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난 2월 25일은 필리핀에서 독재 정권, 마르코스를 물러나게 했던 민중 혁명, 피플 파워가 일어난 지 30주년이 된 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필리핀을 잘 모르더라도 피플 파워에 대해서는 들어봤고 1986년에 있었던 민중혁명이 1987년의 대만과 한국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그리고 1988년 버마 민주화 운동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것이다.
그렇게 과거의 역사로 알던 1980년 전후의 상황은 요즘은 회귀, 반복 되는 일이 잦아들면서 과거, 그리고 지금까지 내려오는 잔존물들을 재조명해 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누군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대 아시아에서 비슷하게 느껴지는 패턴도 역시 놀라운 일이다.
피플 파워를 조명하면서 30년 후에는 안정적으로 정착한 민주주의를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 필리핀 민주주의는 여전히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심지어 피플 파워에 반하는 움직임도 많이 보인다. 선거 관련 폭력이 여전히 만연해 있으며, 피플 파워를 통해서 내려간 권력자나 그 후손은 화려하게 부활하여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의 피플 파워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절대 권력을 끌어내린 선구적인 운동임과 동시에, 권력의 교체가 사회변화를 끌어내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었음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아시아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데 좋은 텍스트가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피플 파워의 의의 및 한계, 그리고 금년(2016년) 선거 전망을 통해서 민주주의 달성을 위해 필리핀이 당면한 과제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 지난 4월 24일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 '봉봉'.ⓒAP=연합뉴스
'총탄' 대신 '선거'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은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되어 연임한 뒤, 장기 독재를 위해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강압적인 정치를 벌였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였던 니노이 아키노 상원의원은 미란다 플라자의 폭탄 테러 주동 혐의로 입건돼, 1980년까지 수감된다.
감옥에서 건강이 악화되었던 그는 심장병 치료차 미국으로 가는 것이 허락되어 3년여를 머물고 1983년 필리핀에 돌아온다. 하지만 현재는 그의 이름이 대신하고 있는 마닐라 공항(현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는 중 저격당했다.
200만 명 이상이 그의 장례식에 참여했고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져갔다. 모든 언론이 통제되거나 문을 닫았을 때,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라디오베리타스 방송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려 민주화 열망을 고조시켰다.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마르코스는 1986년 2월 7일 조기 선거를 실시하여 2월 15일 본인이 당선되었음을 공표한다. 야당을 대표해서는 서거한 니노이 아키노 상원의 부인 코리 아키노가 입후보했고, 선거 후 그녀는 선거 감시를 담당했던 시민 단체 남프렐(NAMFREL)의 집계를 근거로 하여 본인의 승리를 주장한다.
마르코스 정부는 새 내각을 구성하기 시작했지만 선거 불복종 운동을 하거나 마르코스 소유 회사 주식을 매각하는 움직임이 커졌고, 내부에서도 신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선언이 속출했으며, 이 중 군 장성들도 있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하여 군사를 보내려 했지만, 필리핀 군사령부가 위치한 에드사 거리에 시민들이 운집하여 이를 막아섰다. 추기경이 라디오를 통해 이를 독려했던 것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다. 결국 마르코스는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출국하여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피플 파워 기간에, 니노이 아키노가 생전에 외쳤던 "총탄 대신 선거"라는 구호는 비폭력 저항 운동의 모토가 되었다. 헌정주의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이 외침이 아시아에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7년 한국, 1988년 버마, 1989년 중국 천안문 시위 등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대 독재 정권에 대한 아시아의 저항이 무장 투쟁이나 지하운동이 주를 이루었다면 1980년대 이후 비폭력 운동으로 전환되고, 직접 선거에 의한 리더의 선출, 개혁적인 헌법 수립 등의 후속 작업이 여러 국가에서 진행하는데 있어 큰 기여를 한 것이었다.
피플 파워 30주년, 그리고 다가온 선거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절차상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회 변혁을 이룰 만큼 정치.경제 기반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전히 필리핀은 정치와 경제를 장악한 일부 가문들이 선거를 독식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빈부 격차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30주년을 맞는 올해 5월, 필리핀은 총선을 치를 예정인데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이러한 현황을 잘 볼 수 있다. 마르코스의 아들인 봉봉(Ferdinand Romualdez Marcos, Jr.)은 부통령 후보로 나서 꽤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딸인 이미(Maria Imelda Josefa Romualdez Marcos)는 마르코스의 고향인, 일로코스 주지사에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고 있다. 또 사치의 대명사이었던 이멜다(Imelda Romualdez marcos) 전 영부인은 일로코스의 하원의원 삼선을 위해 나선다. 이들은 공공연히, 마르코스가 더 오래 집권했다면 필리핀이 싱가포르처럼 번성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2001년 필리핀에서의 두 번째 피플 파워로 인해 하야한 에스트라다(Joseph Ejercito Estrada)는 마닐라 시장 재선에 도전하고 있으며, 재임 시 비리 혐의로 구속된 아로요(Gloria Macapagal Arroyo)는 역시 자신의 고향에서 두 번째 하원의원 당선을 노리고 있다.
이쯤 되면 부패한 정권을 심판했던 필리핀의 피플 파워가 현재 시점에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근본적으로 회의를 갖게 하며, 피플 파워 피로(people power fatigue)란 말이 회자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리더를 바꾸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해서, 실질적 민주주의나 사회 평등을 실현하는 문제는 다른 차원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뉴스를 통해 한국 기업이 필리핀 파나이섬의 할라우강 다목적 공사 2단계 사업을 수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이번 사업은 한국 수출입은행이 공적개발원조(ODA)로 차관을 제공해 이루어집니다. 언론에서는 한국 건설사의 '수주 성공'을 알리는 내용만 강조했지만 과연 필리핀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댐 공사는 2016년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진행도 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댐이 건설되면 쌀농사를 위한 관개에 사용될 뿐 아니라 도심과 인근 마을에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지역에 전기 공급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등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는 강제이주, 위협과 협박, 환경 파괴, 인명 손실과 같은 여러 쟁점들이 산적해있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ODA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요? 이번 아시아팟에서는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에서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댐 사업을 모니터링 해 왔던 이영아 간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왜 ‘헬 대한민국’이 아니라 ‘헬 조선’일까요? 지금의 한국 사회가 조선시대처럼 ‘부(富)’뿐만 아니라 신분까지 대물림되는 사회로 퇴행하고 있다는 우려와 자조가 반영된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사실일까요?
