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직,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임금인상 및 처우개선 - 순창군 오은미 님의 공약
복지관에서 해고된 여성, 기나긴 소송에도 이야기를 멈출 수 없었던 이유
이은주 원종복지관 해고노동자,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19년 10월 4일 참여연대에서 <"여기는 원종복지관입니다" - 2015년 4월 세상을 마주한 두 여자 이야기>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2015년에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일들, 그리고 복지관이 해고된 사회복지사에게, 일개 사업장이 해고노동자와 그 동료들을 향해 쏟아낸 소송의 건수와 액수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2개월 전 월간복지동향 인터뷰에서 사회복지 대나무숲 운영지기에게 물었던 질문들이 부끄러웠다. 토크콘서트에 직접 참여해서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사정이 허락하지 않았다. 행사 이후에 다시 약속을 잡아 당사자인 이은주 전 사회복지사, 그리고 당사자를 옹호하고 있는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를 만났다. 당사자 중 한 명인 조재화 전 사회복지사를 인터뷰하지 못해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 <"여기는 원종복지관입니다" - 2015년 4월 세상을 마주한 두 여자 이야기>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달라
이은주: “그동안 바쁘게 살아서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거의 1년여 만에 좋은 계기가 만들어진 덕분에 오래간만에 모일 수 있었다. 사실 조재화 선생님이 한 이야기만 기억난다. 조재화 선생님은 자신이 당한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가 ‘그 소송을 하면 이은주가 계속 싸울 거고 그만 싸우게 하고 싶어서’였다.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과 요구가 참담한 조직적 가해로 돌아왔을 때 조재화 선생님이 퇴사하겠다고 했다. 난 적극 말렸다. 임신한 것을 죄인 취급하는 이곳과 싸우자고 그리고 꼭 사과 받자고. 여성들과 연대하면서 힘을 얻고,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얻으니 힘들다거나, 지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 나를 지켜보는 사람, 내가 수년간 수많은 재판을 치르는 모습을 보는 조재화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나는 지금 형틀목수로 일한다. 그날도 토크콘서트에 일을 마치고 갔는데 너무 피곤했다. 괜히 분위기가 축축 처지는 것만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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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원종복지관입니다" - 2015년 4월 세상을 마주한 두 여자 이야기 토크콘서트 현장 <사진 = 손잡고>
- 2015년 부천 원종종합복지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은주: “2015년 4월 16일에 조재화 선생님이 임신했다는 얘기를 했다. 부장이 그 말을 듣고 ‘가임기 여성은 다 잘라야 해.’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팀워크도 좋았기 때문에, 조재화 선생님을 돕기 위해 팀원들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부장에게 사과를 받고 싶어서, 사과를 받을 방법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그런데 우리가 관장에게 직접 문제제기하기로 한 것이 조직의 직급체계를 허무는 중대한 문제로 취급당했다. 그러자 당시 팀장도 ‘부장을 거치지 않고 문제제기하면 우리 모두 사표를 써야 한다, 적어도 나는 무사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두고 전체직원회의를 열었는데, 나로 인해서 조직문화가 무너졌다는 말도 들었다. ‘조직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가해자다’, ‘임산부도 가해자다’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나왔다. 내부의 절차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우리의 요구 조건을 걸고 외부에 공론화하기로 결심했다. 당사자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하지 말 것, 인권침해적이며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 그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그리고 이후에는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됐나
이은주: “원래 부천 지역의 시민단체 일을 했었는데, 모 시민단체 대표의 소개로 관장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원종복지관에 입사하기로 결정하고 기존에 하던 일들을 모두 정리했다. 그래서 출근 첫 날 계약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상대측도 법정에서 내가 일은 잘했다는 건 인정했다. 지역방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역동적으로 사업이 날개 돋친 듯이 잘 풀렸다. 사건 당시 두 개의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그 중 부천시 공모사업에서 최우수상도 받고 8~9월까지 공모사업을 진행해야 했다. 그런데 7월에 계약해지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3월에 관장에게 내부 예산을 승인까지 받은 사업계획서가 폐기됐다. 원종복지관의 숙원사업이었고, 외부에 대표사업으로 홍보할 만큼 잘 진행되고 있던 대장동 주민조직 사업 등도 모두 폐기됐다. 6월에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했다. 그러고 나서도, 공모사업의 경우 돈을 토해내야 하는 문제 때문에 9월부터 마을에 들어가서 일했다. 선출직인 주민협의회 사무국장을 1년 동안 맡았다. 농촌마을이라 주민 대부분이 70-80대여서 맡지 않을 수 없었다.”
