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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시장화된 대학교육에 맞선 세계 대학생들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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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시장화된 대학교육에 맞선 세계 대학생들의 연대

익명 (미확인) | 화, 2016/03/29- 14:09

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3)
시장화된 대학교육에 맞선 세계 대학생들의 연대

세계의 대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구 곳곳에서 대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캠퍼스를 누비며 학문적 소양을 쌓기에도 바쁜 이들은 왜 거리로 나왔을까요? 먼저, 몇몇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1. 영국에서는 등록금을 3배로 인상하는 계획안을 둘러싸고 13만 명의 대학생들이 연일 거리로 나섰다. 학비가 전액 무료였던 영국은 1998년부터 연간 1,000파운드(약 180만 원)의 등록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2004년부터는 연간 최대 3,000파운드(약 540만 원)까지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2010년 이를 9,000파운드(약 1620만 원)까지 올리기로 한 학비 인상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대대적인 과격시위가 벌어졌으며, 지난해 영국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학생들은 갈수록 시장화되는 고등교육정책에 반대하며 등록금 철폐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학생들은 ‘등록금무료’, ‘무상교육’ 등을 외치며 학장실을 점거했으며, 이들은 대학이 학생, 교수, 노동자에 의해 운영되길 바라며 ‘교육은 학생을 등록금으로 구속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 세계 최고의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학생 시위가 거의 없던 미국에서도 2010년 이후 전국적인 대중시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위를 벌여 온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비롯해 노스 캘리포니아 주립대생과 조지아주·달톤 주립대 학생들도 거리로 나섰으며, 맨해튼의 뉴욕 대학과 헌터 칼리지, 뉴 스쿨 등 사립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해 3월, 33개 주 122개 대학 캠퍼스와 주 의사당에서 학생들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등록금 액수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경우 35%나 등록금이 올라 2002년에 비해 182%가 인상되는 등,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버린 탓이다.

#3. 지난해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학생들은 2016학년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일부 수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등록금 인상은 많은 흑인 학생들과 가난한 학생들을 교육에서 소외시킬 것”이라고 외쳤으며,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한 대학에서 시작한 시위는 다른 학교로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4. 교육예산 삭감과 교육현장 일자리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에 맞서 2천여 명의 대학생들은 피사의 사탑과 콜로세움 등 유명 관광지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학생들과 직원들은 대학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하면서, 대학 교육의 ‘더 많은 민주화’와 재정 투명성을 가진 ‘새로운 대학’을 요구하며 지난해 대학건물을 점령하는 시위를 벌였다.

#5. 2015년 12월, 칠레에서는 국립대학에 다니는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하자는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2006년에는 칠레의 공교육 강화를 요구한 10대들의 ‘펭귄혁명’이 있었고, 2011년 봄에는 급기야 수십만의 학생들이 ‘모두를 위한 무상교육’을 요구하는 교육개혁시위를 펼쳤다. 학생들은 수백 개의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점거하고 다양한 시위와 포괄적인 사회적 연대 활동을 펼쳤다. 계급 차별적인 대학교육 시스템에 저항한 학생시위는 전국적으로 사상가, 예술인, 교육자, 인문학자 등 20만 명의 지지를 받았고, 결국 교육부 장관의 해임으로 학생운동은 승리를 거두었다.

▲ 사진 출처 : 로이터=뉴스1

▲ 사진 출처 : 로이터=뉴스1

이처럼 전 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저항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국 대학생들의 현실이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0년 전후로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집회와 시위가 절정에 다다른 적이 있었습니다.

교육 시장화의 흐름은 ‘등록금 1,000만 원’ 시대를 넘어, 최소한의 생활비만 합쳐도 대학생 한 명이 1년에 감당해야 될 돈이 2,000만 원이 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시위는 단순히 등록금만 반값으로 떨어뜨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대학 법인화 반대, 비리사학 구재단 복귀 반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등 대학 교육의 신자유주의화에 제동을 걸고 대학의 사회적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담고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 학생운동은 90년대 이래로 급격하게 위축되어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세계 대학생들의 시위 물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신자유주의적 교육 시장화의 폐해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너무나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열망은 모두가 바라는 일치된 목표와 지향점이 존재한다면 언제든 광범위한 저항의 물결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독일과 프랑스 같은 몇몇 유럽 나라들에서 대학교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대학생들을 위한 공적 안전망이 처음부터 포괄적으로 발전돼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없는 독일의 경우, 처음부터 수업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946년 당시 22살이던 프랑크푸르트의 한 대학생이 수업료가 위법이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함에 따라 이후 독일 전역에서 수업료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제도가 가능했던 것은, 대학생들이 직접 1960년대 초 대학 개혁안을 스스로 만들고 ‘학생의 경제적 해방’을 대학 개혁의 주요한 목표로 삼아 끊임없이 비판하고 저항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프랑스에서 역시 68혁명을 계기로 고소득층을 위한 교육제도, 빈약한 복지제도와 고용불안, 비싼 등록금, 대학의 권위주의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의식이 맞물리며 폭발적인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그 결과 프랑스 대학은 평준화되고 대학 무상교육이 실시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의 시혜적 정책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대학 변화의 원동력은 대학생들에게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현재 20대의 삶의 조건은 이전 세대보다 더 불리하며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혹한 조건을 변화시키려는 대학생들의 연대와 행동이 지식인과 전문가의 지원, 시민들의 관심과 여론 조성, 그리고 정부와 정당의 강력한 정책 추진과 만나 비로소 대학의 사회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은 ‘교육장사’를 하는 곳, ‘취업사관학교’가 아닙니다. 한국의 대학이 지닌 의미를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꿈꾸고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는 공간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을 개혁하고자 하는 기획은 이러한 대학 상업화에 저항하고 대학의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연대와 노력이 견고한 시민사회 기반 위에 서야 합니다.

글 : 이은지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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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민참여예산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예산감시운동으로부터 발전해 왔다. 그런데, 예산감시운동을 하던 이들은 ‘감시’운동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한계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예산감시운동은 기본적으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점이다. 이미 결정 또는 사용된 이후에 대한 감시는 그 잘못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그러다보니 예산감시운동의 형태는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주로 비판과 반대 등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성찰한 예산감시운동 주체들은 아예 예산이 편성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참여할 필요를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감시’를 넘어 ‘참여’로의 전환을 꾀한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브라질 뽀르뚜 알레그리의 참여예산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됐다.

2011년 3월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가 모든 자치단체의 의무이행 제도가 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광주 북구 이외에도 울산 동구와 북구 등에서 자율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는 자치단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자율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한 지역과 법의 강제적 규정 등에 의해 의무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지역이 그것이다.

이 두 지역 간에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발견된다. 그러한 차이는 무엇보다도 제도운영에 대한 고민의 정도에서 드러난다. 우리나라에 처음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한 광주 북구에서는 주민참여예산 운영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그리고 행정이 머리를 맞댔다. 그 뒤를 이어 이 제도를 도입한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도 광주 북구를 벤치마킹했지만, 그러한 고민과 협의의 과정을 거쳤다. 반면, 의무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주민참여예산을 도입한 지역에서는 그러한 고민 과정 없이 다른 지역의 조례 또는 행정자치부 표준안을 그냥 베끼듯이 조례를 제정했다. 당연히 우리 지역에서 운영할 참여예산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었다.

이는 주민참여예산 활성화 정도에 대한 차이로 그래도 드러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참여제도 중 일상적이고 강력한 참여방법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다. 예산은 행정의 정책과 사업에 있어 ‘알파요 오메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여는 권한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권한을 적게 주면 참여도 저조할 수밖에 없고, 권한을 많이 주면 참여도 그에 비례해 활발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는 최소한의 권한만을 주민들에게 주려고 노력(?)한다. 주민들이 권한을 행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그 능력은 권한을 행사하고 평가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지금 능력이 없으니 권한을 줄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100년 후에도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소한 한 가지만 제안하고 싶다. 그것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혁신적 고민을 하자는 것이다. 행정과 주민들이 동등한 권한을 갖고 평가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예산편성 과정 자체에 보다 깊숙이 참여해 보다 포괄적인 권한을 적절히 부여하기 위한 방법 등을 말이다.

