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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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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03:00

유출 문건에는 마약 거래상, 마피아, 부패 정치인, 탈세자 등 온갖 범법자들이 포함된 의뢰인 명단이 포함돼 있었다.

기사 : 마사 M. 해밀턴(Martha M. Hamilton)

모색 폰세카는 라스베가스에서 문제에 휘말렸다. 라스베가스 지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에 123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이들 회사는 아르헨티나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정부 계약과 관련된 수백만 달러의 비리 자금을 빼돌리는데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 이들 회사를 통해 운용된 모든 자금 관련 사항을 제출하라는 명령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는 해당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았다. 추적이 어려운 역외 페이퍼 컴퍼니 설립 전문 기업에게 ‘기밀 유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명령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은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의 사업 부문이 모색 폰세카그룹의 일부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모색 폰세카의 공동 설립자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은 법원에 출두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과 모섹 폰세카 본사는 지배-종속관계가 아니며 본사는 네바다 지점의 경영과 관련된 내부 사항이나 비즈니스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번에 국제 탐사언론인협회(ICJI),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Suddenutsche Zeitung, SZ), 100여 개 협력 언론사가 함께 입수한 기밀문서의 내용은 이 증언에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은 100% 본사가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 사법 당국이 고객의 세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자사에 불리한 전화와 컴퓨터 기록을 모두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2014년도에 작성된 한 이메일에는 파나마 본사의 중앙 전산 시스템과 네바다 지점 간의 그 어떠한 연관성도 “미 수사 당국에 알려 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파나마에서 원격으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IT 담당자들이 “네바다 사무소 PC의 로그를 삭제”하려 했으며, “우리 CIS (내부 정보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액세스 흔적을 삭제하기 위한 원격 회의를 소집 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라스베가스 사무실에 있는 문서를 모두 수거하기 위해 파나마 근무 직원을 직접 현지에 급파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4년 8월 24일자 이메일에는 “안드레가 네바다로 가서 모든 기록을 삭제하고 관련 문서는 남김 없이 파나마로 가져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모색 폰세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나 소송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문서의 은폐나 폐기에 대해서는 ICJI측에 그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번에 ICJI가 입수한 1,100만 건이 넘는 문건에는 1977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거의 40년에 걸쳐 작성된 이메일, 은행 계좌, 고객 기록 등 모색 폰세카의 내부 업무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는 전 세계 200여 국가 및 지역의 개인과 기업이 소유한 역외 탈세 지역의 자산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문건들은, 모색 폰세카의 고객들이 저지른 윤리적 법적 일탈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모색 폰세카가 사기꾼, 마피아, 마약 거래상, 부패 정치인, 탈세꾼 그 누구가 의뢰인이든 관계없이 이들의 비밀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에 충실한 기업이라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문건들에 따르면 그들의 비즈니스는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현재, 모색 폰세카는 페이퍼 컴퍼니 관련 업계 상위 5개 업체 중 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력자를 포함한 직원 수만해도 500명이 넘고, 스위스 4곳, 중국 8곳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40여개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국제 탐사언론인 협회 ICJI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모색 폰세카는 “지난 40년 동안 우리의 비즈니스 활동은 나무랄 데 없었다. 당사는 범법 행위와 관련하여 단 한번도 기소되거나 혐의가 인정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카를로스 수사(Carlos Sousa) 대변인은 자신들이 “단지 의뢰인의 회사 설립을 도울 뿐”이며 이를 “업무 연계의 성립이나 그러한 회사를 어떤 식으로든 총괄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의 기원

모색 폰세카의 시작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몬 폰세카(Ramon Fonseca)는 당시 비서 한 명이 딸린 자신의 파나마 법률 사무소를 독일계 파나마인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의 법률 회사와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이런 대물(monster, 大物)을 만들어 냈다”고 폰세카는 한 기자에게 말했다.

