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30~40대 당신, 안녕한가요?
“남처럼 살겠습니다. 남을 대하듯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며 잘 살겠습니다.”
어느 신혼부부가 결혼사진과 함께 SNS에 올린 글입니다. 결혼으로 이제 막 새로운 ‘가족’이 된 이들이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그들은 살아오면서 만났던 친구 혹은 직장동료들과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습니다. 심지어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예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두고 보니, 유독 각자의 가족에게는 작은 일에도 짜증 내고 무심하거나 예의 없음을 당연하게 여긴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남을 대하듯 서로 배려하면서 새로운 가족 관계를 만들자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깊은 고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가족은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까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집에서는 자주 싸워요. 가족들한테 화내지 않고 내 맘을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요?’
‘가족’을 주제로 한 4월 미리수다에서 가장 많이 나온 고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 그래서 때로는 가장 큰 굴레가 되는 가족. 과연 나만 그럴까요. 내 가족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내가 보는 가족, 나를 보는 가족
5월 심층수다에서는, 4월 미리수다에서 추린 질문을 중심으로 한기연(임상심리학 박사,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저자) 님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먼저, 첫 참가자들이 (물론 이전 다락수다에서 여러 번 만난 참가자도 있었지만요) ‘내가 보는 가족, 나를 보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들과 자전거를 타면서 처음 진지한 얘기를 했을 때, 어머니 생각이 나더군요. 내 아이가 이렇게 예쁜데 어머니는 내가 얼마나 예뻤을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요.’
‘가족이 보는 나는? 가족들은 내가 늘 기댈 수 있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나도 의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질 때는 힘들어요.’
‘일 할 때는 판단도 바르고 명쾌한데 가족에게는 자꾸 잔소리하게 돼요.’
‘우리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제목은 ‘놀러 가자’일 것 같아요. 놀러 다니면서 추억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가족이 가르쳐 준 가장 큰 교훈은 타인을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 같아요. 저마다 자신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식구들을 보면서 느꼈어요.’
한기연 박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가족 문제를 안고 상담클리닉을 찾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원인 모를 불면증이나 폐쇄공포, 호흡곤란 등 몸의 증상을 먼저 호소한다는데요. 상담하면서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가족 문제로 인한 마음의 증상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때부터 이런저런 내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먼저 확인하고 밖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단계입니다.
“다락수다에 오신 분들은, 이런 자리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고민을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하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어 불편하고 답답한데도 가족이기 때문에 감정을 꾹 눌러 담고 애써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감정을 드러냈다가 갈등이 고조되고 파국으로 치닫게 될까 걱정하고 문제를 외면하는 동안 마음의 상처는 깊어지고 결국 외형적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가족과 자신의 문제를 풀고 싶다면 파국을 두려워하지 말고 표현하세요.”
표현하라! 표현하라! 또 표현하라
‘나’도 가족 때문에 힘들지만, ‘가족’도 나로 인해 힘들 때가 있을 겁니다. 분명 서로 힘든 지점이 있는데 ‘가족이기 때문에’ 드러내고 표현하지 않는 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다 보면 부모든, 형제든, 배우자든 관계에서 속으로만 감정이 쌓이고 상처가 깊어져서 병이 되거나 더 심각한 갈등으로 폭발하게 됩니다.
“어떤 감정이 쌓여 있는지 깨달았다면 다음에 할 일은 오직 한 가지예요. 파국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표현해야 합니다. 관계가 이미 틀어진 상태라면 파국 없이는 회복하기가 힘들어요. 아무 고통 없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표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맘을 짓누르던 무게가 줄어들어요. ‘사는 게 뭐 그렇지’라고 느끼게 되면서 문제를 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는 거예요.”
가족의 갈등은 대부분 서로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자라서 청년이 되면 부모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돌봄의 주체가 서서히 바뀌기도 합니다. 청년이 성숙해서 새로운 가족을 꾸리게 되면 원 가족과 새 가족 사이에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대인관계처럼 ‘거리 두기’를 통해서 서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는 갈등이 일어나게 되지요. 이미 변화를 거친 가족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행복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가족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예전만큼 크고 강해 보이지 않는 아버지도, 나를 위로하기보다는 위로받고 싶어 하는 어머니도 세월의 흐름만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자신이 그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새로운 역할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보세요.”
