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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과실은 먹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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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과실은 먹지 않는 법

익명 (미확인) | 화, 2016/04/05- 11:08

유람선사업으로 흑두루미 쫓아내는 달성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과실은 먹지 않는 법,

달성군의 낙동강 뱃놀이사업은 대구의 생태축과 미래의 자산까지 탕진하는 꼴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email protected])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 중에서 가장 화려한 보인 강정보 그리고 4대강사업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를 바로 코앞에 두고 유람선이 하나 들어온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그렇다. 지난 시절 MB의 4대강사업 홍보방송에서 자주 보이던 모습이 아닌가. 잘 정비된 인공의 수변환경에 다양한 뱃놀이라. [caption id="attachment_158427" align="aligncenter" width="640"]화원유원지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강정보 4대강 홍보관 디아크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화원유원지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강정보 4대강 홍보관 디아크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그러나 4대강 홍보방송의 그런 장면은 실제의 4대강에선 없다. 왜냐하면 4대강사업은 실패한 사업으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마다 봄만 되면 나타나는 심각한 녹조현상과 물고기 떼죽음과 최근에는 기생충 창궐까지. 이 모든 생태환경의 변화가 4대강사업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니 이런 4대강에서 무슨 뱃놀이를 할 마음이 나겠는가? 그러나 역발상의 힘인지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악수를 둔 것인지 모르지만, 대구 달성군수는 오히려 유람선사업을 강행했다. 그의 눈에는 심각한 녹조현상인 이른바 ‘녹조라떼’도 보이지 않고,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흑두루미 같은 희귀한 철새들도 보이지 않는가 보다. [caption id="attachment_158428" align="aligncenter" width="640"]대구 달성군이 유람선 사업을 강정보까지 확대 운영한다. 철대도래지이자 야생동물보호구역인 달성습지로 유람선 운항을 강행하는 대구 달성군. 운항 첫날인 4월 2일 이날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에서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신병문 대구 달성군이 유람선 사업을 강정보까지 확대 운영한다. 철대도래지이자 야생동물보호구역인 달성습지로 유람선 운항을 강행하는 대구 달성군. 운항 첫날인 4월 2일 이날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에서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신병문[/caption] 독성 남조류에 의해서 승객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녹조현상이 극심해지는 한여름과 철새들이 찾아오는 겨울철에는 유람선 운항을 자제해달라는 환경단체의 요구도 묵살한 채 뱃놀이사업을 강행하는 배짱을 보여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달성군, 뱃놀이사업 연장하는 악수를 두다 게다가 지난 2014년 8월에 시작된 뱃놀이사업은 2015년 10월엔 쾌속선 사업으로까지 확대했다. 그리고 올해 4월 2일엔 강정보 앞에까지 계류장을 설치하여 뱃놀이사업을 점점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의 출발점인 화원유원지에서 출항하여 강정보 앞에서 회향하여 다시 화원유원지를 가는 코스에서, 강정보 앞의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 아래까지 와서 새로운 손님을 태우고 화원유원지를 지나 옥포면까지 9킬로미터를 운항한다. 이것이 지난 4월 2일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의 무지한 행정을 규탄한 이유다. “달성군은 달성습지 생태계 교란시키는 뱃놀이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흑두루미 내쫓는 달성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함께 외치면서 유람선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8429" align="aligncenter" width="640"]"달성군은 유람선 운항계획 즉각 중단하라!"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강정보 디아크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달성군은 유람선 운항계획 즉각 중단하라!"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강정보 디아크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그렇다. 달성습지가 어떤 곳인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로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이다. 도심 바로 부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환경부에서는 이곳에 자연경관 1등급지역을, 대구시는 야생동물식물보호구역과 습지보호지역으로 보호하고 있다.   달성습지, 대구시는 보호하고 달성군은 교란시키고 대구시와 환경부마저 나서서 보호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습지 구간을 대구 달성군은 이곳에 유람선을 띄워 뱃놀이사업을 벌이겠다고 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보존하고, 달성군은 그것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벌이는 셈인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8430" align="aligncenter" width="640"]새로 생긴 선착장 바로 인근에 이처럼 환경부에서는 철새도래지라는 입간판을 세워뒀다. 그리고 그 옆은 실지로 흑두루미가 도래한 모습이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이런 곳에 유람선이 웬말이란 말인가?ⓒ대구환경운동연합 새로 생긴 선착장 바로 인근에 이처럼 환경부에서는 철새도래지라는 입간판을 세워뒀다. 그리고 그 옆은 실지로 흑두루미가 도래한 모습이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이런 곳에 유람선이 웬말이란 말인가?ⓒ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더구나 강정보 디아크 앞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모래톱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도래한다. 또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도 이 일대를 찾고 있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곳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뱃놀이사업을 강행하겠다니, 달성군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기자회견에 참여한 계명대 김종원 교수는 달성군의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질타했다. “마치 일제총독부가 점령군처럼 식민지를 파괴하면서 돈벌이에 혈안인 것 같은 매국노의 행위이다. 즉각 중지하고, 더 이상 이곳을 놀이터로 삼지 말고, 서대구 자연생태계 복원에 나서는 것이 땅주인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8431" align="aligncenter" width="640"]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유람선 사업을 강행하는 달성군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 "다 죽어가는 강위에서 뱃놀이사업, 자식들께 부끄럽지 않은가?"ⓒ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유람선 사업을 강행하는 달성군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 "다 죽어가는 강위에서 뱃놀이사업, 자식들께 부끄럽지 않은가?"ⓒ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이것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또 이번 총선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한 변홍철 후보도 기자회견에 참여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달성군의 강정고령보 유람선 사업 계획을 보면서, 저는 이것이 자연에 대한 폭력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구시민들의 생명의 젖줄인 낙동강과 금호강의 죽음을 외면하고, 천혜의 보고인 달성습지와 거기 깃들어 사는 야생동물들의 고통과 불안을 무시한 채, 오직 돈벌이와 전시행정으로만 치닫는 이 무지하고 천박한 발상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지만, 대구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합니다. 양심과 예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음하는 강, 뒤척이는 습지, 불안한 눈망울의 흑두루미들을 모른 체하고, 저 조악한 유람선에 타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쁜 짓도 많이 하는데, 유람선을 운행하는 것 그것이 뭐 그리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변홍철 씨의 말처럼 그것은 달성습지에 대한 예의이자, 자연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낙동강과 달성습지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영역이자 야생의 공간이다. 낙동강에 유람선을 띄우는 행위는 강과 습지를 인간만을 위한 유희의 도구로 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8432" align="aligncenter" width="400"]유람선사업으로 흑두루미 쫓아내는 달성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유람선사업으로 흑두루미 쫓아내는 달성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아무리 돈벌이가 된다 해도 해서는 안되는 짓이 있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 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과실은 먹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돈벌이가 급하다고 대구의 생태축과 미래의 자산까지 탕진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대구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후손들 보기 부끄러운 짓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돈벌이냐,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냐, 달성군은 그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부디 달성군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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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기획과 선전이 난무하는 물의 날을 우려한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염형철([email protected])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각자의 역할을 실천하자고 세계가 약속한 날이다. 하지만 정부가 공식 기념식을 열어 각종 훈장을 수여하고, 언론이 물 관련한 각종 기획을 싣는 이 날은 환경운동가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러운 날이다. 곳곳에 넘쳐나는 기사들이 사실과 맞지 않거나, 기업이나 정부의 편을 들기 위한 거짓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물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물정책의 현황을 점검하고, 빈번히 등장하는 왜곡된 인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5" align="aligncenter" width="640"]금모래강 내성천 ⓒ남준기 금모래강 내성천 ⓒ남준기[/caption]   지난해 물 분야의 '핫 이슈'는 충남 서부지역의 가뭄이었다. 언론은 '충남 서부 48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18.9%까지 떨어졌다'(11월 7일)며 연일 비상사태라고 보도했다.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지난 2015년 11월 5일 "140일 이후 보령댐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라고 말하며 "상수도 요금 인상"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50일이 지난 3월 7일, 보령댐의 저수율은 5%가량 늘어나 예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2015년의 보령댐 유역 강수량도 예년대비 83%로, 평소와 17%밖에 차이 나지 않는 걸로 확인됐다. 이는 농업 부문이 가뭄의 기준을 예년 강수량 대비 60% 미만으로 삼는 것을 감안할 때, 가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충남 서부지역 가뭄이라는 것은 과연 있기나 했던가? 주민들이 물 사용에 위협을 느꼈던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원인은 2000년 이후 충남 서부 7개 군에 있던 지방상수원 49개 중에서 37개를 폐쇄하고, 여기서 공급하던 용수를 모두 보령댐으로 단일화한 탓이었다. 수공은 지방상수원의 80%를 폐지하고 보령댐으로 상수원을 몰았다. 그러다 보니 보령댐에 유입되는 물이 연간 약 1억2000만 톤이고, 수면 증발이나 지하 침투 등에 의한 손실을 제외하고 1억1000만 톤이 남아서 수공이 1억660만 톤을 공급하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최악의 가뭄이 아니라 강수량이 예년보다 조금만 줄어들어도 물을 공급할 수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두 번째 원인은 충남 서부 7개 시군의 누수율이 어마어마했다. 무려 30~50%에 달하는 이들 지역의 누수율 때문에, 보령댐에서 공급하는 용수의 2분의1에서 3분의1은 중간에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물 사용이 힘들어진 핵심 원인은 하늘이 비를 적게 준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물을 낭비해서도 아니었다.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 부족으로 물이 줄줄 새서 없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일어난 충남의 가뭄 소동은 자연의 재앙이 아니라 정책의 실패이며, 실재하는 가뭄이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이 만들어 낸 소동이다. 올해도 가뭄 타령이 넘쳐날 것인데, 그리고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상류로 퍼 올리자고 할 텐데, 그 주장의 배경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난받는 낙동강과 섬진강