폰세카와 모색은 둘 모두 돈, 권력, 비밀의 세계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1952년생인 폰세카는 파나마 대학과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법률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성직자의 길을 꿈꾸며 5년 동안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08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폰세카는 “실제로 나는 그 어떤 것도 구하지 못했고,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전문 분야에 집중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도 이루고, 보통 사람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좀 물질적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48년 독일에서 출생한 모색은 1960년대 초 가족과 함께 파나마로 이주했다. ICJI가 입수한 미 육군 정보보안 사령부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친위대 소속의 악명 높은 무장 전투 집단인 Waffen-SS의 일원이었다.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미국 정부에 정보원 역할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사실이 문건에 나와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로 전향한 전 나치 당원이나 공산주의자를 가장한 나치 당원들의 비밀 조직에 가입하려 했었다.” 어찌 보면 그의 정보원 활동 제안은 애매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약삭 빠른 처세”술의 하나였을 수 있다고 육군 정보보안사령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파나마에 자리를 잡은 이후, 쿠바 내의 공산주의 활동에 대한 스파이 역할을 CIA에 제안했다고 한다. 한편, 모색은 1973년 파나마에서 법학 학위를 따고, 런던에서 법률가로 활동하다 파나마로 돌아와 개업을 했다. 이 법률 사무소가 후일 합병을 통해 모색 폰세카라는 기업으로 재탄생 하게 된다.

현재 모색과 폰세카는 파나마 사회에서 최상위 계층으로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폰세카는 법률가로서는 물론이고 수상 경력이 있는 소설가로서의 화려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작가 폰세카의 웹사이트는 그의 정치 스릴러물인 ‘Mister Politicus’가 “부도덕한 공직자들이 권력을 얻고 추악한 욕망을 달성해 나가는 복잡한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폰세카는 정치를 아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그리고 최근까지는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Juan Carlos Varela) 대통령의 최고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정치 세계를 배웠다. MF의 브라질 지사가 브라질 국영 석유 회사의 뇌물 및 돈세탁 비리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폰세카는 3월 초 대통령 최고 자문직에서 사임(휴직)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의 명예와 나의 회사 그리고 조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폰세카는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TV 인터뷰에서 범법 행위 연루 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그는 자신이 만들어 준 역외 회사가 악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자동차 회사가 만든 자동차가 강도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식의 비유를 들기도 했다.

모색은 현재 VIP만 출입할 수 있는 고급 회원제 클럽인 유니온 클럽의 회원이다. 그의 딸 니콜도 2008년 그 클럽에 데뷔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파나마 외교 위원회의 위원직을 역임했다. 문건을 통해 파악된 그의 재산에는 티크(teak) 농장을 비롯한 부동산, 전용 헬기, 요트, 금화 콜렉션 등이 있다.

모색 폰세카, BVI 진출

합병과 더불어 모색 폰세카 설립된 시기에 파나마는 군 출신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Manuel Noriega)의 통치하에 정치적•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었다. 자금 세탁과 마약 밀매에 연루 증거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노리에가에 대한 불만도 날로 커져 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린 모색 폰세카는 1987년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첫 번째 지사를 설립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용이해졌고, 신설 회사의 소유주와 이사진을 공개할 의무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즈마리 플랙스(Rosemarie Flax) 전무이사는 “모색 폰세카가 가장 먼저 버진 아일랜드에 진출했고, 그 뒤를 잇는 기업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페이퍼 컴퍼니의 40%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위치하고 있다. 유출 문건에 등장하는 기업 중 절반인 113,000개 이상의 기업이 이 곳에 있다.

