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외 자금 조달 통로로 이용된 북한 금융기관도 파나마 로펌인 모색 폰세카를 통해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글로벌 탐사보도 프로젝트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모색 폰세카 유출 데이터에 북한 주소가 기재된 ‘DCB 파이낸스’(DCB Finance Limited)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발견했다.
2006년 6월 27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이 유령회사의 주주와 이사 명부엔 ‘김철삼’과 ‘니겔 코위’(Nigel Cowie)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김철삼의 주소는 평양시내 주요 관청이 밀집해 있고, 고위층 거주지로 알려진 서창동으로 돼 있다. 니겔 코위의 주소 역시 평양의 중심부인 중구역 국제문화회관으로 기재돼 있다. 북한의 대표적 종합 문화시설인 평양국제문화회관은 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음악당과 국제회의실, 영화관 등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페이퍼 컴퍼니 설립 당시 제출된 여권 사본 등을 분석한 결과, 김철삼은 북한 대동신용은행 다롄 지점 대표, 영국 국적인 니겔 코위는 이 은행의 전 은행장으로 확인됐다.
니겔 코위는 모색 폰세카를 통해 설립된 ‘피닉스 커머셜 벤처스 리미티드’(Phoenix Commercial Ventures Limited)라는 또 다른 버진 아일랜드 페이퍼 컴퍼니에도 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다. 2005년 7월 26일 설립된 이 유령회사의 이사와 주주 명부에는 ‘태영남’이라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북한 국적의 인물과 영국인 ‘케네스 아더 프로스트’(Kenneth Arthur Frost), 프랑스인 ‘올리비에르 루’(Olivier Maurice Marie Bernard Roux)도 올라와 있다.
지난 2013년 6월 미 재무부는 북한의 핵 개발과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지원하는 자금줄을 차단할 목적으로 대북 추가 제재 대상 기관과 인물을 지목했다. 여기에 바로 북한 대동신용은행과 버진아일랜드 페이퍼 컴퍼니인 DCB 파이낸스, 그리고 김철삼이 포함됐다. DCB 파이낸스는 대동신용은행이 국제 사회의 감시를 피해서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서 조세도피처에 세운 위장회사로 드러났다. 김철삼은 북한 관련 계좌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관리한 의혹을 받았다.
당시 미 재무부는 대동신용은행이 DCB 파이낸스를 적어도 2006년부터 이용해왔다고 밝혔는데, 이는 유출된 모색 폰세카에서 드러난 DCB 파이낸스의 설립 시기와 일치한다. 사실상 모색 폰세카가 북한의 자금줄로 이용된 조세도피처 회사 설립을 도와주고, 관리해 준 셈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DCB 파이낸스의 설립을 모색 폰세카에 중개해 준 홍콩의 한 조세도피처 중개업체를 찾아갔다. 이 중개회사는 고객의 배경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도와준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명 대리인을 내세웠기 때문에 몰랐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DCB 파이낸스 설립 관련 문서에는 김철삼과 니겔 코위의 자필 서명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는 버진 아일랜드 금융위원회가 2013년 7월 30일 모색 폰세카에 보낸 DCB 파이낸스 관련 질의서가 있다.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유엔이 북한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결의안들을 언급하면서 DCB 파이낸스가 어떤 절차를 거쳐 모색 폰세카의 고객이 됐는지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모색 폰세카 직원들이 주고 받은 내부 메일에는 모색 폰세카 측이 DCB 파이낸스에 대해 제대로 된 실사나 위험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모색 폰세카는 2010년 버진 아일랜드 금융조사기구가 피닉스 커머셜 벤처스 리미티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그제서야 북한과 관련된 회사 두 곳 모두의 대리인 역할을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난다.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글로벌탐사저널리즘네트워크(GIJN)가 주최한 국제탐사보도총회(아래 총회)가 지난 11월 16일부터 나흘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이번 총회에는 영국 BBC와 미국 뉴욕타임스 등 유력 매체들부터 주최 대륙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 매체 기자들까지 130여 개 나라 1천 3백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는 세계 탐사기자들의 협업과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공감하는 기회였다. 지난해 파나마페이퍼스 프로젝트와 올해 파라다이스페이퍼스 프로젝트 등 최근 들어 국제협업 탐사보도의 성공적 모델로 기록될 만한 성과들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이번 총회 기간 중 뉴스타파를 필두로 한 아시아권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이 새로운 협력 네트워크인 ‘워치독 아시아’의 구성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총회 기간 중 모두 140개 세션에서 200여 명의 기자들이 발표자로 나서 그간의 탐사보도 성과물과 취재 기법들을 공유했다. 특히 데이터저널리즘의 새로운 흐름과 여러 비영리 탐사매체들의 운영 노하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뉴스타파 취재진도 3개 세션에 발표자로 참가했다. 