- ‘손잡고’는 어떻게 당사자들과 연결되었나? 당사자의 사안에서 특별히 주목했던 부분이 있었는가
윤지선: “손잡고가 당사자 두 분과 연결됐던 계기는 2017년 제기된 손배소송이었다. 상황이 더 이상 당사자들의 힘만으로 풀리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재화 선생님은 산재를 신청한 시기였고, 이은주 선생님은 형사소송까지 감당해내야 했던 시기였다. 대공장에서도 볼 수 없는 규모의 소송이 작은 사업장에서 이렇게나 많이 제기됐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원종복지관 대책위원회 관계자에게까지 소송을 걸었다. 당사자를 괴롭히기 위한 방식으로 연대했던 동료, 시민들을 중심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쌍용자동차나 유성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사례였다. 게다가 부천 지역 안에서 당사자 두 분이 고립되어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원종복지관은 하나의 사업장이지만, 책임자가 지역에서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컸다. 단적으로 원종복지관의 백서에 ‘나는 지역에서 노동·사회운동을 30년을 한 사람이다.’라는 문장도 들어있다. 대책위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를 시도한다 하더라도 원종복지관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가려내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다. 재판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다.”
- 그렇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하고 나서 어떻게 대처했나
이은주: “계약해지가 되고 나서 곧바로 조재화 선생님과 같이 민주노총의 일반노조 가입했다. 그리고 우리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대책위를 꾸렸다. 복지관을 운영하는 법인의 책임자는 끄떡없었다. 금요일마다 108배를 했는데도 꿈쩍도 안 했다. 피해자들을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으로 몰았고, 고소고발을 남발했다. 처음에 관장은 부장을 옹호했다. ‘조재화 걔, 면접 볼 때 둘째 안 낳겠다고 하더니 이래서 가임기 여성은 다 잘라야 해’라는 부장의 폭언이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된 농담이었다고 시종일관 핑계를 댔다. 문제의 발언을 한 부장도 우리가 공론화하고 여론화 된 후 시말서를 썼다는 걸 알았다. 문제의 발언을 한 부장도 우리가 공론화하고 나서야 경위서를 썼다. 그제야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런데 말로만 시인했을 뿐, 사과문을 게시하지도 않았고 사과문을 요구한 우리에게 서면으로 줄 수도 없다고 했다.”
윤지선: “처음에는 이은주 선생님의 해고사유가 계약기간 만료였다. 그런데 이후부터 조직을 해쳤다는 ‘괘씸죄’ 등을 언급했다. 이은주 선생님이 추진한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이 최우수상까지 받았던 상황이었기에 당사자에게는 계약갱신 기대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공모사업 예산도 향후 1년치까지 편성되어 있었다. 복지관 측은 소송에서 채용공고에 계약직을 명시했다고 설명하나, 이은주 선생님은 지역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일자리를 추천받을 당시에는 계약직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당사자는 복지관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기 위해 모든 일을 접고 출근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신이 계약서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임신과 출산에 대한 발언 이전에도 면접과정에서부터 성차별 발언이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당시 조직문화가 어떠했는지 설명해달라
이은주: “관장은 나를 조직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갈등유발자’라고 했다. 부장이 한 인터뷰에서 복지관의 조직문화를 설명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힐 거다. 다른 직원들은 본인을 배웅할 때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서 인사하는데, 이은주는 그러지 않았다고 할 정도니까. 상상이 되지 않나?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는 이 질서에 파열음을 내는 사람은 조직분란자로,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으로 찍힐 수밖에 없다.”
