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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둥지를 몇개나 찾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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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둥지를 몇개나 찾았을까~~요?

익명 (미확인) | 월, 2016/04/25- 17:30



안녕하세요?


이번 주말 4월 23일~24일, 내성천 흰목물떼새 2차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이번 주말까지 흰목물뗴새 둥지를 누적 17개를 발견하였고


그 외 꼬마물떼새 둥지 다수, 할미새류 둥지도 보았답니다~ (아마 알락할미새 둥지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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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조사에서는 상류구간부터 하류구간을 다양하게 살폈는데요,


이번에는 흰목물떼새가 많이 관찰되었던 구간을 집중적으로 다니며 둥지조사를 했답니다~


조사 참여자들이 둥지를 골고루 발견했어요!


저번에는 두명씩 구간별로 다녔지만


이번에는 첫째날 4명씩, 4명씩 두 그룹으로 다녔고


둘째날은 여덟명이서 다녔답니다.


'내성천'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그렇게 넓은 강폭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너무나 넓은 강폭, 그리고 모래톱에서는 여러명이 다니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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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되면 한 걸음 초여름에 다가선 듯한 날씨입니다.


2차 조사 후기를 여기까지 마치도록 할게요~


여러분 3차 후기때 또 뵈어요!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이렇게 조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조사에 참여해주시는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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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어새 조사 때문에 볼음도를 다시 찾았다. 물때를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여러 곳을 찾아야 했던 터라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차창 밖으로 한 무리의 참새 떼가 날았다. 와! 참새, 하는데 하얀 점이 하나 보인다. 흰 참새였다. 흰 참새라는 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얀색 병에 걸린 참새다.
보통 본래의 색을 잃어버린 하얀색 동물을 알비노라고 하는데, 원인과 증상에 따라 알비노(albino)와 루시스틱(leucistic)으로 구분된다. 알비노는 ‘백색증(Albinism)’에 걸린 동물로, 유전자 결함 때문에 멜라닌 색소가 제대로 생성되지 못해 피부, 머리카락, 홍채 등에 색소가 없거나 부족하게 된다. 반면 루시스틱이 나타나는 ‘백변증(leucism)’은 유전자는 정상이지만, 수정란이 세포분열하고 분화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나타난다. 알비노는 체색이나 무늬가 없어지고 눈 색깔이 붉은 경우가 많지만, 루시스틱은 무늬의 색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고 옅어지거나 일부만 흰색을 띄며, 눈동자도 원래의 색깔을 유지한다. 볼음도의 흰 참새는 눈 색깔을 보아하니 루시스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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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은 사람은 물론 모든 동물에게서 드물게 나타나는데, 옛날에는 이런 동물이 나타나면 병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불길하거나 상서로운 징조로 여겼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백색증에 걸린 동물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예종 임금(1469년 2월) 때, 궁궐 후원에 몸통이 온통 흰색인 까마귀가 날아들었다. 까마귀도 불길한데, 흰색이라니…, 예종은 변고라고 여겼지만 신하들은 상서롭고 드문 경사라며 하례를 올렸다고 한다. 이외에도 흰 암소와 까치(세종), 흰 사슴(세조), 흰 꿩(연산군) 등 여러 알비노(또는 루시스틱)가 등장하는데, 임금마다 이에 대한 대처가 달랐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길흉을 선택적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얼마 전에는 춘천에서 흰 참새가 발견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기사를 찾아보니, 화제의 주인공이 된 것은 흰 참새라기보다는 이럴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찍사들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찍사들이 흰 참새를 유인하기 위해 들깨나 좁쌀을 마구 뿌려댔기 때문이다. "하얀 참새에게 먹이 좀 주지 마세요.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제발 그냥 좀 놔 주세요. 어린 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요." 보다 못한 주민들은 이런 호소문까지 내걸어야 했다. 물론 불청객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다.
희다고 다 병에 걸린 것은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백로류나 저어새, 고니 등은 모두 흰색이다. 익히 흰색으로 알고 있으니 이들이 다른 색을 띄게 되면 오히려 놀랄 일이다. 자신의 경험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사람들은 당황해 한다. 흰색 고니(Swan, 백조)만 봐 왔던 사람들이 호주에서 흑고니(Cygnus atratus)를 처음 발견했을 때도 그랬다. 병적인 기독교 세계관에 사로잡힌 초기 개척자들은 ‘악마의 사자’라며 흑고니를 대량 학살하기까지 했다. 영화 <블랙스완>에서도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그래서 통제불능인 캐릭터 ‘흑조’가 등장한다. 사회학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을 블랙스완이라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자. 애초 태어나길 까맣게 태어난 흑고니가 문젠가, 아니면 모든 고니는 하얗다는 선을 그어놓고 맹신하는 인식이 문제일까?
강화도에서는 흰기러기(Chen caerulescens)도 드물게 관찰된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기러기와 달리 온몸이 하얗고 부리가 분홍색인 흰기러기는, 나 같은 초보 버드워처들에겐 횡재가 아닐 수 없다. 알라스카와 캐나다의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하는 흰기러기는 주로 북아메리카에서 월동하고 극히 소수의 무리가 일본과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나마 한국전쟁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었다가, 수십 년이 지난 1995년부터 다시 관찰되기 시작했다. 철원에서 무려 11마리가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몇 마리씩 여러 지역에서 관찰되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갑자기 흰기러기가 출현한 이유가 무얼까? 1995년 2월 10일자, 연합뉴스에 그 단초가 될 기사가 있다. 1993년부터 미·일·러 공동 프로젝트 팀이 아시아 지역에 도래하는 기러기가 흰기러기를 데리고 남하할 수 있도록, 쇠기러기 둥지에 흰기러기 알을 넣어 품게 하는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근거로 내막을 추적한 이종렬 생태사진작가는 그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방송에서 “(이 프로젝트 팀이) 흰기러기의 최대 번식지인 알래스카의 랭겔 섬에서 채집한 흰기러기 알 100개 중 41개를 쇠기러기 둥지 6곳에 넣었다.”며 이 같은 ‘흰기러기 수양부모 맺어주기’ 작전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종렬 작가는 최근 들어 부쩍 관찰되고 있는 흰기러기 잡종 역시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쇠기러기의 둥지에서 태어난 흰기러기, 태어나는 순간 본 어미의 모습과 주변에 있는 친척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쇠기러기로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고 자연스레 다른 쇠기러기와 짝도 맺었을 것이다.
