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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조세도피처 자료 유출…한국인 이름도 수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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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조세도피처 자료 유출…한국인 이름도 수백 명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03:02

유출 데이터 규모: 2.6 테라바이트(TB)
유출 문서량: 11,500,000건
유출 데이터 생산 기간: 1977년~2015년
관련 페이퍼컴퍼니, 신탁, 재단 수: 214,488개
페이퍼컴퍼니 설립지역: 21개 국
유출 파일 주요 유형: 이메일(msg), HTML, PDF, TIFF, Word 문서

 

북미와 남미를 잇는 세계 교통 요충지이자, 파나마 운하로 유명한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내부 자료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위 수치는 유출된 자료의 규모다. 과거 언론에 유출된 정부와 기업 내부 자료의 규모와 비교해보면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가 얼마나 방대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역외비밀 도매상’,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 2.6TB 유츌

모색 폰세카 파나마 본사 전경

▲ 모색 폰세카 파나마 본사 전경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무부 외교문서가 1.7기가바이트(GB),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데이터(조세도피처 유령회사 설립대행사 PTN, CTL)가 260기가바이트, 2014년 ICIJ의 룩셈부르크 프로젝트 데이터가 4기가바이트, 2015년 스위스 HSBC 비밀계좌 데이터가 3.3기가바이트였다.

이번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는 과거 가장 큰 규모였던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데이터에 비해 10배나 크다. 모색 폰세카는 직원 5백여 명에, 전세계 주요 도시와 조세도피처에 40개 넘는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형 법률회사다. 또한 역외 탈세와 돈세탁, 검은 돈 은닉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는 이른바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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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J 주관으로 사상 최대 규모 탐사보도 프로젝트 진행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 있는 일간지 쥬트도이체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남부독일신문) 대회의실에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를 비롯해 BBC, 르몽드, NDR, 프로퍼블리카 등 전세계 60여 개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언론인 등 2백여 명이 모였다.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2.6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공동 분석하고, 취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쥬트도이체 차이퉁이 이 모임을 주관했다.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 탐사보도 기자들이 익명의 취재원에게서 처음 입수했다.

이 유출 데이터는 언론인이 입수한 것 중에 사상 최대규모다. 25만 개에 이르는 역외 회사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고객 중에는 독재자와 그 주변 인물, 마약상, 범죄자 등이 있다. 갑부들도 있다. 우리는 역외 회사의 비밀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이 분야를 이렇게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프레데릭 오베르마이어 쥬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전문기자

쥬트도이체짜이퉁은 엄청난 데이터 규모와 공적 가치를 고려해 ICIJ에 국제협업을 요청했다.

뛰어난 탐사보도전문 저널리스트 집단의 힘을 믿었기에 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유출된 자료가 워낙 크기 때문에 우리 신문 홀로 취재한다면 20년이 걸려도 다 할 수 없다. 그러나 전세계 수백 명의 기자들이 함께 일 한다면 매우 중요한 기사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데릭 오베르마이어 쥬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전문기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ICIJ 대표 제라드 라일은 경쟁을 배제하고 국경을 초월해 글로벌 이슈를 함께 취재하는 것이 저널리즘이 당연히 추구해 나가야할 모습이라고 저널리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글로벌화돼 가고 있다. 보건 이슈도, 금융 이슈도 글로벌화 되고 있다. 우리는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이슈에 대해 저널리스트들이 함께 뭉쳐 일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저널리즘이 당연히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의 모습이다.

