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5일 이동통신사로부터 정보공개센터 활동가의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가 도착했습니다. 국가정보원에서 1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2건의 통신자료제공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에 해당 자료제공을 요청한 사유에 대하여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지방경찰청은 ‘자료제공요청서 공개’관련 통신사에 요청한 사실은 있으나, 해당 요청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에 의해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분명 정보공개결정 중 ‘비공개결정’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이에 대한 공개결정을 ‘공개’로 처분하여 정보공개시스템 상 이의신청을 바로 할 수 없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정보공개포털 이용 시 해당 정보가 ‘비공개’ 혹은 ‘부분공개’결정 처분이 되었다면 이러한 결정을 다시 심의해 달라는 의미의 ‘이의신청’절차를 정보공개포털에서 자동으로 손쉽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이러한 결정형태는 정보공개처리의 기본도 모르는 처리과정입니다. 만약 해당내용을 청구한 후 공개내용은 비공개이지만 결정통지자체는 ‘공개’로 처분 받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즉시 해당 담당자에게 전화하여 ‘비공개’결정으로 변경해 달라 요청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처리 공무원은 정보공개포털을 이용하여 해당 결정통지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이 비공개 사유로 제시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에 의해 비공개가 적법한 처분인지 추후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해당 내용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보공개청구 후 비공개나 부존재통지 기타 문의사항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국세청의 고액세금체납자 명단 지도 서비스가 인기를 모았습니다. 국세청은 국세기본법에 따라 체납기간 1년 이상, 체납 국세가 2억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국세청 홈페이지에서는 이 명단을 지도 형태로 공개하여, 고액체납자들의 성명, 직업(업종), 주소, 체납액, 체납건수, 체납요지 등 다양한 정보를 누구나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링크). 해당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강남구에 고액체납자들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전직 대통령의 세금 체납 액수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지도 ⓒ 트위터
명단공개 제도의 효과
이렇게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을 행정용어로는 '공표'라고 합니다. 행정상 공표에는 법적인 의무를 위반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성명이나 위반 사실 등을 일반에게 공개하여 명예나 신용에 타격을 주어, 법적인 의무를 이행하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법적 의무를 이행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만드는 효과도 있겠죠.
한국에는 다양한 공표 제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청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식당의 상호명과 소재지, 대표자, 행정처분 등의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 웹사이트에서는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여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을 공개합니다(링크). 이 경우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식당이나 업체들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성격도 있겠죠.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상습적으로 임금체불을 한 사업주들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합니다(링크). 체불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기능도 있고, 구직자들로 하여금 임금체불 사업장을 피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직업안정법에서는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공개 제도를 활용하여 임금체불 사업주가 직업소개소에 구인공고를 내지 못하게 하거나, 임금체불 사업장이라는 사실을 적시하도록 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에서는 체불사업주의 구인공고에 사전안내를 제공한다. ⓒ 알바천국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의 경우 앞서 살펴봤듯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지도로 친절하게 세급체납자들의 정보를 공개합니다. 임금체불 사업주 역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따로 메뉴를 만들어 바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체불사업주 명단공개 메뉴 ⓒ 고용노동부
이렇게 다양한 공표제도 중에서는 산업재해 사망사고 사업장에 대한 명단공개 제도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업재해가 잦아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사업장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개 방식은 다른 공표 대상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유독 찾아보기 어려운 산업재해 사업장 명단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의 경우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하지만, 그 내용을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정보공개 → 사전정보 공표목록 메뉴를 거쳐, 산재예방/산재보상 카테고리를 선택해야 '사업장의 산업재해 발생건수 등 공표'라는 게시판 바로가기 링크가 나옵니다(링크).