종이 달라도 유전적으로 친척 관계에 있는 근연종 사이에서는 생식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말과 당나귀 사이에 태어난 노새나 호랑이와 사자 사이의 라이거 등이 그러한데 대부분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드물긴 하지만, 야생에서도 이처럼 종을 뛰어넘는 잡종 교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집단적으로 여러 종이 섞여 월동, 번식하는 오리류들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보통 양쪽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 강화탐조클럽 회원들이 정기 탐조를 하던 중 발견한 이상한 오리,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가 반반 씩 섞인 오리가 그랬다. 우린 이놈을 ‘흰뺨청둥오리’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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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정용훈
강화도 남단의 저어새 번식지인 각시바위 인근 갯벌을 뒤지다보면 독특한 저어새들을 볼 때가 있다. 쟤가 노랑부리야? 그냥 저어새야? 헷갈리는 놈들이 보인다. 부리는 분명 저어새인데, 눈은 부리 바깥에 콩알처럼 콕 찍혀 있다거나, 또는 그 반대의 모습을 한 저어새가 보이기도 한다.
10여 년 전, 둥지 모니터링을 위해 각시바위에 설치했던 카메라에서 놀라운 사진이 나왔다. 수컷 노랑부리저어새와 암컷 저어새가 함께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름철새인 저어새와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는 번식지는 물론 월동지가 판이하게 다른데다, 이들이 함께 섞이는 것은 늦가을 무렵 짧은 시기이다. 그런데 꽃 피는 따뜻한 봄날 이 한 쌍이 한 자리에 있으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래대로라면 이 시기에 노랑부리저어새는 우리나라보다 북쪽인 유라시아 어디선가 한창 짝짓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생태적인 습성 이런 것 다 무시하고 소설을 써 보면 이렇다.
“어느 늦가을, 각시바위 인근 갯벌에서 저어새 한 무리가 부리를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마침 얼마 전부터 남하해 있던 노랑부리저어새 무리도 합류했다. 무리가 이리저리 섞였고, 외진 갯골에 떨어져서 정신없이 부리를 휘젓던 여자1호와 남자1호의 부리가 서로 부딪혔다. 두 남녀는 눈이 맞았고, ‘썸’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미로운 순간은 잠시, 곧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멀리 대만으로 떠나야 하는 여자1호, 올 겨울을 이곳에서 정착해야 할 남자1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종의 강의 존재했다. 다시 만날 기약조차 힘든 상황에서 남자1호는 자신의 가족과 결별하고 여자1호를 따르기로 결심한다.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 함께 대만으로 떠나 겨울을 보낸 이들은 이듬해 다시 각시바위로 돌아와 마침내 짝짓기에 성공한다.”
저어새 족과 노랑부리저어새 족 사이에 이루어진 최초의(?) 이종 결혼이다. 이후 각시바위 주변에서는 한여름에도 노랑부리저어새를 찾을 수 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노랑부리저어새를 닮은 저어새, 저어새를 닮은 노랑부리저어새를 말이다. 매년 각시바위를 찾아 꾸준히 번식을 이어가던 원조 노랑부리저어새는 작년부터 보이질 않는다. 사고가 난 건지, 다른 짝을 찾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걱정스럽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건 지금은 그들 부부의 자식들이 각시바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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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정용훈
사람들은 하이브리드를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 헷갈려 한다. 저어새라고 부르면 노랑부리저어새가 섭섭하고, 노랑부리저어새라고 부르자니 저어새가 걸린다. 우리가 이렇듯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사이 정작 당사자들은 무어라 부르든 상관없다는 듯 평화롭게 어울려 살고 있다. 눈 모양이나 색깔이 어떻고, 피부색이 어떻고, 특정 깃털의 색깔이 어떻고…,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고 구별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야생에서는 단순하고 명쾌한 구별법만 알면 된다. 먹을 수 있는 건가, 아닌가? 내가 피해야 할 놈인가, 아닌가? 그 외에는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렇게 섞이고 어울려 살아갈 뿐이다.
굳이 나눠 가르고, 조그마한 차이라도 발견하면 호들갑을 떨거나 차별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이다. 나아가 자기 것만 옳다는 생각, 이것이 생각에 멈추지 않고 다른 존재의 특성에 대해서 간섭하기 시작하면 폭력으로 발전한다. 다른 성,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름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인간의 역사에 악성종양처럼 존재해왔다. 십자군의 이름으로, 마녀사냥의 명분으로, 제국의 깃발을 앞세우고 저질러온 온갖 폭력의 이면에는 ‘다름의 차별화’와 이를 악용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사회적으로 위험시되거나 배척되곤 하는 ‘블랙스완’의 도발적이고 관능적이며 통제 불능인 성향은, 사실 매우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특성이다. ‘다른 특성’을 ‘틀린 것’으로가 아니라 ‘독특한 것’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순 없을까.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닌 이상, 자연 상태에서는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것이 존재할 수 없다. 무지개 깃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 세상이지만, 세상은 무지개 색깔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한 컬러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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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월, 2020/10/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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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6일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과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1,284.11㎢)으로, 해양수산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는 지역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1,154개소)은 크게 세계자연유산(218개소)과 세계문화유산(897개소), 복합유산(39개소)으로 구분되며 한국의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에 해당한다.


