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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3] 선거를 심판의 장이 아닌 대안 선택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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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3] 선거를 심판의 장이 아닌 대안 선택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익명 (미확인) | 목, 2016/03/10- 17:46

선거를 심판의 장이 아닌 대안 선택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보영 l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의회민주주의의 산실에서 찾은 선거의 의미

영국에서 보낸 5년여 기간동안의 유학생활은 나의 정치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바꾸어놓았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1990년대 말 민주적인 정권교체와 그 뒤에 이어진 사회복지의 확대를 지켜보면서 그 이후의 사회복지의 대안을 찾아보겠다며 나선 유학길이었다. 세계 2차 대전 직후,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유명한 베버리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1980년대 이를 비판하며 등장한 신자유주의 물결에서 역시 영국의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대처 정부를 빼놓을 수 없으며, 1990년대 말에는 다시 대안으로 등장한 ‘제 3의 물결’ 중심에는 역시 영국의 신노동당 정부가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현대사의 시기마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도하고 그 것이 어떻게 정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것이 항상 큰 질문이었다.

 

그런 와중 영국에서 관찰하게 된 선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시 2005년 선거는 혜성같이 등장한 토니 블레어와 신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1997년 이후 세 번째 선거였다. 노동당은 2003년 이라크 침공의 후과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지만 선거강령(election manifesto)을 통해서는 ‘영국, 퇴보가 아닌 진보(Britain Forward, Not Back)’를 당당히 외쳤다. 그 선거강령에는 8년 전 어떻게 엉망이었던 영국 경제와 사회를 자신들의 집권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으며, 4년 전 우리가 어떤 약속을 하고 지켜왔는가를 언급한 후, 어떻게 영국은 여전히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빼곡히 적어 놓았다. 이것은 ‘당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고 계십니까?(Are you thinking what we’re thinking?)’라는 다소 맥빠진 구호에 조세 감축, 학교 질서, 청결한 병원, 경찰 증원, 이민 감축 등 단편적 공약을 나열한 보수당의 선거강령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다양한 토론과 분석을 통해 이러한 정책적 차이가 신랄하게 드러났다. 총선 보도의 중심에는 언제나 각 분야별 정당의 정책이 있었다. 선거강령을 중심으로 각 정당이 어떠한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그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분석과 토론이 선거보도의 중심이었다. 선거운동은 지역 정당 활동가들이 선거강령을 각 집집마다 방문하여 설명하며 설득하는 것이었다. 즉, 영국의 총선은 개개인의 후보자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그 정당이 내세운 선거강령에 대한 투표라는 의미가 그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라크 침공에 대한 저항투표 여론도 높았지만 여전히 보수당은 노동당에 대안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했고, 줄곧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노동당에 다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말 중 하나는 ‘심판’이다. 제대로 못한 정부의 여당이나 제대로 역할을 못한 야당에게 표를 주지 말자는 소리다. 사실 이 심판론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87년 대통령 직선제가 이루어진 이후 이전의 독재여당이 선거에 참여하니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야당이 내세우는 것은 ‘심판’의 논리였고, 이것은 독재의 잔재로부터 벗어나고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 안에서 정당성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적인 정권교체가 일어났고, 교차집권이 이루어진 지금 상황에서 여전한 심판론은 대안이 없다는 안일함의 표현일 뿐이다.

 