그래도 요즘 몇 개 지역의 시도들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주민참여예산제를 별도의 제도로 보기보다, 주민들의 주체적인 지역발전계획 수립에 주민참여예산을 통한 예산결정권을 부여하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이런 흐름이 점차 널리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이호 |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금, 2016/07/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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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농촌의 소중함을 배우고, 공동체를 체험할 소중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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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드르 성산 · 표선공동체

730()~31()

064-747-5988

월, 2016/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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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이 한다


사업심사 결과 공고: http://seoul.laborparty.kr/1057


노동당 서울시당 "당원이 한다" 사업을 확정했습니다. 총 세팀이 응모해 주셨는데요. 지난 15일 심사위를 통해 최종 확정 하였습니다. 1차는 7월부터 9월까지 진행합니다. 당원이 제안하고 시당이 지원하는! 당원이 한다. 당원들의 힘으로 지속적으로 유지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나동혁당원외) 젠트리피케이션 공부모임

: 7월 18일(월) 19시 나무그늘에서 성동구 젠트리피케이션 조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공유경제 조사를


발표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 다음 모임은 8월 중 도시권 에 대한 강연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배정학당원외) 장애인 팟케스터 방송

: '연애란 무엇인가'

1회: 연애잘하는 방법(장애인 입장에서 연애) - 8월 3일 방송

2회: 연애지출 비용(장애인의 기본소득과 연관하여) - 8월 17일 방송

3회: 장애인은 장애인과 만나야 하나? - 8월 24일 방송 

4회: 배정학은 왜 우리를 혹사시키고 있나? - 9월 중


(홍철민당원외) 지역 영화상영회 [파티 51] - 이후 추가 공지 예정

: 8월 26일 금요일 20시

: 문래동 컬처팩토리


: 공연 및 감독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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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7/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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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악몽” 피해 기억 여전한데, 손배소라니 2016년 상반기, 노동자 손배소 재판 주요 장면    윤지선(yjs16) 김대홍(bugulbugul)     2016년도 벌써 반년이 흘렀다. 22개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1300억여 […]
월, 2016/07/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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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42

오래된 임대아파트단지가 초고령화시대 맞춤형 마을로

▲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

▲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는 일본주택공단(현재 UR 도시기구, 이하 UR이라 칭함)이 일본의 고도경제성장기에 수도권으로 유입된 주민들에게 쾌적한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임대주택 단지 중 하나다.

1964년 완성되어 총 4666호, 1만여 명의 삶의 터전이 된 도요시키다이단지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수세식 화장실, 욕실 등으로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했다. 또한 도쿄까지 30~4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한 JR카시와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어서 입주권이 곧 복권 당첨으로 여겨질 만큼 중산층들에게 꿈의 주택단지로 불렸다.

그러나 꿈의 주택단지도 반세기가 지나면서 낙후되기 시작했고, 입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고령화되었다. 또한 정년퇴직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이주로 빈집도 점점 늘어갔다. 이에 따라 UR은 2004년부터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제1기와 제2기 공사가 완료되었고, 제3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다른 주택단지의 재건축과 달리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은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UR과 가시와 시 그리고 시내에 캠퍼스가 있는 동경대학교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이하 동대 IOC)가 이 주택단지를 일본이 곧 직면하게 될 초고령사회에 맞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갖춘 마을로 재건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관・학이 일체가 되어 추진하고 있는 초고령화사회의 이상적인 마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도요시키다이단지의 모습을 살펴보자.

도요시키다이단지는 일본의 미래다

도요시키다이단지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보다 입주민들의 고령화였다. 이곳의 고령화율은 41%로, 65세 이상의 퇴직자들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가시와 시 고령화율의 두 배를 넘는 수치이며(2014년 지바 현 인구통계 참고), 2055년 예상되는 일본의 고령화율과도 같은 수치다. 이처럼 입주민들의 높은 고령화율은 고도경제성장기에 수도권에 형성된 베드타운 단지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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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만 명을 넘었던 입주민 수가 6,000명으로 줄어든 것도 또 하나의 문제였다. 낙후된 주택단지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불안을 느낀 입주민들이 타지역 또는 타시설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15% 이상 존재하는 65세 이상의 요개호자의 비율이 가시와 시 전체 비율에 비해서 낮은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도요시키다이단지의 모습은 곧 가까운 미래에 일본의 전 지역사회가 겪게 될 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마을만들기
–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 : Aging in Place 모델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 추진과 더불어 UR과 가시와 시, 동대 IOC는 2009년부터 공동으로 연구회를 개최하여 이러한 지역 문제 해결방안과 마을 만들기에 대해 협의해 왔다. 그리고 2010년 ‘도요시키다이지역 고령사회 종합연구소’를 조직하여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 : Aging in Place’를 추진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자택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마을’,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마을’이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초고령화사회의 이상적인 마을의 모습이다. 즉 다가올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여 Aging in Place 모델을 도요시키다이단지에서 먼저 실현해 보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언제까지나 자택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지역포괄케어시스템’과 ‘재택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고령자들의 세컨드 라이프 지원사업’ 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UR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시설을 유치하고, 동대 IOC는 정책 제언과 실증 실험을 진행하며, 가시와 시는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세 기관은 고유의 사업을 진행하며 때로는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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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권역 내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지난 2014년 가시와 시는 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지역 의료연계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 도요시키다이단지 입주민뿐만 아니라 가시와 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암 등의 질병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재택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케어 매니저와 맞춤형 케어 플랜을 작성하고, 주치의, 부주치의, 치과 의사, 방문 간호사, 기능훈련사, 영양사, 개호 헬퍼, 약제사 등으로부터 종합적인 재택 요양 생활 서비스를 받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코코판 가시와 도요시키다이는 가시아 시가 설립한 또 하나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이다. 이곳은 105개(자립동33호, 개호동 72호)의 객실을 갖춘 고령자 주택으로 고령의 저소득자들이 지역에 거주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방문 간호・방문 개호 스테이션에 다직종의 의료진들과 요양보호사들이 24시간 상주하며 재택 요양자들을 돌보고 있다. 앞으로 방문 재활의학 서비스와 방문 치과도 운영할 예정이다.

가시와 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목적은 일상 생활 권역(3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한 권역) 안에서 고령자들에게 꼭 필요한 5가지 서비스, 즉 의료서비스, 개호 서비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 주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민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에서 나이가 들어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가시와 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재택의료서비스에 있다. 이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 동대 IOC 츠지 테츠오 교수는 재택의료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시와 시는 2025년 초고령화시대가 되면 입원 환자의 증가에 따른 병실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라 예측하고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의 의식 또한 크게 변해서 시설보다 자택에서 요양하고 싶다는 주민들이 60%를 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까운 병원과 진료소의 의사들로 주치의・부주치를 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의료・개호・간호 스텝이 팀을 이뤄서 ICT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24시간 재택 요양자를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 의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로 이뤄진 의료 워킹그룹, 시행 워킹그룹, 연계 워킹그룹들이 이룬 성과다. 일본 정부는 가시아 시의 사례를 개호보험법에 적용해 2018년까지 모든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설립된 지역 의료연계센터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설립된 지역 의료연계센터

단카이 세대를 위한 일자리 모델 창출

퇴직 후 도요시키다이단지로 온 단카이 세대(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 역시 또 다른 과제였다. 고령자들이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창출하여 지역사회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퇴직자들도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여기서 ‘삶의 보람을 위한 일자리’란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세컨드 라이프를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취업의 형태로 생계형 취업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고령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이 시내에 있는 경작 포기지와 휴경지였다. 부족한 농지는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도요시키다이단지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여 보충했다. 특히 식물공장은 휠체어 생활을 하는 고령자들도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고령자들은 이곳에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이 사업을 진행하기 앞서 2011년 시내에 위치한 7곳의 농가가 마음을 모아 ‘가시와농원 유한사업조합’을 탄생시켰다. 조합원 농가들은 고령자들을 고용하여 체험농장사업, 관광농장사업, 농산물가공사업 등 농업 규모를 확대하였고 가시와 시는 고령자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 (좌)가시와농원에서 고령자 농업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우)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설치된 이동식 컨테이너 agri-cube

▲ (좌)가시와농원에서 고령자 농업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우)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설치된 이동식 컨테이너 agri-cube

건강한 고령자들이 다른 고령자들의 생활을 돕는 일자리 모델도 창출했다. 지난 3월에 문을 연 커뮤니티 키친은 고령자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약 50여 명의 고령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복지협의회, 자치회, 24시간 개호 스테이션에서 건강한 고령자들이 몸이 불편한 고령자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방과 후 보육 사업 또한 고령자들의 취업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방과 후 보육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가시와 시는 시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보육 교실의 보조교사로 고령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한 가시와역 앞에 ‘넥스트’라는 방과 후 학교를 민간 위탁 운영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해외 근무를 했던 퇴직자는 아이들에게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퇴직한 기술자는 로봇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고령자들이 다양한 직종에서 오랜 세월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살려 지역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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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들이 행복한 마을이 곧 모두가 행복한 마을이다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다양한 시도들이 성공해서 정착할 수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고령자들의 활동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고령자들의 일자리 모델 창출로 애프터 스쿨이 설립되었고, 그들의 손으로 재배한 무농약 채소가 건강한 한 끼 식사로 만들어져 커뮤니티 식당에서 판매되고 있다. 24시간 지원되는 의료서비스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고령자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리는 장애인들과 유모차를 끄는 사람들의 이동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주민들 간의 관계가 형성되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모든 세대가 어울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 안신숙 |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7/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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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홍보요청] 강훈구 당원님이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희 극단에서 7월 26일부터 8월 6일까지 인권연극제 이어가기 프로그램으로 <현직자에게 듣는다_경찰공무원 근무현실과 합격노하우> 성북마을극장에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경찰의 존재의의와 공권력의 정당성 그리고 공무원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당원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공연일정>
7월 26일(화) - 8시
7월 27일(수) - 8시
7월 28일(목) - 8시
7월 29일(금) - 8시
7월 30일(토) - 7시
7월 31일(일) - 4시
8월 2일(화) - 8시
8월 3일(수) - 8시
8월 4일(목) - 8시
8월 5일(금) - 8시
8월 6일(토) - 4시/7시


노동당 당원분들은 할인된 가격 1만원으로 관람 가능합니다.
예매는 '010-4222-사사이구' 로 하실 수 있습니다.


늘 수고 많으십니다
더위 조심하시구요.