한국의 갯벌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결과는 세계적 수준의 타이틀을 얻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제 갯벌은 인류 공동의 자연유산이 되었다. 항구적인 보전이 약속된 것이다. 이제 한국 정부가 갯벌을 책임있게 보전해야 하는 의무를 공식적으로 지게된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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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약 25년 전부터 본격화된 한국 습지보전운동의 귀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1996년 호즈 브리즈번에서 열린 제6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참가를 계기로 한국의 습지보전운동은 본격화되었다. 


1998년 영산강 4단계 간척사업 전면 백지화, 1999년 습지보전법 제정, 2001년부터 갯벌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시작, 2007년 서천 장항갯벌 매립 백지화, 2018년 갯벌 습지보호지역 전면 확대 등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2010년 신안 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2013년 등재 기준 및 대상지역 확정, 2015년 등재추진단 구성 및 탁월한 보편적 가치 연구, 2016년부터 주민공동체 참여를 위한 지역설명회 및 와덴해 답사, 2019년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작성 및 제출, 2019년 IUCN 현지실사 등이 진행되었다. 갯벌의 세계유산등재는 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습지보전운동의 성과물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갯벌법) 등 제도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여전히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시화호와 새만금 간척사업이라는, 갯벌의 가치를 두고 벌어졌던 격렬한 사회적 논쟁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갯벌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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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지평은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중심에는 20년 넘게 갯벌을 지켜오면서 세계유산 등재과정에 핵심적으로 역할을 수행한 전승수 소장님과 갯벌해양팀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이번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4개 갯벌지역에서 출발했으나, 이는 2단계 작업을 통해 더 확대해야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또 다시 주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 등재는 향후 한국 갯벌을 넘어 한반도 갯벌, 황해 갯벌의 항구적인 보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생태지평은 그 길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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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명호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화, 2021/08/2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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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남단에 ‘여차리 물꽝’이라 불리는 무지하게 넓은 폐양식장이 하나 있다. 농사지을 물이 부족한 섬이다 보니 논배미 옆에 빗물이라도 받아 놓으려고 파놓은 둠벙을 ‘물꽝’이라 한다. 강화도 사투리인지 옛말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강화도 농사꾼들은 다 아는 말이다. 여차리 물꽝은 농사용이 아니라 새우 양식장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물꽝이라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어쨌건 새 보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탐조 사이트 중 하나다. 지금은 이곳에서 함초 재배를 하고 있다. 봄, 가을 이동시기에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엄청난 규모의 도요물떼새들과 저어새 무리를 볼 수 있다.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새들에게는 만조 시에 쉴 곳이 필요하다. 갈매기나 오리처럼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놈들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저어새나 도요물떼새처럼 헤엄이 능숙하지 않은 놈들은 특히 더 그렇다. 