지금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의 의미를 집어보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의제가 집중되는 공간은 총선이 아닌 대선이었다. 총선은 집권 정부의 중간 평가 내지는 예비 대선의 성격으로 다소 부수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강원택, 2012). 물론 이것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나라 정치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대선을 중심으로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선거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며 어떻게 선거에서 표출된 사회적 요구와 정치의 대응이 어떻게 엇갈려 왔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이를 극복할 기반을 가지고 있는지를 집어본 후, 선거의 의미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결론지어보도록 하겠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선거: 분출되는 요구, 엇갈린 정치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정치를 지배했던 의제를 꼽으라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발전은 해방과 한국전쟁 등 격변의 시기를 겪으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꼽혔던 현실에서 분출되었던 요구에 바탕을 두고 있었으며, 이는 6~70년대 박정희 정권이 전면적으로 내세운 의제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 정권의 시기를 개발독재라고 칭하기도 한다. 민주화는 그 독재아래에서 자연스럽게 태생된 의제였으며, 아이러니하게도 개발독재의 산업화가 성과를 거둘수록 당장의 경제적 문제로부터 벗어나게 된 국민들에게서 그 요구는 더욱 폭발적으로 분출되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는 그 역사적 맥락에서 서로 상극인 듯하지만 사실 시대적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요구의 측면에서는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었다. 6~70년대 국민들의 삶의 문제의 핵심에는 가난에 있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경제발전이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는 삶의 문제의 원인을 부정과 부패에 물든 권위주의에서 찾기 시작하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는 민주화로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997년은 이러한 흐름에서 매우 중대한 기점이 되었다. 우선 민주화에 있어 1997년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는 이루어지면서 일단 형식적인 완성을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다. 민주화의 가장 가시적 성과를 대통령 직선제 쟁취라고 한다면 그 직선제에 의해 실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것은 선거에 의한 권력의 교체를 이루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이루어졌다. 이를 계기로 고속성장 구조가 붕괴되면서 그간 그 속에서 완화되거나 감추어져 왔던 사회적 문제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고속성장 속에 감추어져왔던 사회문제들이 민주화와 동시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으니 가희 민주화의 비극이라 할 만하였다.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거론되는 빈곤과 양극화, 자살, 저출산 문제에 대한 추이를 보면 [그림 1]과 같다. 이와 관련된 지표들은 모두 문민정부가 들어선 90년대부터 완만하게 악화되거나 정체되어 있다가 97년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리고는 2000년을 기점으로 잠시 완화되었다가 2000년대 초반에 다시 급격한 악화가 시작되어 지속적으로 상승 또는 감소하는 추이를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다. 즉 경제위기 때 닥쳤던 사회적 위기는 김대중 정부 시기에 잠시 완화되는 듯 하였으나 노무현 정부 시기에 다시 본격적인 악화를 겪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민주화 흐름에 있어서는 정점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역주의 타파와 탈권위주의를 전면에 내걸었던 노무현 정부는 민주화의 완결판이리고 할 수 있었다. 그에 맞추어 분권화도 강력하게 추진하였지만 그 당시 상황은 국가의 주도적인 위기개입이 절실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엇박자는 사회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깊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국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사람이 권력을 잡은 듯 보였지만 삶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민주화의 의제는 힘을 잃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 다시 떠오른 것은 경제성장의 의제였다. 민주화가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니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이 다가온다면 다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이에 화답을 하듯 2007년 대선에서 현대건설 입사 12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 즉 경제성장 시대의 상징인 이명박 후보가 연 7% 성장에 4만달러 국민소득으로 세계 7위 경제대국을 만들겠다며 747공약을 전면에 내세웠고, 정동영 후보는 8%로 받아치는 등 선거는 온통 ‘성장’판이었다. 결국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지만 집권기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1%로 노무현 정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 4.3%에도 못 미치는 것이었다(주간경향, 2012). 경제성장의 신화가 집권을 하여도 고속성장은 다시 찾아오지 않으니 그렇게 경제성장의 의제도 퇴색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퇴색된 전통적인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의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의제였다. 결국 사람들이 앞의 두 의제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의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결과이다. 2008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공약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그 영향력은 급격히 확산되었다. 저출산 대응으로 등장하게 된 무상보육, 노인빈곤 문제로 인해 도입하게 된 기초(노령)연금 등은 그 대상도 소외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하위 70% 등 포괄적으로 설정되어 상당수의 사람들이 정책으로 인해 실제 삶의 문제가 완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중심의제는 단연 경제민주화와 복지였다.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뒤지지 않았던 박근혜 후보는 전통적으로 진보적 의제라고 여겨졌던 것들이지만 여당은 같은 해 총선에서 전면 무상보육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미 1년 전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안을 직접 발의하였으며,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김종인 박사를 영입하는 등 의제를 선점하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결국 집권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현재 목도하다시피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집권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었으며 국민들의 삶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중심의 경제대책들만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사회는 2000년대부터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삶의 문제의 해결을 원하며 그 욕망이 정치에 표출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계속 엇갈리고 있다. 악화되기 시작한 문제는 계속되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나 청년실업 등 새로운 위기가 더해질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과거의 향수를 공유하고 있는 고연령층이나 특정 지역기반 등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 버티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쉽게 현재의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구호를 다시 외치는 것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복지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번 예산 논란을 겪으면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공유되었다. 예를 들어, 최근 공무원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상향조정하자는 것이 매우 첨예한 정치적 쟁점이 되어 여야뿐 아니라 청와대까지 대립하였다. 그러나 애초 소득대체율을 40%까지 낮추었던 것은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노무현 정부였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대국민 호소문까지 써가며 추진했던 것이다. 아무리 복지를 표방한 정치세력이 집권한다고 한들 충분히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면 금방 재정논리에 휩싸여 누구보다도 후퇴할 수 있는 것이다.