자수성가로 부자 되기, 필리핀 보다 어렵다
우리나라의 10대 부자 가운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는 3명에 불과합니다. 각각 7, 8, 9 위에 오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김정주 넥슨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이 그들입니다. 나머지 7명은 지겹도록 익숙한 이름들입니다. 이건희, 서경배(아모레 퍼시픽 회장), 이재용, 정몽구, 정의선, 최태현, 이재현이 그들인데요, 7명 가운데 6명이 범 삼성 가문과 현대 가문, SK 가문 출신입니다.
글쎄, 10명 가운데 3명이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잘 모르시겠죠? 그래서 뉴스타파는 해마다 전세계 부자들의 명단과 순위를 발표하는 포브스 자료를 토대로 13개 나라의 30대 부자들 가운데 자수성가형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해봤습니다.
중국이야 자본주의의 역사가 짧아서 그렇다 치고, 자본주의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긴 일본이나 미국도 우리나라보다 자수성가의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부의 세습과 양극화가 큰 사회문제가 돼서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나라인데도요.
충격적인 것은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낮고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보다도 우리나라의 자수성가 비율이 훨씬 낮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이 나라들보다도 자수성가로 부자되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로 시야를 넓혀봐도, 10억 달러 즉 1조 원 이상을 가진 억만장자 1,926명 가운데 자수 성가형은 1,191명, 65%에 이릅니다.
이 정도면 한국에서 왜 헬 조선과 ‘금수저’, ‘흙수저’가 유행어가 됐는지 이해할 만 하죠?
계층 상승의 가능성이 막힌 사회
계층 상승의 가능성은 거의 막힌 반면 하락은 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앙대 신광영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나름대로 먹고 살만했던 ‘중간 계급’ (신광영 교수는 논문에서 학력과 직업,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들 ‘중간 계급’이라고 정의했다)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2000년에 중간 계급이었던 사람들 가운데 처지가 그대로 이거나 나아진 사람은 56%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44%는 처지가 더 나빠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포자기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의 81%는 “개인적으로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대답했습니다.
박근혜 내각 자녀들의 직업…신분 세습의 단면
뉴스타파는 박근혜 정부의 내각, 즉 전현직 총리와 장관 38명의 자녀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전수 조사를 시도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최상층 엘리트 집단인만큼, 그 자녀들의 직업을 보면 대한민국을 ‘헬 조선’으로 만드는 신분 세습의 단면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자녀는 77명으로 파악됐습니다.이 가운데 미성년자와 학생이 32명이었고 나머지 45명 가운데 31명의 직업이 확인됐습니다. (공개 거부 7명, 미확인 7명)
최다수를 차지한 직업군은 법조인이었습니다. 31명 가운데 8명으로 25%가 넘습니다. 이밖에 대기업 혹은 대기업 계열사가 4명, 외국계 금융회사가 2명, 유학 뒤에 현지 취업한 경우가 3명이었습니다. 그밖에 기자와 교사, 대학교 교직원 등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안정된 직장을 가진 자녀가 31명 가운데 24명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나머지는 중소기업 6명이었고,인터넷 쇼핑몰 1명이었습니다.
장관들의 자식 농사 성공 비결
박근혜 정부의 총리와 장관들이 이렇게 자식 농사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비결은 유학으로 추정됩니다. 대학생 이상이거나 직업이 파악된 58명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2명이 유학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반 서민의 자녀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입니다.
두 번째 비결은 사교육입니다. 전현직 총리와 장관 38명 가운데 22명, 즉 60%가 서울 강남 3구와 경기도 분당 또는 특목고에서 자녀들을 교육시켰습니다. 실제로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인은 지난 2004년 발간된 한 사교육 관련 지침서에 자녀의 합격 수기를 기고했는데, 10년이 지난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꾸준히 철학 교실에 다녔고, 서울대 심층 면접을 앞두고 특별 과외를 받았다.
엄마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는 그날부터 수시로 학원 설명회에 쫓아다녀서 정확한 정보 입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사교육 1번지,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 전략 중
마지막 비결로 볼 수 있는 것은 잘 나가는 부모의 영향력입니다. 실제로 총리나 장관들의 인사 청문회 때마다 심심치 않게 자녀의 취업 특혜 의혹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경환 기재부 장관입니다. 최 장관의 딸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2년 사이 두 번의 이직을 거쳐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에 입사해 26살 나이에 890만 원의 월급을 받게 됐습니다. 최 장관의 아들 역시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입사합니다. 이 중소기업의 사장은 최 장관의 고교 후배였습니다. 그리고 최 장관의 아들은 2년 뒤 삼성전자로 이직합니다. 최 장관의 자녀들이 이직한 시점은 모두 최 장관이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였을 때입니다.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의 딸은 로스쿨을 졸업한 뒤 학교 추천 형식으로 네이버에 입사해 특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신분 세습 →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의 악순환
박근혜 내각의 자녀들이 이렇게 ‘잘 나가는’ 것, 이 사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신분 세습의 단면을 보여준다거나 최상류층의 반칙을 시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더 중요한 함의는 우리나라의 정책을 결정하고 공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를 특정 계층이 독식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 그리고 공권력을 행사하시는 분들이 과거에는, 고도 성장기에는 대부분 농촌이나 어려운 계층에서 많이 나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평등 지향적인 의식이 있었어요. 그것이 한국이 역동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그런 분야에 굉장히 유복한 계층의 자녀들만 진출을 하게 되다 보니까 아예 공공 정책에서 그런 배려가 점점 없어지는 거에요. 악순환이죠. 그러다 보니까 정책이 더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한 그런 정책이 되고 계층 간의 격차는 더 심화되고 그러다 보니 개천에서 용 나는 건 더 힘들어지고..빨리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한국 사회의 앞날은 정말 어두울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5월 11일, 한살림은 필리핀 사탕수수 생산공동체 2곳 및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과 함께 <필리핀 설탕 공동체 기금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한살림은 2016년 처음 마스코바도(필리핀 네그로스산 비정제당)를 시범 공급한 이래, 취급생협 수가 2016년 14개에서 2017년 17개, 올해는 18개로 확대되었습니다.