예전에는 육지와 갯벌, 자연하천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넓은 염습지가 있어 이런 곳이 새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그러나 갯벌이 매립되고 해안도로가 생기면서 물과 뭍의 소통은 끊어지고, 콘크리트 제방과 아스팔트 길이 들어섰다. 새들도 쉴 곳을 잃었다. 
그나마 갯벌가의 폐양식장들이 휴식처를 잃은 새들에게 쉴 곳을 제공한다. 지난 5월 초부터 검은머리물떼새가 여차리 물꽝에 둥지를 틀었다. 몸길이 45cm 내외로 꽤 큰 축에 속하는 검은머리물떼새는 흑백 대비가 선명한 몸통과 붉고 긴 부리를 가지고 있어 눈에 잘 띄는 새이다. 굵고 두툼한 주홍색 부리를 조개나 굴의 껍질 틈으로 밀어 넣어 속살을 꺼내 먹는다고 영어권 나라에서는 ‘굴잡이새(oystercatcher)’라고 부른다. 얼핏 까치를 닮아 강화도 어부들은 물까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4~6월 사이, 한 배에 두세 개의 알을 낳아 28~33일간 품고 새끼가 나오면 한 달 정도 길러 내보낸다. 부화한 새끼는 젖은 털이 마르면 바로 움직이며 먹이활동을 한다. 새들은 털 없이 눈도 뜨지 못한 채 태어나는 부류와 털을 달고 나오자마자 눈을 뜨는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앞엣것을 ‘만성성’, 뒤엣것을 ‘조성성’이라 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나 딱새 같은 대부분의 참새목, 딱따구리류 등이 만성성인데 한 달 정도 부모가 먹여 키워야 한다. 이 시기 이런 류의 어미들을 보면 털도 지저분하고 부스스한 게 추레해 보인다. 그만큼 새끼 키우기가 쉽지 않은 거다. 반면 닭이나 오리류처럼 털이 있는 채로 태어나는 놈들은 알에서 깨어난 뒤 1~2시간이면 바로 걸어 다니며 먹이활동을 할 수 있다. 
어쨌거나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 사실을 먼저 알게 된 강화탐조클럽 회원들은 한 달 이상 ‘쉬쉬~’ 하며 관찰해 왔다. 인터넷 카페에도, 회원들의 소통 마당인 SNS에도, 심지어 모니터링 어플인 갯벌키퍼스에도 사진을 올리지 않고 함구했다. 소위 ‘찍사’들 때문이다. ‘찍사’는 사진 찍는 사람들을 뜻하는 요샛말인데, 우리는 멸시와 비아냥의 뉘앙스를 담아 쓰곤 한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자연 학대’ 사진들, 그리고 그런 사진을 SNS에 올리고 의기양양해 하는 철부지들 때문이다. 5~6월만 되면, 전국의 주요 번식지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다. 은밀하게 숨겨진 둥지를 찍기 위해 주변의 나뭇가지를 쳐 내는 것은 예사고, 야행성인 수리부엉이 새끼를 찍겠답시고 둥지에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위협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쇠제비갈매기 어미와 새끼를 함께 찍기 위해 새끼 다리에 줄을 묶어놓은 찍사들의 만행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언젠가 한 사진동호회 SNS에 꾀꼬리 둥지 사진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어미 꾀꼬리가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순간을 ‘잘 잡은’ 사진으로, 보는 순간 “와, 예쁘다!” 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찰랑찰랑한 나뭇가지 끝에 둥지를 만드는 꾀꼬리는 가지 끝 Y자로 갈라지는 양쪽을 단단히 묶어 둥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한다. 둥지를 튼튼히 고정하기 위해 사람들이 버린 비닐 끈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는 한쪽 가지가 보이질 않았다. 자세히 보니 둥지를 지탱해주는 한쪽 가지가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의해 잘려져 있었다. 내가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았다. 내 사진 속 둥지는 주변의 나뭇잎들이 엄폐해 주는 곳에 잘 숨겨져 있었다. 문제의 사진에는 ‘피사체를 가리는’ 나뭇잎이 남아 있질 않아 어미와 새끼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꾀꼬리는 보통 3~4개의 알을 낳는데 그 둥지에서는  한 마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순전히 짐작으로만 이 사진 뒤에 도사린 사건을 재구성해보자. 