 

대안이 있는 선거를 위하여

지금까지 민주화 이후 우리사회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지만 정치의 대응은 이에 계속 엇갈려왔음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전통적인 경제성장이나 민주화의 의제가 적합하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나 복지의 의제가 등장했던 것처럼 이제 현재의 심화되기만 하는 사회적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절실한 시기인 것이다. 이는 점차 단순한 구호의 싸움이 아니라 대안의 설득력과 구체성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빈곤과 양극화, 실업과 고용불안 등의 사회적 위기를 대응하는 것과 재정 및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설득력있는 고리로 연결되지 못하면 공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대응은 여전히 구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 성장론’을 들고 나오고, 안철수의 국민의당도 ‘공정성장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여전히 정치하지 못하다. 더불어 성장론도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 인상, 혁신중소기업 육성, 국토균형발전, 사회적 경제활성화 등 그동안 무수하게 등장했던 구호들의 집합에 불과하다. 공정성장론 역시 현재 대기업에 편중된 경쟁구조를 보다 공정하게 하면 혁신성장이 될 수 있다는 구호 수준이다. 각각의 ‘론’을 내세우면서 법안과 대책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그에 필요한 일부일 순 있어도 이들이 이루어지면 정말 더불어 성장이나 공정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충분한 대안이 담겨있지는 않다.

 

이렇게 정치권의 대안이 여전히 구호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도 않고, 그럴 수 있는 기반도 없기 때문이다. 오랜 권위주의와 민주화의 역사 속에서 정치권의 몫이란 저항의 구호를 앞세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은 언제나 정부 관료들의 몫이었다. 지금까지도 구체적 정책 생산의 기반은 이러한 정부 관료들의 부처 산하에 있는 국책연구기관들에서 나온다. 이러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부의 요구에 의한 연구가 주를 이루다보니 당연히 사회적 대안을 생산하는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러한 정치적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한 것은 경제계 쪽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소 등 대기업의 싱크탱크들은 97년 경제위기 이후에 자사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책생산에 관심을 집중시켜 왔으며(황윤원, 2009), 노무현 정부 시기에 한미 FTA를 추진한 배경에 삼성경제연구소가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기실 기업 연구기관의 대표격인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국책연구기관의 대표격인 한국개발원(KDI)을 예산, 인력 등의 규모에서 훨씬 능가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이러한 연구기관 역시 자사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일 뿐 사회적 위기에 대한 대안을 생산하는 것과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당 연구소는 어떠한가. 주요 정당들은 국고보조금을 포함하여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지만 자체적인 전문인력부터 부족한 상황이며, 정당에 소속되다보니 단편적인 정치적 이슈투쟁에 전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황윤원, 2008). 대부분의 정책연구는 외부 전문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며, 정당 부설이다 보니 정당의 하부조직으로 인사나 운영에 있어 정당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편적인 이슈에 매몰되고 사회적 대안생산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정치가 구체적 대안보다는 구호에 익숙하다보니 역시 정당 연구소조차 단편적 논리제공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독립성도 있으면서 문제의식도 가지고 있는 시민사회의 싱크탱크는 어떠한가. 주요 국책연구기관이나 기업의 경제연구소들이 수백억의 예산을 사용하고, 정당연구소들이 수십억의 예산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사회 연구소들은 1억 미만인 경우가 1/3에 달하고 대부분 한자리 수를 넘지 못했다(홍일표, 2011).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안정적이고 구체적인 생산물을 내기에는 그 기반자체가 매우 취약한 수준인 것이다. 결국 사회적 난제를 풀어내기 위한 대안을 의미있게 생산하기에는 영세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두고서 어떤 제대로 된 대안이 출현하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희망일 것이다. 물론 규모 있는 연구소가 대안의 생산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앞서 든 영국의 예에서 복지국가의 출현에는 페이비언 소사이어티, 대처리즘의 등장에는 경제문제연구소(IEA), 신노동당의 등장에는 공공정책연구소(IPPR)이 있었지만 이 싱크탱크들은 작은 소모임에서 시작하거나 한, 두 명의 연구자의 후원자에 의해서 출발한 것이었다(김보영, 2015). 하지만 이들의 아이디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양한 경로의 재원을 끌어들여 연간 수십억 규모의 싱크탱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업뿐 아니라 정당, 노동조합, 민간재단들이 그 재원이 되었고 이 싱크탱크들은 이 재원간의 균형을 맞추는 등 자신들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성장한 것이다.

