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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이야기] 열정과 열정을 연결하는 링크업_아시아인권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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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이야기] 열정과 열정을 연결하는 링크업_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15:25

 

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2015년 미얀마에서 '사회발전을 위해 일하는 귀환이주노동자 워크숍 링크업(이하 링크업)'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워크숍을 통하여 참여자들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한 점을 기뻐하고 있답니다. 이 같은 기회를 2년에 한 번, 참여자를 확대해가며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또 한국에서도 워크숍을 개최하고 싶다고 합니다.

 

 

 

열정과 열정을 연결하는 링크업
사회발전을 위해 일하는 귀환이주노동자 워크숍 링크업(Link-up)

 

 

우리 사회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돈 벌어 새집을 짓는 꿈, 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꿈, 더 나은 삶을 꾸리는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잔업과 특근으로 이어지는 고단한 나날을 감내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한편, 이와는 전혀 다른 꿈을 꾸던 이들이 있습니다. 90년대 초중반 한국을 찾아와 한국 사회를 경험하며 ‘돈과 자신만의 꿈’보다 ‘공동체와 협동’이라는 주제를 가슴에 품은 이들이지요. 자치조직을 만들어 상부상조하고, 이주노동자를 둘러싼 한국의 차별적 의식과 제도에 도전했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던져 새로운 물길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이들입니다. 


이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인해 한국은 그나마 ‘인권’ 앞에 덜 부끄러운 사회로 조금씩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빚지며 노예제도라 불리던 외국인연수제도를 폐지했고, 비록 허점투성이지만 이주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적용하는 공식적인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금단의 이름이었던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을 공식화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국인의 마음속에 ‘다문화주의와 문화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씨앗을 심어준 것도 바로 이들입니다. 그러나 정작 큰 공을 세운 주인공들은 그 공이 크면 클수록 한국 경계선 밖으로 더 세게 내쳐졌습니다.

 

그렇게 팽개쳐진 뒤 각자 길을 나섰던 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2015년 10월 10일부터 16일 사이, 미얀마 양곤 엑셀트레져 호텔에서 진행된 ‘사회발전을 위해 일하는 귀환이주노동자 워크숍 링크업(이하 링크업)’은 고마움을 전하고 그 궁금함을 풀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헤어져 각자 다시 빛나고 있는 열정을 다시 연결하고픈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아시아인권문화연대, IBBG, 따비에가 같이 준비했습니다.

 

 

 

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 한국에서 모여든 링크업 참여자들은 모두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사회에서 교육, 문화,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운동을 이끌고 있지요.


첫날 환영행사에는 귀환 미얀마인들 140여 명이 참여해서 큰 잔치를 벌였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크고 작은 인연으로 이어졌던 이들이 이번 기회로 모인 것입니다. 여기에 네팔, 방글라데시, 한국 참여자들이 기운을 보태니 그야말로 더덩실 잔치가 열렸습니다. 또 우리에게는 영원한 가수!! 미누 씨가 있었고요. 실로 오랜만에 듣는 미누 씨의 노래는 단박에 우리를 10년 전, 20년 전 뜨거웠던 그시절로 데려갔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환영하는 마음이 익어갔습니다.

 

둘째 날, 셋째 날에 걸쳐 12개 단체가 각 활동 내용을 소개하며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조직하여 교육· 의료 활동을 펴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BPS 
 - 공정여행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네팔의 맵네팔
 - 아름다운가게를 모델로 삼아 물품재활용과 나눔을 주제로 활동하는 수카워티
 - 지진피해를 입은 학교 재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소드네
 - 가난한 여성을 위해 소액대출 사업과 재봉 · 제과기술 교육을 하는 에카타협동조합
 - 예비이주노동자를 위한 교육과 귀환노동자를 위한 재정착 사업을 하는 아시안포럼
 - 가난한 주민의 장례를 돕고 수해 지원 활동을 펴온 미얀마의 하얀물방울
 - 산소공급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산소를 지원하는 레이알루됴
 - 어린이책 출판활동을 하며 어린이도서관을 운영, 보건교육 활동을 하는 따비에
 - 농민에게 영농기술을 지원하고 농산물 직매로 농민의 수익향상을 돕는 좋은 기업 IBBG
 - 캄보디아에서 생협운동을 하는 한국 단체 고앤두의 캄보디아 지소
 - 이주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며 이주민 포함 사회통합운동을 펴는 아시아인권문화연대가 각자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더불어 응원하며 정겨운 마음을 나눴습니다. 정성 들인 발표를 하며 열띤 질문과 대답 속에서 하나라도 더 얻고 배우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어요. 