남태평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1994년, 모색 폰세카는 또 다른 큰 행보를 보였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니우에(Niue, 인구 2천 남짓의 작은 산호섬)의 역외 회사 설립 관련법 제정을 도운 것이다. 모색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그들이 니우에를 선택한 이유는 아시아 태평양 표준시에 해당하는 곳이었고, 다른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협소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이런 곳에 대한 관할권을 갖게 된다면 고객에게 안정적인 환경, 안정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모색의 설명이었다.이어 모색 폰세카는 니우에 정부와 20년짜리 역외 회사 등록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니우에가 중국어와 러시아어로 된 등록 서류를 제공한다는 점은 중국 및 러시아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1년 즈음 나우에를 중심으로 한 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모색 폰세카가 그 대가로 니우에에 지불한 금액만 160만 달러에 이른다. 당시 니우에의 연간 예산은 2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끈끈했던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의 유착 관계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2011년 미 국무부는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 사이의 ‘수상한 공조 관계’를 의심하는 한편 니우에의 역외 회사 관련 산업이 “러시아 및 남미에서 발생한 불법 자금 세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force)도 니우에를 자금세탁방지 조치 불이행 국가로 지정하고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모색 폰세가가 니우에의 자금 세탁 연루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은행과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2011년 니우에로의 자금 송금 금지 조치를 취했다. 2003년, 결국 니우에는 모섹 폰세카가 설립한 4개 회사의 등록 갱신을 거부하고, 모섹 폰세카의 독점권을 정지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사업 이전 작전

니우에를 잃은 뒤에도 모섹 폰세카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나갔다. 해당 사업을 이전하기로 하고, 나우에에 회사를 둔 고객들에게는 인근 섬나라인 사모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건에도 이러한 사업 방식이 기록되어 있다. 당국의 단속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이 되면, 그들은 재빨리 다른 지역을 물색해 사업을 이전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실례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무기명 주식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모섹 폰세카는 이 사업 부문을 파나마로 이전했다. 무기명 주식이란 주주 명부나 주권에 주주의 성명이 공시되지 않는 주식을 말한다. 하지만, 그 주권을 점유한 자는 주주 자격을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기명 주식은 자금 세탁 및 불법 행위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고 이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폐지되어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다 엄격한 규제 하에 여전히 무기명 주식 발행이 용인되고 있다.

모색 폰세카의 발 빠른 사업 이전 능력은 카리브해 섬 앵귈라(Anguilla)에서의 기업 설립 급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섹 폰세카의 해외 관할 지역의 하나인 앵귈라섬에 설립된 기업의 수는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현재 모섹 폰세카의 법인 설립 대상지 상위 4곳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색 폰세카는 전용기와 개인 요트 등록 등 고객의 추가적인 니즈를 맞추기 위해 사업을 확대해 왔다. 문건에 따르면, 2006년도에 그들은 사업 분야를 확대해 자칭 ”임의 포트폴리오 관리(DPM)”이라는 형태로 일부 고객에 대해 재무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의 사내 자산관리팀이 2007년 중반부터 2015년 중반까지 담당한 거래만 무려 4,700건 이상이고, 거래 규모는 최소 12억 달러에 이른다.

이 사내 자산관리팀은 자금 세탁 조사 대상에 오른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 등 여러 은행과 거래를 했다.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의 경우 2015년 미 재무부 보고서에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혐의가 보고되었고,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의 모기업은 러시아 고객의 자금 세탁 혐의로 영국과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미 재무부는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에 대해 “당 은행의 운영 방식이 이제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2016년 2월 19일 그 혐의를 철회했다.

기밀 정보 보호 서비스 출시!