마스코바도는 단순한 설탕이 아닌 ‘민중교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물품입니다. 1980년대 중반,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을 돕고자 시작된 원조활동이 사탕수수 생산공동체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발전하면서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은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자립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한살림 역시 필리핀 네그로스 사탕수수 생산자의 자립과 역량강화를 돕고 국경을 넘은 도농교류활동으로 연대의 깊이를 더하고자 올해부터는 마스코바도 물품에 적립한 기금으로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를 돕는 기금프로젝트를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 대표 아리엘 기데스와 기금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산공동체 2곳인 아마노AMANO의 알세니오 비야민토 의장, 유니프왁UNIFWAC의 멜키아데스 도밍고 부의장이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협약기금은 마스코바도 1kg당 100원씩 적립하여 조성되며 다음의 목적 1)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생산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자연농업 및 유기농업을 통한 생태순환농업을 추진한다; 2) SAVE지속가능농생태마을을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생산공동체의 발전모델이자 기본 틀로 채택한다; 3) 민중교역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는 생산자의 삶을 돕는다는 점을 한살림 조합원들이 실감하도록 한다; 에 부합하는 작물다양화 및 양돈, 양계 사업을 2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살림 물품은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만드는 연대 관계의 결실이자, 한살림 운동의 표현입니다. 이 기금 프로젝트를 통해 한살림과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가 2016년부터 형성한 생산-소비관계가 생태순환, 식량자급, 협동의 가치를 나누는 신뢰와 연대의 관계로 보다 단단해지길 기대합니다.
한국 수출입은행과 필리핀 정부가 2012년에 시작한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은 한국 유상원조 사상 최대 규모로 제공되어 사업 초기부터 주목받아 왔습니다. 동시에 대형 댐 건설로 인한 수몰 지역 발생, 절차적 정당성 문제, 환경 파괴 등의 우려가 제기되어 지역 주민과 현지 단체의 반대에 직면해있습니다.
기업인권네트워크, iCOOP, 참여연대는 대규모 개발원조 사업이 협력국 주민들의 삶에 미칠 수 있는 환경적·사회적·인권적 악영향을 예방하고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 장치로서 세이프가드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지역의 우려와 환경사회영향을 최소화하고,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길 기대합니다.
▣ 현황 및 문제점
지진 발생 위험성
할라우 댐 건설 예정지역은 활성 단층이 지나는 위치에 있어 지형적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음. 필리핀 관개청은 사업 예정지에 위치한 웨스트파나이(West Panay) 활성 단층이 현재 ‘휴면상태’로 ‘움직임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음.
한편, 수출입은행은 외부 전문가에게 기술 검토를 의뢰한 결과 댐 안정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댐 설계 시 해당 지역의 내진 기준보다 엄격한 진도 8.5 내진 설계를 반영하여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음.
그러나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2017년 1월에서 최근 3월까지 사업 지역인 일로일로(Iloilo)에서 총 11차례 지진이 감지되었음.
비자발적 이주민에 대한 대책 미비
할라우 댐은 16개 고지대마을, 약 1만 7천 명 선주민들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침. 댐이 건설되면 3개 마을은 완전히 침수될 예정임. 이에 진입로 및 댐 공사로 농경지와 거주지를 잃게 될 피해 선주민들에 대한 대책 마련은 필수적임.
그러나 현재까지 비자발적 이주 대상자들이 입주할 주택 및 주변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이주하는 땅에 대한 권리 및 거주권에 대한 보장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임. 뿐만 아니라 이주로 인한 피해 보상 역시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선주민 권리 침해
필리핀 정부는 선주민권리법(IPRA)에 따라 선주민 권리를 보호해왔으며 유엔 역시 선주민 인권 보호를 위해 ‘UN 선주민인권선언’을 채택함. ODA로 진행되는 할라우강 다목적사업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필리핀 국내법과 국제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
그러나 선주민권리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조상묘지는 댐 건설 시 훼손될 가능성이 높음. 이는 필리핀 국내법을 위반하고, 선주민의 문화적 관행을 침해하는 것임.
또한, 해당 사업은 필리핀 선주민권리법과 유엔 선주민인권선언이 보장한 ‘자유의사에 따른 사전인지동의(FPIC)’ 절차를 위반하였음. 타당성 조사 시 진행되어야 할 FPIC 절차는 타당성 조사보고서 제출 후인 2012년 1월부터 5월에 진행되었음. 즉, 동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필리핀 정부가 한국 정부에 투자가 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임.
국가선주민청(NCIP)은 FPIC 가이드라인(2006)에 따라 선주민의 ‘동의/비동의’ 결정을 존중하고, 선주민의 결정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함. 그러나 FPIC 2단계 획득 과정에서 3개 마을이 ‘비동의(non-consent)’를 제출했음에도 1개 마을의 ‘비동의’만 접수되었음. 결과적으로 ‘비동의’ 마을이 있었는데도 필리핀 NCIP는 2단계 FPIC를 획득하였음.
▣ 제안 사항
EDCF 세이프가드 정책에 부합한 사업인지 전면 재검토
ADB는 세이프가드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지원하지 않고, 차관을 받는 국가의 사회, 환경과 관련된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
따라서 수출입은행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의 타당성 조사와 사회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사업 과정 전반이 EDCF의 세이프가드에 부합하는지 전면 재검토해야 함. 또한, 필리핀 정부가 해당 사업 지역의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공사 피해와 인권 침해를 예방하는 제도를 갖추었는지, 제기된 우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충분히 마련했는지 확인해야 함.
선주민에 대한 위협 및 협박 중단
선주민과 현지 단체는 사업 반대 지역 선주민에 대한 필리핀 정부 측의 위협과 협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음. 특히 무장한 군인과 경찰에 의한 위협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임.
수출입은행은 해당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경찰과 군인이 철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함.
대형 댐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
지역사회와 선주민들은 오랫동안 제기된 우려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소규모 댐 건설과 관개시설 복구를 제안하고 있음.