 

 

셋째 날 오후에는 한국파트너십연구소의 권오광 소장님이 ‘섬기는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와 그룹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종래의 수직형 혹은 피라미드형 리더십보다는 원형리더십, 파트너십형 리더십으로 존중을 담아 소통한다면 더욱 단단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지혜가 담긴 교육이었습니다. 이런 지혜, 경험과 정보로 우리는 더 즐거운 활동, 더 공익적인 활동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날은 양곤 일정을 정리하고 해외참가자들을 위해 시내 유적지를 돌아봤고요. 저녁에는 인레 호수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고 1박 4일간 야박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헤어지며 잡았던 손과 손의 따스함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흩뿌려지듯 세상 곳곳에서 하는 활동이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우도록 열정을 다할 것이며, 또 언젠가는 다시 만나 각자 품어 온 소박한 열매를 꺼내놓고 즐거움을 나눌 수도 있겠지요!!

 

 

글ㅣ사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정신에 기초하여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향상하고 다문화공동체 사회로 발전을 도모하며, 아시아인의 인권 신장과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홈페이지 둘러보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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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주민과 난민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상근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률 지원, 제도 개선 활동 등을 하고 있다. 결혼이주민, 이주노동자, 이주 아동 등 한국에 체류하는 다양한 이주민과 난민들은 저마다의 문제를 안고 찾아온다. 필자는 주로 이들의 개별 법률 상담과 무료 변론을 지원한다.

 

그동안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접했지만, 유독 이주노동자의 노동 사건들은 항상 똑같은 의문으로 귀결되고는 했다. “똑같은 일이 어쩌면 이렇게 계속 반복될까?” 사람만 바뀔 뿐 신기하게도 문제가 되는 사실관계는 다 비슷하다. 게다가 아무리 억울해도 소송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렇게 같은 사안이 반복되고 소송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제도의 흠결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이 흠결을 악용하는 사람들과 이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들의 사건이 바로 그렇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 베트남 출신의 이주민 어업 노동자 한 명이 선장으로부터 가혹한 구타와 흉기 협박, 성추행 등을 당하고도 모자라 한밤중 바다에 빠트려져 죽음의 공포를 겪은 사건이 알려졌다. 이는 이주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고용허가제의 흠결을 극명히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었다. 사람들은 언론보도를 접하고 선장의 인면수심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이와 비슷한 일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쯤에서 고용허가제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국내에 이주노동자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91해외투자업체연수제도를 통해서인데, 본격적으로는 199311외국인 산업연수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이다. 외국인 산업연수제도는 이를 통해 입국한 이들을 노동자가 아닌 연수생신분으로 규정함으로써 노동관련 법규의 적용에서 거의 배제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저임금, 고강도 노동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목적으로 20048월부터 고용허가제가 시행되었다. 고용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국내에서 인력을 구하지 못한 한국 기업에게 이주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제도이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국인 고용법이라 한다)’에 의해 운용되는데, 이 법률에는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는 이주노동자의 범위, 고용 절차, 취업활동 가능 기간, 사업장 변경 제한 등이 규정되어 있다. 컨설턴트나 엔지니어, 교수로 일하는 외국인들도 이주민신분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이들은 고용허가제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고용허가제는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가진 이주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주로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 입국하여 제조업· 농업· 축산업· 어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를 이야기할 때에는 대부분 이들을 가리킨다.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소위 3D 업종 분야의 노동력을 충원하고, 산업연수생 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송출 비리를 차단하게 되었으며,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이 이루어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전 산업연수생 제도의 문제점이 일부 보완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거의 매일 이주노동자들의 사건을 접하는 필자로서는 고용허가 제도로 해결되지 못하는 (또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오히려 생겨나는) 문제가 너무 많다고 느낀다. 이러한 문제들이 사람만 바뀐 채 계속 반복된다면, 그리고 소송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이는 정부의 판단과 달리 개인을 넘어선 제도의 잘못이 있는 것이다.