모색 폰세카는 도이체 방크를 비롯해 HSBC, 소시에떼 제내럴, 크레딧 스위스, USB, 코메르츠뱅크 등 세계적인 주요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의 고객에게 조세 당국과 사법 당국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를 갖춘 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자신들이 기업 소유주의 신분 은폐에 용이한 기업 구조를 제공한다는 혐의는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소시에떼 제네럴과 크레딧 스위스는 자신들은 납세 의무 준수를 중시하고, 불법 행위와 자금 세탁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는 2013년부터 개인 고객의 납세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고객은 은행과의 거래 관계를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 HSBC의 랍 셔면 대변인은 “이러한 의혹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20여년 전에도 있었고, HSBC의 최근 개혁 조치 이전에도 유사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USB는, 거래 요청을 한 모든 기업 소유주의 신분을 파악하고 있으며 매우 엄격한 자금 세탁 방지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이체 방크는 미국 시민의 탈세를 지원한 스위스 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하여 불기소 합의를 하는 대신 3,10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2015년 11월 24일에 미국 사법부와 합의했다. 코메르츠뱅크는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색 폰세카는 자사가 설립한 익명 회사의 계좌 실소유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차명 이사 (nominee directors)를 내세우고 있다. 즉, 이들이 실소유자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객이 얼마를 지불하는가에 따라 더 많은 관련 회사와 비밀주의 지역(secrecy jurisdictions)이 제공되기 때문에 당국의 실소유자 추적은 더욱 까다로워 진다.

모색 폰세카의 서비스 상품 중에는 사단법인 설립 대행 서비스가 있다. 파나마의 경우 사단법인은 조세 감면 대상일 뿐만 아니라 재단명과 수혜자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문건에서는 고객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우 문서를 변경하고 소급하거나 고객으로 하여금 파나마에 재단을 설립해 일단은 세계 자연기금(WWF) 같은 비영리 단체를 수혜 기관으로 등록한 뒤 이후 임의로 수혜 대상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도 확인되었다.

문서의 날짜 소급은 비일 비재한 업계 관행이다. 모색 폰세카 역시 실제 기록일 이전에 날짜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불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한 사례를 보면, 모색 폰세카는 뉴욕에 사는 한 작가가 미 국세청(IRS)을 피해 100만 달러를 은닉할 수 있도록 바지 사장을 알선해 주었고, 이 바지 사장은 건지섬(Guernsey) HSBC은행 투자 계좌의 소유자 행세를 했다.

모색 폰세카는 ICJI에 제공한 서면 답변서에 “은행을 속이기 위해 수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명수배

대외적으로 모색 폰세카는 “당사 고객의 합법성(legitimacy) 검증을 위해 철저한 실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부패 정치인, 범법자, 그 외 수상한 인물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부 자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ICJI의 분석 결과 모색 폰세카는 테러, 마약 밀거래와의 연계성이 있거나 북한, 이란 등 불량 국가를 지원한 이유로 미국 당국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는 최소 33개 기업 및 개인과 함께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불법 행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일”은 없으며 제재 대상 정부와 거래하는 개인이 “우리 회사들을 악용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묵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고객을 조사할 의무는 모색 폰세카가 아니라 그들과 페이퍼 컴퍼니 소유주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은행, 법률 회사, 금융 중개 기관 등에 있다.

모색 폰세카는 기존의 고객이 설령 범법자로 밝혀져도 돈이 되는 고객이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계산기를 두드리곤 한 것으로 밝혀 졌다. 허술한 절차로 인해 자신들의 누구와 거래를 하는지도 모른 채 블랙 리스트에 오른 개인이나 의심스러운 의뢰인을 걸러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한때 과달라하라 마약 조직 (멕시코)의 두목이었던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와 관련된 모색 폰세카의 행동은 분명 “두려움”이라는 본능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는 미국 마약 수사국 소속 요원인 엔리케 카마레나를 납치해서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1985년 코스타리카에서 체포됐다. 퀸테로는 본국인 멕시코로 인도되어 1989년 징역 40년 형을 받았다. 멕시코 정부는 모색 폰세카가 설립해준 페이퍼 컴퍼니 소유의 자산은 물론이고 퀸테로의 모든 재산을 몰수해 코스타리카 정부에게 인계했고, 그 재산은 코스타리카의 올림픽 위원회로 전달됐다. 문건에 따르면, 2005년 3월 코스타리카 올림픽 위원회는 모색 폰세카측에 유령회사에 대한 소유권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모색은, 이는 주주들이 결정할 사항이며 자신들은 실제 주주에 대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모색 폰세카 직원이 작성한 이메일에는 “마약왕 라페엘 카로 퀸테로가 그 회사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그 회사에 이사로 등재된 3명 중에는 모색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모색은 퀸테로의 미움을 살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한 이메일에 “퀸테로에 비하면 파블로 에스코바(Pablo Escobar)는 아이들 장난 이었다”라고 비유하면서 “출소한 퀸테로의 보복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 결국, 모색 폰세카는 퀸테로의 페이퍼 컴퍼니의 대리인 자격을 포기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 정부가 퀸테로를 석방했다. 그는 2013년 출소 직후 곧바로 자취를 감춘 뒤 현재 도피 중에 있으며 인터폴의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고객 정보 철통 보안!