수출입은행은 위험이 덜하면서도 농업 용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러한 대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청와대는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신남방정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민사회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한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아세안 국가의 정상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시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란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초법적인 살인 행위와 시민사회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한국 정부가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본격 추진하려고 하는 신남방정책이 진정한 의미의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의 공동체 건설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 하에 수립되고 이행되기를 희망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큰 우려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s)’을 선포하고 경찰에 즉결 처형 권한을 부여하여 총 4,075명(정부 집계, 2018년 3월 기준)을 처형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자경단 활동까지 포함하면 사법 절차를 무시한 초법적 살인으로 정부 집계의 3배가 넘는 13,000여 명이 처형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기엔 어린이 74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가 조사에 착수할 정도로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깊이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 살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한 채 최근 경찰의 마약범 단속 재개를 승인했다. 또한 ICC 탈퇴를 선언하고 “ICC가 더 이상 마약 용의자 사살에 대해 조사하거나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권을 비판하는 인권옹호자들을 ‘죽여버리겠다’, ‘목을 베어버리겠다’며 공공연하게 위협하는 한편, 최근에는 인권단체들이 ‘마약과의 전쟁’을 집요하게 비판하는 이유가 마약왕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까지 펴고 있다. 필리핀 인권단체 카라파탄(KARAPATAN)이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게 보낸 서신에 따르면 아로요 정권(2001~2010)에서 474명, 아키노 정권(2010-2016)에서 139명의 인권옹호자가 살해된 것에 이어, 2016년 7월 집권한 두테르테 정권에서는 벌써 33명의 인권옹호자가 살해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프론트라인 디펜더스(Front Line Defenders)의 연례 보고서 역시 지난해 인권활동가 사망 사건의 80%가 필리핀, 브라질, 캄보디아, 멕시코 등 4개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땅과 자원을 지키려고 하는 농민과 선주민, 그리고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선주민문제실무그룹(IWGIA, International Work Group for Indigenous Affairs)은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매달 2명꼴로 선주민과 활동가들이 초법적인 살해를 당하고 있으며, 2017년에만 41명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필리핀 정부가 정기적으로, 점점 더 많은 수의 선주민들을 위협하거나 학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시민 단체인 Pesticide Action Network(PAN)는 지난해 선주민이 가장 많이 희생된 국가로 필리핀을 꼽았다. 한편 필리핀 법무부는 유엔 선주민 권리 특별보고관(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을 ‘테러리스트’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 탄압은 계속되고 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비판하는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내외 시민사회, 유엔 인권기구에 대해 무시와 조롱을 넘어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필리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급격히 후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초법적인 처형을 즉시 중단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관계자들은 이러한 살인을 선동하거나 장려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또한 불법 살해로 의심되는 모든 사건에 대해 즉각적이고 공정한 조사에 착수해야 하며,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조사와 활동을 적극 보장해야 한다. 시민사회에 대한 전방위적인 위협과 탄압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폭압에 대해 우려와 항의의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하는 필리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필리핀을 포함해 아세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한국 기업의 투자와 공적개발원조(ODA)가 이러한 심각한 인권 후퇴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을 확고하게 천명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ODA 사업이 결과적으로 협력 대상국 시민들에게 고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필리핀 경찰의 부패와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 탄압이 심각한 상황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경찰청-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필리핀 경찰 수사역량 강화사업’이나 ▷선주민들의 권리를 빼앗고 필리핀 국내법 위반 등 절차적 타당성을 결여한 채 진행되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 등 ODA 사업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 하에 재검토되어야 마땅하다.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을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허울 좋은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한국 내 이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돌아보고, ‘사람’을 우선에 둔 정책을 마련하고 이행해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평화’ 기조 역시 군사 원조나 한국 무기 수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악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아세안을 단순한 투자 지역으로 볼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상생하여 번영할 수 있도록 아세안 지역 내 한국 기업에 의한 노동 착취와 인권 침해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기반한 신남방정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9월 3일, 필리핀 관개청과 대우건설은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10월 첫째주부터 댐 건설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지 주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와 안전성 우려 등을 무시한 채 결국 대형댐 건설을 강행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 1억 9300만 달러(약 2,061억 원)의 이번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한국 유상원조 사상 최대 규모로 필리핀 정부와 차관 계약을 맺어 진행되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대규모 개발원조사업이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EDCF의 ‘세이프가드’가 처음 적용되었지만, 사업타당성 조사보고서, 환경사회영향평가보고서 등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댐 건설과 관련된 안정성 문제는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개발원조(ODA)로 현지 주민들을 오히려 고통에 빠뜨리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을 규탄하며,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사업을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은 일로일로(Iloilo)주에 할라우하이댐(높이 109m) 등 3개의 댐과 81km의 도수로, 31,840ha에 걸친 관개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댐 건설 예정지역은 활성 단층이 지나는 위치에 있어 지진 발생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사업을 추진하는 필리핀 관개청(NIA)은 웨스트 파나이(West Panay) 활성 단층이 현재는 ‘휴면 상태’로 ‘움직임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 수출입은행 역시 댐 안정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댐 설계 시 해당 지역의 내진 기준보다 엄격한 내진 설계를 반영하여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사업 지역인 일로일로주에서 총 22차례의 지진이 감지되었다. 