 

사실 고용허가제는 그 명칭만 놓고 보아도 제도의 설계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고용허가제는 노동을 허가하는 것이 아닌, ‘고용을 허가하는 제도이다. ,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를 주체로 삼는 제도인 것이다. 출발점이 이렇다 보니 이주노동자는 존엄한 인간이 아니라 부족한 일손을 대체할 수단, 통제해야 할 이방인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사업주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 등을 적발해야 할 고용지원센터의 근로감독관, 이주노동자의 체류 문제를 다루는 출입국·외국인청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직원들에게도 만연해 있다. 이주노동자를 한 명의 노동하는 인간이 아니라 돈 벌러 온 사람’, ‘미등록 체류의 위험성이 있는 자라는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 보니 억울한 피해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일들도 종종 생긴다.

고용허가제 하에서 사업장 변경, 재고용허가, 근로 계약 기간 연장 등은 모두 이주노동자의 체류자격과 직결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결정이 대부분 사업주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사업주에게 종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사업장 변경과 관련된 억울한 사연들이 많다.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는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없다. 외국인고용법 제25조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의 기회는 단 3회 밖에 없다. 원칙적으로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사업장 변경을 할 수가 없다. 사업주의 동의 없이 사업장을 옮기려면 고용노동부장관 고시 상의 사업장 변경 사유(폭행 등 부당한 대우, 일정 비율 이상의 임금 체불 등)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고시는 사업주의 근로기준법 위반을 눈감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불합리하다. 임금 체불이나 근로조건 위반이 있더라도, 그 위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애초에 사업장 변경이 불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사업주 동의 없이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려면


채용 시 제시된 근로조건 또는 채용 후 일반적으로 적용받던 임금·근로시간이 20퍼센트 이상 저하되고,

그 저하된 기간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전 1년 동안 2개월 이상이어야만 하고,

그 경우에도 근로조건이 저하된 기간 중이거나 근로조건이 저하된 기간의 종료 후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 경우여야 한다.


이 까다로운 요건들을 충족하기 전까지는 계약과 다른 무보수 추가 노동, 임금 체불 등이 있더라도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을 옮길 수가 없다. 따라서 인권 침해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게다가 고시 상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전부 충족하더라도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주노동자에게 있다. 매일 힘든 노동에 시달리고 한국어도 유창하지 않은 이주노동자가 녹음, 녹취 등으로 증거를 모으기란 쉽지 않다. 목격자가 있다 해도 대부분 비슷한 처지의 이주노동인 경우가 많다 보니, 사업주의 보복이 두려워 선뜻 도와주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이주노동자가 사업주 동의 없이 사업장을 이탈하면 어떻게 될까? 사업주가 관할 고용센터와 출입국·외국인청 (, 출입국관리사무소) 또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무단이탈신고를 하는 순간, 해당 이주노동자는 체류자격이 취소되고 강제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의 체류자격을 볼모로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고, ‘밀린 임금을 달라’, ‘계약서 상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이주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너 불법 체류자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이주노동자를 협박하기 일쑤이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고생했으니 한 달 휴가를 다녀오라며 선심 쓰듯 이주노동자를 본국에 돌려보내고, 그 사이에 허위로 무단이탈 신고를 하거나 퇴사 처리를 하여 이주노동자의 멀쩡한 체류자격이 취소되게 만드는 악덕 사업주도 있다. 개인 짐도 모두 사업장에 그대로 있고 못 받은 임금도 쌓여 있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휴가를 다녀왔더니 입국조차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악덕 사업주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체불한 임금을 주고 싶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뽑고 싶어서,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다양하다.