 

대안이 있는 정치,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선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더 이상 구호의 정치가 아닌 대안의 정치가 되어야한다는 명확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대안생산 구조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이 의식있는 연구자들의 머리맞대기식 대안모색이 전부라면 우리는 일정수준 이상의 설득력있는 대안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선거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심판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 행동만 따질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는 구조부터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강원택, 2012, “왜 회고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한국정치학회보』, 46(4), 129- 147.
김보영. 2015. “베버리지 복지국가에서 캐머런 정부까지: 복지국가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어 싱크탱크의 역할과 전략에 대한 영국 사례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7(2). 259-284
김태완 외, 2008, 『2008 빈곤통계연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간경향, 2012, “‘747공약’ 공수표로 끝났네”. 1006호. 12월 25일자
황윤원, 2009, “정책결정과정에서의 민간싱크탱크 역할과 발전방안 연구”. 『한국거버넌스학회보』, 16(3), 1-31.
황윤원, 2008. “우리나라 정당 싱크탱크의 실태 분석과 발전방향”. 『한국거버넌스학회보』, 15(3), 383-413.
홍일표. 2011. “한국에서 ‘시민사회 싱크탱크’의 발전과 특성: 33개 시민사회 싱크탱크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NGO』. 9(1). 93-128.
홍진표·최순호, 2011. 『대한민국 자살현황 연간보고서』. 보건복지부·한국자살예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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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끝이 아니라 연대의 시작이다 

선거 제도 개악 유감

 

좌세준 변호사
 
바야흐로 선거 국면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별 공천자 발표와 당내 경선이 진행 중이다. 지역구별 여야 후보 간 대결을 예상한 여론조사 결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획정이 지연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종전 지역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한 것은 2014년 10월 30일이었다. 국회는 지난 3월 2일 심야에 가서야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재판소가 입법 개선 시한으로 제시한 2015년 12월 31일로부터 60여 일을 넘긴 시점이었다. 국회의원 지역구가 존재하지 않는 헌정 사상 초유의 위헌적 상황이 두 달 넘게 계속된 것이다. 게다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라고 새누리, 더민주 양당은 지리한 밀고 당기기 끝에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고 지역구를 늘리는 '최악의 수'를 두고 말았다.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자 1인만 선출되고, 나머지 후보의 득표는 모두 사표가 되는 승자독식(winner-take-all)의 문제점,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현저한 불일치, 특정 정당이 지역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 이와 같은 부작용을 보정(compensation)하는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비례대표 제도의 문제점 등은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 그야말로 개정이 아닌 개악이요, 아랫돌 빼 윗돌 막는 식의 미봉책이다. 알파고나 이세돌이라면 절대로 두지 않을 악수임이 명백하다.

 

이와 같은 선거 제도 개악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줄 부작용과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다. 우선 이번 선거는 역대 총선 중 가장 많은 '사표'가 발생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7번의 총선(13대~19대)에서 발생한 사표는 총 7000만 표가 넘는다. 매번 총선마다 1000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은 지역구 투표에서 행사한 자신의 표가 '당선' 후보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 대 다수 야당이 경쟁하는 체제로 선거가 이루어지게 될 터이라, 지역구에서 30% 이하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고, 전국적으로 본다면 전체 투표수의 60%에 가까운 표가 '죽은 표'가 되어버릴 것이다.

 

지역별로 특정 정당이 그 지역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이나, 정당의 지역 득표율과 의석수 사이의 불일치 현상도 악화되면 악화되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35% 정도의 전국 득표율을 얻은 정당이 150석 이상의 과반 의석을 가져가는 '불공정'한 선거 결과를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해결해야 할 국회가 종전보다 더 불공정한 롤을 통해 구성된다면 선거가 과연 민의를 반영하는 제도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상황인 '국회 불신'의 상황은 더 악화되지 않겠는가.