다른 이야기. 동해안인 경북 포항에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가 가동을 시작한 것은 1973년이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제철입국(製鐵立國)을 주창하며 포스코를 세 차례 증설했다. 1983년엔 연간 생산량이 910만 톤에 달했고 필요한 용수를 낙동정맥 넘어 영천댐에서 끌어왔다. 영천댐은 대구를 가로지르는 금호강 상류에 있는데, 1980년에 완공되어 26km의 터널을 통해 9640만 톤의 용수를 포스코에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은 상류에 댐을 두고 수량의 대부분을 산맥 너머로 보내다 보니 원래 물길인 대구를 흐를 때는 도랑 규모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수량은 수질 악화로 이어져 1980~1990년대 내내 금호강은 썩고 냄새나는 오염의 대명사가 됐다. 포스코 영광의 이면에는 금호강의 눈물이 존재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금호강의 유량 부족을 해결하고, 포항으로 보낼 물의 양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낙동강 상류 반변천에 위치한 임하댐으로부터 35km에 달하는 영천도수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한창이었던 시기에는 추가 안정성을 확보한다며, 임하호와 안동호를 연결하는 1.9km의 도수로를 또다시 건설했다. 이제 낙동강 최상류의 물은 금호강을 가로질러 낙동정맥을 넘어 동해로 흘러가게 되고, 낙동강의 본류는 그만큼 물이 줄어들어 수질이 악화되고 생태계가 취약해졌다. 만약 포스코의 위치가 포항이 아니었다면, 포스코가 많은 용수를 필요로 하는 제철소가 아니었다면, 낙동강의 이 혼란과 비용 그리고 생태계 교란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물 정책은 국토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책은 자연을 거스르는 수많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와 예산을 쓰면서 지탱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요즘 대구의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부산시민에게는 진주 남강댐을 취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부추기고 있다. 이는 대구와 부산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이다. 당장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구미보와 남강댐의 물을 대구와 부산에 공급하고 나면, 그 하류의 수질과 생태계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례는 광주와 전남 서부에서 영산강의 취수를 포기하고, 섬진강·보성강·탐진강의 물을 받아쓰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광주시 이남에 해당하는 영산강 하류의 수질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고, 생태적으로는 황폐화됐다. 또한 사회적 관심은 바닥인 상황이다. 결국 대구와 부산의 취수원 이전은 구미 이남의 낙동강 본류와 진주 아래의 남강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곳에서 채수하는 수량은 대구와 부산에서 필요한 양에 턱없이 부족하며, 더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울산과 서부 경남 그리고 경북 남부 지역에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 그러니 긴 도수로를 깔아 물을 끌어 오는 것은 '정치적인 이벤트'일 뿐이지,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의 방법이 아니다. 게다가 상수원 보호를 위해 남강댐과 구미보 상류 지역은 영원히 개발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은 또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위에서 잠시 거론된 또 다른 이야기. 섬진강에는 섬진강댐이 있고, 지류인 보성강에 주암댐, 보성강댐, 동북댐 등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들 댐에 담수된 물의 85%가 유역 외로 유출된다. 농업용수나 수력발전을 목적으로 전주권과 광주권 그리고 순천만으로 흘려보낸다. 그러다 보니 막상 섬진강 본류의 물은 크게 줄었고, 하류에 위치한 광양은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이 됐다. 부족한 정도를 넘어 바닷물이 섬진강을 역류해 와서 10km 상류까지 염해 피해를 끼칠 정도다. 그렇다고 상류에서 유역 변경해서 얻은 이익이 하류의 피해를 상쇄할 정도로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개발이 제멋대로 진행된 결과 전체의 합리성은 훼손되고, 생태와 수질은 극단적으로 파괴됐다. 하지만 농업용수댐은 농어촌공사에, 전력생산댐은 한국수력원자력에 관리 권한이 있다. 다목적댐은 수공에 관리 권한이 있다. 그러니, 이들을 조정하는 일은 난망하다. 강이 제 모습 비슷하게라도 흐르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4대강 사업 완공하면 홍수·가뭄 사라진다더니