 

산업재해 사건에서도 고용허가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2012년부터 20175월 까지 이주노동자의 산재 발생율은 국내 노동자의 6배를 넘어섰다. 그런데 일하다가 다쳤다는 사실을 고용주에게 말하면 산재 신청하면 불법 체류자 만들어버린다고 협박을 하거나, 산재 신청 후 사업주가 느닷없이 해고 통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산재 사업장으로 기록되면 산재 보험료 인상, 고용 가능 인력 제한 등의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필사적으로 막는 것이다.

일단 해고를 해버리면, 부당해고 구제 문제는 차치하고 원칙적으로 외국인고용법의 사업장 변경 제한 조항이 적용된다. 1개월 내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고 3개월 내에 새로운 사업장을 알선 받아 근로계약을 하지 못하면 해당 이주노동자는 강제출국 대상이 된다. 힘겹게 산재 신청을 하고 요양 승인을 받아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사업주가 치료비 일부를 피해 이주노동자의 임금에서 공제해 가거나, ‘꾀병 부리지 말고 일하라며 치료 중 노동을 강요하기도 한다.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각 관할 고용지원센터에서도 통역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이주노동자에게 산재요양 신청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건설업 종사 외국인근로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이주노동자의 67.9%가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보험 처리를 받지 못했고, 전체 응답자 중 17.1%는 산재보험 제도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 상태에 따른 건강권·노동권 침해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도심에서 떨어진 농축산업 현장이나 제조업 사업장의 경우,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사업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거주한다. 그런데 외국인고용법의 고용허가 요건에는 기숙사에 대한 내용이 아예 없고, 기숙사 환경 관련법도 미비하다. 이 때문에 비닐하우스에 성별도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남녀 이주노동자 여러 명이 교대로 살거나, 화장실과 냉난방 설비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위생 상태와 영양 부족으로 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 이주노동자의 경우 잠금장치가 없는 숙소에서 지내다가 사업주나 동료 노동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사업장 변경이 불가능하다. 특히 가해자가 사업주인 경우에는 동료 이주노동자들이 사건을 목격했더라도 진술을 꺼리기 때문에 대부분 꾹 참고 버티는 방법을 택한다.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를 방지하기 위한 차별 금지 조항과 벌칙 조항이 있지만, 노동 환경에 대한 실질적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벌칙 조항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작년 말, 필자가 속한 <이주민 주거권 개선 네트워크>에서 주거권과 관련하여 외국인고용법과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하는 성과를 냈지만, 그 뒤 후속 조치는 아직 미미하다. 이 와중에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숙박비 명목으로 임금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씩 사전 공제를 하기도 한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숙박비 공제 실태를 파악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고용노동부는 오히려 올해 초부터 사전 공제 가능한 상한액을 정하는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 지침은 주거시설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임금을 기준으로 숙박비의 상한액을 정했기 때문에 주거 환경의 열악함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침으로 인해 사업주가 근로기준법 상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을 위반하도록 정부가 조장하는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밖에도 명목상으로는 사업주의 퇴직금 체불 방지를 위한 것이라지만 실상은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하도록 하는 출국만기보험제도 또한 고용허가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 제도는 퇴직 후 바로 퇴직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사업주가 임금을 허위로 신고하는 등으로 인해 실제 받아야 하는 퇴직금보다 훨씬 덜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주노동자들은 체류자격이 볼모로 잡혀 있는데다 부당한 처우를 피해 사업장을 옮겨보려 해도 그 요건을 입증하기가 워낙 어렵고 편견· 차별· 무시와 싸워야 한다.