김성수 기자는 최근 보도했던 세월호 화물칸 차량 블랙박스 영상의 입수 및 분석 과정과 그 의미를 소개했다. 임보영 기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보도된 뉴스타파의 여러 기사들과 독자적인 취재 기법을 상세히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비영리매체 관련 세션에서는 김용진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뉴스타파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정치·자본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파괴력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임을 강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데이비드 캐플런 GIJN 대표는 “후원회원 모델을 기반으로 훌륭한 보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뉴스타파는 전세계 탐사매체들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총회는 ‘탈진실의 시대, 미디어의 힘’을 주제로 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미 콜럼비아대 교수의 한 기조발표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오는 2019년 제11회 국제탐사보도총회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르몽드, 사설에서 안팎으로 불안한 한국의 현 상황 다뤄 -유례없는 부패 스캔들로 탄핵 앞둔 박근혜 -중국과 거리 좁히기에 실패로 중국해엔 긴장 -트럼프 당선까지 겹치면서 한국인 불안 가중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더 불안해진 한국의 국내외 상황을 정리했다. 이 신문은 12월 10일 토요일 자 2면을 통째로 할애해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을 ...
김정은과 트럼프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 이후 무려 한달 하고도 반이 지났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은 워싱턴의 많은 지식인들과 한국의 보수 정치계, 상업 미디어, 그리고 기업의 지원을 받는 기성 싱크탱크 내 한국 전문가들의 눈에는 실패작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까지 취소하면서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기 전에 이미 풍계리 핵실험 시설과 평양 근처의 ICBM 조립시설을 폐기했고, 동창리에서는 미사일 발사시설 해체의 신호도 있다.
게다가 김정은은 7월 30일,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송환했다. 유해 대부분은 한국전 당시 북한 땅에서 전사한 미군들이다.
북한은 이 정도면 마땅히 미국으로부터 “한국전 종전선언” 같은 구체적인 응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종전선언은 어떤 법적인 확약은 아니지만, 평화협정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점이 미국의 최종 결정을 늦추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남한과 북한 모두 늦어도 곧 있을 유엔총회 기간동안 종전선언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개인적으로 북한은 특정 조건만 충족된다면 정말로 핵무기를 폐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지난해 화성 15호를 발사한 이후 김정은의 바램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어 북한주민들도 번영과 평화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그는 “병진전략”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다시 말해 핵개발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고, 따라서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악수를 나눈 후 보여준 트럼프의 행동과 발언을 보면 정말 그가 싱가포르 합의를 지킬 의향은 있는지 의심스럽다.
일단은 트럼프가 진심으로 싱가포르 회담의 내용과 정신을 이행할 뜻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은 “과연 트럼프가 그럴 능력이 있나?” “김정은 정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나? 정말 북한이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이행하면 북한주민의 안전과 번영을 보장할 수 있나?”일 것이다.
트럼프가 “워싱턴의 함정”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이런 약속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의 함정이란 미국 워싱턴 내 반(反) 북한 정책을 지칭하며, 이는 대다수 미국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그 어떤 미 대통령도 북한에 호의적인 정책을 제안할 수도, 적용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다. 트럼프도 예외없이 이 함정에 걸려들었다. 본인이 원한다고 해도 이 함정을 빠져나오지 않는 한 북한에 큰 양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함정의 목표는 북한을 이 세상에서 가장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 파괴되어야 마땅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전멸시켜야 옳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극단적 방법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류 언론과 기업 산하 연구기관들을 동원, 미국인들이 북한을 싫어하고 불신하도록 만들었다.