또한 1948년 파나이섬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던 진도 8.2의 ‘레이디 케이케이(Lady Caycay)’ 지진이 웨스트 파나이 활성 단층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이 지역에 높이 109m의 대형댐을 건설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한 해당 사업은 추진과정에서 필리핀 국내법을 위반하고 있다. 필리핀은 1997년 제정된 선주민권리법(IPRA)에 따라 선주민의 권리를 보장해왔으며 선주민 거주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착수할 때는 ‘자유의사에 따른 사전인지동의(FPIC)’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기서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만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은 할라우댐 건설 사업의 사전인지동의를 얻는 과정 자체도 사업을 찬성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관개청이 사업을 반대하거나 찬성을 주저하는 주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FPIC 과정에 관여하였다는 것이다. FPIC 가이드라인(2006)에 따르면, 선주민위원회(NCIP)는 선주민의 ‘동의/비동의’ 결정을 존중하고 선주민의 결정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FPIC 획득 과정에서 3개 마을이 비동의(non-consent)를 제출했음에도 1개 마을의 비동의만 접수되었고, FPIC 시행 시점이 절차에 맞지 않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한국 수출입은행은 FPIC 획득 과정의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할라우댐이 건설되면 총 16개 마을, 약 1만 7천 명의 선주민들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중 3개 마을은 완전히 수몰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정부는 비자발적 이주민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진입로 및 댐 공사로 농경지와 거주지를 잃게 될 피해 선주민들의 입주 주택 및 주변 편의 시설은 마련되지 않았다. 거주지는 물론 농경지까지 잃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 역시 미비하다. 지난 4월 할라우댐 문제를 알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선주민은 댐 공사를 위한 도로 공사 때문에 1헥타르(3025평)에 이르는 땅을 정부에 넘겨줘야 했지만, 보상금으로 1,800페소(약 3만 6천원)밖에 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은 필리핀 정부의 이주 압박에 못 이겨 이주 동의서에 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국제기준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대규모 유상원조 사업에서 인권침해, 환경파괴 문제가 계속되자 ‘세이프가드’를 수립하였다.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는 EDCF 세이프가드를 적용하는 첫 번째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우려, 비자발적 이주민에 대한 대책 미비 등 여전히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4월 필리핀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EDCF는 “EDCF 세이프가드에 따라 대책, 대안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세이프가드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지원하지 않고, 차관을 받는 국가의 사회, 환경과 관련된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의 타당성 조사와 환경사회영향평가를 비롯해 사업 과정 전반이 EDCF의 세이프가드에 부합하는지 전면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또한, 필리핀 정부가 해당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공사 피해와 인권침해를 예방하는 제도를 갖추었는지, 제기된 우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충분히 마련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를 통해 개도국의 빈곤 감소, 인권 향상 등 인도주의 실현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ODA가 지역 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현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댐의 구조 건전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댐 건설로 인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선주민 공동체들의 사회·경제적 영향까지를 포함한 독립적인 타당성 조사와 대형댐을 대체할 대안에 대해 포괄적인 평가를 시행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는 외면되었다. 대규모 개발협력사업은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사업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여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금이라도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필리핀 정부와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div class="xe_content"><h1>두테르테의 실토? "초법적 살인 말고는 죄 없다"</h1>
<h2>[아시아생각]'마약과의 전쟁' 이름으로 빈민 학살과 정적. 반정부 언론 탄압</h2>
<p style="text-align:right;"> </p>
<p style="text-align:right;">박성현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p>
<p> </p>
<p> </p>
<p>지난 4월 2일 필리핀 대법원은 경찰의 '토캉(Tokhang)작전'(마약전쟁) 희생자들과 관련된 모든 문서(2016년 7월~2017년 11월 기간)를 청원자인 두 인권단체에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청원인은 마닐라시 산안드레아스 부키드 지구의 26개 바랑가이(행정단위) 거주민들을 대신한 '국제법센터(CenterLaw)'와 '무료법률지원단체(FLAG)'로, 이들은 2017년 말 고등법원에 탄원서들을 제출한 이래 힘겨운 줄다리기 싸움을 계속 해오고 있다. 2018년에 이미 문서 사본을 제출하도록 고등법원·대법원의 판결을 받았지만 호세 칼리다 법무차관이―실질적으로는 필리핀 정부가―국가 안보를 핑계로 이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법무부는 2018년 5월 마지못해 문서 사본의 일부만 제출했다. </p>
<p> </p>
<h3>인권단체들 "마약과의 전쟁 2년에 2만 명 살해 추정" </h3>
<p> </p>
<p>대통령 취임일 다음날인 2016년 7월 1일 필리핀경찰청(PNP) 전국본부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의 의무를 이행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당신이 의무를 수행하느라 1000명을 죽인다면 나는 당신을 보호할 것입니다." 이른바 '토캉'이라 불리는 '마약과의 전쟁' 혹은 '마약소탕작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전쟁이 시작된 2016년 7월부터 인권단체들이 청원서를 제출할 당시인 2017년 11월까지 경찰은 마약전쟁 과정에서 사살된 수가 5050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인권단체들은 초법적 살인의 희생자를 1만2000명이 넘고, 현재는 2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
<p> </p>
<p>두테르테는 2018년 9월 27일 대통령궁 연설에서 "내 잘못이 뭔가? 내가 1페소라도 훔친 적이 있는가? 나의 유일한 죄는 초법적 살인(extrajudicial killings)이다."라고 자신의 초법적 살인 행위를 고백했다. 그의 혐의는 이미 2018년 2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예비조사에 올라와 있던 터라, 스스로 범죄 사실을 인정해 버린 셈이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2018년 ICC 탈퇴를 선언했고 2019년 3월 17일 공식적으로 탈퇴 처리됐다. </p>
<p> </p>
<p>한편, 지난 3월 14일 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PNP)과 군(AFP)의 합동지휘회의에서 '마약 정치인' 46명의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들은 모두 다가오는 5월 상·하원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중간선거에 출마한 이들이다. 이들 중 몇 명이 실제로 마약에 연루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필리핀 자유당 상원의원 레일라 데 리마가 법무부 장관 시절 마약거래에 연루되어 있었다는 혐의로 2017년 2월 이래 수감되어 있는 사실을 상기할 때, 마약전쟁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인권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는 리마 상원의원은 두테르테의 마약전쟁과 초법적 살인을 끊임없이 비판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art_1554704988.jpg" class="sm-image-c" src="http://cdn.pressian.com/data/photos/cdn/20190415/art_1554704988.jpg" style="border-width:1px;border-style:solid;margin:0px auto;clear:none;float:none;vertical-align:middle;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font-size:17px;text-align:justify;background-color:rgb(255,255,255);" title="▲ 지난 2017년 8월 26일 17살 소년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마약전쟁 작전 중 살해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거행됐다. 많은 시민들은 두테르테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살해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p>