한국에서 지내는 것이 여간 녹록치 않다. 이 모든 상황은 노동이 아닌 고용을 허가하는, 시작부터 발을 잘못 내딛은 고용허가제에서 비롯된다.

 

물론 좋은 사업주나 근로감독관도 많다. 자신이 고용한 이주노동자가 이전 직장에서 임금을 다 못 받은 것 같다며 직접 센터로 찾아와 도와주려는 사업주도 있고, 억울한 사정을 헤아려 진정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근로감독관도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매번 고용허가제라는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내가 아무리 개별 사건을 조력한다 해도 달라지는 게 없겠지라는 좌절감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미안함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국내 체류 이주민이 200만 명을 넘어서고 고용허가제를 시행한 지도 15년이 되어 간다.

이제는 제도를 고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우선, 가장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는 사업장 변경 금지 원칙부터 바꾸어서, 더 이상 이주노동자가 체류자격을 부당하게 취소 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업주의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한 처우 등의 사실이 있을 때에는 지체 없이 인권 침해가 중단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장관 고시 에서 사업장 변경 사유와 이주노동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해야 한다.

특정 사업주에게 외국 인력 고용허가를 내주기 전에 실질적인 사업장 검증을 시행해야 하며, 기숙사 환경에 관한 부분도 허가 기준에 추가되어야 한다.

 

고용허가제가 아니라 노동허가제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수단보다는 존재, ‘노동력보다는 존엄한 한 명의 인간으로 이주노동자들이 환대 받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래서 어느 날 문득, “, 이제는 그 문제를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없네하고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금, 2018/08/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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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평범한 농민을 범법자로 만듭니다.

평생 누군가를 고용한 경험이 없던 농민들로하여금 이주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리게 만듭니다.


'월 308, 319, 350 시간'이 넘는 근로계약서를 승인하고, 농민들을 착취자로, 이주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듭니다. 


http://hr-oreum.net/article.php?id=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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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3/06/0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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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가져온 세박스의 포장을  밤늦게 뜯었습니다.

서울 마포 성미산 마을에서 부쳐온 것입니다. 



한국에서 첫 겨울을 맞는 이들에게,   난리가 났습니다.  



이것은  야밤의 패션쇼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접하는 두터운 옷도 있고...



한 벌당  상한가 천원,  마음 내키면 후원금 투척 -  교육활동비로 사용키로 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추워질테고...  이 옷들이 얼마나  유용할지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특히 첫 겨울을 맞는 신참들 말입니다. 



성미산 어린이집 학부모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또 한가지를 배웁니다.  즐거워지는 법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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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2/11/1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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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업수지결산서'와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입니다. 공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 2016/10/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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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암~!! 큰 일이 많았고 작은 일도 끊이질 않았고, 분노가 식지 않고 희망도 멈추지 않았던...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떠나보냅니다. "아라삐야~ 아라삐아!!"라고 희망차게 맞이했던 2016년이 어느새 지나갔고, 그 때 함께 소망을 말했던 우리들에게 지난 1년은 각자 어떻게 기억될지... '아직도 우리 벌판에' 서 있는 것인지... 이제 다시 2017년 빍은 새해를 기다려봅니다. 아마 그래서 지구 위 어느 나라 말에서도 '다음해'를 '새해'라고 부르게 되었나봅니다. 1년 동안 '지구인의 정류장'을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함께 해주신 후원금은 모두 합산되어 소득공제용 기부금 처리가 됩니다.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들어가셔서 개인별 열람 가능하며, 열람가능 시기는 '새해' 1월 18일 이후가 되겠습니다. 2016년 새롭게 후원을 시작하신 선생님들께는 따로 연락을 드려 개인정보를 확인토록 하겠고요, 2015년까지 쭉 후원해주신 분들께는 이메일로 기부금영수증을 전달해드릴 예정입니다. 항상 '지구인의 정류장'을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함께 하는 이주노동자 친구들, 그 모두에게 2017년 '새해'가 더 값진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빕니다.

일, 2017/01/0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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