이 함정은 극도로 공격적인 논리 전개를 따라 구성된다.
첫째, 북한을 미국과 한국, 일본을 위협하는 존재, 즉 위험한 존재로 묘사한다.
냉전시대 북한은 공산주의 진영의 일부였고, 따라서 남한을 위협하는 존재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그들은 남한을 위협할 의지도 능력도 잃었다.
북한은 단 한번도 미국을 위협하지 않았고, 그럴 힘도 없었다. 항상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하면, 그런 경우에만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말해 왔을 뿐이다.
즉, 1990년대 이후 북한은 남한에게도 미국에게도 위협적인 존재였던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 보수파와 미국의 미디어는 북한의 위협성을 오래도록 강하게 강조해오고 있고, 그 결과 이제는 북한의 위협이 아예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한국 내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굳게 믿고 있다. 이렇게 무서운 북한 이미지의 조성을 위해 충실히 헌신해 온 한국의 3대 일간지가 있으니 바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일명 조중동이다.
둘째, 북한에 불법국가 꼬리표를 붙인다. 북한은 “사악한 괴물”이 되어, “독재국가”, “불량국가”, “악의 축”, “부패한 국가” 등의 꼬리표가 달렸다. 미디어는 이런 꼬리표를 반복해 보도하고, 미국인들은 언론에서 보고 읽은 것을 그대로 믿게 된다.
북한과 북한주민에 대한 이런 지독한 이미지들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덕분에 다소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깊이 주입된 이미지를 지워 버리기는 어렵다.
반 북한 선동의 세번째 무기는 신뢰할 수 없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많은 정치인과 정부관료, 언론인,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북한이 믿을 수 없는 존재임을 역설해오고 있다.
“북한은 1994 합의를 위반했다.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 대화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 대북제재를 강화해야한다.”
2007년과 2008년 대북협상에 참여한 브루스클링너 (Bruce Klinger) 전CIA 요원과 전 주한미국대사 크리스토퍼힐(Christopher Hill)은 북한이 불량국가라고 말했다.
조지부시 (George W. Bush) 전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 중 하나로 지정했다.
이후 북한의 정직성에 대한 의심은 한층 더 심해졌고, 미국은 1994 합의와는 관련 없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도 1994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보자. 2008년 북한이 일본을 지나는 위성을 발사했다. 그러자 마치 1994 합의를 위반한 것처럼 해석되었지만, 사실 이는 합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증인들도 많다. 19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중지를 확인했다. 2008년, 조지 W. 부시 정부의 국무부가 1994 합의가 위반되지 않았음을 공식화했고, 당시 국무부 장관이었던 콜린파월(Colin Powell) 역시 1994 합의가 건재함을 밝혔다.
실제 북한은 이 1994 북미 기본합의(Framework Agreement)에 의거, 다수의 핵폭탄 생산이 가능한 원자로 2기의 건설은 물론 영변 원자로의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해당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북한의 진정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미국과 그 동맹국의 지지부진함에 불만을 터뜨렸다.
사실 미국 측은 한, 미, 일이 구성한 컨소시엄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즉 KEDO(Kore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에 제대로 자금지급을 하지 못했다. 이 컨소시엄은 자금이 있어야 합의문에 명시된 경수로 2기를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합의문에 약속된 50만톤 연료 지급에 실패했다.
1994 합의를 위반한 쪽은 누구인가?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다. 이에 북한은 1994 합의가 무용지물임을 깨닫고, 군사옵션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1994 합의 이후 미국의 행동을 보면 다음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대북정책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었나? 비핵화가 미국의 진정한 의도라고 보기 어렵다. 만약 이 합의만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북한은 결코 핵무기를 생산해낼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94년만해도 북한은 핵무기 생산을 완성하지 못했다.
미국 대북정책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무엇인가 일수도 있다. 군사력을 동원한 북한 정권교체일수도 있다.