윤지선: “첫 출근한 자리에서 상사가 이은주 선생님을 향해 ‘처음부터 당신의 채용을 반대했고,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재화 선생님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둘째 아이를 출산할 계획이 있냐고 물어본 전례도 있었다. 당사자는 아이를 핑계 삼아 업무시간 외 근무, 또는 회식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면 미리 일 못 하겠다고 말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휴직 중인 후원 담당자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던 와중에, 고액 후원자를 접대하는 업무라는 설명을 듣고 술자리에 갔더니 후원자에게 술을 따르고, 대화를 나누게 하는 것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왜 이렇게 군살이 없어’라는 말까지 들었다. 당시 상사에게 그 문제에 대해 넌지시 말했더니 ‘선생님이 예뻐서 그런 거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재화 선생님은 그런 조직의 분위기 속에서 문제제기를 해도 소용없겠다고 생각을 했다. 민소매, 청바지를 입고 출근했다는 이유로 복장을 지적하고, 온라인 대화방에서 이모티콘을 쓰는 것까지 문제 삼았다. 끊임없이 자기검열에 시달렸고, 상대적으로 작은 일로 문제 삼으면 조직 내에서 낙인이 찍힐까봐 두려워했다. 결국 둘째를 임신했다는 말을 했을 때 돌아온 ‘가임기 여성은 다 잘라야 해’라는 말은 결정적 계기가 됐다.”
- 조직의 분위기 속에서 당사자에 대한 2차 가해도 굉장히 심각했을 것 같다
윤지선: “이은주 선생님이 해고되고 난 이후, 조재화 선생님이 육아휴직이 끝나고 잠시 복귀했던 시기가 있었다. 당사자가 복직을 했더니 부장과 다른 건물에서 일하던 자리에서, 부장이 등 뒤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자리로 옮겨있었다. 심지어 당사자가 참여하는 복지관 내부 회의에서 이은주 선생님과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를 논의하기도 했다. 당사자는 차마 그 회의에 참여할 수 없었다. 직장 부적응자라고 다시 낙인이 찍혔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업무 중에 발작이 와서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그 경험이 산재신청을 한 계기가 됐다. 우울장애 진단까지 나왔는데 사측에서는 가정불화와 산후 우울증이라고 피해자를 공격하기까지 했다. 정신적 문제는 산재로 인정받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닐까. 한국의 산재가 인정되는 사례 자체가 희박하다 보니 그마저도 기각당했다.”
이은주: “2차 가해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모두 승진했다. 관장과 부장, 과장은 복지관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같이 일했던 사이다. 우리에게 제기됐던 소송의 원고도 일반 직원들이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었는지 젊은 사람 몇몇이 그만뒀다. 그렇게 그만둔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다. 그중의 한 명에게는 망설이다가 톡을 보냈더니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주기도 했다. 법정에 나온 증인이 ‘소송비용에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계속하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사안을 처음 보도했던 기자조차도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윤지선: “그분이 조재화 선생님에게 가해진 성차별 발언도 농담이 아니었다는 소중한 증언도 해줬다. 법정에 나섰다는 이유로 당시 관장으로부터 내용증명까지 받았고, 원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했다.”
- 당사자와 대책위에 제기된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윤지선: “피해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차별·성폭력 피해자인 것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인권위에 넣었던 진정이 기각된 이후에 좋지 않은 상황들이 급격히 진행됐다. 쉽게 말하자면, 법원은 인권위 결정 이전에 한 행위는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으나, 인권위의 기각결정 이후에 한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 삼았다. 인권위는 이은주 선생님의 경우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라는 문제제기가 가능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 그리고 조재화 선생님의 경우는 성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해 적절한 시정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했다. 불행하게도 사측이 인권위의 기각 결정을 많은 소송에 이용하면서 이후 재판 과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인권위 결정 직후에는 그 결정을 기준으로 유죄 판단된 재판도 있다. 상대측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고 싶어서 임산부를 선동했다는 식으로 모욕하기도 했다.”
이은주: “소장에 실제로 나와있는 표현이다. 임산부를 이용해서 계약을 연장하려고 했다는...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던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진행됐던 형사소송은 무혐의 처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소송에서는 무죄까지 나왔다. 갱신기대권이 있는 상황에서 보복성 해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인용되기도 했다.”