ICIJ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다. 현재 76개 국, 109개 언론사, 376명의 언론인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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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정상, 글로벌 스타, 억만장자 등 줄줄이 나와

공동 취재팀은 현재 대통령과 총리 등 각국 정상 12명과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 정치인과 관료128명, 그리고 포브스 갑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슈퍼 리치 29명이 역외탈세와 돈 세탁, 검은 돈 은닉 등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아르헨티나 대통령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Bidzina Ivanishvili)

전 조지아 수상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익손(Sigmundur Davíð Gunnlaugsson)

아이슬란드 총리

아야드 알라위(Ayad Allawi)

전 이라크 총리

알리 아부 라게브(Ali Abu al-Ragheb)

전 요르단 총리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 타니(Hamad bin Jassim bin Jaber Al Thani)

전 카타르 총리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Sheikh Hamad bin Khalifa Al Thani)

전 카타르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빈 압둘라흐만 알 사드(Salman bin Abdulaziz bin Abdulrahman Al Saud)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아메드 알리 알미르가니(Ahmad Ali al-Mirghani)

전 수단 대통령

칼리파 빈 자예드 빈 술탄 알 나얀(Khalifa bin Zayed bin Sultan Al Nahyan)

아랍 에메레이트 대통령. 아부다비 왕

파블로 라자렌코(Pavlo Lazarenko)

유죄가 확정된 전 우크라이나 수상

페트로 포로셴코(Petro Poroshenko)

우크라이나 대통령

▲ 표: 조세도피처로 간 각국 정치 지도자

한국 주소로 된 한국인 이름은 현재 195명…공적 보도가치 있는 인물 공개

뉴스타파 취재진도 모색 폰세가 유출 데이터에서 ‘Korea’로 검색되는 만 5천여 건의 파일 속에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195 명의 한국인 이름을 찾아냈다. 한국 주소가 아닌 해외 주소를 기재해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비밀계좌를 만든 경우도 많아 정확한 한국인 규모는 현재로선 파악하기 힘들다.

뉴스타파는 유출 데이터에서 찾아낸 한국인 이름 가운데 신원을 확인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적 보도 가치가 있을 경우 4월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ICIJ의 주요 기사도 전문 번역해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마련한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 특별페이지를 통해 게재할 예정이다.


취재 : 김용진
촬영 : 김남범
편집 : 정지성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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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역사학계 원로교수부터 대학생, 중고생 등 시민 4000여명이 범국민대회에 참여해 거대한 촛불을 밝혔다. 촛불을 감싼 종이컵에는 ‘멈춰라 역사쿠데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과 한상권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네트워크 상임대표 등이 참석해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읽었다. 단상 정중앙에는 지난 보름여동안 각계 각층의 31만5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국정화 반대 서명지가 자리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고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는 “ 정부가 세월호때도 그렇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더니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도 가만이 있으라고 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소리높여 외쳤다. 시민들은 대회를 마친 뒤 보신각을 거쳐 시청 앞 광장까지 평화적으로 가두 행진을 벌였다.

앞선 오후 3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 소속 중고생 300여명이 “왜곡된 역사를 배울 수 없다”며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난 11일부터 시작해 이번이 벌써 4번째다. 학생들의 손에는 ‘입맛대로 다져진 역사책 보고 싶지 않아요’와 ‘교육의 주체는 청소년, 획일화된 역사교육 NO’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있었다.

한 고3 수험생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피눈물을 흘리는 그림을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대구 정화여고에 재학중인 김조아 양은 “조선시대의 왕도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은 건드리지 않았다는데 대통령이 역사를 바꾸려한다”며 ”안창호 선생님이 지금 상황을 보시면 피눈물을 흘리실 것 같아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4시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를 위한 대학생 대표자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10.31 대학생대회’가 열렸다. 대학생 시국회의는 각 학교에서 모인 4만5천여명의 반대 서명을 공개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는 전국 대학 역사학과 교수와 연구자, 대학원생, 학부생, 교사 등 역사연구자 4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저마다 빨간색 뿔이 달린 머리띠를 두르고 “역 사독점 우리는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동덕여자대학교 국사학과 3학년 김태은양은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행위에 대해서 역사학도들이 뿔이 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회견도 열렸다. 대한민군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1000여명이 광화문에 모여 맞불집회를 진행했다.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종북, 국정화를 반대하라는 북한지령을 받은 사람들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기간인 오는 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5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일, 2015/11/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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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는 19대와 20대 국회의원 482명이 발간한 정책 자료집을 전수조사했다. 국회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한 자료집 2,568건을 대상으로 했다. 정책자료집 발간에는 연구용역비와 인쇄비 명목으로 국회 예산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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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두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을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 각주 표기가 있는데 각주 내용은 없는가 하면, ‘아래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라는 문구는 있는데 그 어디에도 해당 그림은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한 국회의원의 정책자료집에 작성 주체가 은행이라는 뜻의 ‘당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정책자료집 자체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겼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검토했다. 한 현역의원의 정책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해당 의원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연히 2000년대 초반에도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자료집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회의원과 사회단체 활동가를 동시에 했다는 말이 된다.