감사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화, 2016/07/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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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주민참여예산제의 목적을 기억하세요! 주민참여예산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지자체 예산의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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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7/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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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심포지엄 2016

: 서울시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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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유전자 룰렛: 생명에 대한 도박> 한국 첫 상영

180여 명 참석해 GMO 관련 진지한 논의

GMO, 미국 버몬트주 표시제 발효 등 국제적 현안

GMO비판 실험 오류있어 VS 안전성검사 비객관적이고 비과학적

 

지난 7월 7일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GMO심포지엄 2016: 서울시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토론회가 열려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전히 논란중에 있는 GMO 안전성 문제를 중심으로 ▲GMO와 농업의 관계 ▲농진청 GM벼 상용화가 농민의 삶에 끼친 영향 ▲GMO표시제와 동향 ▲서울시 GMO식품 판매 ZERO 추구 실천매장의 경험 등 GMO와 관련된 국내현안을 살피고 심포지엄에 모인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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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GMO를 둘러싼 쟁점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종합적 이해 속에서 GMO에 대한 시민의 알권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살림연합과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공동주최한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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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유전자 룰렛: 삶에 대한 도박>은 2012년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살림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미국인구 중 특히 어린이의 질병증가율이 GMO와 연관돼 있음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증언으로 구성한 이 작품은 미국의 실제사례를 통해 GMO 안전성 문제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또한 GMO기업과 미국의 농무성, 식품의약품청간 관계를 짚고 GMO가 다른 나라의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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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상영 후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지영선 공동위원장의 여는 말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영선 위원장은 우리가 모르는 새에 먹을거리의 대부분이 GMO로 뒤덮힌 이 때에 이 심포지엄을 열게 되어 기쁘다며 행사를 준비한 한살림연합과 녹색서울시민위원회 환경분과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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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최양부 전 청와대 농림해양수석비서관의 모두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영상으로 모두발언을 대체한 최양부 전 수석은 2016년 7월 1일부터 미국 버몬트주에서 GMO표시법이 발효한 가운데, 시의적절하게 심포지엄이 개최된 점을 축하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실질적 동등성을 근거로 유지된 현행 GMO 안전성 평가의 부실함을 지적하며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GMO임에도 우리 정부가 GMO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먹을거리의 GMO여부에 대한 알 권리 확보를 강조하며 ▲GMO완전표시제 시행 ▲GMO안전성심사 시험기간 확대 ▲국가주도 GMO연구 중단 ▲독자적인 GMO연구센터 설립 ▲청소년 대상 GMO교육 재정비를 제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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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GMO안전성 관련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철호 이사장은 최근의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농경지 축소,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세계식량 재고량이 계속 줄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로 인한 계속된 곡물부족으로 곡물이 무기화되어가고 있는 와중에, 한국은 국내 곡물소비량의 1/4도 자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설명한 뒤 GMO가 식량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GMO가 만약 위험하다면 GMO 유통규모가 이 정도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GMO 개발생산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수반하기에 정부가 다양한 GMO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한편 GMO가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지어진 과학계 의견과 실험결과들이 어떤 오류를 갖고 있는지 짚으면서도 GMO수입업체에 대한 정보공개는 법적으로 승인된 GMO임에도 마치 수입업체가 잘못했다는 식의 접근이기에 정보공개는 불가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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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이어진 GMO안전성 관련 두번째 발제는 일본 식(食)과 농(農)으로 생물다양성을 생각하는 시민네트워크의 카와타 마사하루(河田昌東) 공동대표가 진행하였습니다. 카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는 분자생물학자로서 그동안 자신이 연구조사한 GMO 관련 내용으로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GMO안전성 관련 실험결과가 서로 다른 것은 과학자들이 사용한 GM성분과 시료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과학실험이 그렇게 과학적이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자신이 일본의 GMO안전성 심사자료를 실제 검토, 분석하면서 발견한 심사기준이 GMO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준이 아닌, GMO 허용하기 위한 기준이었음을 실례를 통해 소개하며 GMO안전성 심사과정의 비객관성과 비과학성을 지적하였습니다.

 

GMO안전성에 대한 두 발제자의 발제 이후, GMO 관련 한국의 현안을 둘러싼 토론자들의 토론이 뒤따랐습니다. 좌장을 맡은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는 최근 식약처가 공지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이 GMO를 GMO라 부르지 못하게 하고 Non-GMO 역시 Non-GMO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음을 소개하며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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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토론자인 조완형 한살림연합 전무이사는 GMO의 식품안전성이나 환경위해성 측면과는 또다른, GMO가 농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GMO의 종자독점은 농민의 경영판단을 축소시켜 결과적으로 소농을 약화하고 또 토착농업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한살림의 국내작물 자급화 및 국내 식량자급율을 높이기위한 노력을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토론자인 정농마을 GMO대책위원장인 여성만 님은 GMO가 농민의 삶에 끼친 영향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농촌진흥청이 마을근처로 이전한다고 알려왔을 때 마을주민들은 농업과 농촌 발전을 위해 부지를 내어주고 농진청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농촌마을 체험모델까지 준비하는 등 좋은 마음이었으나 알고보니 GMO실험재배장을 만들었다며, 철저히 격리시키겠다고 약속한 GMO실험재배포마저 관리가 허술하다고 짚었습니다. 지난 태풍에 날라간 GMO 단지 비닐하우스와 법람한 집수장으로 침수된 인근농토 촬영 영상을 공개하며 현장 상황을 폭로했습니다. 또 농진청 간담회자리에서 주식인 쌀을 GMO로 개발해 상용화하려는 이유를 묻자, 쌀이 유전자변형과 사후처리가 쉽기에 그러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농진청이 국가기관으로서 국민에게 안전한 식량을 보장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 진행중인 GM벼 상용화를 중단하고 GMO개발사업단을 해체하고 GMO완전표시제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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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토론자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의 박지호 간사는 한국 GMO표시제와 그 현황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박지호 님은 이번에 식약처에서 공지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포함 한국의 GMO표시제가 점점 후퇴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개정의 목적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제는 국회의원들에게 GMO완전표시제를 요구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경실련에서 현재 진행중인 식약처 대상 정보공개 소송 경과를 소개하기도 하였는데, 식약처가 주장하는 정보공개 거부의 이유인 “기업 영업비밀 유출로 인한 이익을 해칠 우려”에 대해 법원이 그에 합당한 근거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임을 공유하였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서울특별시 식품안전과 최재린 담당자는 GMO 관련 업무는 중앙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관할이라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지만,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작년 9월, GMO식품 판매 ZERO 추구 실천매장 사업을 진행한 배경과 경험을 소개하였습니다. 한살림 등 6개 단체 193개 매장을 운영하였으나 Non-GMO 표시에 대한 법적 해석으로 인해 식약처와 적지 않은 충돌을 빚게 돼 사업 운영이 곤란하게 된 경과를 알리며, GMO 안전성 검증은 과학계의 몫으로 넘기겠지만 서울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마무리하였습니다.

 

GMO안전성에 대한 2개의 기조발제 GMO 현안 관련 4개의 토론을 모두 마친 후, 청중토론을 통해 적극적이고 다양한 의견나눔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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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한국인의 질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GMO섭취 간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청중발언을 시작으로 수입GMO의 농약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철호 님은 수입GMO가 어느 정도 농약에 노출돼 있더라도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식약처의 수입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대답을, 카와타 마사하루 님은 GMO의 잔류농약 문제는 수퍼잡초 발생으로 연관될 정도로 그 상관관계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상반된 견해의 답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청중발언의 대부분은 의약품과 다르게 식품은 매일 섭취하는 만큼 각각 체질에 따른 반응과 부작용 등 고려해야할 점이 많을텐데 안전성심사기간이 그에 비해 너무 짧고,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GMO 생산과 소비가 시장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 대만의 Non-GMO 학교급식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관점이 서야할 것이라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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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청중발언이 끝난 뒤 발표자들의 소감을 듣는 것으로 GMO 심포지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철호 님은 GMO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는 이를 설득해내지 못한 과학계의 책임이며 한국의 경우 시민단체가 GMO 이슈화를 선점하는 바람에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는 의견을 드러냈습니다. 카와타 마사하루 님은 GMO안전성 문제는 과학자로서 책임을 갖고 개입해야 할 문제로, EU의 GMO표시제처럼 사전예방의 원칙에 근거해 대응해야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최재린 님은 GMO 관련 다양한 입장과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건을 개인의견으로서 제안하고 서울시는 소비자의 알 권리 확보를 위해 계속 힘쓰겠다 밝혔습니다. 여성만 님은 소비자운동도 농사라는 말을 믿는다며 GMO가 아닌 친환경농업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박지호 님은 완전표시제가 도입되더라도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꾸준히 확인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 힘주어 말하였고 조완형 님은 식량투기는 식량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식량이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식량부족은 전적으로 분배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GMO완전표시제 도입이 어려우면 역표시인 Non-GMO표시라도 도입이 되어야 한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시장에 종속된 국가행정체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유전자 룰렛: 생명에 대한 도박> 전국 상영회를 통해 GMO에 대한 인식확대를 전국민적으로 꾀할것이라 밝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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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전세계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재배 및 상업화가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로, GMO 안전성에 대한 치열한 찬반논쟁에도 불구하고 GMO 개발 및 재배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 산하 GM작물개발사업단을 꾸려 GM작물 실용화를 위한 체계 구축 및 다양한 실험뿐 아니라 GM벼 상용화계획을 밝히기까지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GMO표시제 역시 완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살림은 GMO 심포지엄 2016을 통해 GMO에 대한 우리 인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길 기대합니다. 올 하반기에는 다큐멘터리 <유전자 룰렛: 삶에 대한 도박>을 통해 마을모임과 대중상영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조합원 여러분과 만나가며 GMO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최양부 전 청와대 농림해양수석비서관 모두발언 영상 보기