 

인구 편차 2대 1 기준을 맞추려 통폐합한 농어촌 지역구가 매머드화됨으로 인해 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넓은 지역구에서 1명의 국회의원만을 선출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도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사실 새누리, 더민주 거대 양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을 앞두고 참고할 만한 기준은 충분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2대1로 하고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중앙선관위원회의 '정치 관계법 개선 의견'만이라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진지한 논의 대상으로 삼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의원 정수 확대의 문제가 고민스러웠다면, 20대 국회 이후 시간을 두고 유권자를 설득하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오는 4월 13일 선거를 앞두고 야권 '연대'가 논의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만한 의제인 만큼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고, 개악된 선거법의 벽을 돌파하려면 야권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서의 야권 연대를 넘어 선거 '이후'의 연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종전보다 더 불공정해진 선거 제도를 개혁하지 않는 한 야당이 갖고 있는 좋은 공약이나 정책들은 그림 속의 떡에 불과하다. 20대 국회의 출범과 동시에 현행 공직선거법을 포함한 정치 개혁 의제에 대한 논의가 야당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의석수가 부족해서 힘이 모자란다면 유권자들의 힘에 호소해야 한다.

 

현재의 상태가 야권 '분열'이고, 그와 같은 분열의 당사자들에게 각자 양보할 수 없는 명분과 가치가 있다면, 분열된 상태에서도 제1당에 어부지리의 결과를 안겨주지 않는 공정한 선거 제도의 쟁취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야권은 '미래의 분열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현재의 야당 분열이 모두 지는 분열이라면, 공정한 선거제도가 갖추어진 미래의 야당 분열은 연합과 합의의 정치를 목표로 하는 모두 이기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소수 정당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득표율만큼 국회의원을 갖게 되는 공정한 선거 제도가 보장된다면 야당이 3개 아니 4개나 5개가 되면 어떤가. 다수 정당을 가진 나라들에서 권력의 분점, 합의의 정치가 이루어지고,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보다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아주 '낯익은 상식'이 아닌가. 4월 13일 이전의 야권 연대를 넘어 4월 13일 이후의 야권 연대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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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6/03/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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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 모든 게 '1등 당선제' 때문이다

[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14] 사표 양산하는 1등 당선제, 비례대표제 확대로 바꾸자

16.04.02 12:34l최종 업데이트 16.04.02 12:34l 글: 서복경(pspd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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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 정책제안]우리는 희망에 투표한다
ⓒ 고정미  


20대 총선에서는 300명의 의원 중 253명이 '1등 당선제'로 채워진다. 몇 % 지지를 얻든 1등만 하면 당선되는 제도가 1등 당선제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가 얻은 득표는 지역구 총 투표수의 54%였다. 나머지 46%는 2등 이하 후보가 얻은 표다. 

우린 이런 표, 대표자를 선출하는 데 기여하지 못한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죽은 표(死票)'라 부른다. 투표 유권자 2명 중 1명의 표가 사표가 되어버리는 선거체제, 이젠 바꿔야 한다. 선거뿐 아니라 국회, 정당정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1등 당선제는 바뀌어야 한다. 

유권자 4명 중 3명, 국회에 '나의 대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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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총선 투표일인 지난 2012년 4월 11일 낮 서울 성북구 숭인초등학교에 마련된 월곡1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 권우성  


사표를 양산하는 선거제도는 정작 중요한 4년 동안의 의정활동으로부터 유권자를 멀어지게 만든다. 유권자는 4년에 한 번, 앞으로 4년 동안 나를 대표해 국회 의정활동을 할 사람을 선택한다. 

그런데 유권자 4명 중 2명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 투표한 2명의 유권자 표 중 한 표는 죽은 표가 된다. 결국 19대 국회를 채운 의원들은 전체유권자 4명 중 1명의 지지만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셈이다. 형식 논리적으로는 그렇다.

300명의 국회의원은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 투표했으나 당선자에게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를 모두 대표해야 한다. 그러나 유권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지지했던 후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당선되면 그를 '나의 대표'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낙선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는 선거가 끝난 후 4년 동안 '내 선거구 당선자'가 국회에서 뭘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멀어진다. 투표장에조차 나가지 않은 유권자는 당연히 더 멀어질 것이다. '나의 대표'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참여도 가능하고 감독도 가능해진다. 선거는 4년 국회 의정활동이 나를 대표하라고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억울한 일이다. 4천만 유권자 중 다수는 납세자다.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나 사표가 된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나 모두 세금을 낸다. 국회의원은 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 300명의 의원은 내 세금으로 월급 주는 고용인들인 셈이다. 