실제 1990년대에 빌클린턴 (Bill Clinton) 당시미국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하려 했지만 지미카터 (Jimmy Carter) 전대통령의 개입으로 전쟁은 피할 수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도 여러 차례 군사행동을 언급해왔고, 2017년에 보수파인 박근혜 정부가 계속 청와대 (한국의 백악관)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실제 대북 공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북한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수십만에 달하는 남북한 주민은 물론 만명에 가까운 주한, 주일 미군도 희생될 수 있다. 세계 제3차 대전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국의 일부 지도자들은 이를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예컨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상원의원 린지그레이엄(Lindsey Graham)이었다면 대북 전쟁은 “물론 끔찍하겠지만, 전쟁은 한국 땅에서 일어날 것이다. 일본과 한국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고, 북한에게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되겠지만, 미국 땅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김정은이보는세계: 전쟁또는평화』, 쥘리에트모리요—도리앙말로빅 (Morillot-Malovic) 공저, 2018)
미국의 상원의원이 이런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믿을 수 없다.
트럼프는 일단 당분간은 북한과의 전쟁 계획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북한이 CVID를 이행하지 못하면 군사 옵션을 포함한 여러가지 선택지를 고수할 것임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대북제재의 범위, 강도, 효율성이 점점 더 커졌다. 북한주민들이 지하 무역망과 지하 금융거래망을 만들지 않았다면, 대북제재로 북한의 주체사상 정권이 무너졌을 수도 있다. 북한주민들의 용기, 인내, 상상력, 창의력이야 말로 강력한 제재에 맞서 북한이 살아남은 힘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한국전 직후부터 이어져왔다. 그동안 훈련의 규모는 커지고 더욱 위협적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2008년, 가장 노골적으로 북한을 적대시한 아베신조(Shinzo Abe) 정권과 이명박(Lee Myong-buk) 정권이 각각 일본과 한국에 들어서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진해졌다.
이들은 동북아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치인들이다. 그리고 정치적,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한반도의 핵 문제를 십분 활용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을 통해 미국에게 대북정책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세계 지배를 위한 필수 요소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시점에 스티븐렌드먼(Stephen Lendman)이 다음의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정리해보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고, 불량국가이며, 믿을 수 없는 국가이므로 북한을 다루기 위해 대화가 최선은 아니라는 논리다.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전쟁이나 북한 내부의 격변으로 정권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데 전쟁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내부 격변이 해결책이다.
워싱턴의 함정은 미국 내 군사/안보 권력층과 한국과 일본 보수진영이 공모하여 탄생했고, 언론과 보수 지식인들이 이를 홍보했다. 이 함정은 매우 견고하게 자리잡아 미국의 일반 대중은 무엇이 위험에 처한 지도 모른 채 당연히 받아들인다. 말하자면 워싱턴 지식층과 상업 미디어에게 속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언론계의 전설이 된 우드워드 기자가 오는 9월 11일 ‘ Fear : Trump in the White House’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으로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로 번역된 칼럼의 내용처럼 매우 충격적이다. 미국의 주류사회는 지난 수 십년간 북한에 대해 근거도 없이 매우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여온 반면에, 트럼프는 이런 흐름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지난 6월12일 북미간 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성사시키면서, 한반도에 종전과 평화체제의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한국인에게는 마치 평화의 수호천사로 다가왔다. 그러나 상기 책을 통한 우드워드 기자의 폭로는 괴물 트럼프라는 인물이 단지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임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백년은 문재인 정부가 단지 트럼프가 제공하는 기회와 가능성을 활용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미대통령으로서 그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역시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해야만 한다고 제안한다.
“백악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중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중 10분의 1만 사실 이어도 우리는 진정 국가비상사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 존슨 (Jake Johnson), 전속작가
밥 우드워드 (Bob Woodward) 기자가 2017년 1월 3일, 뉴욕시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그 인수팀은 내각 및 새 행정부의 고위관료를 구성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Bob Woodward)가 다음달 새 책을 출간한다. 이 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첫 1년 6개월 간의 자세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화요일 워싱턴포스트와 CNN이 책의 일부를 발췌해 소개했는데, 보좌관들조차 대통령을 ‘멍청이 (idiot)’, ‘바보천치 (fucking moron)’, ‘입만 열면 거짓말인 (professional liar)’ ‘초등학교 5, 6 학년’ 정도의 이해력 밖에 가지지 못한 ‘빌어먹을 얼간이 (goddamn dumbbell)’로 부르고, 그 대통령 때문에 백악관이 ‘신경쇠약’에 걸렸다고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멍청이다. 그에게 뭔가를 납득시키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는 선을 넘었고,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 존 켈리 (John Kelly), 대통령수석보좌관
우드워드가 기자와 편집인으로서 수십년간 몸담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그의 신간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는 대체로 “북한과의 긴장관계나 향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정책 등을 포함한 주요 결정과 백악관 내부의 의견 충돌”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결정과 의견 충돌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함과 내각과의 부조화가 드러나는 놀라운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존 켈리 (John Kelly) 대통령수석보좌관은 소규모 회의에서 ‘트럼프는 멍청이다. 그에게 뭔가를 납득시키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선을 넘었고,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대체 우리가 백악관에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껏 가져본 직업 중 최악이다.”