GMO심포지엄2016: 서울시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토론회 자료집 받기

 

 

화, 2016/07/1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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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타 마사하루(河田昌東) 초청강연

일본 GMO프리존 선언운동의 사례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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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GMO 심포지럼 2016에서 GMO안전성 관련 기조발제를 한 일본 <식(食)과 농(農)으로 생물다양성을 생각하는 시민네트워크>의 카와타 마사하루(河田昌東) 공동대표를 모시고 만해 NGO 교육센터에서 강연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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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타 님은 일본의 대표적 non-GMO단체로 매년 GMO프리존 전국집회를 갖는 <식(食)농(農)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일 뿐 아니라, 분자생물학자로서 1996년 GMO재배가 시작됐을 때부터 유전자 관련 기초연구를 해오며 GMO 강연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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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타 님의 강연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고야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했습니다. 2000년 당시 일본 정부와 GM기업인 몬산토의 협력 하에 제초제 내성 벼가 나고야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나고야가 위치한 아이치 현은 현내에서 생산된 쌀을 현내에서 모두 소비하자는 방침을 갖고 있기에, 만약 이 제초제 내성 GM벼가 상용화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 판단한 사람들이 GM벼 연구중단을 요구하는 큰 운동을 벌였고 이는 실제 연구 중단을 이끌어냈습니다. 이후에도 몇차례 GM작물 개발저지 운동이 일어나면서 나고야 시의회는 모든 급식을 Non-GMO로 하는 법안을 승인하였고, GMO프리존 선언운동은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생겨났습니다.

 

GMO프리존 선언은 GMO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자기 결의를 주변에 알리고 확대하는 운동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저는 GMO를 재배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 (저는 GMO식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

2)저는 NO GMO 간판을 게시합니다.

3)저는 GMO 종자를 취급하지 않을 것을 업자에 요구합니다.

4)저는 GMO 프리를 주변에 확산합니다.

5)저는 GMO로 인한 오염을 거부합니다.

 

2006년 3월 처음 시작된 일본의 GMO프리존 선언운동은 올해 3월로 11회를 맞았으며 현재까지 일본 전체 경지면적의 1.9%인 87,000ha에 대해 선언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일부 GM작물의 생산이 승인됐음에도 그 어떤 농민도 GM작물을 재배하고 있지 않으므로 사실상 100%의 경지가 GMO프리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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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타 님은 일본 정부가 승인했던 제초제내성 콩의 안전성평가 신청서 검토과정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5,000 페이지가 넘는 안전성평가 신청서는 열람할 수는 있어도 복사나 촬영이 금지됐기에 1년동안 손으로 직접 500 페이지를 옮겨적는 노력을 쏟았고 이를 통해 GMO 안전성평가의 허술함을 발견했습니다. ▲제초제내성 콩은 제초제를 뿌리기 위해 개발된 작물임에도 실험에서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점 (이후 몬산토는 GM콩에 대한 제초제 잔류기준을 인상합니다) ▲실험에 사용한 단백질을 GM콩에서 직접 추출하지 않은 점 ▲알레르기 검사는 컴퓨터 검색을 통해서만 진행한 점 ▲미처 생각지 못한 알레르기가 발생한 점 ▲동물실험 대상규모와 실험기간이 너무 적고 차세대 실험은 없는 점 ▲불리한 데이터는 왜곡시킨 점을 꼼꼼히 설명했습니다. 실제 사람이 먹을 식품에 대한 안전성평가임에도 그 객관성을 크게 잃은 것입니다.

 

일본은 세계최대 유채수입국으로서 그 양이 연간 약 220만 톤에 달합니다. 카와타 님은 수입유채 급증으로 인한 일본내 자생 GM유채 발견사례와 이에 대응하는 <GM유채 뿌리뽑는 모임>의 활동상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GM유채 발견 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으며 수입 GM유채가 일본애서 다년생 화하면서 일본 잡초와 교배를 하는 등 GM변종 작물이 점차 늘고 있어 일본 유채과 작물의 유전자 오염은 물론 생물다양성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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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GMO기술이 과연 경제적이냐는 물음에 대해, GMO기술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큰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미정부 회계감사에서조차 이렇게 많은 돈의 세금을 GMO개발에 사용하는게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 있을 수준이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또 일본 GMO프리존선언운동 현황과 관련하여서는 현재 GMO프리존 선언지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유기농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신념을 가진 농민들이 앞장을 서고 있다고 합니다.

 

카와타 님은 GMO문제는 단지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윤리의 문제라며 자연Nature과 문화Culture, 미래Future의 균형있는 발전을 생각하는 속에서 GMO 대응운동을 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힘, 시민의 힘을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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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은 큰 규모의 GMO수입국이었음에도 부실한 표시제 등으로 인해 GMO문제에 일면 무감각하기도 했으나, 최근 농촌진흥청 GM벼 상용화논란을 계기로 GMO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대응 행동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한살림은 더 많은 조합원분들과 함께 GMO 대응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카와타 마사하루(河田昌東) 초청 GMO강연 자료집 내려받기
수, 2016/07/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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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_서면심사결과 및 본선안내] 제2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제2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에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각 팀의 점수 편차가 크지 않아 본선진출팀을 […]
금, 2016/07/2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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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탐방 “투박해서 더 좋은 한살림 빵, 한살림우리밀제과”

- 한살림고양파주 가공품위원회/한살림우리밀제과

한살림우리밀제과는 어떤 곳인가요?

한살림우리밀제과는 한살림이 100% 출자해 만들어 더 믿음직한 생산지입니다. 우리 땅에서 자란 밀가루와 유정란, 쌀, 잡곡, 과일, 채소 등을 주재료로 하고 베이킹파우더, 유화제, 개량제 등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빵과 과자, 케이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0160516_우리밀제과 (1)

산지탐방 보고

V 작업 후 매번 청소하고, 벌레, 먼지 유입을 막기 위한 자체시설 및 환기공제 시스템을 갖추어 위생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
V 빵의 특성상, 항상 실내온도 18℃를 유지하며 일정한 습도 유지를 위해 노력함
V 안성물류센터와 함께 있어 긴 유통경로로 인한 신선도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고, 한살림 재료를 기본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음

 

열성 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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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고양파주 가공품위원회 5명은 안성물류센터 내에 있는 우리밀제과에 다녀왔습니다. 공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는 천연발효종빵을 위한 번거롭지만 정성스러운 작업을 확인했고, 대부분의 빵을 수작업으로 성형하고 굽는 과정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괴산잡곡에서 온 온갖 잡곡들이 창고에 그득한 것을 보고 한 위원님은 ‘어머, 저 비싼 재료들~’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지는 안전한 빵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었습니다.

윤명희 한살림고양파주 가공품위원장

 

생산자님에게 물었습니다

빵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요리가 그렇듯 빵도 막 만들었을 때가 가장 맛있어요. 그러나 즉석빵이 아닌 경우 제조 이틀 뒤에나 조합원이 맛볼 수 있어 아무래도 좀 불리하죠.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빵의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개선 실험을 진행하고 있구요.

일반 제과점과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한살림우리밀제과에서는 호밀빵, 천연발효종빵을 비롯해 한살림 쌀과 1차 농산물을 주원료로 한 빵 개발을 우선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소 투박하지만 의미와 가치 면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빵을 속속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3천연발효종빵

한살림빵 장보기
화, 2016/07/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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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둘러봐도, 눈 감고 음미해도 여기가 무릉도원

경북 의성 청암공동체에서 복숭아 · 자두 농사 짓는 김남숙 · 조영화 생산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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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나무나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아래에는 절로 길이 생긴다”더니, 그저 거기 있을 뿐인데 그 꽃과 열매로 동물과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나무에 조영화 생산자는 일찍이 매료됐다. 어린 시절 조영화 씨는 동네에 하나 있던 복숭아밭에서 복숭아를 서리하다가 들켜 혼나기 일쑤였다. ‘귀하고 다디단’ 복숭아를 품에 가득 품고 실컷 먹고 싶었던 소원을 그는 이제 풀었다.