그런데 유권자 4명 중 3명은 꼬박꼬박 월급을 주면서도 그들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왜? '나의 대표'가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치 냉소, 정치 불신은 그 틈을 타고 독버섯처럼 자라난다. 

실제로 그들은 4년 동안 나를 위해 열심히 일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나의 대표라고 느끼지 않으므로 관심이 가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으니 정보가 없고, 정보가 없으니 언론이 전달하는 단편적인 정보에만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매달 꼬박꼬박 내 돈으로 월급 주는 고용인들이 나의 대표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1등 당선제는 다수의 유권자를 그 기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또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어떨 때 투표권 행사를 포기하는가?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을 때,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도저히 지지할 수 없을 때, 투표해봤자 사표가 될 것이 분명할 때 기권해 본 경험이 있는가? 

만약 이런 이유로 기권했다면 이것은 유권자의 참여의지 문제가 아니라 제도 때문이다. 1등 당선제가 유권자의 투표참여의사를 박탈하고 전체로 투표율을 낮추는 것이다. 만약 내 한 표가 어떤 방식으로든 대표를 선출하는 데 소중히 쓰인다는 신뢰가 있다면, 적어도 당선가능성을 따져서 투표를 포기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투표율을 높이려면 비싼 돈 들여 투표참여 홍보물을 만들 일이 아니라, 1등 당선제부터 바꿔야 한다. 

사표되지 않을 권리, 비례대표제 확대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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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2012년 4월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 유성호  


우리나라 원내 1·2당은 평상시 '지역정당'이라는 낙인을 벗으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영남, 호남을 제집 드나들 듯이 쫒아 다닌다. 왜? 1등 당선제 때문이다. 어차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는 박빙의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니 전국적으로 상대당보다 한 석이라도 더 얻으려면 상대당 경쟁력이 약한 '내 땅'에서 모조리 1등을 해야 한다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국 어디서든 득표만큼 의석을 얻는다면 '좀 더 안전한 내 땅'이란 있을 수 없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영남에서 55% 득표율로 94%의 의석을 가져갔다. 민주통합당은 호남에서 53% 득표율로 83% 의석을 얻었다. 유권자가 몰표를 준 게 아니라 1등 당선제가 의석을 몰아준 것이다. 

이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각 지역 지배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는 기권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영남과 호남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급격한 하락을 거듭해 왔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1등 당선제는 유권자의 투표참여의지를 낮추고 2등 이하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대표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선거정치를 왜곡한다. 또 투표장에 나가 1등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을 국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듦으로써 의회정치를 왜곡한다. 그리고 선거 때만 되면 정당들이 지역 기반에 의지하도록 만들어 정당정치를 왜곡한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1등 지지자만이 아니라 꼴등 후보 지지자의 한 표까지도 소중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유권자가 당선 가능성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거나 투표해 놓고도 나의 대표가 없다고 느끼게 하지 말아야 한다.

대안은 많다. 핵심은 유권자의 단 한 표도 사표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현행 1인 2표제를 유지한다면, 유권자가 가진 2표의 권리 중 정당투표의 효력을 강화하면 된다. 정당투표 결과를 먼저 집계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당별 의석을 나눠주자. 그리고 각 정당이 얻은 총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와 정당비례로 채우도록 하자. 

10%의 전국적 지지를 얻은 정당은 딱 10%만큼의 의석을, 40%지지를 얻은 정당은 딱 그만큼만 의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영·호남에서 득표보다 많은 의석을 갖기 위해 분주해지는 정당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영·호남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단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분주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유권자는 내 표가 사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 한 표가 고스란히 국회 의석으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입니다.

토, 2016/04/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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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20대 총선 4개 정당 보건복지 공약 평가」발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오늘(4/7) 「20대 총선 4개 정당 보건복지 공약 평가」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발표한 보건복지 공약 중 노인, 보건의료, 보육, 노후소득보장(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5가지 분야를 평가하였다. 

 

보건복지 각 분야 공약 평가는 다음과 같다.