1) 누군가 사진 찍기 좋은 꾀꼬리 둥지를 찾았다.
2) (비싼 돈 들여 사들인) 사진기를 설치해 놓고 보니 나뭇잎이 가리고 특히 둥지 한쪽의 가지가 들려 새끼를 가린다.
3) 사다리와 톱을 가져와 둥지로 접근해서 한쪽 가지를 잘라 버리고 주변 이파리들을 모두 훑어 버린다.
4) 놀란 새끼들이 둥지에서 뛰쳐나왔고, 그중 2~3마리는 추락사한다.
5) 불행 중 다행으로 남아 있는 새끼 한 마리에게 어미가 먹이를 먹인다. 새끼와 어미가 잘 배치되게 앵글을 잡고 사진을 찍는다.
이 단계가 끝이 아니다. 다음이 더욱 중요하다. 
6) SNS에 사진을 올리고, 멋진 글을 적는다. 위 사진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새들의 육추(새끼를 키우는 것) 장면을 보고 있자니 코끝이 찡해집니다.” (나는 가증스러움에 머리끝이 찡해졌다.)
7) 환호와 감탄의 댓글이 줄줄줄~ 달린다.
8) 장소를 묻는 비밀댓글이 이어지고, 며칠 후 둥지 주변은 전국에서 달려온 찍사들의 셔터 소리로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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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는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끝의 Y자로 갈라지는 곳에 양쪽을 단단히 묶어 둥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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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주변에 잎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뻗어 나와야 할 가지도 잘렸고, 새끼는 한 마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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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음을 내며 긴장하는 어미와 새끼. 주변에 늘어선 찍사들의 요란한 대포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얼마 전에 한 선배와 여차리 물꽝에 위장텐트를 치고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오랫동안 새를 관찰하고 찍어 온 그는, 아름다운 생태사진으로 잘 알려진 이다. 나도 여러 가지 이유로 새의 사진을 찍는다. 예뻐서, 교육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모니터링을 위해서, 아주 가끔은 자랑하고 싶어서…. 그 선배에게 어떻게 하면 새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지 물어봤다. 바로 돌아온 답은 ‘위장텐트를 치라’는 것. 자신이 찍은 좋은 사진들은 모두 위장텐트를 치고 비박을 하면서 찍은 사진이란다. 이어진 말이 더 재미있다. “아무리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지 않고 있어도 새들은 위장텐트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다만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텐트 안의 사람이 자신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스스름없이 행동해.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나면 전화통화를 해도, 움직이다가 텐트가 들썩여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위장텐트는 새를 속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새에게 접근할 때 갖추어야 할 예의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는 둥지 사진을 찍을 때는 ‘영정사진’을 찍지 말라고도 했다. 둥지 사진을 찍겠다고 주변을 훼손하거나 어미 새의 포란과 육추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결국 그 새끼는 부화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자라나기 힘들다. 새끼를 품거나 먹이는 사진을 제아무리 감동적으로 찍었다 하더라도 그 새끼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결국 ‘영정사진’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20여분 쯤 지나자, 텐트에 경계심을 보이던 어미가 돌아와 알을 품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까이서 검은머리물떼새의 포란 과정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놀랍고 흥미로웠다. 텐트 안에서 검은머리물떼새를 지켜보면서, 새들의 은밀한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나의 욕망과 ‘내가 경멸하는 찍사’들의 욕망이 다를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나는 치열한 환경주의자가 아니다. 평균적인 수준의 생태·윤리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호기심 때문에 둥지를 찾아다니거나 훔쳐보기도 한다. 오히려 과도한 도덕적 기준보다는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의 둥지를 훔쳐보지 마라’가 아니라 ‘어떻게 훔쳐 볼 건인지’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새들마다 접근 거리가 다르고, 민감도도 다르고, 둥지를 만드는 방법이나 위치도 다르다. 이러한 새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어미 새가 위협을 느끼지 않고, 태어날 새끼들의 성장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방법으로 새들의 번식 생태를 관찰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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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리 물꽝. 지금은 함초밭으로 사용하고 있어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함초를 다치지 않게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면허증이 없는 사람은 운전을 할 수 없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운전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법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허증을 따야만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새를 보는 면허증 제도는 있으면 안 될까? 유럽 어딘가는 낚시 면허증(Fishing Licence) 제도가 있다고 한다.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어종이나 수질에 따라 비용과 포획시기, 크기, 포획 가능한 마리 수가 정해져 있다. 잡아서는 안 되는 어종도 있고, 잡았다가 놓아주어야 하는 어종도 있다. 오염된 곳이나 보후구역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다. 새를 위협하지 않고 관찰하는 방법에 대해 필수교육을 받고,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더라도 정해 놓은 규칙을 위반하면 벌금 정도는 부과할 수 있는 제도 같은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영정사진’처럼 못된 사진을 찾아내어 그 사진에 어떤 비열한 짓이 도사리고 있는지 ‘까발리고’ 폭로하는 자발적인 활동도 필요하겠다. 야조회 같은 전국적인 네트워크 차원에서 세부적인 규범을 만들어서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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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Fishing license(2105년 8월 기준)
새들이 둥지를 떠나는 것을 ‘이소’라고 한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이소 직전 사라져 버렸다. 어미들은 보이지만 새끼들이 보이지 않는다. 너구리라도 탄 걸까? 강탐 회원들의 한 달간의 응원이 있었지만, 새끼들의 운명은 확인할 길이 없다. 그만큼 야생은 엄혹하고 때론 잔인하다. 그 냉혹함에 우리마저 거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이 글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 주관적 견해일 뿐입니다. ‘내로남불’이라고 욕해도 상관없지만 생태지평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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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화, 2020/06/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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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에어컨 (air conditioner)에서  CH, 05 라는 자막이 돌아가면서 깜박인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았더니,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 연결부문이 고장난 것이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 고장신고를 했고 수리신청을 했다. 수리 가능한 날이  7월 29일이다.  그러니까 13일간 에어컨 없이 폭염을 견뎌야 한다.  낮 동안에는 사무실, 카페, 도서관 등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저녁이다. 