- 소급적용이 되지 않고 처벌규정이 없는 것은 여전히 아쉽지만, 이번에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제2의 이은주, 조재화가 보호받을 수 있을까
윤지선: “관장은 ‘문제의 당사자가 부장인데, 왜 자신한테 책임을 묻나’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서도 대표자의 책임을 명확히 한 이유는 조직 내에서 일어난 갈등은 최고 책임자가 주체가 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 했던 행위들이 현재 기준에서는 명확히 잘못이다. 일단은 소송까지 제기할만한 사안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소송 자체를 취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진작 복직을 포기했다. 복직까지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상 투쟁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조재화 선생님까지 법인의 이사장 이름으로 소송당하는 것은 결코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명예훼손 관련한 손배소송 같은 경우 수억 원대의 인지대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소송이 진행되기 전에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침해의 요소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손해배상소송이나 가압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노란봉투법’이 꼭 통과되어야 하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도 매우 아쉽다. 당장은 소송에 필요한 법률기금 모금을 공론화와 함께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이은주, 조재화와 같은 당사자들부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조금 지났지만, 당사자들이 겪었던 사례를 통해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명시한 사측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 사건을 되짚을 필요가 있다.”
- 지난한 소송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은주: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 문제만 알리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우리 문제를 통해서 다른 누군가가 문제제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년에 올해와 비슷한 모임을 꾸리고 토론회를 열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정리했다. 소송을 당하면서도 이야기를 멈추지 않은 이유는 내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저들의 언어’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다 해봤다. 하지만 딸이 재수를 했는데도 신경쓰지 못하고 지나온 그 힘들었던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그동안 너무 나를 돌아보지 않으면서 살았다고 반성했다. 육체노동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싶었다. 해고를 당한 이후에 돈을 벌지 못해서 끊겼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고, 밤에는 치킨집 아르바이트까지 했다.”
-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지낼 계획인가
이은주: “오래 싸웠다고 해서 후회하거나 만신창이가 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재화 선생님과도 앞으로 우리 잘 살자고 했다. 이번에 준비했던 행사도 원래는 ‘두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 여자의 이야기’였다. 조재화와 이은주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와주었던 전 동료까지 총 세 여자. 우리는 서로의 상황에 대해 직접 묻지는 못하고 미안해하기만 한다. 조재화 선생님이 처음 메일을 보낸 날이 2015년 4월 16일이었다. 복지관 안에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메시지가 있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 메시지를 보고 용기를 얻어 말을 꺼냈지만, 상대측에서는 오히려 우리를 조롱했다. 그 뒤로 싸우는 과정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우리가 겪은 일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기 위해 싸우기 위한 언어를 얻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겪었던 일들은 우리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세 여자는 작은 순간에서도 서로가 멋있다는 걸 새삼스레 느끼곤 했다. 각자가 현재 서 있는 모습, 지금의 여자들을 만난 것으로 만족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우리가 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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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조재화(=왼쪽에서 두 번째), 이은주(=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 이은주>
ILO 핵심협약조차 비준하지 않는 가칭 ‘노동존중’ 정부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ILO 핵심협약이란?
ILO 핵심협약은 회원국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 의무이자 국제노동기준이다.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 아동노동금지, 차별금지 등 4개 분야의 8개 협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 강제노동금지(제29호, 제105호)에 관한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미국’ 밖에 없다.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그림 1-1>과 같이 단 7곳에 불과하다. 그 주인공은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다.