정부는 지난해 가뭄 소동에 자신감을 얻은 듯, 이제는 수공을 통해 20억 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4대강에서 9.8억 톤의 물을 끌어서 지천의 댐이나 저수지로 공급하는 '제2의 4대강 사업'을 위한 용역이다. 그런데 그들이 물의 수요를 추정하는 방법이 참으로 가관이다. '수요 기관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것을 더해 모은 값이 9.8억 톤이니 이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수입이 얼마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요구대로 퍼주겠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계부를 쓰는 셈이다. 최근에 정부가 건설한 공주보 하류에서 보령댐 연결 도수로는 하루 11.5만 톤을 비상시에만 공급하는 데도 건설비에만 무려 625억 원을 썼다. 더러운 녹조 물을 정수해서 방류하려면 또 매년 관리비 들어 가게 된다. 만약 9.8억톤을 같은 방식으로 퍼 올린다며 무려 10조의 예산이 소요되고, 매년 수천억 원씩의 운영비를 또 써야 한다는 의미다. 4대강 사업만 완공하면 홍수도 가뭄도 사라지고, 생태는 살아날 것이라더니. 이제는 잘못 만들어진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또다시 제2의 4대강 사업을 추진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의 물 정책은 뒤죽박죽이다. 20개의 법률과 7개의 부처가 분할하고 있으며, 이들의 지시를 받는 수십 개의 기관이 나뉘어져 있다. 국가 차원의 물 정책 방향도 없고, 부처 간의 협력도 없는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 정부 물 정책의 부실과 억지 사례를 물 수요-공급 예측과 관련해서 세 가지만 살펴보자. 국가 물 정책의 최고 계획으로 5년마다 수립되는 199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2011년엔 물 수요량이 연간 370억 톤에 달하는데 공급량은 351.4억톤에 불과해 18.7억 톤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1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서 확인한 2011년의 실제 물 수요량은 340.5억톤에 불과했으며, 공급 가능량은 344억 톤으로 3.5억 톤의 여유가 있었다. 다시 말하면, 계획의 수요 예측은 실제 사용량보다 무려 29.5억 톤(370억 톤 - 340.5억 톤)이나 많았다. 즉 팔당호(2.5억 톤 규모)의 12개 규모만큼이나 과다 추정하면서 이를 근거로 댐 건설을 주장했던 셈이다. 또한 1990년 이후 건설된 댐들에 의해 약 30억 톤의 물 공급을 늘렸음에도 공급 가능량은 도리어 7.5억 톤(352.4억 톤 – 344억 톤)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농업의 경우 경지 면적이 20%나 줄었는데도(1991년 209만ha -> 2015년 167만ha) 농업용수는 계속해서 158억 톤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부는 공급 가능량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1991년에는 평시의 물 공급 능력을 기준으로 했는데 2011년에는 과거 최대 가뭄 시점의 공급능력을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나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수요도 최대 가뭄 시기에는 절수 등의 통제 프로그램을 작동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함께 조정했어야 한다. 이렇게 논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지표상으로는 물이 남아돌고 있는데도, 정부는 또 '제2의 4대강 사업'을 통해 물을 더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6" align="aligncenter" width="600"]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년)의 2011년 물 수요 공급 예측 비교 ⓒ환경운동연합 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년)의 2011년 물 수요 공급 예측 비교 ⓒ환경운동연합[/caption] 비슷한 사례는 국민 1인당 1일 물 공급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9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1991년 1인당 물공급량은 350ℓpcd인데 2011년엔 481ℓpcd에 이른다면서 물 사용량의 급증을 주장했다. "국민들이 물을 물쓰듯 한다"며, 국민의 낮은 인식을 질타한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 국민 1인에 대한 물 공급량은 340ℓpcd에 불과했다. 기술의 발달·누수량의 저감·국민의 물 절약 등으로 1991년보다 도리어 줄어 들었으며, 이는 이웃 일본이나 웬만한 선진국들보다도 더 낮은 양이다. 하긴 샤워의 빈도나 정원가꾸기 등이 생활인 서구에 비해 한국의 물 사용량이 더 많다는 것은 애당초 이상한 추정이었다. 정부의 물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뒤집어 씌웠던 셈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7" align="aligncenter" width="600"]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의 1인당 물 공급량 예측 비교 ⓒ 환경운동연합 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의 1인당 물 공급량 예측 비교 ⓒ 환경운동연합[/caption] 마지막으로 한국이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주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엔은 이런 걸 지정한 적이 없다. 이는 미국의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사설 연구소인 인구정책연구소(Population Action Institute, PAI)가 인구가 증가하면, 용수, 토지, 자원 등이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분류였다. 분류를 위해 사용한 지표 중에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의 양(총강수량-증발산량/인구)이 연간 1700톤이면 물 스트레스국가, 1000톤 미만이면 물 빈곤국이라고 분류한 게 전부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단순히 '물의 양'만을 따진 것으로, 물 관련 투자·법제·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한 초보적 분석이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아프리카나 북한 같은 곳이 물 풍요국이 되는 비과학적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분류와 200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이 1553톤이라 물 스트레스국이다(연 강수량 1264ml, 인구 4850만 명). 하지만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이후 10년간 강수량이 꾸준히 늘어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 양은 1661톤(10년 평균 강수량 1358ml, 인구 5000만 명)이 된다. 통계청의 인구추계를 감안하면 2040년엔 1인당 양이 1747톤(2040년 인구 4630만 명, 강수량 1358ml)이 된다. 결국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물 풍요국이 되는 셈이니, 정부는 모든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 물 정책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두어 쌓은 성'이다. 국민의 필요가 아니라 부처와 관련 업계의 이익에 근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광고가 동원되고, 비과학적 내용을 교과서에 싣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3171" align="aligncenter" width="640"]DSC_8813 '4대강을 흐르게 하라' 지난 2015년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이 공주보에서 4대강 살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불통의 구조물' 된 4대강, 제대로 평가하자