긴급대응이 필요했다. 
높아진 습도를 제거하고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집에서 만드는 ‘제습기’, ‘선풍기로 에어컨 만들기’, ‘에어컨 없이 여름지내기’ 등을 검색했다. 사진과 글을 통해 이해하는 것보다 과정을 그냥 보여주는 동영상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신문지로 방과 거실 바닥을 도배하고, 냉장실에 있던 얼음을 수건과 함께 선풍기 주변에 배치했다. 신문지는 물기를 먹으면서 주글주글해졌고, 얼음은 녹으면서 주변의 습기를 제거하고 만들어진 냉기는 선풍기 바람을 타고 피부를 시원하게 하였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알몸에 가까웠지만 폭염으로 인해서 몸은 땀으로 젖어들었고, 시원한 공간을 찾아 뒤척였다. 저녁이 되면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낮에는 비몽사몽이 되어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시간이 나면 카페와 도서관 등에서 피서를 했다. 
에어컨 자체가 없는 집의 불편함은 어떨지 상상이 간다. 서울시 에어컨 보급률은 0.89대(2016년)이고, 기초생활수급가구,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가구의 에어컨보급률은 가구당 0.18대 (2019년)이라고 한다.*  

에어컨이 고장난 것은 마포구 일대에서 발생한 짧은 정전 때문이다. 이 정전으로 인해서 고장난 것은 에어컨만이 아니다. 에어컨이 고장난 그 날 이후에 냉동실에서 얼음이 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배로 길어졌다. 
 
10초 간의 정전이 전력 부족 탓이었는지, 갑작스러운 천둥번개 탓인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에어컨 고장으로 인해서 일상이 무너졌다. 집에서 기대했던 기술(에어컨)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체험한 불편함을 통해서, 자연의 기술(지구의 기온조절)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지구적인 불편함과 위기가 어떠할지 예상된다. 

집에 에어컨이 고장나면 수리 기술자를 2주 정도 기다리고 잠시 카페와 도서관에서 피서를 하면 되지만, 지구라는 거대한 에어컨이 고장 나면 더위를 피해 잠시 ‘카페’ 가듯 지구를 잠시 떠날 수 있을까?  고장난 지구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19로 겪었던 고통의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깔아둔 신문에는 대선후보들의 경제성장과 개발 비전만이 보일 뿐이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그린뉴딜이라는 성장전략도 보이지 않는 주굴주굴해진 신문에서 기후위기 적응정책과 기후불평등 해소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바램이다. 정치권에서는 지구라는 에어컨에서 보내는 CH, 05라는 신호가 고장신호라는 것을 알기나 한지 의문이다. 