이제는 밝은 눈으로 내 가족을 다시 담담하게 바라보아야 할 차례입니다. 가족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발전을 위해 돕고 노력하는 집단입니다. 가족의 끊임없는 변화는 과거의 좋은 기억이 퇴색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현재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적응해가는 과정입니다.
‘파국을 겁내지 않고 편안하게 얘기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어요.’
‘가족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힘이 되네요.’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억눌렸던 때도 있었는데, 많이 벗어났다는 걸 오늘 깨달았어요. 엄마랑 함께 왔으면 싶네요.’
‘남편은 내가 어떻게 하든 다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럴 사람이 남편밖에 없으니까. 대인관계에 따라서 대하라는 말을 들으니까, 빨리 남편이 보고 싶네요.’
진지하게 혹은 잔잔한 웃음과 함께 서로의 경험과 조언을 나누며 5월 다락수다를 마쳤습니다. 봄밤이 깊어진 거리로 나서는 참가자들의 뒷모습이 한결 따스해 보였습니다.
– 글 및 사진 : 후원사업팀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낙엽 내음이 섞이기 시작하는 10월, 북촌 다락방 구구에는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10월 다락수다는 <퇴근후 Let’s>에 참가했던 수강생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연구원들이 모여 각자의 일과 삶의 근황에 관한 수다를 나누기로 했거든요.
분주한 금요일인데도 모임 시간에 맞춰 도착한 참가자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작은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다락수다에 참가하기 위해서 오늘은 다들 서둘러 퇴근을 했겠지요.
<퇴근후 Let‘s>, 그 이후
희망제작소 <퇴근후 Let‘s>는, 일과 삶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하면서 오롯이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30~40세대를 위한 인생설계 프로그램입니다. <다락수다3040>도 <퇴근후 Let’s>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월과 4월에 진행한 <다락수다3040>에서 일에 관한 고민을 주제로 수다를 진행했을 당시, 새로운 일을 찾거나 삶의 방향을 바꾸고자 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비슷한 고민을 해소하고자 <퇴근후 Let’s>에 참여했던 분들을 10월 <다락수다3040>에 모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꼭 <퇴근후 Let’s> 때문은 아니더라도, 삶에 관한 다른 고민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퇴근을 선택하다
그들은 여전히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성과의 압박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습관처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있는 직장으로 옮기기도 했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퇴근후 Let’s>를 수강한 지 2년 혹은 3년이 지났지만,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지금 여기도 삶의 과정’이라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과 삶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조급하지 않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데요.
“변화하는 삶을 꿈꾸며, 재미있는 일을 자꾸 찾아서 하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 고민하고 방황했는데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다. 힘도 되고 지속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 용석 님
“<퇴근후 Let‘s> 참가 당시 엄청난 성과 압박에 시달리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몸이 안 좋았는데도 관성적으로 다니고 있었다. <퇴근후 Let’s>를 통해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 있게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 준우 님
일단 멈춤, 그리고 나를 돌아보다
출퇴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참가자도 있습니다. 지역 사회 커뮤니티에 참여하기도 하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과감하게 ‘일단 멈춤’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퇴근후 Let‘s>가 준 선물입니다.
“전 직장에서 일하면서 내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2년 동안 준비해서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전혀 다른 직업이지만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예진 님
“두 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1년 동안 소속 없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진로를 고민해 보았다.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고, 이제는 슬슬 다시 퇴근해 보고 싶다.” – 율민 님
<다락수다3040>은 앞으로도 포근한 마음으로 어김없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11월에는 세대와 세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세대공감 수다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추후 공지 예정)
– 글 및 사진 : 커뮤니케이션센터 후원기획팀
생애주기상 30~40대는 취업-결혼-출산-노동 등의 주요한 생애사건을 경험하는 시기다. 본격적인 경제활동과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는 등 노동시장 생애와 가족 생애가 중첩되는 일련의 생애사건을 거치면서 삶의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회는 이들의 생애 부담을 어떻게 해결해주고 있을까. 대부분은 노후가 걱정되어도 쉽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30~40대가 느끼는 삶의 부담은 부실한 ‘자기돌봄’으로 이어지고, 그 후유증은 30~40대의 건강과 안녕을 위협하게 된다. 30~40대의 이러한 자기돌봄 공백 상황은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의 안녕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경제활동과 출산 및 양육의 주요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희망제작소는 30~40대 삶의 안녕을 질문하고 이에 대한 희망을 찾아보기 위해 <3040 안녕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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