'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토목사업이었다. 하지만 훼손된 우리의 강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복원 계획'만으로 부족하다. 국토교통부, 정치인, 토목 업체, 언론, 전문가로 이어지는 강고한 토건 세력의 결탁이 한국의 물 정책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선전으로 국민의 인식이 오염된 상황에서 4대강만 따로 떼어 내서 살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해체하거나 강의 구조를 복원하는 기술을 제시해 봐야 복원으로 가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의 해법은 훨씬 근본적이고 종합적이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물 정책의 주체를 바꾸고, 국민의 잘못된 상식까지 무너뜨려야 강이 제대로 흐를 수 있다. 결국 환경단체·전문가·시민뿐만 아니라, 개혁적인 정치인과 관료까지도 함께할 네트워크를 작동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당장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 번째 과제] 물 정책 연결할 '컨트롤 타워' 갖춰야

이미 거론한 것처럼 한국의 물 정책은 정부 차원의 방향이나 비전이 없고, 각 부처마다 정책을 일관성 없이 추진하고 있다. 물론 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시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통로도 없다. 그래서 물 정책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공동으로 물 정보를 생산하고 관리하며, 부처들이 업무를 협의 조정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충남 서부에 가뭄이 들었다고 소동을 벌이면서도 어느 부서도 책임지거나 나서서 조정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의 물 정책을 큰 틀에서 평가하고 정리할 컨트롤 타워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물 문제는 댐·관로·정수장 같은 거대한 시설의 부족이 아니라, 이들을 연결하고 관리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 부처의 거대한 투자가 아니라, 강 유역 내부 구성원의 요구와 생각을 조율해서 지역에 필요한 시설들을 세워야 한다. 이런 거버넌스가 작동한다면, 낙동강 하구에 하천유지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영주댐 같은 허황된 구조물은 계획될 수 없다. 따라서 물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를 변화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중앙부처의 탁상공론을 지역(유역)의 현장 거버넌스로 옮기는 '물 기본법'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물 관련 분야의 20년 된 묵은 숙제다. [caption id="attachment_156073" align="aligncenter" width="640"]엘와댐(The Elwha Dam) 철거 전 후 (2011년 8월, 2012년 3월) ⓒ John Gussman 엘와댐(The Elwha Dam) 철거 전 후 (2011년 8월, 2012년 3월) ⓒ John Gussman[/caption]

[두 번째 과제] 노후되고 필요 없어진 댐의 철거

4대강 보 16개가 미치는 수질과 생태계에 대한 악영향은 여러 형태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보의 해체는 쉽지 않다.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국토부와 환경부 등이 외면하는 상황이다. 지자체들도 4대강 사업 얘기만 나오면 어려워 하고, 국민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4대강의 복원을 위해 경험을 쌓을 다른 분야로 우회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노후하고 용도가 없어진 댐의 철거를 협의하자. 마침 현재의 '댐 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는 댐 건설과 운영 과정의 절차만 있지, 해체 과정에 대한 규정은 없다. 그러니 댐을 지으면 붕괴사고가 날 때까지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이상한 현실을 살고 있다. 일례로 전남의 보성강댐은 1937년에 건설되어 바닥이 퇴적물로 가득찬 상태인데도 방치되어 있다. 저수 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태계 단절 등의 피해만 일으키는데도 그렇다. 또 강원도 정선군의 도암댐은 남한강 상류에서 동해로 방류하며 수력발전을 하도록 건설되었는데, 수질 관리가 어려워 방류할 수 없게 되자 2001년부터 방치 중이다. 아무런 용도도 없는 댐에 물이 고여 수질만 악화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산재한 1만8000여 개의 댐 중에 50년 이상 된 것은 약 1만 개 이상이다. 따라서 댐 붕괴를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철거의 사례를 만들어 사회의 안전을 높이고 강 복원의 근거로 삼도록 하자.  