이 게시판에서 다시 PDF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수고를 들여야,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 명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사업장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더라도, 한참을 뒤져야 겨우 발견할 수 있는 셈이죠. 게다가 파일을 열면, 제대로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빽빽한 표가 나옵니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하는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 명단 일부 ⓒ 고용노동부
문제는, 이렇게 어렵게 명단을 확인하더라도 어떤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업종명, 규모, 사업장명, 소재지, 재해자 수 등의 정보는 공개하지만, 해당 사업장에서 어떤 안전 조치를 위반했고 그로 인해 어떤 처벌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국세기본법에서 고액상습체납자들의 명단을 공표하도록 한 것, 근로기준법에서 임금체불 사업주들의 명단을 공표하도록 한 것,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의 명단을 공표하도록 한 것. 셋 모두 법령 상 공표에 대한 조문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각자의 공표 대상 정보 범위를 정하고, 공개 방식은 관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정보는 시민들이 찾아보기 쉽게, 활용하기 쉽게 공개하고, 어떤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게 공개하는 셈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발생할까요? 매일 일하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죽어가지만, 그 책임을 져야 할 기업들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에서 살펴보았듯, 명단공개와 같은 공표제도의 주요 효과 중 하나는 '법적인 의무를 이행하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것에 있습니다.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 명단 공개 제도는 2002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명단공개 제도의 도입 취지는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예방의지 및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사업주의 명예·신용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통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기 위함이었습니다(링크).
몇 달 전 산업재해 문제에 경각심을 가진 시민들의 많은 지지를 얻으며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이러한 명단공개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중대재해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사업장 명칭과 재해 내용 등의 정보를 공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사업주가 제대로 산재 예방에 나서라"는 법입니다.
법의 취지가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명단 공개가 '망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시민들이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의 명단을 제대로 찾아보기도 어렵고 기업이 어떤 책임을 다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면, 명단 공개제도는 허울에 불과할 뿐, 제대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명단 공개 자체보다도, 어떻게 공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제대로 망신 주는데
▲미국 산업안정보건청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 공개 ⓒ 미국 산업안전보건청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요?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은 산업재해 사고와 관련한 방대한 정보를 데이터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망사고뿐 아니라 절단, 낙상 등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수사하고, 그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립니다. 산업재해 사례 중에서 법 위반으로 소환장이 발부된 케이스들을 개별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고, 주별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4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문 사업장들의 명단을 지도 형태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이 어떤 안전의무를 위반했는지, 이로 인해 어떤 사고가 생겼는지,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등의 정보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국 보건안전청에서 공개하는 보건안전법 위반 기업 데이터 ⓒ 영국 보건안전청
영국 보건안전청도 산업재해 사고에 대해 상세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영국에서 어느 기업이 보건안전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와 위반 법 조항, 구형 내용, 이전의 사건 기록들 등이 상세하게 공개됩니다. 미국과 유사하게 개별 산업재해 사고 사례에서도 사업장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제대로 압박할 수 있는 명단공개 필요
2021년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법 시행을 위해서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하고, 현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사업주가 안전보건의무를 위반해 일어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 사업장의 명칭, 발생일시와 장소, 재해의 내용과 원인 등을 공표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 제정안을 보면 "의무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경우에야 사업장 명칭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고, 심지어 공표 이전에 소명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명단을 공개한 다음에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기간은 1년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공표하는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 명단은 매년 3월 정도에 공개하는데, 2021년 3월에 2019년에 일어난 산업재해 사업장을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2년 늦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나마도 재판 등으로 인해 의무 위반 여부가 늦게 확정되면, 3년, 4년 된 사고 정보가 뒤늦게 공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해당 사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다 떠나간 후에야 공개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명단 공개 역시 한없이 질질 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2년, 3년 후에야 사업장 명단이 공개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 공개 방식마저도 지금처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PDF 파일로 올라온다면, 시민들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기도 어렵겠죠.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명단공개로 인해 '망신당한다'는 압박을 느낄 리 없습니다. 공표 제도의 원래 취지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공표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명단을 빠르게, 상세하게, 시민들 누구나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법 위반 사실에 대해 소환장이 발부되면, 영국 역시 법 위반으로 기업이 기소되면 그 사실을 홈페이지에 바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고가 일어나 조사가 진행되면, 6개월 이내에 정보를 공개하는 셈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1심 판결이 나면 바로 명단을 공개해야 합니다. 