악명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는 세간의 이목을 정말 잘 피해 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런 점을 들어 2012년도 기사에 MF를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기업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2년 7월 모색 폰세카는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 기업 Mrcatrade S.A을 고용했다.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은 온라인상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키워드 12개와 관련된 부정적인 자동 검색어를 삭제하는 방법을 통해 모색 폰세카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자금 세탁, 세탁 활동, 조세 회피,, 범죄, 무기 밀거래, 스캔들) 이어서 모색 폰세카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루마니아의 독재자나 유니온카바이드(Union Carbide, 인도 보팔 사고 책임 회사) 같은 문제 기업들의 PR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홍보 업체 버슨 마스텔러(Brson-Marsteller)와도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PR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의 사업 행태에 대한 국가별 대응은 강화되는 추세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규제 당국은 2012년과 2013에 모색 폰세카에 대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했다. 여기에는 “고위험” 의뢰인(축출된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장남 알라라 무바락(Alaa Mubarak)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데 대한 과징금 37,500 달러도 포함된다.

독일 당국의 경우 2015년 2월에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뱅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에 대해 몇차례의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은 독일 당국이 룩셈부르크 인근 코메르츠뱅크 지점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모색 폰세카 직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색 폰세카는 2016년 초 브라질의 이른바 ‘세차작전 (Operation Car Wash)’으로 불리는 남미 최대의 비리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뇌물 및 자금 세탁 조사 대상 중 한 곳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브라질 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그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린 뒤 그 수익으로 정치인과 경영진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부를 축척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 검찰은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가 유령회사를 설립해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월 열린 기자 회견에서 검찰은 모색 폰세카를 ‘거대 자금 세탁 기업(big mony laudnder)’이라 특정하면서, 자금 세탁과 문서 은폐 및 폐기에 연루된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 직원 5명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가 취해 졌다고 발표했다.

모색 폰세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모색폰세카 브라질 지사는 현지 독립 법인(franchise)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모색 폰세카 본사는 파나마 내에서만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책임 소지가 없는 문제에 자신들이 연루되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논리는 그들이 라스베가스 소송과 관련해 주장한 것과 유사했다.