경북 의성 청암공동체 생산자들이 사과와 자두 농사를 짓는데 조영화 생산자 홀로 복숭아농사까지 고집하는 게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게다가 자두꽃이 눈꽃색으로, 복숭아꽃이 꽃분홍색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엔 언덕 밑에 서서 과수원길을 올려다보면 마치 구름이 낀 듯 몽롱하게 아름답다고. 그 모습에 반해 과수원에 ‘도운농원 桃雲農園’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느 농부에게나 제 농작물이 그렇듯 그에게도 복숭아 천 그루, 자두 칠백 그루가 너무나 예쁘고 대견해 마치 자식같이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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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살림물품 – 한살림 복숭아, 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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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사를 알아가며 벌레를 알아가며

조영화 생산자는 21년 전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산을 개간하면서 복숭아와 자두 농사를 시작했다. 나무를 심고 그 주변을 골골이 1m씩 깊게 파서 자갈을 깔고 직접 배수 시설을 만들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에 정부에서는 폐원을 권장했지만 그는 과수가 좋아 꿋꿋이 과수 농사를 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이 하시던 벼농사를 처음 이어받을 땐 그도 마을 사람들이 하던 대로 농약을 쳤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공동 방재하던 밭에서 메슥메슥 구토증을 느끼고 농약이 얼마나 독한지를 몸으로 알았다. 알아도 어쩌지 못하던 조영화씨는 청암공동체의 이재국 생산자를 만나 한살림을 소개받아 친환경농사를 시작했고 2003년 한살림 생산자가 되었다.

“친환경 농사는 무척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어떤 벌레가 무슨 작물을 싫어하는지 가만히 관찰하다가, 매번 다른 실험을 해 봐요. 이번엔 이렇게 다음 번엔 저렇게 해 보면서 어떤 때에 무슨 벌레가 덜 꼬이는지 변화를 보는 거죠. 예를 들어 노린재는 수액을 빨아먹어 과일을 푸석푸석하게 만들고 표면에 상처를 내는데 코스모스를 싫어해요. 그걸 알고는 과수원 가장자리에 듬성듬성 코스모스를 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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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 애벌레가 과육 속에 길을 냈다. 이런 자두는 보자마자 따낸다.

 

농약 한번 사다 뿌리면 간편한 것을 굳이 할미꽃 뿌리며 고삼이며 놋젓가 락나물을 구해 알코올에 담가 발효시켜 친환경자재를 만드는 게 무척이나 번거로울 만도 한데 그에겐 재밋거리란다. 농약으로 모든 벌레를 한 번에 죽이는 농사법은 생각만 해도 지루하고 지겹다고.

심식나방이며 순나방 애벌레나 진딧물 등을 잡으려고 조영화 생산자는 반 년이나 앞서 친환경약재를 만들어 놓는다. 충분히 발효해 효험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다. 벌레들은 저마다 다르게 나무를 괴롭힌다. 심식나방 애벌레는 과실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속을 파먹고 순나방 애벌레는 꽃받침 부근으로 들어가 과실 바깥쪽에 똥을 싸 놓는다. 바늘구멍만 한 구멍이라도 난 과실을 발견하면 김남숙·조영화 생산자는 모조리 따 냇가에 버린다. 흙에 버리면 혹 옆 나무로 타고 올라가 또 과실을 상하게 할 수 있어서다. 유리나방 애벌레는 과실이 아니라 줄기에 파고들어가나무를 말려 죽인다. 이 애벌레는 나무껍질을 살짝 벗겨 내 꼬챙이를 쑤셔 꺼낸다. 골칫거리 풀 역시 문제인데, 제초제를 쓰지 않기에 더 고민스러웠다. 그는 여기저기 일부러 클로버를 심었다. 클로버는 쉬 번식해 다른 잡풀이 자라지 않게 할뿐더러 키가 크게 자라지 않기 때문에 과수나무 아래 너르게 뿌리를 내려도 괜찮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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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는 쉬 번식해 다른 잡풀이 자라지 않게 한다

 

서로를 믿는 바탕 위에 한살림 자주인증

벌레에게 인기가 많으니 자두와 복숭아 농사 한살이는 녹록치 않다. 조영화 생산자는 한살림 자주인증 기준에 따라 농사를 짓기에 일 년에 다섯 번까지만, 그것도 한살림에서 정한 농약으로만 방제할 수 있다.국제 농약행동망(PAN)이나 세계보건기구 (WHO) 등에서 독성이나 발암성 물질, 내분비계 교란 물질 등이 들어 있어 위험하다고 분류한 농약은 뿌릴 수 없고 제초제는 어떤 것도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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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는 연초에 미리 방제 계획을 세우고, 부득이하게 계획을 바꿔야 할 경우에는 한살림연합과 서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교육을 받고 자주인증 현장점검원이 된 소비자 조합원들과 한살림연합 실무자들은 종종 생산지를 방문해 영농일지를 함께 보고 농장을 둘러본다. 소비자 조합원들이 종종 일손을 도우러 오는데 어느 해에 온 한 건장한 청년은 열매솎기를 한 번 하고는 “일이 너무 고되 귀농하기 겁이 난다”고 했다고. 그 고된 일을 일상에서 해내느라 김남숙· 조영화 생산자 부부는 한 해 걸러 병원 신세를 졌다. 때에 따라 가지를 자르고 꽃봉오리를 따고 열매를 솎고 종이로 감싸느라 몇 시간이고 목을 위로 쳐든 채 어깨를 높이 들고 일하는데 그러다가 회전근개가 파열된 것이다. 그걸 두고 “과수 농사짓는 사람들이 다 앓고 있는 직업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배포로 부부는 그 힘들다는 과수농사를 뚝딱 짓는 것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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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게 얼굴을 내민 복숭아에 종이봉지를 씌우는 건 열매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고 햇볕을 고루 받아 색이 예쁘게 나게 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내게까지 온 탐스런 복숭아 하나. 복숭아는 그 열매뿐 아니라 열매에 난 털, 나무진이며 잎, 꽃이며 씨까지 버릴 것 없이 약재로 쓸 수 있다고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심지어 복숭아 먹은 벌레도 몸에 좋다며 “복숭아 먹을 땐 눈 감고 먹으라”는 말까지 있으니 참으로 ‘복덩이’ 복숭아다. 침이 고이게 탐스러운 과육을 한입 베어 물면 달달한 과즙이 주르륵! 재빨리 혀로 ‘후릅’ 훔치고 다시 한입! 보들보들 고운 복숭아 엉덩이에 코를 콕 박고 먹으면 그 향내 때문에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괜찮다. 깨어 보면 무릉도원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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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 사진 김현준 편집부

 

여름채소로 차린 소박한 한 상

“과육째 냠냠! 주스나 화채로 벌컥벌컥!”

복숭아자두_소박한한상

화, 2016/07/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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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소식] 188:



노동당서울시당 주간 소식



188(2016. 7.27)





[칼럼] 도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_’다른 서울' 평가

서울시당이 ‘다른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정치활동을 한 지 1년 반이 넘어섰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사업이 진행되어 왔으며 어떤 한계와 성과를 보았는지 평가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구체적인 과제들을 구축하고 이를 당 전체의 결과로 수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크게 보면 ‘다른 서울'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는 새로운 서울 정치의 환경에서 노동당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것을 한 축으로, ‘노동중심성'이라는 노동당의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주체를 만들어가는 것을 다른 한 축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전자는 새로운 서울시의 혁신이 닿지 않는 부분, 대표적으로는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소유권 문제를 둘러싼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함으로서 시도했던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가임차인 권리 투쟁이 그렇습니다. 앞서 칼럼을 통해서 도시 내의 상가임차인 문제가 첨예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를 노동당 답게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노동구조는 단순히 임금 고용형태 만으로는 제대로 잡히지 않는 주변부 노동시장이 과도하게 팽창되어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임차상인들, 즉 자영업 문제입니다. 또한 한국과 같이 비대칭적인 자산구조 내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한 불로소득의 추구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토건사업을 통해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노동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시기에도 심화된 이 문제들이, 결국은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을 좀더 정치경제적 계급의 관점에서 조망할 때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 소유권에 대항하는 도시의 권리를 획득하는 것, 그것이 설사 ‘합법'의 범위 바깥에 있다하더라도 정치의 가능성을 통해 이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더욱이 이 분야는 여타 정치세력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민생 문제에 천착해온 서울시당 당원들의 역량이면 충분히 노동당의 독자적 의제로 특화할 수 있다 보았습니다.



다음의 노동중심성을 새롭게 구축하는 문제는, 기존의 관행적인 조직노동에 대한 일차적인 연대 등을 벗어나 구체적인 사회적 매개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서울시당 역량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기왕에 제한된 역량으로 사업을 한다면 여타의 정치세력이 주목하지 않고, 노동당이 강령으로 제시한 새로운 노동정치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영역을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작년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둘러싼 투쟁은 일차적으로는 부당한 요금인상에 대한 반대운동이었지만, 당시 서울시청 앞에서 장기 농성 중이었던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을 함께 구상한 싸움이었습니다. 또한 중앙차로 지회의 투쟁 지원은 서울시 민간위탁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120다산콜센터노동자들의 시청 앞 투쟁에 대해서는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방안을 둘러싼 대안을 중심으로 함께 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서울시에서 진행한 뉴딜일자리 사업에 대해 2년 동안 ‘괜찮은 일자리'의 관점에서 평가를 해왔고 많은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다산콜센터는 이제 재단으로의 전환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작년 정책학교 사업으로 추진된 것이 ‘구청은 들썩들썩 지역정치 빨간 펜'이라는 이름의 정례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당원들이 조례 분석, 각종 민간위탁 사업분석 및 마을버스, 예산 분석 등을 진행하면서 지역 정치에 개입하는 수단을 익혀왔습니다. 최초 시당 자체로 진행했던 상가임차인 상담소도 3~4개 당원협의회에서 진행할 정도로 확대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개별적인 성과가 어떻게 ‘다른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집약되고 당적인 과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입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정책대의원대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다른 서울' 사업에 함께 해온 당원들과 함께 평가와 함께 과제를 함께 만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노동당의 지역정치에 구체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 사업들을 구상하면서 2018년 지방선거를 매개로 하는 주요 거점 사업을 확정할 것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당원들과 함께 ‘다른 서울'에 대한 평가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논평] 아파트 '152'와 맞바꾼 학교, 뉴타운 사업의 막장을 본다