<div class="imgcaption2" style="margin:0px;padding:7px 10px;clear:both;line-height:19.6px;font-size:14px;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background-color:rgb(255,255,255);">
<p style="padding:0px;">▲ 지난 2017년 8월 26일 17살 소년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마약전쟁 작전 중 살해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거행됐다. 많은 시민들은 두테르테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살해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p>
</div>
<p> </p>
<p> </p>
<h3>빈민 학살과 언론 탄압의 수단, '마약과의 전쟁' </h3>
<p> </p>
<p>두테르테는 다바오 시장 시절에도 강력한 마약퇴치작전을 펼쳐왔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전개된 '마약과의 전쟁'은 빈민 학살의 무기이자 언론인 탄압의 유용한 방법이 되어 왔다. 필리핀 경찰의 '토캉작전'(Oplan Tokhang)에서 '토캉tokhang'은 비사야어의 'tuktok'(노크하다)와 'hangyo'(설득하다)의 조합으로, 다바오시에서 마약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경찰과 지역공무원이 마약중독이나 밀매로 의심받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 노크하고 항복을 설득, 경고한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p>
<p> </p>
<p>"대법원이 경찰작전 중 희생된 사람들에 관한 수사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을 때 경찰은 대통령이 명령할 때만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은 없고 명령만 있다." 필리핀 최대의 민영방송사 ABS-CBN의 뉴스데스크 편집인인 인다이 에스피나-바로나의 말이다. 메트로마닐라의 빈민가에서 희생자 가족들을 취재해 온 그녀는 토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증거도 없이 쑥덕거려서 만든 명단을 가지고 와 당신의 집 문을 두드리면서 '우리가 당신을 친절하게 초대하니 항복 명령에 따라주기를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이라고 말한다." 에스피나-바로나에 따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강제로 '항복'했고 항복한 이들은 바랑가이 센터로 가 종이 한 장을 받는데, 그 종이에는 마약밀매자인지 마약중독자인지를 표시하는 두 가지 선택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p>
<p> </p>
<p>경찰이 만든 '죽음의 명단'에 올라간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거나 더위를 피해 골목길에 나온 빈민가 주민들은 토캉작전의 표적이 된다. 마약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메트로마닐라 외곽의 빈민가에서 만난 주민들의 목소리는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다. "그들이 마약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먼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충분한 증거 없이 살해당했다." 케손시 산로케 바랑가이에서 파작(삼륜자전거) 운전사로 일하는 미아 그라시아의 말이다. "우리는 파작 운전사이기 때문에 때때로 경찰에 잡힌다. 하지만 우리는 도덕적으로 산다." 16세 된 그녀의 친척 소년도 무고하게 살해된 희생자들 중 한 명이다. </p>
<p> </p>
<p>메트로마닐라의 케손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해된 곳은 칼로오칸시로, 골목길 한쪽에 쓰레기 카트 두 개를 붙여 개조한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제랄드(18세)는 십대로서 현 상황이 두렵다고 말하면서도 진실을 말하기 위해 용감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나도 경찰에게 신원 오류로 붙잡힐 수 있다. 한번은 나는 학교에 있었고 마약중독자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가 와서 내 옆에 있던 그를 총으로 쏘았다. 나는 이 동네에 살다가 살해된 사람들을 알고 있다. 이 동네에서만 약 100명이 죽었고 그들 중 50%는 아는 사람들이다."</p>
<p> </p>
<p>제랄드가 사는 칼로오칸시에서 무고하게 살해된 많은 청소년들 중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당시 17세)의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2017년 8월 16일 경찰이 마약 단속 중 이 소년을 사살한 뒤 그가 필로폰과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총격을 가했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조작한 것이다. 마약과 전혀 관련이 없었던 소년을 살해하고 누명까지 씌워 시민들의 공분과 항의시위를 야기한 이 사건은 처음으로 법적 처벌을 실현시켜, 2018년 11월 29일 산토스를 살해한 경찰관 세 명이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p>
<p> </p>
<p>프리랜서 사진기자로, 마약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두테르테의 지옥>(Duterte's Hell, 2017)을 공동 감독한 루이스 리와낙은 "희생자의 50% 이상이 미성년자들"임을 강조하며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통계를 보면 살해된 이들 거의 모두가 빈민이다. 부자들은 대문이 있는 동네에 살아서 도피할 수 있다. 경찰이 그냥 들어가 집을 수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거리나 빈민구역에 가면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공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만든 후 리와낙은 두테르테의 추종자들인 '트롤 아미'(troll army, 온라인 공격부대)'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 마약전쟁을 보도하는 언론인들은 온라인상에서의 협박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취재해야 한다.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이던 1998년에 만들어진 자경단 '다바오 죽음의 분대'(DDS)는 살인을 자행해 온 대표적인 두테르테 지지자 그룹이다. "마약전쟁을 취재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책임이 있는 이상, 언론인은 내일의 취재를 위해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리와낙)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art_1554704997.jpg" class="sm-image-c" src="http://cdn.pressian.com/data/photos/cdn/20190415/art_1554704997.jpg" style="border-width:1px;border-style:solid;margin:0px auto;clear:none;float:none;vertical-align:middle;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font-size:17px;text-align:justify;background-color:rgb(255,255,255);" title="▲다바오 시 곳곳에 있는 군 차량 ⓒ박성현" /></p>
<div class="imgcaption2" style="margin:0px;padding:7px 10px;clear:both;line-height:19.6px;font-size:14px;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background-color:rgb(255,255,255);">
<p style="padding:0px;text-align:center;">▲다바오 시 곳곳에 있는 군 차량 ⓒ박성현</p>
</div>
<p> </p>
<h3>필리핀의 언론 탄압 상황 </h3>
<p> </p>
<p>필리핀전국언론인노조(NUJP)의 자료에 따르면, 1986년부터 현재까지 비판적 언론활동(직무관련)으로 인해 살해된 언론인 수는 총 185명이고 두테르테 행정부 하에서만 12명이다. 대부분 지방의 언론인인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 수도권보다 훨씬 열악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부패를 폭로하고 비판한 언론인이 살해되어도 살해 이유를 마약 연루로 몰아가기도 하고, 심지어 토캉작전을 가장해 언론인을 살해한 사건도 일어났다. 지역신문 <카탄두아네스 뉴스 나우>의 발행인이자 칼럼니스트인 라리 케는 2016년 12월 19일 오전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킬러들에게 암살당했는데, 그는 죽기 얼마 전, 마약 제조 시설이 발견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지역공무원들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었다. 케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것은 카탄두아네스 주지사 조세프 쿠아로, 그는 자신의 보좌관 수비온을 시켜 경찰관 타코르다에게 토캉작전을 가장해 케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p>
<p> </p>
<p>두테르테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 온라인 군대 트롤아미의 활용 외에도, 언론사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비판적인 온라인 뉴스매체 <래플러>(Rappler)에 대한 폐쇄 시도와 ABS-CBN 방송국의 사업권 박탈 위협, 주요 일간지인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의 소유권 이전 강요가 그 예이다. 또한, 두테르테 행정부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유지해 온 이 언론사들은 모두 세금 체납 혐의로 탄압을 받았다. </p>