또 2015년 정미경 전 의원이 발간한 ‘해양정책’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지원’ 방안이 나온다. 3년 전 이미 끝난 박람회의 개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라도 지원해보겠다는 의지였을까?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서로 다른 국회의원 2명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을 비교해 보니 의원 보좌관 출신이 쓴 박사학위 논문과 영문제목은 물론 서론부터 결론까지 100% 일치하기도 했다. 같은 박사학위 논문을 두 의원이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다른 두 의원은 1년 사이를 두고 제목과 내용이 같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베끼기 정책자료집에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뉴스타파가 만난 한 보좌관은 이 같은 정책자료집의 베끼기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라며 “한번 쯤 논란이 크게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뉴스타파는 두 달여 동안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정책자료집 표절 행위에 대해 물었다.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보였다. “그게 무슨 문제냐?”와 “잘못을 인정한다”였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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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100만 촛불 행진이 청와대 턱밑에서 가로막혔지만, 시민들은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11월 12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 경찰 추산 26만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수로는 1987년 6.10 민주화항쟁 이후 사상 최대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1km 떨어진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좁은 도로 때문에 시민 안전이 우려된다며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경찰 병력에 가로막힌 시민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한 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시민들이 쓰러져 앰뷸런스에 실려가기도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시민들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성남 민심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주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다음주 주말(19일)에도 계속된다.


취재: 강민수
촬영: 최형석
편집: 박서영

일, 2016/11/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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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왜 그처럼 급격하게 기울어 전복됐을까. 세월호 화물칸 차량에서 수습된 블랙박스 영상 속에는 선내 적재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시점과 그 무렵 선체의 기울기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들도 남아있다.

급격히 기울어진 선체… 23초 만에 ‘21도 →47도’

C데크 앞쪽 중앙에 위치해 있던 스타렉스의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는 차량들이 일제히 왼쪽으로 밀려 넘어지고 있는 순간 천장에서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화물칸 바닥 청소용 스프링클러 파이프에 누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물줄기는 바로 앞의 기둥과 일정한 각도를 이루고 있다. 물은 중력에 의해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선체는 이미 왼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물줄기와 기둥이 이룬 각도가 해당 시점에서 선체의 횡경사 각도가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영상에서는 8시 49분 36초 시점에서 처음으로 물줄기가 관찰된다. 영상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시점에서 물줄기와 기둥의 각도는 21도였다. 선체가 왼쪽으로 21도 기울어진 상태였던 것이다. 이후 물줄기와 기둥의 각도는 급격히 커져서 물줄기가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8시 49분 43초 시점에서의 선체 기울기는 35도였던 것으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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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 이후 선체가 얼마나 더 기울어졌는지는 C데크 좌현 벽 쪽에 주차돼 있던 1톤 트럭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영상을 보면 차량들이 급격히 왼쪽으로 쏠린 뒤 운전석 좌측 옆 방향으로부터 한바탕 물이 쏟아지는데, 이 물은 좌측 벽면의 모서리 지점에 고여 출렁이다가 잠잠해진다. 이 시점이 오전 8시 49분 59초였는데, 이때 고인 물의 수면과 벽면 구조물이 이룬 각도를 통해 선체의 기울기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 각도를 3D 분석 기법으로 측정한 결과 무려 47도인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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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세월호 선체는 오전 8시 49분 36초에 21도, 7초 뒤엔 35도, 그리고 다시 16초 뒤엔 47도까지 기울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세월호 선조위는 최근, 참사 당일 세월호가 급격히 기운 직후인 8시 50분 36초에 객실 내에서 촬영된 고 김시연 학생의 휴대전화 영상 속에서 벽면과 커튼이 이룬 각도를 3D 분석으로 측정한 결과 선체가 46.5도 기울어진 상태였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세월호는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왼쪽으로 47도까지 기울어졌고, 이 상태로 표류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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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 21도 시점 10초 전부터 급격한 화물 쏠림 상황 확인돼