- 722() 오후 7, 긴급주민토론회 개최, 은평상상허브 3-


10년 넘은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위해 학교용지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2008년 이후로 서울시 내에 지정된 정비구역들은 대부분 사업변경을 통해서 기존의 중대형을 소형으로 변경하는 구역변경()을 통과시켰다. 중대형 평형에 비해 소형 평형이 분양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은 수용 세대수가 많아짐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 역시 늘어날 필요가 생겼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대주택과 학교 문제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조례>는 일반주거지역 내 총세대수가 200세대 이상일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재개발 사업의 목적이 단순히 개별 토지주들의 사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도시계획변경 현황을 보면 대부분 200세대를 기준으로 최대치로 공급세대수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옥바라지 골목'으로 알려진 무악재개발 사업이다. 2006년에 정비구역지정이 될 당시에는 176세대 였던 것이 2011년에 185세대로 변경하였고 2013년에 사업시행인가시에는 195세대가 되었다. 여기에 분리세대로 잡히지는 않으나 사실상 분리세대인 '세대구분형' 12세대가 추가된다. 207세대로 하지 않고 195세대라는 공급량을 유지한 것이다. 임대주택 탓이다. 지난 201656일자로 성북구청장이 낸 안암제2주택재개발정비구역(경미한변경) 지정 고시를 보자. 애초 기반시설로 소공원이 716제곱미터로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37제곱미터를 줄여 679제곱미터가 되었다. 이유는 건축배치계획을 변경한 탓이다. 이로 인해 기존 181세대를 공급하려 했던 것이 199세대로 맞춰졌다.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는 200세대로부터 딱 1세대 빠지게 변경했다

<안암제2주택재개발사업 변경 현황, 일부>


이런 현상은 학교용지를 두고서도 발생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지난 44<이상한 은평구 '응암2구역 학교부지 해제', 지역 커넥션을 의심한다>(http://seoul.laborparty.kr/988)라는 논평을 통해서 현재 은평구 응암2구역에서 진행되는 학교용지 해제를 다룬 바 있다. 지난 8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해당 사업의 정비계획 변경()에 대해 추정학생증가수와 수용현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하라는 취지로 해당 계획변경을 보류시켰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응암제2구역의 경우를 보면 학교용지를 해제할 경우 전체 분양세대가 152세대 늘어난다. 기존 2,441세대에서 2,593세대로 늘어나는데, 이중 일반분양이 141세대, 임대주택이 11세대다. 해당 사업지 인근의 응암푸르지오의 시세가 4억에서 5억 사이 이므로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최소 564억에서 705억원에 달하는 분양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렇게 도시계획을 변경해서 기반시설을 축소하고 공급량을 늘릴 경우, 과잉공급의 우려가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 당장 늘어나는 세대수에 따른 기반시설 부족은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 은평구에서 지역주민들이 공대위를 구성해서 응암2구역에 건설예정이었던 중학교를 없애는데에 항의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과정을 면밀하게 보면, 실제로 서울에서 벌어지는 정비계획의 변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애초 2006년 당시 서울시 서부교육청은 '은평구 응암동 중학생수용여건 검토'를 통해서 2006년 기준으로 신입생 기준 학급당 평균 인원수가 기준인원인 35명보다 훨씬 많은 39명이라고 하면서 응암1동에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런데, 2015년 서부교육청은 '응암1,2주택재개발 구역 내 학교설립 재검토'라는 문서를 통해 '201541일자 기준으로 급당이원이 29.4명으로 수용여건은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 추가적인 학교증설 대신 인근 학교의 분리 수용을 제시한다. 즉 중학교를 지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서부교육청의 추산엔 문제가 있다. 1) 서울시 교육청의 장기 추계(2013)에 따르면 2006년 학급당 학생수가 35.3명인데 반해 201530.9명으로 4명 정도 축소되는 것으로 보았는데 "왜 은평구 내 학교의 경우에는 200639명에서 201529.4명이 되었나'라는 점이다. 2) 응암중학교가 신설될 경우, 덕산중과 숭실중 등 관내 2학군 학교 7곳 중 2곳이 '적정규모 학교 유지가 불가하여 학교통폐합 대상'이 된다고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2013년 학급당 정원을 25명으로 맞추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서부교육청의 추산은 애초 '학교폐지의 타당성'을 위해 숫자를 맞춘 티가 너무 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1)의 경우에는 은평구 관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에 주목한다. 즉 대규모 이주가 불가피한 시점이 아니었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시 평균을 웃도는 중학생 인구의 축소는 설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서부교육청 자료 어디에도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가 보이질 않는다. 2)의 경우에는 도대체 '적정 학교의 규모'라는 것이 무엇인지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은평구 주민들이 '혁신교육지구' 문제를 꺼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서부교육청은 어떤 근거에서 학급당 35명 이상이 '적정 학급수'인지 설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응암제2구역 재개발 사업의 학교용지 해제의 정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2015년 서부교육청 문서에 따르면, 재검토의 근거로 두 건의 문서를 제시하는데 각각 응암1구역주택재정비조합과 응암2구역주택재정비조합이 발신자다. 이 과정에서 구청도 지속적으로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변경 협의라는 명목으로 서부교육청에 압력을 행사한다. 사실상 재개발조합의 요청에 의해 학교용지가 해제된 것이다


문제는 서부교육청의 추산이 틀렸을 경우다. 응암2구역 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규모는 2,593세대다. 기존 원주민의 재정착이 최대 30%로 잡을 경우 1,815세대가 새롭게 이주하는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서부교육청은 기존 2,441세대 기준으로 기존세대주 1,693세대를 제외한 증가세대수 748명만 대상으로 추계했다. 하지만 원주민의 재정착비율이 낮다는 점, 소형평형이 많을 수도록 학생발생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서부교육청이 추산한 증가학생수 111명보다 훨신 많은 신규학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럴 경우, 해당 구역의 대부분 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할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 기존 학급당 30명 수준의 학교가 과밀학교가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서부교육청은 이를 사립학교인 영락중학교에 증축 등으로 풀 수 있다 하지만, 별도의 부지가 없는 한 기존 학생편의시설을 교실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 교육여건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럴 경우 서부교육청이 책임질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사실상 교육청은 전혀 책임을 질 수 없다. 결국 서부교육청의 무책임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며 학생들의 고통으로 전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용지 해지는 좀 더 면밀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교육청 입장에서 '분산수용'하면 된다는 식으로 쉽게 말할 내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일이 그동안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서 경제성을 높이려는 재개발조합과 일선 자치구의 불합리한 행정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단초라고 생각한다.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도시관계획결정 고시 정보(http://urban.seoul.go.kr/4DUPIS/sub5/sub5_4_2.jsp)로 확인해 본 결과, 20161월부터 7월까지 총 577건의 각종 고시가 있었는데(대부분은 도로개설 등과 같은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고시) 이중 재개발과 관련된 고시가 54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67%에 달하는 36건이 각종 정비계획 변경에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은 바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기반시설 대신 분양 세대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재개발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면 높일 수록 당장 그곳에 입주해 사는 사람의 주거환경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런대도 일선 자치구가 조합의 무리한 요구에 변경계획 승인이라는 방식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오늘 은평구에서 진행되는 주민토론회는 물론이고, 응암2구역과 같이 무리한 사익추구로 도시의 어매니티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스스로 세운 <2025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http://citybuild.seoul.go.kr/files/2015/09/55ef8fd80d3ce4.67126202.pdf)에 명시한 "학교통학권을 고려하고 학급당 학생수는 OECD 기준을 적용 원칙"이라는 방침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참고로 학교통학권은 학교를 기준으로 500미터이며 OECD기준 학급당 학생수는 21명이다. 도시의 재개발사업은 일차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원칙이어야지 '돈 놓고 돈 먹기식' 도박이 되어서는 안된다. []


[논평] 사전협의체 중에도 철거와 고발이 난무하는 재개발 사업, 서울시의 말 뿐인 갈등관리 파산했다


공덕역 인근 마포로6도시환경정비사업에 강제철거가 진행 중이다. 아직 세입자 보상이 끝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갈등조정을 위해 '사전협의체'를 진행하는 와중에 철거가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철거는 철거 현장에 대한 보호조치도 없었고, 석면 등 유해물질의 비산을 막기 위한 방지조치도 없이 '그냥 중장비가 건물을 부수는' 전근대적인 철거가 진행되었다. 오늘(720) 진행된 철거는 바로 옆에 실제 거주하고 있던 주민에게 통보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전장치도 없이 진행되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주민의 항의에 경찰도, 구청 담당자로 자리에 있었지만 이 과정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서울에서 벌어지는 재개발이 전근대적이고 재개발행정과 공권력 또한 전근대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재개발과정에서 강제철거를 없애겠다는 명목으로 '사전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사전협의체를 통해서 철거가 중단된 지역도, 세입자 등 갈등이 해소된 사례도 없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주민 당사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해결자여야 하는 구청 공무원의 편파적인 태도와 무관심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강제철거가 진행된 마포로6도시환경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에 마포로6도시환경정비 사업지내 세입자들을 중심으로 세입자비대위가 구성되었고, 사전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흥미로운 것은 사전협의체는 구청이 주도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마포로6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조합이 주도했다. 331일 사전협의체 개최 통보, 4월 사전협의체 개최 통보는 모두 조합 측이 세입자 비대위에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세입자비대위가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추천한 세입자 대표가 사전협의체의 구성원으로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실제 1차 사전협의체를 앞두고 세입자 대표로 지정된 주민은 '본인이 세입자 대표로 사전협의체에 들어가는 지도 몰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그것도 구청에 항의방문을 간 세입자 비대위 구성원이 공무원과 직접 통화를 연결해주어서 밝혀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입자의 요구를 조정하기 위해 개최일정을 사전에 조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결국 조합의 주장대로 531일 협의체가 강행된다. 당연히 세입자 비대위는 배제되고 조합이 지정한 세입자가 회의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은 '갈등의 원인'보다는 '세입자가 참석했다'는 형식에 초점을 두었다.