<p> </p>
<p>특히 대표적인 탄압 대상은 래플러로, 이 뉴스웹사이트는 마약전쟁의 인권 유린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2018년 1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래플러가 외국인의 언론사 지분 소유와 현지 언론 통제를 금지하는 법률(반더미법, Anti-Dummy Law)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법인 등록 취소를 결정했다. 2018년 7월 항소법원은 이 결정에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고, 그해 8월 래플러는 등록 취소 명령을 부분적으로 재고하도록 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11일 법원이 이전 판결을 지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3월 28일 래플러의 대표이자 편집국장인 마리아 레사와 그녀의 동료들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된다. 동료들은 당일 보석으로 풀려났고,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레사는 다음날인 29일 아침 귀국길 공항에서 체포되어 역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그녀는 이보다 한 달반 전인 2월 14일에도 사이버 명예 훼손으로 체포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적이 있다.</p>
<p> </p>
<p>필리핀의 여론조사기관인 사회기상관측소(SWS)의 2018년 4분기 조사(2018년 12월 16일~19일)에 따르면, 필리핀 국민의 78%가 자신이나 자신의 지인들이 초법적 살인의 희생자가 될까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러나 두테르테는 마약전쟁과 언론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현행법상 마약조직이 청소년들을 교역에 이용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형사책임의 최저연령을 현 15세에서 9세로 낮추도록 2016년 이래 꾸준히 추진해 왔고, 올 1월에도 이 문제가 부각된 바 있다. 한편, 고등학생 산토스가 무고하게 살해되었던 칼로오칸의 교구장 파블로 비르길리오 데이비드 주교는 지난 2월 그와 다른 주교·사제들이 살해 위협을 받았음을 밝혔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 추기경은 이에 대해 두테르테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p>
<p> </p>
<p>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지지자들의 대표적인 공격 표적인 신문 기자 출신 언론인 에드 링가오(TV5와 원뉴스 앵커)의 다음 말은 인상적이다. "비판적이어야 할 우리의 일을 멈추고 침묵을 지킨다면 우리는 신뢰받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취재와 보도를 계속하는 언론인들이 있는 이상, 마약전쟁에 희생되는 필리핀 민중과 탄압받는 필리핀 언론의 미래에는 희망이 있다.</p>
<p> </p>
<p> </p>
<p><a href="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35862#09T0" target="_blank" rel="nofollow">프레시안에서 보기>></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617082" target="_blank" rel="nofollow">동남아시아 언론의 자유가 궁금하다면? >></a></p></div>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난 11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 정상 회의에서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연이어 열린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환영과 지지를 표명했다.
아세안은 2003년 발리에서 공동체 건설에 합의한 이후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문화 공동체를 축으로 추진해왔다. 역사 문제, 패권 경쟁, 한반도 문제 등에 얽매인 동북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주목해야할 사건이다. 그러나 아세안 공동체 출범이 완성이 아닌 '과정'임을 고려하더라고 민중 중심의 평화, 번영, 진보를 향한 아세안 공동체 여정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와 시민 사회의 참여 배제, 경제 통합 중심의 접근, 역외 국가의 전략적 접근 등이 대표적 문제점들이다.
정치 안보 공동체는 회원국 간 전쟁의 부재 상태를 넘어 상호 신뢰뿐만 아니라 법치, 민주주의, 인권 향상 등 정치 발전을 목표로 한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의 설치와 2012년 아세안인권선언 등 그간 성과를 계승하는 한편 그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 지난 11월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왼쪽에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나집 총리가 서있다. ⓒAP=연합뉴스
테러방지법 악용 보여주는 말레이시아
그러나 이번에 채택된 '아세안 비전 2025'에서는 인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제도화 방안이 생략된 채 인권을 '촉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는 논의를 주도할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말레이시아 나집 총리는 각종 부패 스캔들과 민주주의 탄압으로 이미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2013년 총선에서 득표율 하락 속에 집권을 연장한 나집 총리는 비판 세력에 대해 내란선동방지법 등을 동원하여 만화 비평가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발 및 수사를 진행했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에릭 폴슨이 트위터에 올린 정부 비판 글 때문에 내란선동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내란선동방지법은 영국 식민 지배 시기에 도입되어 정치적 악용 소지가 높은 대표적 악법으로 나집 총리 스스로 2012년 이의 철폐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나집 총리는 정상 회의 직전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 아세안 및 관련 정상 회의에서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와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으로 이번 파리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말레시아는 역외 국가들의 테러 방지 협력과 관련해 주요 협력 대상국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의 사례는 테러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도입된 테러방지법은 주요 테러 용의자에 대해 재판 없이 2년 동안 구금을 허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앤드류 쿠는 현 정권이 정부 비판 활동을 테러리즘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테러 방지 협력의 모색은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차기 의장국인 라오스도 아세안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2년 말 라오스 시민 활동가 솜바트 씨가 석연찮은 정치적 정황에서 실종되었다. 이에 대해 대응 부재는 아세안의 한계를 노출했으며 라오스 내 취약한 시민 사회 기반을 고려할 때 인권과 민주주의 논의가 제약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정 불간섭 원칙 뒤에 숨은 아세안의 한계
아세안 공동체 건설 과정에서 역내 시민 사회의 역할과 참여는 배제되었다. 정상 회의 직전 개최된 아세안시민사회컨퍼런스와 아세안민중포럼(ACSC/APF)은 인권의 보편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적 인권 원칙과 규범 수용과 더불어 주요 인권 규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의 지역적 현안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도 비판의 대상이다.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인도네시아에서 비롯된 연무 현상, 로힝야 난민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이유로 아세안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아세안의 무조건적 내정 불간섭 원칙의 고수는 오랜 비판의 대상이었다. 인권의 보편성과 환경의 초국경적 특성은 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을 계기로 아세안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과제를 외면한 채 아세안 공동체의 이행 과정과 대외 홍보는 경제 통합과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에 시민 사회는 개발 정의를 요구한다. 재분배, 빈곤 문제와 더불어 경제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회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사회적' 또는 '사회 경제'적인 사안들을 '시장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 의료의 강화는 의료 시장의 개방 수단으로 둔갑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기대하기에는 아세안 공동체의 과정이 여전히 '국가 중심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공동체는 어느 한 축만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엘리트와 시장의 힘이 주도하는 사이 이미 그 긴밀한 연결성이 훼손되고 있다.