그렇다면 화물이 미끄러지기 시작한 시점의 선체 기울기는 어느 정도였을까. 앞서 살펴본 스타렉스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선체 기울기가 21도였던 시점은 8시 49분 36초였는데, 트윈데크에 있던 마티즈의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이보다 10초나 앞선 8시 49분 26초부터 화물들이 쏠리며 부딪치는 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선체 기울기가 21도가 되기 이전부터 화물이 왼쪽으로 미끄러져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리소(KRISO), 즉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기존 문헌과 실험에 근거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21도 이내의 기울기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 화물은 컨테이너 혹은 일반잡화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마티즈 블랙박스에서 처음 감지된 화물 이동 소리는 D데크에 실려 있던 일반화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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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리소 보고서가 전제한 화물별 미끄러짐 시작 각도를 완전히 신뢰하기도 어렵다. 자동차의 경우, 크리소 보고서는 이론적으로 34.6도부터 미끄러진다고 전제했지만, 실제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는 21도 시점에서도 차량들이 급격히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 결과 분명해진 사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화물들은 기존 분석과 조사에서 추정된 것보다 훨씬 작은 기울기에서부터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횡경사가 급속히 빨라져 순식간에 47도까지 기울게 됐다는 것이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정형민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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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해병 잡는 해병대’ 뉴스타파 보도 이후, 해병대 덕산스포텔에서 벌어진 엽기적 가혹행위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가해자 이중사는 결국 구속됐다. 해병대사령부는 또, 이중사의 가혹행위를 묵인해온 부사관 3명은 보직해임 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 병사들은 추가 피해가 없도록 보호 중이며 지난 8월 병사들의 내부고발을 묵살한 사령부감찰실 소속 소령도 처벌할 예정이라고 해병대사령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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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병대의 공식 발표에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해병대사령부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덕산스포텔 감찰을 담당했다는 “해병대 감찰실 소령은 ‘전반적 설문 내용이 부대 근무에 다소 힘든 부분이 있지만 만족한다’로 나왔다며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덮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사령부 추광호 정훈공보실장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8월 29일날 스포텔 인원들 설문했습니다. 소령이 설문했는데 소령이 그거를 자기가 그냥 처리해버렸어요. 보고를 따로 안하고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를 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자체도 자기 서랍에 넣어놓고 있던 거죠.

하지만 당시 이른바 공관병 갑질 사건 이후 전 군에 일제 조사가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감찰을 담당한 소령이 피해 설문지를 서랍에 넣고 덮어버렸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뉴스타파가 입수한 해병대 병사들의 감찰 관련 진술서 내용은 해병대 해명과도 큰 차이가 있다.

피해병사 A

“감찰실에 다 적어 올리고 달마다 하는 설문지에 늘 적어봐도 소용이 없기에 이렇게 글을 써 올립니다”

피해병사 B

“참다참다 참지못한 ㅇㅇㅇ해병은 감찰실에서 조사가 왔을 떄 이러한 내용들을 적었지만 이 일은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없어져 버렸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해병대 가혹행위 보도 이후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덕산스포텔을 찾아갔다. 병사들을 괴롭히던 가해자와 구타 가혹행위를 묵인해온 부사관들은 더이상 자리에 없었고, 병사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어떻게 될 지 궁금해요. 이 일이 일어나고 난 후에 다른 부대로 간다거나 변화가 있는건지 그런 것들이…

피해병사 C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해병대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 감찰 보고 누락 경위 등에 대해 직권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취재: 박대용, 박종화
촬영: 정형민
편집: 박서영

금, 2017/10/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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