사실상 사전협의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은 재개발사업 추진주체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구청 관련부서라는 점을 보여준다. 더 황당한 것은 사전협의체를 논의하는 중에 조합 측이 세입자 비대위 관계자들을 형사고소했다는 점이다. 양도양수를 해야 하는 건물에 무단점유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니까, 사전협의체란 것은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세입자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조합과 구청을 위한 제도인 셈이다. 최소한의 면피를 위한 행정적 요식행위 일뿐 세입자를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강행하지 못한다


급기야, 사전협의체 논의 중에 철거가 진행되는 처지에 몰렸다. 이런 사태는 '옥바라지 골목'으로 알려진 무악동 재개발현장에서도 반복되었던 일이다


서울시가 강제철거가 없는 서울을 천명한지 3, 이제 그 주장은 공허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쫒겨나는 사람들에게 비수가 되어서 돌아오는 지경이 되었다. 조합과 구청에게 명분만 줄 뿐이고 세입자 등 약자들은 희망고문에 더 큰 절망을 겪어야 하는 것이라면, 아예 사전협의체 방안을 폐지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도시계획권자로서 서울시가 직접 갈등조정을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자신에게 귀책이 되는 구청 도시개발부서의 공무원들은 절대로 사전협의체 등 취지를 따를 수 없다. 오히려 조합 등과 같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서울시가 직접적으로 갈등조정을 하든지 아니면 불필요한 사전협의체 같은 것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서울시가 도시계획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확한 조건을 명시한 '조건부 동의' 제도를 활용해 개입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 마포로6도시환경정비사업 처럼 위법적인 철거가 진행되는 곳이라면, 서울시 담당부서에서 직접 나가 관련 법률에 의한 처분을 내리는 것이 맞다


여전히 뉴타운재개발, 강제철거라는 전근대에서 한걸음도 빠져나가지 못한 서울의 현실을 보며 소위 '서울의 혁신'이 얼마나 공허한 소리인지 절실히 깨닫는다. []




[행사] 서울적록포럼 시즌2 vol.16 - 가래침과 자유의 공기 사이, <도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쟁점이 되는 주제를 가지고 녹색당과 노동당, 노동당원과 녹색당원의 차이를 드러내고 이를 통해서 서울의 적록 날줄과 씨줄을 만들어 보는 서울적록포럼. 이번 7월의 주제는 ‘도시', 더 정확하게 ‘도시는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중세의 법에는 “도시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고 적혀 있을 만큼 근대적인 시민의 자유는 도시의 성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도시는 인류의 가래침이다"(장 자끄 루소)라고 할 정도로 편리와 자유 이면에 다양한 낭비와 적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상징되는 도시 문제 역시, 이를 도시의 고유한 병리현상으로 접근하는가 아니면 다른 도시적 문제해결이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해결을 둘러싼 관점이 충돌하기도 합니다. 과연 녹색당과 노동당은 도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도시는 다른 지역을 착취하고 서열화하는, 그래서 해체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도시의 정치를 바꿈으로서 다른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참여해야 하는 공간일까요?

7월 적록포럼에서는 도시에 대해 각각 어떤 입장을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서 도시에 대한 적록의 시선을 확인하고, 서로 꿈꾸는 다른 서울에 대한 상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당신에게 도시는, 서울은 어떤 곳입니까?

적록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
일시 : 2016727() 1930
장소 : 카페 체화당 (서대문구 신촌동 2-93)
발제 :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 노동당) / 김은희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사회 : 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주최 : 서울적록포럼 기획단
홈페이지에서 보기http://www.facebook.com/redgreenseoul
서울적록포럼 자료실https://goo.gl/iV8EuA


[연대]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결의대회


동양시멘트지부, 사회보장정보원분회, 세종호텔노동조합,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콜트콜텍지회,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KTX열차승무지부

서울에서 투쟁중인 여러 사업장들이 뭉쳐 공통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일이라 어렵겠지만, 가능하신 당원분들의 많은 결합 부탁드립니다.
시간 : 728일 목요일 오후 3

장소 : 광화문 정부청사 앞

사회보장정보원 앞으로 행진 후 약식집회

명동 세종호텔 앞으로 행진

세종호텔, 티브로드 공동집회


[월례현수막]

7월 월례현수막

[사드배치 ● 조선해운업 실업대란 ● 최저임금 6,470]
맘편히 여름휴가 갈 수 있겠습니까

현수막 시안 다운 받기https://goo.gl/FXOvri

노동당서울시당 http://seoul.laborparty.kr
노동당서울시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www.facebook.com/laborseoul
노동당 당원이 되어주세요www.laborparty.kr/howtoj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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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노동당서울시당‬











[간추린일정]



날짜

일정

7/21()

-월례교육 성평등교육 19:30 @중앙당회의실

7/22()

-아현포차 공대위 회의 19:00 @아현포차앞

-[은평당협]은평주민 긴급토론회-녹번역 인근재개발구역’중학교신설 백지화’ 이대로 좋은가? 19:00 @은평상상허브3층 은평상상홀

7/23()


7/24()


7/25()


7/26()

-콜트콜텍 서울시당 집중 13:00 @여의도농성장

7/27()

-적록포럼 19:30 @채화당

7/28()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결의대회 15:00 @서울광화문정부종합청사 앞

-아현포자 지역 기자회견 11:00 @마포구청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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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7/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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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세기말, 1999년 개봉한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매트릭스는 종교적, 철학적, 과학적, 정치적, 사회적 영화장치들이 치밀하게 배치된 21세기 영화사의 걸작으로 불린다. 이 영화가 이런 장치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설정해두고 있는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매트릭스가 영화 속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들은 인간의 삶에 관한 수많은 분야에 걸쳐 있는데 그중 상당수는 21세기 지구의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문제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키워드들은 오늘날 도시재생이 급격히 대두되게 된 배경과 유사한 맥락들을 갖고 있다.

소통의 단절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사이버 공간에서 소외된 채 살아간다. 매트릭스 자체가 사이버 공간이기도 하지만 중의적으로 주인공은 해커가 되어 자신이 사는 세계의 본질을 알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밤을 검색으로 지새운다. 그는 도시 안에서 만나는 직장 상사나 암거래 고객과는 표면적 관계만 맺고 있을 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커뮤니티가 없다. 도시는 기본적으로 계약으로 맺어진 공간이기에 그렇다. 간혹 인간적 관계를 맺었더라도 각자 사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업무로 인해 쉽게 엇갈리게 된다. 만일 네오가 세계의 본질을 같이 논의하고 탐구하는 공동체를 만났다면 영화는 다르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간단한 취미 수준의 동호회는 모르겠지만 세계의 정체를 밝히려는 모임은 권력에 의해 제거되어야 할 조직이기에 현실에서도 영화에서도 쉽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간이 점점 다양한 생각, 가치관, 기호를 갖게 되는 것은 정보와 사회의 발전에 따라 당연한 일이다. 이런 다양한 개체들은 도시의 삶 속에서 파편화되어 소외되고 다시 소통과 공동체를 필요로 하게 된다. 다만 현실에서는 소통을 추구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어떻게 일상에서 풀 수 있는가에 따라 그 소통에 다다르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할 것이다.

불평등의 누적

이 세상의 본질적 지배요소는 무엇일까? 흔히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본, 국제권력, 종교, 문화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일차적 문제는 도시에 모여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와 정보 그리고 기술과 교육의 기회가 점점 더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이다. 이런 권력구조를 평범한 도시민들이 만회할 수 있는 힘은 연대와 단결이며, 정책적 요소로는 공유, 사회보장제도 등이 있다.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은 그리스신화의 의미 그대로 예언자로 기능하는데, 사회에서 소외받고 불평등에 고통받는 슬럼가의 흑인들과 빈민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아이들은 현실에서는 슬럼가에 버려진 아이들이지만 영화에서는 가려진 진실을 알리는 선지자들로 키워진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기계권력에 대항하는 저항군 세력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고, 민중들이 어려움을 돌파하도록 지원하는 하방연대의 중심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오라클 같은 수많은 사회복지기관과 시민단체들이 존재한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인 사회기여활동이나 네트워크화된 활동을 하고, 끊임없이 사회보장제도와 복지정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도시를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의 구조에서 여러 한계에 직면하곤 한다.