역외 국가들의 전략적 접근은 이들 국가의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지지 표명을 외교적 수사에 머물게 한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아세안은 중립 원칙을 고수하며 회원국 간 단결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은 증가해왔다. 이번 정상 회의에 참가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 등에 여전히 갈등을 연출했지만 이들 모두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등 아세안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과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지지하는 한편 테러와 북핵에 대한 공동 협력을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러 방지를 위한 협력의 강화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외교적 중립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 외교에서 한국은 2008년 아세안안보포럼(ARF)을 비롯해 꾸준히 북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중-미 간 갈등 속 아세안의 중립적 행보가 보여주듯이 근본적으로 남북한 문제인 사안에 대해 공식적이고 실질적으로 한국을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지지 입장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아세안 공동체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확립은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
아세안은 2007년 아세안 헌장을 채택하여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우리 아세안 민중"으로 시작되는 아세안 헌장의 서문은 아세안 공동체가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 제시되었던 비전이 현실과 타협하고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이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이 시점에서의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전개될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보다 많은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립이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역외 국가들은 자국 또는 집권 세력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전략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 공동체 모색을 위한 중요한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링치우 대만인권연대 사무국장
2016년 1월 16일, 대만에서 최초의 여성 총통(차이잉원)이 선출되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DPP)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 정부에 대해 대만 시민사회가 갖는 기대와 우려는 무엇일까?
'해바라기' 운동과 시민사회의 분노
지난 2014년 3월 17일, 대만 입법원 내정위원회에서 국민당 장칭중(張慶忠) 입법의원이 '양안서비스무역협정(Cross-Strait Service Trade Agreement)'를 30초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 불투명한 절차에 대해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는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24일간 국회 입법원을 점거한 '해바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대의 정치'가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문제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설립, 핵폐기물 이슈, 노동자 해고, 강제철거 등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대만의 대부분의 입법안들은 인권적 관점은 배제한 채, 주요 양당의 이익을 바탕으로 논의되고 있다. 거대 정당이나 전통적인 지역 파벌에 의해 인적, 물적 네트워크들이 장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최악은 아닌 후보자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으로 인해 18-20세 사이 청년들은 투표권한이 없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은 시대역량(New Power Party),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자유대만당(Liberal Taiwan Party), 녹색당(Green Party)등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선거 제도 자체가 소수정당에 매우 불리하다. 각 정당은 3.5% 이상 득표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거대 정당만이 정부로부터 수백만 대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네트워크와 자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소수정당은 자원 부족으로 선거에 많은 돈을 쓰면서도 충분한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보조금 등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016년 선거
국민당(KMT)의 8년 집권 기간 동안 대만 국민들은 많은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민진당이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진당 스스로도 그들이 차기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대만 국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표출되지는 않았다. 과거에 언론은 대선 후보 토론회 개최시 각각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초청해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게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주최측이 시민사회단체를 전혀 초청하지 않았으며 인터넷을 통한 질문만을 받았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논리적이지 않거나 인권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과 쯔위(오른쪽). ⓒ연합뉴스
쯔위 효과
선거 하루 전날, 한국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16살 대만 소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소녀가 속한 걸그룹은 한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각자 출신국의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이 사진을 본 중국 본토의 다른 가수가 이를 비난하며 중국 사람들에게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쯔위를 보이콧하라고 부추겼다. 보이콧이 계속되자 해당 연예기획사는 쯔위에게 공개 사과를 시켰고 이 사건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반대 운동 동안 반중 정서와 대만 민족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 유행했었다. 쯔위 사태는 이러한 반중 정서를 극대화시켰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6년 이후, 민진당이 가진 전권
2012년 민진당은 소수 정당에 불과했다. 민진당은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이 의회 내 민진당 활동을 보이콧해 정당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비난해왔다. 2016년 선거에서 민진당은 총통 배출은 물론 의회 과반수를 넘는 113석을 차지했다. 새로 등장한 정당들 중에 시대역량당만 5석을 차지했으며 다른 정당들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기대와 우려
이번 선거기간동안 차이잉원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2012년 대선에서 몇 가지 인권 정책들을 제안했던 차이잉원은 2016년 대선 때에는 5개의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동성결혼, 헌법 개정, 의회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주요 인권 이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사법 제도 개혁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민진당은 국회의원 후보로 시민사회 출신의 많은 전문가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사형제, 강제 철거와 같은 예민한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추후 차이잉원 총통이 동성결혼, 선주민 권리와 자치행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공공주거, 노동권, 사회복지제도, 장애인과 노인의 권리, 이주민과 난민 이슈를 해결하고 입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차이잉원 총통이 그동안 여러 차례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까지 약 4개월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마잉주 현 총통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논쟁적인 정책들을 다 통과시키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뿐만 아니라 민진당이 집권하는 기간 동안 의회 내에 이들을 견제할 만한 야당 세력이 없다는 것 역시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다. 국민당 8년 집권기간 동안, 민진당은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법들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왔다. 민진당이 여당이 된 지금, 시민사회단체들은 예전 민진당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민진당은 의회, 선거 제도, 헌법 등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민진당이 할 수 있는 개혁 정책들은 많이 있다. 민진당이 거대 여당이 된 지금, 이를 파기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 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새로운 정부가 시의적절하지도 않고 공평하지 않은 정책 및 제도들을 개혁하는지 계속해서 감시하고 촉구해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