[세 번째 과제] 대표적 실패 사례, 4대강 사업을 기록하자

4대강 사업은 한국 물 정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철저한 평가를 진행하거나 책임자를 단죄하지 못했다. 더구나 권력자들은 이를 성공으로 왜곡하고 역사를 거짓으로 기록하려 시도하고 있다. 정책의 실패를 지움으로써 정권의 부담을 덜어낼뿐더러, 자신들이 승리자가 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4대강 사업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한국의 물 정책이 똑같은 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억하지 않으면 지는 것이고, 더 큰 재앙은 운명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4대강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며, 드러난 문제를 공유함으로써 시민의 인식을 깨워야 한다. '토건 마피아'가 4대강에 '불통의 구조물'을 세웠다면, 우리는 잘못된 정책을 단죄하고 그 기억을 시민의 의식 속에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강, 살아있는 강을 되찾을 수 있다.
화, 2016/03/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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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공론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탈핵에 대한 사회적 토론의 기회로 만들자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국가 선언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에서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을 선언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월성 1호기를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하는 청정에너지 시대를 약속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4" align="aligncenter" width="640"]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의 문재인 대통령 ⓒ한겨레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의 문재인 대통령 ⓒ한겨레[/caption] 발전소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정당한 호소를 짓밟고 무한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전력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쳐 온 과거 정부의 흐름을 일거에 바꾼, 역사적 선언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큰 진전이다
이어서 6월 27일 정부는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를 통해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영과 우려, 그리고 반발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터져 나왔다. 공론화 과정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진행된다면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공론화는 이미 건설이 상당히 진행된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이라는 제한된 사안에 대해 3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5" align="aligncenter" width="500"]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발표, ⓒ연합뉴스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발표, ⓒ연합뉴스[/caption] 순수한 ‘원전 정책’에 대한 공론화가 아니고, ‘건설 중인 국책 사업이 정권 교체 후 중단해도 되는가’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주제가 된 것이다. 원자력계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부 언론은 이번 정부의 공론화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은 탈핵 정책을 지지하는 환경단체나 주민들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탈핵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배심원들은 당연히 모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탈핵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배심원들은 일부는 공사 진행에 반대하겠지만, 다른 일부는 이번 공사만은 이미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다고 하니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부적 상황과 무관하게 이번 공론화의 결론이 공사 재개로  결정이 나면 무조건 탈핵 정책에 대한 판결로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재인 정부의 ‘공론화에 의한 결정’이 세심한 부분까지 검토된 것인지 의문스럽다. 정부가 결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회피한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일부 탈핵 운동 진영에서 이번 공론화 결정에 대한 반대 또는 비난 의견까지 나오는 것도 이해된다. 환경단체가 원전 추진론자들의 의견을 무력화 시키면 정부도 탈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식의 안일한 태도가 아닐까 염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론화는 큰 진전으로 봐야 하고, 또 그런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공론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탈핵의 과정은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수십 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한 정권이 선언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탈핵의 과정은 전진했다가 다시 후퇴 하는 과정을 겪기도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6" align="aligncenter" width="520"]영광원자력발전소ⓒ2003부안21 영광원자력발전소ⓒ2003부안21[/caption] 문재인 정부와 동일한 탈핵 의지를 가진 정권이 수십 년간 계속 정권을 잡으면 몰라도 문 대통령의 탈핵 국가로의 의지는 단순히 5년이라는 기간 동안의 원전 신규 건설 동결에 그칠 수도 있다. 현 민주당 내부에도 친핵 인사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설사 정권 교체가 되지 않더라도 계속 문재인 정부처럼 강력한 탈핵 노선을 유지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원전 또는 탈핵 정책은 국민들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일부 소수 세력이 모든 정보와 자원을 독점하고 정부 정책을 결정해 왔다. 탈핵 국가로 가고 안 가고를 떠나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전력 정책, 에너지 정책이 바로 설 수 없고, 탈핵 국가로 갈 수도 없다. 어떤 정권이나 전문가 집단도 국민을 혹세무민하지 못하도록,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공정한 조건 하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론화 과정은 원전 및 전력 관련 정보의 왜곡과 사회적 자원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현실을 확인하고, 그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
냉철하게 평가하자면 이번 문 대통령 연설문에서 밝힌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월성 1호기 폐쇄,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중지 등은 다른 정권에서 언제라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불가론, 전력 수급 불안과 전기 요금 상승 등 반론의 근거는 어느 정도는 원전 추진론자들의 과장, 왜곡된 주장이기도 하지만, 무시할 수 없고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탈핵 국가로의 출발 선언은 임기 중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 수반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앞으로 전력 수요 예측은 전력 수요 목표로 대치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력 수요량 예측은 의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따라서 항상 결론은 발전소 증설이었다. 설사 과다 예측했더라도 전력 소비를 촉진하거나 방관하면 되기 때문에, 잘못을 감추기도 쉽다. 지금까지의 관성적인 정부 예측과 달리 향후 우리나라 전기 소비량이 감소한다면 신규 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은 크게 낮아진다. 실제로 이미 세계 선진국들의 전력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일본, 독일, 영국 등만이 아니라 에너지 낭비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조차 전력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7" align="aligncenter" width="528"]세계 여러나라의 전력 소비량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 세계 여러나라의 전력 소비량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caption]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 증가 추세 역시 거의 정체 상태에 도달해 있다. 앞으로도 전력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며 오히려 줄어드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발전소 신규 건설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삶의 질 악화를 강요받게 되는 해당 지역 주민들,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문제, 온실가스 문제, 핵폐기물과 지진 발생 가능성 등에 따른 입지 안전성 문제는 결코 무시 또는 경시되어서는 안될 요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전력 수요는 예측이 아니라 목표라는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라는 처지도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 국제 협약 준수를 위해서도 전력이나 에너지 소비량을 적극적으로 줄여야만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전력 사용량을 줄이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해야만 오히려 효율적인 산업구조의 개편을 촉진하고 에너지 절약 사회로의 전환 등을 통한 신규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촉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을 예측하고 결정한 주체들은 대부분 에너지 공급 확대 주장론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는 에너지 수급 예측량을 결정하는 과정이 경제지표만이 아니라 환경지표, 국민 삶의 지표 등을 종합 반영해서, 방치 상태에서의 전력 소비량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전력 소비량 목표를 정하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며 그럴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정돼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8" align="aligncenter" width="553"]우리나라 전력 소비량 추세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 추세[/caption]  