이번 달 11일 출간되는 이 책의 가장 의미심장하고 충격적인 구절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죽여버리자! (Let’s fucking kill him!)”
우드워드는 지난 4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President Bashar al-Assad) 대통령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는 혐의를 받자 트럼프는 제임스 매티스 (James Mattis) 국방장관에게 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하고 싶다고 했다고 썼다.
매티스 장관과의 통화에서 “죽여버리자! 시리아로 들어가자. 그것들 죽여버리자.” 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는 이런 이야기들을 백악관 고위 관료들과 수백시간 동안 인터뷰를 바탕으로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매티스는 트럼프에게 바로 착수하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고 자신의 보좌관에게 ‘대통령이 말한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다.
“사람 죽이는 데에는 전략이 필요 없다. (You don’t need a strategy to kill people.)”
지난 7월 한 회의에서는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이 대통령에게 외교정책을 “가르치려고” 한 일이 있었다.
이 회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엉망이 됐지만, 트럼프는 아프가니스탄 전략 논의는 군 장성들에게 떠넘기기로 마음을 정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군인 여러분은 지금 적을 죽이고 있어야 한다. 사람 죽이는 데에는 전략이 필요 없다’ 라고 했다고 전한다.
“증언하지 마세요. 공개망신, 아니면 감옥 갑니다.”
트럼프가 자신은 로버트 뮬러 (Robert Mueller) 특별검사와의 면담에서 자신이 “진정 훌륭한 증인”이 될 것이라고 고집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사임한 트럼프의 전 변호사 존 다우드 (John Dowd)는 트럼프가 뮬러 특검과 이야기하면 위증죄를 저지르고 말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다우드 변호사는 지난 1월 뮬러 특검에게 대통령이 ‘거기 앉아서 멍청이처럼 보이게’ 둘 수는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증언하는데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다우드 변호사는 이 면담 대본은 유출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사람들이 ‘그것 봐라. 트럼프는 멍청이, 빌어먹을 얼간이라고 했지. 대체 우리는 왜 이런 멍청이를 상대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상황이 올 것을 노심초사했다.
이후 다우드 변호사는 트럼프에게 직접 이렇게 애원했다고 한다. “증언하지 마세요. 증언하면 공개망신, 아니면 감옥 갑니다.”
“그는 답답한 남부 사람”
트럼프가 습관적으로 제프 세션스 (Jeff Sessions) 법무장관을 공식석상에서 질책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훨씬 더 거칠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세션스 장관을 조롱한다고 썼다.
트럼프는 앨라배마 (Alabama) 상원의원 출신인 세션스를 법무부 수장으로 고르면서 ‘이 사람은 정신박약’이라고 했다. “그는 답답한 남부 사람이죠… 앨라배마에서 혼자 작은 변호사 사무실도 열지 못할 걸요.”
“행정부의 쿠데타”
백악관 보좌진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트럼프의 무식함과 충동성의 조합에 불안한 나머지, 트럼프의 책상에서 문서를 훔쳐서 트럼프가 보지 못하게 또는 서명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고안했다고 한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게리 콘 (Gary Cohn) 전 국가경제 위원장은 지난 봄 ‘트럼프의 책상에서 편지 하나를’ 슬쩍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 서한에 서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탈퇴할 계획이었다.
나중에 콘은 한 직원에게 트럼프는 그 편지가 없어졌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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