최근 판결이 난 라스베가스 소송의 발단은 거물급 헤지 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 투자가인 폴 싱어(Paul Singer)의 NML Capital이라는 회사었다. 폴 싱어는 미 공화당의 큰손 기부자로 더 잘 알려 진 인물이다. 라스베가스 소송에서 모섹폰세카가 피고소인이었던 것 아니다. 하지만 NML Capital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두 명의 전직 아르헨티나 대통령인 네스토 키르츠네르((Nestor Kirchner),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와 친분이 있는 기업인 라바로 바에즈(Lazaro Baez)를 통해 설립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게 해당 회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ICIJ가 입수한 내부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파나마에 있는 모색 폰세카 본사 직원들은 서둘러 본사와 네바다 지점의 관계를 나타내는 증거를 은폐하거나 폐기했다. 라스베가스 소송이 압수 수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네바다 지점의 매니저 패트리시아 아무네테구이(Patricia Amunategui)의 증인 채택 가능성 또한 모색 폰세카 본사가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한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본사는 아무네테구이가 우리와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관계는 맺고 있으나 종속관계는 없는, 미국 소재 회사의 책임자 행세를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 관계자들은 그녀가 “그 정도로 요령은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모색 폰세카의 IT 매니저가 작성한 문서에는 IT 팀원들이 아무네테구이는 “우리가 옆에서 짚어 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감사조차 통과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가 알려 준 것을 잊어버리고 긴장해 버릴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되 될지도 모른다”며 걱정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캠 페렌바흐(Cam Ferenbach) 치안판사는 네바다 지점과 선을 그으려는모색 폰세카 본사의 시도를 묵살했다. 페렌바흐 판사는 네바다 매니저 아무네테구이의 고용계약서에 모사크와 폰세카의 서명이 있고, 그녀에게 “지시를 내린 사람”은 파나마에서 거주하고 근무하는 본사 직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판사는 판결문에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 지사의 홈페이지에 ‘M.F. Corporate Services’의 서비스를 자사의 서비스로 광고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2015년 3월, 페렌바흐 판사는 모색 폰세카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같은 회사라고 판결했다.

※ 기사 원문 보기(영어)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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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는 19대와 20대 국회의원 482명이 발간한 정책 자료집을 전수조사했다. 국회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한 자료집 2,568건을 대상으로 했다. 정책자료집 발간에는 연구용역비와 인쇄비 명목으로 국회 예산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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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두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을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 각주 표기가 있는데 각주 내용은 없는가 하면, ‘아래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라는 문구는 있는데 그 어디에도 해당 그림은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한 국회의원의 정책자료집에 작성 주체가 은행이라는 뜻의 ‘당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정책자료집 자체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겼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검토했다. 한 현역의원의 정책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해당 의원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연히 2000년대 초반에도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자료집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회의원과 사회단체 활동가를 동시에 했다는 말이 된다.

또 2015년 정미경 전 의원이 발간한 ‘해양정책’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지원’ 방안이 나온다. 3년 전 이미 끝난 박람회의 개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라도 지원해보겠다는 의지였을까?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서로 다른 국회의원 2명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을 비교해 보니 의원 보좌관 출신이 쓴 박사학위 논문과 영문제목은 물론 서론부터 결론까지 100% 일치하기도 했다. 같은 박사학위 논문을 두 의원이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다른 두 의원은 1년 사이를 두고 제목과 내용이 같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베끼기 정책자료집에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뉴스타파가 만난 한 보좌관은 이 같은 정책자료집의 베끼기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라며 “한번 쯤 논란이 크게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뉴스타파는 두 달여 동안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정책자료집 표절 행위에 대해 물었다.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보였다. “그게 무슨 문제냐?”와 “잘못을 인정한다”였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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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100만 촛불 행진이 청와대 턱밑에서 가로막혔지만, 시민들은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11월 12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 경찰 추산 26만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수로는 1987년 6.10 민주화항쟁 이후 사상 최대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1km 떨어진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좁은 도로 때문에 시민 안전이 우려된다며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경찰 병력에 가로막힌 시민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한 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시민들이 쓰러져 앰뷸런스에 실려가기도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시민들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성남 민심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주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다음주 주말(19일)에도 계속된다.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편집: 박서영

일, 2016/11/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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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왜 그처럼 급격하게 기울어 전복됐을까. 세월호 화물칸 차량에서 수습된 블랙박스 영상 속에는 선내 적재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시점과 그 무렵 선체의 기울기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들도 남아있다.