재생에너지 확대의 구체적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 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는 필수다. 천연가스 발전소는 미세먼지와 핵폐기물 문제는 없으나 여전히 화석연료이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고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도 다량 배출하기 때문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고, 앞에서 전력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국가들까지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해마다 급속도로 높이고 있다. 석탄발전소나 원전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9" align="aligncenter" width="528"]세계 여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비율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 세계 여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비율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caption] 우리나라만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 비율은 세계 최하위 5위라는 정말 초라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값싼 비용의 전력 공급만 신경 쓴 전임 정부들은 당연히 재생에너지 발전 증대에 매우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재생에너지 비율 확대를 실증적으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적극 노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제1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켜, 단순히 촉진이 아니라 정량적인 목표율을 걸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달성해야만 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성과를 보여야만 탈핵 국가로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산업부 초대 장관은 이런 업무를 수행할 사람으로 정했으면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60" align="aligncenter" width="231"]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 세계 최하위 국가. 대한민국 최하위 5위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 세계 최하위 국가. 대한민국 최하위 5위[/caption]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짓밟아도 되는 발전소 입지 등에 관한 법률을 개편해야 한다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과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전력 수요량의 급등에 맞춰 발전소 건설이 차질이 없도록 만들어진 전원개발촉진법의 여러 조문들은 지금의 사회적 통념의 기준으로 보면 전근대적인 악법 요소가 많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의 주민도 전체라는 이름하에 희생을 강요받아서는 안된다. 더구나 이제는 발전소도 필요한 만큼 건설됐다. 다른 선택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의 희생을 무조건 강요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하다. 원전 사고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의 의사는 무시하고 극소수 주민들의 동의만으로 민의를 가장해서 건설을 강행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도록 제도 보완이 있어야 한다. 지진 발생 지역 등 위험요소가 있는 지역은 원전 입지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해야 한다. 내진 설계의 의미는 만에 하나 과거 수천 년 동안 발생했던 최대 규모의 지진보다 훨씬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없게 안전하게 건설하자는 것이지, 우리 세대에 지진이 발생한 곳에 원전을 건설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진도 5.4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진도 7에 대비한 내진 원전을 지으면 된다는 주장은 숫자 놀음으로는 그럴듯하지만 미친 짓에 가깝다. 오히려 지금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전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대비책이 보완되고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 이런 입지 안전 규정이 법과 제도에서 보강돼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61" align="aligncenter" width="500"]밀양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호소, 사진 연합뉴스 밀양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호소ⓒ 연합뉴스[/caption]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 진흥론자들을 원천적으로 배제해야 한다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기구는 원자력안전위원회다. 법률에는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꼴’이다. 원전에 대한 전문성을 핑계로 위원들 다수가 원전 진흥론자들이기 때문이다. 강창순 초대 위원장은 “진흥 쪽에 몸담았기 때문에 규제를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제대로 알아야 규제도 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여전히 원전 사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오죽하면 법원에 의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이 불법이라는 판결까지 받게 되었을까 싶다. 문재인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을 대통령 직속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는데, 위상을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원전 사업자들로부터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인사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구성에 관한 법률이나 인사제도를 강화, 개편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62" align="aligncenter" width="640"]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환경운동연합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환경운동연합[/caption]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소명
탈핵 국가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 국민이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공정하게 제공되고 합리적 절차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전력 수요량이 지속 가능한 요소들을 반영해서 목표량으로 정해지고, 재생에너지가 획기적으로 확대되며, 신규 원전의 입지가 제대로 주민들의 정당한 동의 절차를 거쳐야만 하고, 원전의 승인이 제대로 된 안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단체의 주장과 정부 정책은 동일할 수는 없다. 아무리 환경단체 주장이 옳더라도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비전과 반대하는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 운동 환경단체 흉내를 내는 것에 머물면 곤란하다. 탈핵 국가로 가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가능성을 입증하는 최초의 정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으로 탈핵 국가를 앞당기는 길이다.  
공론화에의 적극 참여
이번 공론화 결정과정이나 내용에 아쉬움이 많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전이나 탈핵에 관한 사회적 논쟁이 그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나름 큰 의미가 있고 또한 기회다. 모처럼 공론의 장이 만들어졌으니 적극 참여해서, 원전과 탈핵 정책 전반에 관한 사회적 토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뒤에서 왈가왈부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탈핵_배너
금, 2017/06/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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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중국발 미세먼지 오보 유감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JTBC의 중국발 미세먼지 한중 공동연구 보도
5월 16일 JTBC 뉴스룸은 ‘미세먼지 중국발 유입, 지난해 이미 밝혀냈다’, ‘미세먼지 원인 입증하고도 중국에 말 못한 환경부’라는 두 꼭지의 보도를 내보냈다. 2부에서는 ‘우선순위에 밀린 중국발 미세먼지 잡으려면’이라는 제목으로 손석희 앵커와 담당 기자의 심층 논의가 이어졌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0" align="aligncenter" width="535"]jtbc 뉴스룸 캡쳐화면 jtbc 뉴스룸 캡쳐화면[/caption] JTBC 뉴스 보도의 취지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으로 판단된다.
  1.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발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그 대책이 우선순위가 가장 높아야 한다.
  2.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에 적극적인 항의나 대책 촉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3.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추궁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4. 그러나 JTBC는 환경부가 이미 작년에 중국 정부까지 참여한 한중 공동연구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의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JTBC가 중국 정부가 참여한 한중 공동연구로 소개한 주인공은 ‘한중 월경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연구(II)’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분석한 우리 정부와 학계의 의견은 이미 알려진 바 있지만, 중국 정부가 참여한 한중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진 건 처음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1" align="aligncenter" width="640"]jtbc 뉴스룸 캡쳐화면 jtbc 뉴스룸 캡쳐화면[/caption]  
중국 정부가 참여한 한중 공동연구’, 사실일까?