 <참고> * : 2020년 서울연구원 (2020) 『서울시 저소득가구 에너지소비 실태와 에너지빈곤 현황』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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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항주 (생태지평연구소 전 연구원, 현 운영위원)
수, 2021/07/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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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에 두꺼운 비닐 재질의 대북 삐라(전단)가 들어있던 바다거북, 수염과 내장 등 곳곳에서 폐그물 조각 등 크고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된 참고래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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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플라스틱 쓰레기가 잔뜩 들어있는, 또는 폐그물 등에 걸려 안타깝게 죽어간 해양동물의 사체는 포털 사이트의 첫 화면을 장식하는 단골 뉴스가 되었습니다. 이런 뉴스에는 으레 달리는 댓글들이 있습니다. 누리꾼들 중에는 “인간이 미안해”, “인간은 지구를 좀먹는 기생충 같다” 같은 댓글을 다는 이들이 많고, 여기에 좋아요를 누르는 이들도 많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부터는 “지구가 인간을 없애 스스로 정화하려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창궐시킨 것 같다, 코로나19는 지구의 백혈구가 아닐까” 같은 댓글도 심심치 않게 달리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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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서두에 언급한 바다거북과 참고래는 각각 2018년 4월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과 2020년 1월 제주 한림항에서 실시된 부검 현장에서 목격한 해양생물들의 사례입니다. 바다거북과 참고래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는 운 좋게도 두 동물을 대상으로 한 국내 첫 과학적 부검 연구 현장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국립생태원에서 진행된 바다거북 부검 연구는 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생태원, 충북대, 전남대, 세계자연기금(WWF),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 등의 해양생물 연구자, 수의사, 사육사 등 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2016년과 2017년 국내 연안에서 발견된 거북의 폐사체 중 4구를 부검하고, 조직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다거북은 국내에 서식하는 대형 해양생물 가운데 보호대상 생물로 지정된 종이지만 아직까지 바다거북의 생태는 베일에 가려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많은 기관들이 모여 협업하면서 바다거북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참고래 부검 연구 역시 비슷합니다. 당시 연구에는 제주대, 한양대, 세계자연기금(WWF),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등이 참여했는데 국내에서 다수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과학적 부검 연구는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두 연구사례를 다룬 제 기사들에도 어김없이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물론 댓글 몇십개, 몇백개가 달린다고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확인할 때마다 다소의 안도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은 우리 인류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또 할 마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게재가 시작된 ‘플라스틱 중독사회’ 기획을 취재하면서 저는 지금까지보다 좀 더 많이 해양생물들에게, 그리고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미안함은 바로 우리가 흔히 미세플라스틱(마이크로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 그리고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초미세플라스틱(나노플라스틱)이 지닌 잠재적 위험성 때문에 생긴 감정이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5㎜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말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상존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심각성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4년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전 세계 10대 환경문제 중 하나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플라스틱 중독사회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후배 기자와 함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의 실태와 생태계, 그리고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의 학술논문 및 보고서 70여편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놀라게 되는 내용들을 논문에서 끊임없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미세플라스틱의 정의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 과학자들은 대체로 미세플라스틱을 ‘크기가 100nm(나노미터) 이상, 5㎜ 미만인 플라스틱’으로 정의합니다. 또 많은 학자들이 나노플라스틱(초미세플라스틱)의 정의를 1nm(나노미터) 이상, 100nm 미만이라는 것에 동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세플라스틱의 하한이 100nm가 됐습니다. 100nm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분의 1 정도 길이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발생 원인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나뉩니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만든 미세플라스틱이다. 치약, 세안제, 화장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알갱이가 대표적입니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과 파편이 풍화·마모되며 생긴 것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2차 미세플라스틱입니다.

 인간 활동에 의해 생성된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지구 전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해양은 이미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 ‘플라스틱수프’가 됐다는 말도 나옵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매년 해양생태계에 입히는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억달러(14조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극지방에 내리는 눈, 미국의 국립공원 지역에 내리는 비에도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와있습니다.

 지하수와 수돗물, 생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됩니다. 국내의 경우 금강, 낙동강, 한강의 물과 어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고, 일부 정수장에서도 확인이 된 바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지난해 금강의 어류와 물을 분석했더니 폴리에스터와 폴리비닐클로라이드 등 미세플라스틱 5종류가 검출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금강 상류부터 하류까지 최소 3종류(폴리에스터,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가 잔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부경대 연구진이 2019년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 물과 어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습니다. 강물에서는 1㎥당 112~152개, 어류에서는 누치 한 마리당 4.3개, 밀자개 3.5개, 메기 1.7개, 붕어 0.9개 등이 검출됐습니다. 한강 본류(잠실수중보~한남대교)에서도 1㎥당 최대 2.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습니다. 또 국내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개 정수장 중 21개 정수장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3개 정수장에서는 1리터당 각각 0.2개, 0.4개, 0.6개가 검출됐습니다.

 어패류를 포함한 다양한 해양생물뿐 아니라 닭, 꿀, 맥주, 천일염, 생수, 의약품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확인됐습니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시는 인간이 배설한 대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국적이 서로 다른 지원자 8명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검출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음식 제한 없이 약 1주일 동안 자유롭게 음식을 먹도록 하고, 그 기간 동안 이들의 대변 시료를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습니다. 실험 결과 모든 참가자의 대변에서 1g당 18~17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유럽에서 조개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연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수는 통계적으로 약 1만1000개로 추산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습니다. 대체로 유럽인들보다 조개류를 많이 먹는 한국인의 경우는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 중에 널리 퍼져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이번 취재를 계기로 좀 더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마다, 플라스틱 병을 열고 닫을 때마다, 비닐을 뜯을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루에도 수 차례, 수십 차례 하게 되는 행동들이 자연으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시키는 행동들이었던 것입니다. 아예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이상 자연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특히 자연환경에 있는 2차 미세플라스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는 미세섬유입니다. 해양 심층수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역시 미세섬유입니다. 북극의 한대수역 심해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대부분(약 95%)은 미세섬유였습니다.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유럽 해양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60~80%를 섬유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합성섬유로 만든 의류제품 한 벌을 세탁할 때마다 약 1900개 이상의 미세섬유 조각이 방출되며 그중 일부는 세탁기에서 여과되기에 너무 작아 배수구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타이어 분진도 주요한 미세플라스틱 중 하나입니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은 자국 내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 타이어 마모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타이어에서 갈려 나온 플라스틱 조각은 비와 바람에 쓸려 강으로, 바다로 향합니다. 해상무역의 비중이 큰 한국의 경우 선박수송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넣으면 코팅된 플라스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것과 흔히 쓰는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아기용 젖병에 뜨거운 물을 넣을 경우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폴리프로필렌은 국내에서 음식 배달용기로도 널리 사용되는 재질입니다.