급격히 기울어진 선체… 23초 만에 ‘21도 →47도’

C데크 앞쪽 중앙에 위치해 있던 스타렉스의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는 차량들이 일제히 왼쪽으로 밀려 넘어지고 있는 순간 천장에서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화물칸 바닥 청소용 스프링클러 파이프에 누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물줄기는 바로 앞의 기둥과 일정한 각도를 이루고 있다. 물은 중력에 의해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선체는 이미 왼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물줄기와 기둥이 이룬 각도가 해당 시점에서 선체의 횡경사 각도가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영상에서는 8시 49분 36초 시점에서 처음으로 물줄기가 관찰된다. 영상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시점에서 물줄기와 기둥의 각도는 21도였다. 선체가 왼쪽으로 21도 기울어진 상태였던 것이다. 이후 물줄기와 기둥의 각도는 급격히 커져서 물줄기가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8시 49분 43초 시점에서의 선체 기울기는 35도였던 것으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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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 이후 선체가 얼마나 더 기울어졌는지는 C데크 좌현 벽 쪽에 주차돼 있던 1톤 트럭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영상을 보면 차량들이 급격히 왼쪽으로 쏠린 뒤 운전석 좌측 옆 방향으로부터 한바탕 물이 쏟아지는데, 이 물은 좌측 벽면의 모서리 지점에 고여 출렁이다가 잠잠해진다. 이 시점이 오전 8시 49분 59초였는데, 이때 고인 물의 수면과 벽면 구조물이 이룬 각도를 통해 선체의 기울기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 각도를 3D 분석 기법으로 측정한 결과 무려 47도인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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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세월호 선체는 오전 8시 49분 36초에 21도, 7초 뒤엔 35도, 그리고 다시 16초 뒤엔 47도까지 기울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세월호 선조위는 최근, 참사 당일 세월호가 급격히 기운 직후인 8시 50분 36초에 객실 내에서 촬영된 고 김시연 학생의 휴대전화 영상 속에서 벽면과 커튼이 이룬 각도를 3D 분석으로 측정한 결과 선체가 46.5도 기울어진 상태였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세월호는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왼쪽으로 47도까지 기울어졌고, 이 상태로 표류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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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 21도 시점 10초 전부터 급격한 화물 쏠림 상황 확인돼

그렇다면 화물이 미끄러지기 시작한 시점의 선체 기울기는 어느 정도였을까. 앞서 살펴본 스타렉스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선체 기울기가 21도였던 시점은 8시 49분 36초였는데, 트윈데크에 있던 마티즈의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이보다 10초나 앞선 8시 49분 26초부터 화물들이 쏠리며 부딪치는 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선체 기울기가 21도가 되기 이전부터 화물이 왼쪽으로 미끄러져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리소(KRISO), 즉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기존 문헌과 실험에 근거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21도 이내의 기울기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 화물은 컨테이너 혹은 일반잡화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마티즈 블랙박스에서 처음 감지된 화물 이동 소리는 D데크에 실려 있던 일반화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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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리소 보고서가 전제한 화물별 미끄러짐 시작 각도를 완전히 신뢰하기도 어렵다. 자동차의 경우, 크리소 보고서는 이론적으로 34.6도부터 미끄러진다고 전제했지만, 실제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는 21도 시점에서도 차량들이 급격히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 결과 분명해진 사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화물들은 기존 분석과 조사에서 추정된 것보다 훨씬 작은 기울기에서부터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횡경사가 급속히 빨라져 순식간에 47도까지 기울게 됐다는 것이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정형민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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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해병 잡는 해병대’ 뉴스타파 보도 이후, 해병대 덕산스포텔에서 벌어진 엽기적 가혹행위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가해자 이중사는 결국 구속됐다. 해병대사령부는 또, 이중사의 가혹행위를 묵인해온 부사관 3명은 보직해임 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 병사들은 추가 피해가 없도록 보호 중이며 지난 8월 병사들의 내부고발을 묵살한 사령부감찰실 소속 소령도 처벌할 예정이라고 해병대사령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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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병대의 공식 발표에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해병대사령부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덕산스포텔 감찰을 담당했다는 “해병대 감찰실 소령은 ‘전반적 설문 내용이 부대 근무에 다소 힘든 부분이 있지만 만족한다’로 나왔다며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덮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사령부 추광호 정훈공보실장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8월 29일날 스포텔 인원들 설문했습니다. 소령이 설문했는데 소령이 그거를 자기가 그냥 처리해버렸어요. 보고를 따로 안하고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를 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자체도 자기 서랍에 넣어놓고 있던 거죠.