<그림 1-1>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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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은 결코 거창한 내용이 아니다
ILO 핵심협약의 내용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노동자에게 선물을 주거나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과 활동, ▲노조설립과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간섭 배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배제 등 우리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 3권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ILO 핵심협약은 전 세계 문명국가가 대부분 비준했고, 언뜻 보더라도 노동자가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해서 활동할 수 있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못할까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용자는 마음대로 기업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있다(기업설립과 활동의 자유). 하지만 노동자는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없다(노조설립과 활동의 자유 부정).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 6만 명의 조합원 중에 불과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아 법 밖으로 밀려난 전교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경영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헌법상 노동3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문제는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표 1-1>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ILO 핵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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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 비준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의 문제
한국은 1996년 0ECD 가입 당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2020년 현재까지 24년에 걸쳐 줄기차게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 ILO가 수차례에 걸쳐, 거의 해마다 연례행사로 한국 정부에게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조속히 ILO 핵심협약을 비준할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정부는 쉬쉬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국가’, ‘돈만 아는 노동후진국’으로 낙인찍혀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그림 1-2> EU(유럽연합)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국회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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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한-EU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EU(유럽연합)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한-EU FTA에 따른 전문가 패널을 소집했다. EU는 또 한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 해고자와 실업자뿐만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자영업자 등을 결사의 자유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EU FTA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2019년 12월 말 활동에 착수했고, 3개월의 활동 기간이 끝날 때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보고서에 한국이 한-EU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담길 경우 한국은 FTA 역사상 최초로 노동 관련 규정을 위반한 ‘노동 후진국’으로 다시 한번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으로 대한민국의 국격,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대한민국에는 노조할 권리가 없다
노조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ㆍ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법원과 정부는 노조법 제2조 제1호를 이유로 자영자, 특수고용노동자, 해고자 및 실업자의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건설기계 운전사, 화물트럭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신고가 번번이 반려되거나 지체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실태조사(2015. 11. 20.)에 의하면, 특수고용노동자는 약 230만 명에 달하고, 이는 전체 취업자 2,500만 명의 9.2%에 달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로 방송ㆍ애니메이션 작가, 간병인, 택배기사, 퀵서비스, 대리운전기사, 텔레마케터 등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협소한 근로자 정의로 말미암아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사용자가 노조결성을 방해하더라도, 노조 가입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여 해고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조법 보호대상에서 배제되고, 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 ILO는 한국 정부에 대하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도록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사람인지 결정하는 기준은 고용관계의 존재 여부를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노동자나 자유직업 종사자들의 경우에도 단결권을 향유해야 한다’는 ILO의 권고는 우리 상식과 배치된다. 노동조합은 제조업의 정규직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고, 정부와 사용자, 그리고 언론이 이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선전하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해고자든, 특수고용노동자든, 자유직업 종사자든 가리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보편화된 상식이자 최소한의 원칙이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고,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마저 그 우물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표 1-2> ILO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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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예로 전교조를 들 수 있다. 60,000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전교조는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2013. 10. 24. 정부의 팩스 한 장에 의해 ‘노조 아님’을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7년이 넘도록 일체의 권리가 박탈되어 있다. ILO 제320차 이사회는 2014. 3. 26.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금지하는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되고, 1999년 이래로 합법적인 지위를 가지고 활동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할 것’을 촉구했다. 2017. 6. 17.에는 노조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상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지할 것을 ‘단호하게’ 요청하고, 이에 관한 ‘진척사항을 구체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청한 바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팩스 한 장으로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듯이, 팩스 한 장으로 얼마든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고 법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는 ILO의 거듭된 요청에도, 한-EU FTA를 체결하여 결사의 자유를 존중, 증진 및 실현시키기로 약속하였음에도 지금 이 순간까지 그 팩스 한 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노동존중’이라 쓰고, ‘노동무시’로 읽은 현 정부의 태도가 단적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커녕 오히려 노동개악에 혈안이다
정부는 허송세월을 하다가 2019. 7. 31.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그러나 정부 입법안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침해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에 장애가 되는 노동개악 요소만 가득하다.
첫째, ILO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하면서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개선을 권고한 핵심사항들은 모두 누락되었다.
▲ 노조법 제2조 제1호 근로자 정의(자영자ㆍ특수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2조 제2호 사용자 정의(하청, 간접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12조(노조 설립 시 행정당국의 광범위한 재량권), ▲ 파업과 민ㆍ형사책임 문제 등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효과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개선사항들은 모두, 통째로, 100% 누락되었다.