참여기회의 제한

네오를 포함한 매트릭스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회참여를 통해 점차 세상의 본질을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켜 나간다. 자신이 가진 문명의 편의를 버리고 나서야 하는 투쟁 앞에 망설이고, 전투에서 공포를 느끼던 주인공들은 권력의 본질, 억압의 구조, 참여의 의미, 동료로서 서로의 역할과 지원에 대해 깨닫고 신뢰관계를 맺으며 성장한다. 어쩌면 도시민들의 요구는 다양한 주제, 다양한 영역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일지도 모른다. 바로 자아실현이 그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자아실현은 사회적 활동과 참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참여의 질이 올라갈수록 개인이 느끼는 삶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무엇을 즐기는 사람이 혼자 즐기는 단계에서 발전하고 싶어할 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다 보면 결국 더 많은 것을 알려주게 되면서 결국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도시는 사람들의 이런 다양한 참여욕구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참여의 욕구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참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은 모든 도시민의 삶을 지원해야 한다

도시에서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핵심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것이 소외, 불평등, 자아실현 통로의 단절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마을공동체, 공유경제, 문화공동체 지원 등이 제안되고 있지만, 도시의 문제들이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도시가 가진 본성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러나 도시의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도시를 발전시키겠다고 시민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은 도시민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도시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도시민의 삶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재생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도시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일 것이다. 행정은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시재생을 통해 일상에서 도시민의 삶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생명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글 : 이남표|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7/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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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①당신의 일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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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통하는 상사, 충분한 월급(정규직 평균), 목걸이형 출입증, 구내식당, 휴가(유럽형), 근무시간(9am-5pm), 휴일 절대 보장, 안식년, 저녁이 있는 삶, 자유, 소통, 존중….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의 요건을 하나씩 카드에 써 보도록 했을 때 적힌 내용들이다. 구체적인 희망사항에서 시작해 조금씩 포괄적 가치로 나아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후텁지근하게 이어지는 여름날 가운데 마침 구름이 적당히 끼고 선선했던 7월 21일 오전, 서울 은평구 혁신파크 앞마당 벤치에서 희망제작소의 ‘나의 일 이야기’ 릴레이 워크숍의 파일럿(시범) 격인 토론 테이블이 열렸다.

남의 시선에 ‘번듯한’ 직장이 좋은 일?

혁신파크에 입주한 단체인 시민방송 RTV 김현익 사무국장과 김영준 씨가 각각 30대와 20대를 대표해서 참여해줬다. 시민단체이자 언론사인 기관에서 일하는 두 사람은 ‘사회 참여적인 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기준도 중시했다. 다만 김 사무국장은 “그렇다고 해서 일의 다른 요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 역시 자녀를 낳아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는 등 삶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있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주위에서 인정해 주는 ‘번듯한’ 직장이냐는 기준은 어떤가요? 중요하지 않나요?” 희망제작소 연구원의 질문에 김 사무국장은 “그 집 아들 어디 들어갔대?” 하는 식의 노골적인 관심이 그런 부담을 만들어 낸다면서 “그런 걸 묻지 않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했다. 이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에 부응하기를 종용하는 문화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지느냐고도 덧붙였다.

김영준 씨는 “부모님 세대가 절박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이제 예전과 같은 성장을 경험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답을 찾아 주려고 하지 말고 알아서 찾아내도록 믿어주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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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직업, 세 번째 직업은 뭘까?

이어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2명도 파일럿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혁신파크의 한 기업에 탐방 온 학생들이었는데, 워크숍의 취지를 설명하자 흔쾌히 응해줬다.

‘하고 싶은 일’, 한 학생은 ‘좋은 일’의 요건을 적어달라고 하자 바로 이렇게 적었다. 그런데 현재 원하는 진로를 물었을 때는 ‘디자이너’라고 썼고, 어려서 가졌던 꿈을 묻자 ‘제빵사’라고 썼다. 부모님이 디자인 쪽 진로을 권해서 바꿨다는 것이었다.

다른 학생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계 쪽 직업을 원한다고 했는데,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주는 일’이라는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적은 것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 다른 기준으로는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는데, “한국 사회는 그보다는 ‘돈 많이 버는 일’을 좋은 일로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수명이 길어지고 한 직장에서의 근속 기간은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평생 직업을 두 개 이상, 많게는 서너 개까지 갖는 게 일반화되고 있지만, 두 학생은 그런 데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일생 중 갖게 될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직업을 적어봐 달라고 했을 때 나름대로 고심해서 세 가지씩을 적기는 했지 서로 비슷한 직업들이었다. 마치 1지망‧2지망‧3지망을 적은 듯했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아직 ‘평생 단 한 가지 직업을 갖던 사회’를 기준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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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들어주지 않는 ‘일 이야기’

희망제작소의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기획 연구 두 번째 방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디서도 이렇게 ‘일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저희 엄마께도요. 엄마는 제가 회사 얘기를 시작하면 ‘어쩌겠냐, 그냥 참고 다녀야지’라고만 하시거든요.”

지난 2월 20일 희망제작소에서 진행됐던 ‘좋은 일 찾기 복면 좌담회’에서 한 20대 참가자가 한 말이었다. 이 좌담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 이야기, 더 나은 일을 향한 열망을 어떻게든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5년 11월~2016년 1월 사이 두 달 반의 기간 동안 진행된 ‘좋은 일 기준 찾기’ 첫 번째 온라인 설문조사에 15,000명 이상이 참여한 것도 이런 열망을 반영한다. 그 결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고용안정과 임금 못지않게 ‘적정한 노동시간’, ‘스트레스 없는 근무환경’과 같은 근로조건도 ‘좋은 일’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어서 2월 24일 열린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좋은 일이 많아지려면 더 많은 이야기와 의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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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결국 ‘좋은 삶’의 일부분

‘좋은 일’의 기준은 더 상세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일’이란 뭔지 생각해 볼 기회도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세상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정규직’, ‘대기업’, ‘고임금’ 등의 기준에 맞는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려오지만 그게 나에게, 내 자녀에게 좋은지 나쁜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질문을 할 필요가 있고, 누구나 한 번씩은 답해 볼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 꿈꿨던 ‘장래희망’, 청소년기 이후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적성’과 ‘진로’, 청년들이 주위의 기대와 시선 속에서 열망하는 ‘직장’ 사이에는 과연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그렇게 ‘진로’, ‘직업’, ‘직장’을 고민할 때, 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삶’은 생각해 본 적은 있을까? 게임 개발자, 은행원, 대기업 직원이 되겠다면서 매일 초저녁에 퇴근해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서 축구를 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다면, 댄서‧연예인‧운동선수가 되겠다면서 그 일을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는 청소년이 있다고 한다면 뭐가 잘못됐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일’을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일과, 우리가 막연하게 꿈꾸는 어떤 살기 좋은 사회 속의 좋은 일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는 왜 그런 ‘좋은 일’을 바라기보다는 이곳의 기준을 받아들인 채로 살아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들 속을 계속 던지고, 서로가 자신의 일에 대한 생각들을 더 말하고, 그 일을 하면서 살아갈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한다면 우리도 진짜 원하는 ‘좋은 일’에 대한 기준을 가지게 될 수 있다. 물론 기준이 생긴다고 곧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지금 우리가 어느 길 위에 서있는지는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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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워크숍 대상이 청소년인 이유

그렇게 기획된 희망제작소의 ‘나의 일 이야기’의 릴레이 워크숍 중 첫 번째 자리는 오는 7월 30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린다. 요즘 진로교육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성적 범위에서 관련 전공 선택이 가능한 가장 유망한 직업, 또는 가장 안정적인 직업의 기준에서 이뤄진다면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한 삶’의 한 부분으로 ‘일’을 놓고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바 있는 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어떤 일이든 좋은 일이 되기 위해 필요한 노동권 토대’에 대해 이야기해 줄 박성우 공인노무사의 강좌도 마련된다.

동시에 ‘학부모’ 워크숍도 열린다. 양쪽 워크숍의 의견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위해 청소년 워크숍 신청자의 부모로만 참석자를 제한하기는 하지만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별도의 워크숍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과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행복한 삶’을 함께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취지다. 만일 그 사이에 간극이 있다면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토론해 보자는 것이다. 달라지는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한 강의(황세원 희망제작소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와 ‘자녀를 위해 알아야 할 노동권’ 강의(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도 함께 진행된다.

그 뒤로도 오는 9월에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고등학생 등을 위한 워크숍, 10월에는 비영리 종사자를 위한 워크숍, 11월에는 은퇴 예정자를 위한 워크숍이 연달아 진행된다. 각기 ‘좋은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는 토론(그룹 대화)과 새로운 관점의 일 탐색에 도움을 주는 강의, 실제 노동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전해주는 노동 강의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 동시에 ‘좋은 일 기준 찾기’ 두 번째 온라인 설문조사도 진행된다. 1차 조사보다 상세한 기준으로 21세기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 속에 이미 존재하는 ‘좋은 일’의 상(像)을 그려내 보고자 한다.

이 모든 과정들은 시민들의 참여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좋은 일’에 대한 고민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워크숍과 온라인 조사를 통해 도출된 ‘좋은 일’의 상이 더 설득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들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한번 기대해 보자!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월, 2016/07/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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