 비닐을 뜯거나 플라스틱 병의 뚜껑을 여는 매우 사소한 행동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인류 모두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있어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그 또한 짐작할 수 있다. 인간이 먹이사슬에서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해양생물들을 먹는 ‘최종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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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플라스틱의 생태계 영향은 크게 두 범주로 나뉩니다. 첫째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자체가 미치는 물리적 영향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의 물리적 영향으로 대표적인 것은 미세플라스틱 섭취로 인한 영양 감소, 내부 장기 손상, 염증 반응 등입니다. 생물의 체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내부에 상처를 입히고, 소화작용을 약화시켜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일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입자가 작을수록 더 위험합니다. 입자가 작을수록 생체조직의 장벽을 통과해 혈관이나 모세혈관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미세플라스틱의 화학적 영향입니다.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첨가제가 침출되면서 생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에 포함된 첨가제 중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은 대표적인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입니다. 비스페놀A는 갑상선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고, 생식 독성과 발달장애 및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프탈레이트는 생식계 발달장애, 기형 등 다양한 독성을 유발합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다른 유해물질을 옮기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DDT 등 여러 오염물질을 흡착해 담수에서 해양으로 옮겼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미 짧은꼬리슴새에서는 첨가제인 폴리브롬화 디페닐에테르(PBDE)가 발견된 바 있으며 홍합, 물벼룩, 제브라피시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체내에 비스페놀A(BPA)의 농도가 더 증가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흡착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일본 송사리에게서는 간 독성 등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PAHs는 한번 흡수되면 체내에 축적되고, 암과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생식능력을 저해합니다.

 폴리프로필렌 입자는 주변 해수보다 10만배에서 100만배가량 높은 농도로 발암물질인 폴리염화바이페닐(PCB)과 맹독성 농약인 DDT의 대사산물인 DDE를 축적할 수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PCB는 여러 동물의 면역체계, 생식능력, 및 신경계에 독성을 초래하고,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에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이 주변 바닷물보다 최대 1만~10만배가량 높은 농도로 축적되기도 합니다.

 미세플라스틱에는 니켈,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도 흡착됩니다.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풍화된 미세플라스틱은 원래의 플라스틱보다 중금속 흡착도가 1.5~25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납은 어린이에 대한 인지능력, 신경행동학적 이상 및 발달장애를 유발하며, 수은은 신장독성과 신경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뮴은 폐암과 기관지암을 유발하며, 크롬은 만성 노출 시 폐암, 호흡기 천공이나 위축증, 피부궤양을 유발합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자연으로 배출된 뒤 더 잘게 쪼개져 초미세플라스틱이 되는데 이로 인한 생태계 오염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은 2017년 어류가 섭취한 극히 작은 초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뇌까지 침투해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비록 실험실에서 수행된 연구지만 인간에서도 초미세플라스틱이 뇌나 다른 장기에 침투해 악영향을 일으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인체에 침투한 미세플라스틱과 여기서 나온 첨가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영향으로 피부자극, 호흡기 문제, 심혈관 질환, 소화기 문제 및 생식 저해효과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한다.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잠재적인 세포 독성을 나타낼 수 있음이 확인됐고,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세포막, 태반을 넘어갈 수 있으며, 세포 손상,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초미세플라스틱은 생체의 막을 관통해 동물의 혈액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UNEP는 2016년 5월 보고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에서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태반과 뇌를 포함한 모든 기관 속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또 스위스 프리부르대학 연구진은 2019년 폴리스티렌 기반의 초미세플라스틱을 다양한 인간세포에 처리하여 분석한 결과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초미세플라스틱이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까지 침투해 세포 활성을 저하시키고 다른 물질에 의한 독성을 증폭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대기 중에 떠다니는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은 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미세플라스틱과 첨가제, 잔류성유기오염물질, 중금속 등이 사람의 체내 어디에 쌓이고, 어떻게 작용하며, 얼마나 쌓여야 악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 역시 동물실험이나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독성과 인체 악영향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유해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직 충분한 연구결과가 축적되지 않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아직 인체 유해성 여부가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생태계와 인류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겪게될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사전예방주의 원칙은 다수의 건강 또는 환경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경우 그에 관한 과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매년 막대한 양이 자연으로 배출되고 있는 미세·초미세플라스틱은 일단 자연 중으로 배출되면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다시 수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해법은 현재로선 자연 중으로 최대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생활 속에서의 작은 실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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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수, 2021/01/2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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