JTBC가 소개한 연구 보고서는 인터넷에서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다. 이 연구가 정말로 중국 정부, 아니 최소한 중국 학자들이 참여하고 동의한 결과라면, 학술적 신뢰도 즉 학계에서 말하는 동료 검토(peer review) 여부나 사용 자료와 연구 방법의 수준과 상관없이 우리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외교적 발언권을 갖게 만드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손석희 앵커나 기자들 역시 이 연구가 중국이 참여한 공동연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보고서는 보도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학술적인 논문이나 보고서라기보다는 상당 부분이 한중 간 실무적 접촉과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 공동연구라고 하면 논문 또는 보고서의 공동 저자에 양 국가의 연구진들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민망할 정도의 무늬만 국가 간 공동연구인 경우에도 국가별로 최소한 한 명의 저자라도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JTBC가 소개한 연구는 고려대학교와 환경관리공단이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의 용역을 수행한 국내 연구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다. 연구진 12명 모두 내부 연구진 즉 한국 측 연구자들이고 외부 연구원은 0명으로 적시되어 있다. 12명 연구진 중 연구 보조원 단 한 명만이 중국 이름을 갖고 있으나 소속은 한국 측이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2" align="aligncenter" width="540"]JTBC가 한중 공동연구로 보도한 연구의 실제 연구진 JTBC가 한중 공동연구로 보도한 연구의 실제 연구진[/caption] JTBC가 보도한 연구 내용은 한국 연구진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며 그 사실을 보고서에 매우 상세하고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시료 포집은 중국 측 장비를 이용했고, 포집된 시료를 한국으로 갖고 와서 고려대 실험실에서 분석했다는 식이다. 이 보고서 어디에도 한중 공동연구였다는 표현이나 주장은 없으며, 누가 봐도 한중 공동연구가 아님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확인에 대해 엄격한 JTBC가 왜 이런 오류를 범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취재 과정에서 어떤 선입견이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이 한 가지 사실 만으로 JTBC 뉴스 세 꼭지는 명백한 오보다. 기사 작성의 기본 6하 원칙 중에서도 첫 번째인 누구(who)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참여한 한중 공동연구라는 의미 때문에 보도 가치가 있었던 것인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어서, 굳이 JTBC 뉴스가 보도한 연구 내용에 대한 비판과 평가를 할 필요성은 없는 듯싶다. 다만 이 연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의 설명을 덧붙인다.  
한중 월경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연구의 배경
JTBC의 기사는 환경부나 우리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학술적으로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라는 듯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다수의 언론과 시민들이 우리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은폐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유례없는 ‘불통’ 정권을 경험한 후유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확인해 보면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해 왔고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국내 미세먼지 감축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아왔을 정도다. 이번에 JTBC가 보도한 ‘한중 월경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연구’ 역시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중국 측이 한국 환경부의 의도를 너무나 잘 알고 경계하며 좀처럼 공동 연구에 응하지 않자 우회적으로 동원한 방안이다. 월경성 대기오염물질 한중일 공동 연구를 추진한 지 2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진행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말고는 미세먼지에 관해서는 최근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구체적 한중 협력 내용
이 연구의 진행과정에서 한중 협력 수준은 한국 전문가들이 중국을 방문해서 일부 자료를 얻거나 조사에 약간의 도움을 받은 정도다. 보고서는 중국 측으로부터 제공받게 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언론을 통해서 홍보까지 했었던, 중국 대기오염 측정망 일부 자료를 정보 공유 전용선(FPT)을 통해 얻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각국의 대기오염 측정망 측정 자료는 누구나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자료를 정보 공유 전용선으로 받아 축적할 수 있어 수작업이 필요 없어진 정도가 얻어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5" align="aligncenter" width="640"]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대기오염자료 사례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대기오염자료 사례[/caption] 또한 보고서는 중국 측이 베이징 등 현지에서 포집한 미세먼지 시료를 넘겨받아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성분을 분석했다는 것도 밝히고 있다. 이런 수준의 협조는 한국 연구진이 시료 포집기만 갖고 갈 수 있으면 간단히 대치될 수 있는 것인데, 중국이 외국인의 미세먼지 포집 장비 반입을 금지하는 국가여서 그랬다는 것인지 빌려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 그렇게 했다는 것인지 의미를 잘 알기 어렵다. 어느 쪽이든 중국 현지의 미세먼지 성분에 대한 연구결과는 15년의 장기간의 추세까지 국제 학술지에 모두 발표되어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참조)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불과 몇 개의 미세먼지 시료 분석이 얼마나 대단한 추가적인 정보를 주는 것인지, 그래서 특별한 정부 간 협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다소 의문이다. 한국 측 전문가 25명이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 전문가 5명과 함께 진행했다고 밝힌 공동 워크숍도 JTBC가 보도한 연구결과의 도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행사다. 이 보고서를 보면 환경부가 사소한 성과라도 얻어내기 위해 중국 정부기관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 특별하거나 새로운 학술적 근거를 획득했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을 학술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미세먼지 배출원의 위치나 배출 관련 자료, 세밀한 미기상 자료 등의 데이터가 필요한 데 이에 관해서 아무런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환경부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중국 내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집착하고 애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일부 네티즌들이 비난하듯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절대적임이 분명한데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비굴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라도 그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얻기 위해 인내하는 비굴이라고 할 수 있을 듯싶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6" align="aligncenter" width="640"]중국 학자들이 국제 학술지에 공개한 베이징 미세먼지(PM2.5)의 조성을 장기간 분석 연구한 학술논문의 결과 일부 중국 학자들이 국제 학술지에 공개한 베이징 미세먼지(PM2.5)의 조성을 장기간 분석 연구한 학술논문의 결과 일부[/caption]  
JTBC 오보 유감
대기오염은 외국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의 오염원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대기오염 연구 분야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상식에 속한다. 대한민국은 2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있고 좁은 국토에서 세계 10위권의 최고 수준으로 많은 화석연료를 태우고 있다. 1인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중국보다도 오히려 2배에 달할 정도다. 당연히 국내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많다. 이번 문제가 된 JTBC 보도 하루 전인 5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환경단체와 많은 국민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은 임기 내 미세먼지 발생량을 30%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고 그것을 통해 미세먼지 오염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조치 발표 바로 다음날 나온 이번 JTBC의 보도는 아쉬움이 많다. 그 보도 내용이 사실이어도 그런데 하물며 오보임에야 말할 것이 없다. “어제(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세 번째 업무지시로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만큼 미세먼지로 겪고 있는 피해가 크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어제 말씀드린 대로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중지를 비롯한 국내 대책에 비해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8057" align="aligncenter" width="640"]JTBC 뉴스룸 보도 캡쳐 JTBC 뉴스룸 보도 캡쳐[/caption] 이런 보도는 손석희 앵커와 JTBC가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국내 오염물질 감축' 대책에 대해서 중국발 유입을 못 막는 대책이라고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다소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중국발 미세먼지 절대 영향론'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독선적인 생각도 아니고, 그에 근거한 주장을 펼치거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으로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에 입각한 제언과 비판, 뉴스 보도는 기본이다. 이번 JTBC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단순 실수라면 몰라도 만에 하나라도 본인들의 생각과 신념이 선입견으로 뉴스 보도에 투영된 것이라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JTBC는 유난히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고 있는 언론 매체다.  
손석희 앵커와 JTBC에 대한 기대
손석희 앵커는 사실을 중시하고 부끄러움을 강조하는 언론인이다. 나를 포함해서 다수의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언론인이기도 하다. 국정 농단 사태와 촛불 정국을 거치며 손석희 앵커와 JTBC 뉴스룸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절대적이 됐다. 국민 신뢰가 절대적인 언론매체나 언론인일수록 만에 하나의 오류나 실수만으로도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신뢰와 영향력이 막강할수록 오히려 역설적으로 오류나 실수의 악영향은 비례해서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을 임기 내에 30퍼센트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 국내 미세먼지부터 줄이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려는 환경단체도 자기 나름의 판단과 역할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자기들의 확신이 지나쳐 본의 아니게 이런 타인들의 노력들에 대해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도 신중하게 살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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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5/1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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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환경운동연합 전국 회원대회

