http://www. sisajournal.com, 2021. 7. 16. 인용)
참고문헌
기획재정부(2021). 한국판 뉴딜 2.0. 보도자료 별첨1.
김교성ᆞ백승호ᆞ서정희ᆞ이승윤(2017). 기본소득의 이상적 모형과 이행경로, 한국사회복지학 69(3).
김태완ᆞ이주미ᆞ정은희ᆞ최옥금ᆞ최유석ᆞ송치호ᆞ박은정ᆞ김보미(2020), 우리나라 소득분배 진단과 사회보장 재구조화 방안, 연구 2020-2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대명ᆞ여유진ᆞ김태완ᆞ원일(2009). 사회수당제도 도입 타당성에 대한 연구, 연구 2009-13,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백승호ᆞ이승윤(2019). 기본소득기반 복지국가 재설계. 정의정책연구소.
이지은(2020). 기본소득과 기본소득이 아닌 것들, 복지이슈 FOCUS, 경기복지재단.
시사저널. 한국 행복지수 OECD ‘최하위’ 낙제점 이유는?. 2021. 5. 19. 보도. http://www.sisajournal.com 2021. 7. 16. 인용.
불평등사회에 갇힌 청년을 먼저 구하라1)
김승연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장
요즘 정치권에서 청년 표심 잡기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지난 6월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 청년비서관을 깜짝 발표하고,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도 청년정책 전문가를 영입하느라 바쁘다. 인터넷 검색창에 ‘청년정책’을 검색하면 ‘청년지원정책 모아보기’, ‘청년주거지원 정책 모음’과 같은 청년정책 길라잡이 정보가 넘쳐난다.
금수저, 흙수저, N포세대라는 청년세대의 문제가 수년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청년에게 좀 더 나은 삶을 보장하라는 투쟁하기를 몇 년, 지난해 청년기본법이 통과되면서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해 줄 것이라 기대했다.
과연 청년의 삶은 변화하고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청년정책이 가장 자주, 많이 발표되는 정책이다. 2018년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이 발표되고, 2019년 7월에는 계층 이동성 강화 및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한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 방안이 나왔다. 2020년 3월에는 5대 분야 34개 과제를 망라한 제1차 청년의 삶 개선방안이 발표되었고, 지난해 청년기본법에 따라 12월 정부는 「제1차 청년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으로 부족했는지, 지난 3월 「청년정책 기본계획」 등에 포함된 기존 정책(4.4조원, 79.4만명+α)에 "1조 5천억원, 24만 6천명(+α)"을 추가로 지원하는 내용의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도 발표했다. 그리고 8월 16일 코로나 위기 극복, 청년세대 격차해소, 미래도약 지원 등 3대 방향성 아래 일자리·교육·주거·복지·참여·권리 등 5대 분야 청년특별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기본계획, 추가대책, 특별대책의 이름으로 쏟아진 무수한 정책들로는 사회이동성의 하락을 포함한 불평등의 심화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청년세대 내부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계층 사다리의 바닥과 천장은 더욱 끈적끈적해졌다. 세계경제포럼이 올해 발표한 ‘사회이동성지수2020’에서도 드러났듯이 한국의 공정한 임금 분배와 사회보장 수준은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제 한국사회는 격차사회를 넘어 장벽사회의 문턱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90년대생인 20대 청년에게 그 장벽은 좀 더 가깝게 다가가 있다. 그리고 같은 20대 청년 가운데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청년에게 그 장벽은 더욱 견고하게 보인다. 현재의 지배적인 불평등 구조는 특정한 나이에 특정한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만 안정적으로 보장된 인생 경로를 가질 수 있고,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단일한 기회구조 모델을 재생산하고 있다.
한편, 청년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는 기존 사회보장정책을 손질하는 못하는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 이현주 외(2020) 연구에 따르면, 기존 현금급여와 사회서비스, 사회보험의 수급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과 청년세대가 대체로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좀 더 들여다보면, 실업급여는 청년 가구 가운데 저소득층의 수급률이 상대적으로 더욱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8~25세 청년 가구는 가구 기준 소득 5~6분위의 수급률이 가장 높았고, 26~39세 청년 가구는 소득 4~6분위의 수급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모성보호 급여의 수급률은 소득 상위 8~10분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세대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보장제도의 재구조화가 필요
청년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청년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사회보장 제도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세대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근 전반적인 일자리의 부족 속에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자리로 급부상한 플랫폼 노동에도 여러 불안정 요소와 함께 기존 사회보장 제도가 제대로 포괄할 수 없는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러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보 문제로도 더욱 눈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이는 개별 청년정책을 넘어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와 성장 잠재력을 키워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구조개혁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구조개혁의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하면서, 각종 사각지대 제거를 위해 기존 사회보장 정책의 틀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다양한 청년정책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전체적인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로드맵의 작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불평등 구조를 변화시키고, 사회이동성을 촉진시키기 위해 조지프 피시킨이 제안한 기회 다원주의(opportunity pluralism) 모델을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목표로 삼을 필요성이 있다(Fishkin, 2014). 기회 다원주의 모델은 생애주기의 어떤 시점에서든 다양한 관문에서 다양한 삶의 경로를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희소한 지위를 둘러싼 제로섬 경쟁이 벌어지는 단일한 기회구조 모델과 이에 기초한 불평등의 구조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살리는 교육을 추구하고, 후자의 교육을 택하더라도 다양한 양질의 고용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어떤 시점에서 어떤 인생 경로를 선택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이 보장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좋은 대학에 가서 인기 높은 전문직종으로 진출하거나, 공무원이 되고 대기업에 취업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충분히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청년 불평등 완화와 관련한 모든 정책의 실질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조건이 마련된 사회는 인생에서 두 번 세 번의 기회가 주어져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할 이유가 없는 사회이기도 하다. 여기서 기회 및 결과의 불평등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복리와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 아래에서만 용인될 것이다.
1) 이 글에는 필자가 연구한 김승연, 최광은 외, ‘장벽사회, 청년불평등의 특성과 과제’, 서울연구원(2021)의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승연․최광은 외. 2021. 「장벽사회, 청년불평등의 특성과 과제」. 서울연구원.
이현주·오욱찬·이윤경·이원진·성재민·이길제·박형존·이병재, 2020, 「사회보장정책 효과성 분석을 위한 행정데이터 연계‧활용 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사회보장위원회.
Fishkin, J., 2014, Bottlenecks: A New Theory of Equal Opportunity, Oxford University Press. (조지프 피시킨, 2016, 「병목사회: 기회의 불평등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대안」, 유강은 옮김,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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