둘째, 그나마 정부입법안에 있는 내용도 ILO 원칙과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미친다
▲ 노조 임원 자격은 규약으로 정하되, 기업별노조의 임원은 재직자로 한정하였다. 현재도 공무원노조ㆍ교원노조를 제외한 산별노조는 실업자ㆍ해고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산별노조 임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기업별노조의 임원 자격인데 정부 입법안은 여전히 실업자ㆍ해고자는 기업별 노조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현재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마치 노조임원 자격을 확대하여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것처럼 노동자와 ILO, 그리고 유럽연합을 기망한 것이다. ▲ 전임자 급여도 마찬가지다. ILO는 지속적으로 전임자 급여 지급은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이지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였음에도, 정부입법안은 여전히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유지하고 그 한도를 초과한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 동의를 무효로 하고 있다. ▲ 공무원의 단결권 역시 직급 제한은 삭제되었지만 직무 제한은 여전히 종전과 동일한 형태로 남아 있고, 공무원과 교원의 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단체교섭과 쟁의권 보장에 관한 사항은 누락되었다.
셋째, ILO 핵심협약 비준과 상관없는, 오히려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노동법 개악요소만 가득하다
▲ 첫째, 노조법 제5조 개정안은 사업 또는 사업 장에 종사하는 조합원(종사자 조합원)과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비종사자 조합원)을 구분하여 조합활동을 차별한다. 비종사자 조합원이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면 노사 합의 또는 사업장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에는 실업자ㆍ해고자뿐만 아니라, 산업별ㆍ지역별ㆍ연합단체 등 초기업 노조의 임원ㆍ조합원도 포함된다. 따라서 개정안은 사용자가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의 조합활동을 제한하는 도구로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임의로 사업장 규칙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 연대단체의 출입을 막더라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산별노조 활동은 위축되고 결사의 자유는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다. ▲ 둘째, 노조법 제42조 제2항 개정안은 직장점거를 전면적ㆍ포괄적으로 금지한다.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이를 ‘전부 또는 일부’라도 점거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한다. 여기서 ‘전부 또는 일부’의 의미는 100% 금지하겠다는 것으로서 주요업무 시설을 부분적ㆍ병존적으로 평화롭게 일부 점거하여 피케팅을 하는 것도 금지될 우려가 있다. ▲ 셋째, 노조법 제32조 개정안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3년이 지나야 단체교섭,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고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이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와 결합할 경우, 소수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 날로부터 최소 4년 이상 교섭요구를 할 수 없고 이는 실질적으로 단체교섭권의 박탈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노동개악 요소, 산별노조ㆍ비종사자 조합활동 차별, 직장점거 금지 및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은 ① ILO 핵심협약 비준과 전혀 상관없고, ② 협약비준을 빌미로 기존의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ILO 헌장, 협약 위반이다.
<표 1-3> ILO 헌장과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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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 노동존중을 표방했다면 그 첫걸음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어야 했다. 1996년 OECD 가입 후 24년간 약속했던, OECD 회원국 중 ‘한국’과 ‘미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181개 회원국 중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 등 단 7개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을 비준했어야 한다.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했어야 한다. 250만 명의 특수고용노동자, 200만 명의 간접고용ㆍ하청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서 사회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했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존중을 하겠다는 것은 차가운 얼음, 그 자체로 모순이다. 그러나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빌미로 노동개악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차라리,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2019년 현 정부의 노동개악 시도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그 절규가 귓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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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재벌총수의 전횡‧비리 견제 위한 지배구조 개혁 절실
급격한 인구사회구조 변화 속, 노동중심 지속가능한 일자리 필요
민생살리기의 시작은 경제민주화, 유통재벌 골목상권 진출규제와 종속거래구조 개선이 핵심
주최 :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일시 : 2020년 1월 15일 (수) 오전 10시 - 오후 5시
장소 : 전태일기념관 4층 태일이네
경제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오늘(1/15) 경제민주화,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이하 99%상생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대담회는 재벌개혁, 양극화해소(노동존중),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이렇게 3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3개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현 경제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하여 문제점을 해결할 주요 개혁과제를 모으고자 마련된 것입니다. 아울러 모아진 개혁과제를 다가오는 21대 총선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여 국회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함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할 것입니다.