하지만 당시 이른바 공관병 갑질 사건 이후 전 군에 일제 조사가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감찰을 담당한 소령이 피해 설문지를 서랍에 넣고 덮어버렸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뉴스타파가 입수한 해병대 병사들의 감찰 관련 진술서 내용은 해병대 해명과도 큰 차이가 있다.

피해병사 A

“감찰실에 다 적어 올리고 달마다 하는 설문지에 늘 적어봐도 소용이 없기에 이렇게 글을 써 올립니다”

피해병사 B

“참다참다 참지못한 ㅇㅇㅇ해병은 감찰실에서 조사가 왔을 떄 이러한 내용들을 적었지만 이 일은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없어져 버렸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해병대 가혹행위 보도 이후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덕산스포텔을 찾아갔다. 병사들을 괴롭히던 가해자와 구타 가혹행위를 묵인해온 부사관들은 더이상 자리에 없었고, 병사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어떻게 될 지 궁금해요. 이 일이 일어나고 난 후에 다른 부대로 간다거나 변화가 있는건지 그런 것들이…

피해병사 C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해병대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 감찰 보고 누락 경위 등에 대해 직권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취재: 박대용, 박종화
촬영: 정형민
편집: 박서영

금, 2017/10/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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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가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 피감기관의 연구보고서를 통째로 베낀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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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은 2012년 10월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을 발간했다. 모두 73쪽 분량으로 수산물 유통과 위판장 시설 개선 방안을 다루고 있다. 정책자료집에는 전국 각지의 위판장 사진을 올려놓고 ‘현장방문 사진’이라고 명시했다. 마치 홍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직접 전국을 돌며 촬영한 사진인 것처럼 보였다.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하지만 조사 결과 홍 의원의 정책자료집은 2010년 수협중앙회 소속 연구기관인 수산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의 내용과 판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장에서부터 7장까지 연구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옮겨왔다. 도표와 ‘현장방문 사진’도 같다. 홍 의원은 그러나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홍문표 의원 정책자료집
2012년 10월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

– 대상자료
2010년 12월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및 어촌관광 연계 방안>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렇다면 홍문표 의원은 연구보고서 저자의 허락을 받고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일까? 취재진은 수산경제연구원을 찾아가 확인했다. 연구보고서의 저자는 홍 의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고, 홍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연구가 통째로 도용당한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국회의원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 피감 기관에 속한 연구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등을 거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그는 공식 인터뷰는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알았다 해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겠죠. 괜히 노출됐다가는 저는 상관이 없는데 이제 조직적으로 시끄러워지니까, 게다가 저희 국정감사가 코 앞이라서요. 아시다시피 현재 권력관계가 그렇다보니까 현장이 있는 저희 입장은 조심스러워요. 국정감사 때 괜히 잘못 밉보이면 또 골치 아파져요.

연구보고서 저자

취재진은 9월 14일 홍문표 의원을 만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이 발행한 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베낀 경위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보좌관에게 설명 들으라고 했다.

며칠 후 홍문표 의원실을 찾아 보좌관을 만났다. 이 보좌관은 취재진이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왔다는 것을 모르고, 저자의 허락을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가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하자 급히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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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실은 “국회의원은 교수가 아니고 (정책자료집을) 상업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지도 않았으며, 연구기관과 암묵적인 묵인 하에 정책자료집을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연 ‘암묵적인 묵인’이란 어떤 묵인을 의미하는 건지 더 이상의 해명은 없었다.

뉴스타파는 홍문표 의원실에 피감기관 연구보고서를 베껴서 정책자료집을 내고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얼마나 받았는지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3선의 홍문표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으며,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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