 

1) 노인복지는 노인일자리, 노인돌봄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를 하였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노인복지 공약은 제도와 정책적 접근이 아닌 개별 프로그램 수준이다. 새누리당 같은 경우, 기존에 진행되는 프로그램 및 서비스의 재탕이거나 이미 실시하고 있음에도 신규기관을 만드는 등 전달체계 비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어 무성의한 공약이라고 평가하였다.

 

2) 보건의료는 간호간병, 건강보험, 건강보험 보장성, 의료민영화, 공공의료 및 의료전달체계, 민간의료보험으로 나누어 평가를 하였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모두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을 공약으로 제시하였으며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당은 건강보험 재정건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새누리당은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계획,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공약을 전혀 제시 하지 않는 등 보건의료 분야 정책에 소극적이라고 평가하였다.

 

3) 보육은 아이돌봄, 보육예산, 보육공공성으로 나누어 평가를 하였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모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는 현안 대응은 제시하지 않고 지엽적인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공약만을 내세우고 있으며, 반면 정의당은 현 보육실태를 반영한 꼼꼼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4) 노후소득보장(공적연금) 부문은 기초연금, 국민연금, 국민연금기금으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새누리당은 노후소득보장에 관한 실질적 공약이 부재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기존 제도의 보장성확대, 사각지대해소, 노인빈곤 해결, 연기금의 공공인프라투자까지 전반적인 비전과 과제를 다루고 있었다.

 

5) 기초생활보장 부문 공약은 정의당을 제외하고는 빈곤층의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의 공약보다는, 주로 각 급여별 보장수준을 확대하거나, 간접적인 수준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정의당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국고부담율 확대 등의 실질적 빈곤해소를 위한 공약들을 제안하였다.

 

전체 내용은 별첨 보고서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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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4/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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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문재인 대표께서 직접 영입한 인사, 일명 더불어 어벤저스의 일원인 유영민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의 부산 해운대 갑 선거운동 현황.
화, 2016/03/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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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대학생참여 네트워크

‘Move(무브)' 발족 기자회견

 

■ 날짜: 2016년 2월 29일 (월) 13시30분
■ 장소: 광화문 광장 이순신동상 앞 

 

4.13총선 대학생참여 네트워크 ‘Move' 발족선언문

 
4년 전 대학생들은 서울시립대와 같은 반값등록금 대학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19대 국회를 반값등록금 국회라는 요구를 하며 힘 있는 활동을 이어갔다. 뒤이어 대선주자로 뛰어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반값등록금을 대선공약으로 내놓았다.

4년이 지난 오늘 대학생들은 지하철 광고판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었다는 광고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반값등록금 고지서를 받는 대학생은 없다. 정부가 자랑하는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만 해도 41.7%라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현실과는 다른 정부광고만 있을 뿐이다.

 

고액등록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부와 국회는 대학생들이 바람과는 다른 대학정책만 펼쳐가고 있다. 학문을 없애는 방식의 대학구조조정 제도를 거듭하여 전국 456개 학과 통폐합이 진행 중에 있으며, 국립대는 법인화가 법인화를 무르익어 총장직선제가 모두 폐지되었고, 문제가 되었던 기성회비도 고스란히 대학생이 책임지게 되는 식으로 법안이 통과되었다.

청년실업률은 9.5%로 증가하여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으며, 학자금 대출로 받은 대학생들은 졸업 후 평균 1445만원을 빚을 진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도 빚을 진 채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을 넘어 사회를 봐도 우울한 일들만 가득 찬다. 어느 덧, 세월호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배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진실도 밝혀지지 않았고 선체인양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겨울 정부의 치욕적인 한일합의는 국민의 자존심을 멍들게 하였다.

 

대학생들은 총선이 열리는 이번 봄. 대학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힘찬 행동을 진행하려 한다. 전국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쳐 대학생10대 공약을 선정하고 전체 정당와 후보에게 약속을 요구하겠다. 또한 4월 2일 대학생공동행동을 진행시켜 우리가 바라는 대학과 사회를 당당하게 선포하겠다.

 

300만 대학생들 모두 대학생이란 이름으로 굳게 뭉쳐 4.13 총선에서 대학생을 위한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고 이에 반하는 정치인은 표로써 가려내자.

 

우리의 목소리는 대학생 10대 공약 설문조사에 담고, 힘 있는 발걸음은 4월 2일 서울을 향해가자. 좋은 대학과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대학생이 하나같이 움직여가자!

 

4.13총선 대학생참여 네트워크 ‘Move(무브)’

월, 2016/02/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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