1부 : 재벌개혁
재벌개혁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는 재벌개혁의 필요성부터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의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설명하면서 재벌개혁을 역설했습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으로 인한 독과점문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 폐해를 확인하면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꼭 개혁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금융부실이 경제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만큼 금산분리의 원칙도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서 간접지배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도 규율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른 적극적 의결권행사도 필요함을 역설했다. 강력한 입법과 함께 지자체 공정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채이배 국회의원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개혁 기반 마련을 위한 시행령 등 개정방향을 설명하였습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강화, 주주권 강화,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보공개 확대, 회계감사투명강화, 일감몰아주기 부분으로 나누어 꼭 입법에 의한 개혁이 아니더라도,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들을 지적하였습니다.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대규모기업집단의 구조, 지배구조의 개선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현행 독점규제법상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는 재벌의 해체가 아닌 지나친 확장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공정위의 지주회사 권장정책과 경제력집중 억제 수단의 완화가 문제를 더 키워 관련 규제의 체계 정합성 문제가 발생했음을 말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과의 조화도 중요함을 지적했습니다. 공정위의 일부 기업집단과의 소통을 통한 개선노력은 의미가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음으로 기존 법집행의 강화와 규제역량 집중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오인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기업수, 매출액 영업이익 등에서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심화되고 더욱 공고하게 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재벌의 토지자산의 증가 규모 추이를 설명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경제구조는 취약해지고 대중소기업간 격차는 심화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출자규제를 정상화하고 금산분리와 금융그룹통합 감독 등을 통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배주주 사익편취방지를 위한 소수주주동의제 도입과 일반원칙으로서의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제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2부 : 양극화해소(노동분야)
양극화해소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인구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고, 가장 적게 태어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 했습니다. 일과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하여 빠른 업종전환과 산업간 융합으로 산업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자동화가 확산돼 노동시장 내 고용불안을 가중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출현은 전통적 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감세와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등으로 인해 누적된 국민들의 부채는 심각함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노동중심으로의 전환과 함께 녹색경제로의 진행과 분권화 파편화된 노사관계의 다층화를 통한 실질적 사회적 대화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회연대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노상헌 경실련 노동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양극화해소를 위해 풀타임 노동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 대책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가난이 대물림 되는 절망의 빈곤이기에 심각함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내 근로자수와 별개로 전면적인 근로기준법 적용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근로시간 제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임금, 부당해고 제한 등의 중요 조항의 배제되어 있는 근로자가 임금근로자의 1/3에 달하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고용보험의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의 최저연금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생산적인 일자리의 보급과 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3부 :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홍춘호 한상총련 정책본부장은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분야의 발제를 맡았다.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종속적거래구조로 인하여 경제민주화운동은 이제 산업영역전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심화되는 유통대기업의 독과점 양상과 골목상권 진출로 도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재벌대기업의 계속되는 불공정거래행위(판매강제, 부당반품, 부당단가인하, 기술탈취 등)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유통분야 독과점 규제 및 보호정책을 위하여, 대기업 유통업태에 대한 체계적 관리, 골목상권 진출 규제, 대규모점포 의무휴업 확대, 사업조정제도 및 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 제고등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에 나선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민생살리기의 중요성을 여야가 따로없이 이야기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성과는 요원한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정부도 여러 가지 민생살리기 정책을 제시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중앙집권적인 접근을 넘어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과제가 확대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 출범과 같은 예를 통해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구체적인 협력을 통한 민생살리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호준 한국편의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가맹업 분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여전히 불평등과 불공정이 만연한 상황에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점주)이 분쟁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가맹점 사업자단체의 협상권, 차액가맹금 공개 및 총매출대비 수익구조 분석 및 공개,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공정한 표준가맹계약서 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 대담회 자료집 [https://drive.google.com/open?id=1n5A01mhylVVbHMqR5EOI4AtNtbJObceW"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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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시민사회, 종교, 노동, 풀뿌리단체
시/국/선/언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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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9년 10월 25일(금)10시
장소 : 부산시청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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