같이 숨쉬는 지구, 함께 안전한 세상

일시 : 2016년 7/16(토) 14:00~17(일) 11:00 장소 : 한국노총중앙교육원(여주) 준비물 : 개인컵, 세면도구, 개인물품 참가지 : 3만원 서울지역 출발 : 7/17(토) 10시 사직공원앞
*프로그램 7/16(토) 회원참여방, 몸으로 진해지기,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교휸과 우리의 과제, 회원한마당 7/17(일) 생활안전 퍼포먼스/액션 리멤버 이포보 여주강길 걷기(신륵사 탐방) (세부 프로그램은 변경 가능)
문의및 신청 환경운동연합 02-735-7000(내선 301) 010-2328-8361(문자 신청)
금, 2016/07/0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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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규 환경부장관 내정 철회해야

-지금 환경부에 필요한 장관은 경제 관료가 아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8월 16일 차기 환경부 장관으로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을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등에서 경제 및 예산분야에서 근무해 온 전형적인 경제 관료다. 환경에 대한 아무런 경력도 없고, 식견도 확인할 수 없는 이가 환경부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조경규 차장의 환경부 장관 내정을 적절치 않다고 평가한다.   ○ 언론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과 사회조정실장,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등으로 재직하며, 환경분야를 비롯한 정부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조정능력을 갖췄다"고 조 내정자를 평가했다. 또한 "정부 각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관련 현안을 조화롭게 풀어나가고, 친환경 에너지타운 등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또 다른 언론은 ‘조 내정자는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맡으면서 최근 현안인 미세먼지, 가습기살균제, 폭스바겐 등 굵직한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을 도맡았다’고 보도했다.   ○ 하지만 환경단체와 환경전문가들은 환경장관 내정자에 대해 언론의 보도기사 외엔 아무런 판단 자료가 없는 현 상황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 환경부서의 전통이 반백년에 가까운데, 환경 분야에서 장관을 낼 수가 없어 외부 인사를 맞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환경 분야 인력풀이 이렇게 빈곤하고 허약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 경제 정책만 담당해 왔던 관료가 ‘환경관련 현안을 조화롭게’ 풀어갈 수 있다는 주장은 억지다. 그리고 환경장관에게 기대하는 바를 ‘미래성장동력’ 창출이라 한 것도 잘못된 말이다.   ○ ‘그가 도맡았다’던 일들도 성공사례라 볼 수 없다. ‘미세정책 조정안’은 문제가 되는 석탄화력과 노후 경유차의 감축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함량 미달의 정책이었고,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채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고, 폭스바겐에 대해서도 뒷북 정책으로 소비자의 원성과 비난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 환경운동연합은 조경규씨의 환경부장관 내정이 부당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시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한다. 현재 환경부는 윤성규 현 장관의 무능과 독선으로 존재감이 사라진 상태다. 기후변화 대응 미비, 미세먼지 대책 부실, 가습기살균제 사태 늑장 대응, 4대강 수질 관리 실패,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허가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며, 조직의 최대 위기로 진단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낙하산으로 오는 인사가 환경에 대해 문외한이고, 게다가 경제와 개발에 치우친 인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반환경 기조, 환경 포기 정책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만약 대통령이 이런 황당한 인사를 강행한다면, 인사 검증 과정에서 그의 무능과 부적합을 밝히기 위해 활동할 것임을 밝힌다.  

2016년 8월 16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화, 2016/08/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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