명단공개 방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세청의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처럼 지도까지 동원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 공개처럼 시민들이 쉽게 찾아보고, 검색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매년 2천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 사고로 죽어갑니다. 더 이상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열망에 힘입어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공은 정부에게 넘어왔습니다. 법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 입법 취지를 가장 잘 살리기 위한 방식은 무엇인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기업을 압박하기 위해 어떻게 제도를 운영할 것인가,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시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사업장 공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여러 내용 중에서도 정부가 어렵지 않게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제도 중 하나입니다. 현재 공개된 시행령은 비록 실망스럽지만, 나중에 시행령이 공포될 때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태도가 드러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행복추구권 및 프라이버시 침해하는 무단수집 중단되어야 영장주의 도입 및 통지의무 부과토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해야
어제(1/30), 국가인권위원회는 통신자료수집에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수집대상이 된 이용자에 대한 통지의무를 마련하도록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을 개정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이번 국가인권위 권고는 영장없는 통신자료수집이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과 사생활 비밀 및 통신의 비밀, 적법절차의 원칙 위반임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오랫동안 통신자료 무단수집의 위헌성을 지적해왔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통신자료 수집 시 법원의 허가를 받고 이용자에게 통지의무를 부과할 것을 요구해왔다. 과기부의 소극적 태도와 국회 과방위의 방조로 법 개정이 지연되어왔지만, 정부는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고, 국회는 법개정을 서둘러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
통신자료는 통신 ‘내용’은 아니지만 다른 개인정보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되는 점에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에 해외 주요국가는 통신자료를 민감한 정보로 인정하고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현행 통신자료제공 제도의 문제는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법원의 허가 등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으며, 정보주체에게 수집 사실을 통지하는 절차도 없어 국민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된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후 통지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에서 멈춘다면 통신자료제공의 적법성, 적정성은 사후적으로 제공사실을 통지받은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다툴 수밖에 없다. 이는 국가기관, 특히 형사사법기관이나 정보기관의 공권력 행사의 적법성을 국가 스스로 통제할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그 통제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사실상 국가의 책무를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통신제한조치나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에 준하여 사전적 절차로서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신자료 수집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입법적 시도는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여러차례 있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오랫동안 통신자료 수집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검증할 절차가 사전은 물론 사후에도 없어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비밀 등은 물론이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수년에 걸친 민형사소송, 헌법소원을 거쳐 지난 2022년 7월 22일에는 통신자료 수집의 대상이 된 이용자에게 사후 통지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통신자료수집제도에서 핵심쟁점은, 1)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 2)수집한 통신자료의 주체에게 통신자료 제공사실을 통지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과방위는 지난 법안심사소위에서 사후 통지 절차 마련에 대한 개정안 15건만을 논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사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는 절차를 규정한 박주민 의원 발의안은 제외하였다. 과기부는 논란이 되자 뒤늦게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기 시작했고, 참여연대는 과기부에 법원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수집의 관행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과기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수사기관이 가져간 통신자료는 전화번호 수 기준으로 5,040,456건에 이르고, 2022년 상반기에 검찰 · 경찰 · 국정원 등이 수집한 통신자료 건수는 전화번호 기준으로 2,120,006건으로 이대로라면 전년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계산하면 적어도 온 국민의 10명 중 한 명 꼴로 통신자료가 수사기관 등에 제공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국민은 자신의 통신자료가 언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제공되었는지, 그 이유는 타당한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인권위는 지난 2014년에도 입법적 개선방안으로 통신비밀보호법에서 통신자료와 통신사실확인 자료를 통합적으로 규율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인권위 권고는 그동안 시민사회의 다양한 소송을 통한 문제제기 및 최근의 헌재결정의 연장선에서 현행 제도에 의한 인권침해가 더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권고인 셈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법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한편 인권위가 수사기관 대상으로도 법개정과 무관하게 통신자료 제공요청 최소화 및 통제절차를 마련해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라고 강조한 만큼, 검찰 · 경찰 · 공수처 ·국정원 등도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조속한 시일 내 내부 매뉴얼,지침 등을 마련해 국민에게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끝.
지난 2017년 9월 12일, 온라인 쇼핑몰 웹접근성 문제를 지적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시각장애인 당사자들. 출처 웰페어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는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제27조제3항에서는 공직선거후보자와 정당이 장애인에게 후보자 및 정당에 관한 정보를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정도의 수준으로 전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의 세부사항이 궁금해져서 홈페이지를 찾아보다가, 이미지와 링크 위주로 구성된 후보자들의 홈페이지가 시각장애인 웹접근성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이스오버 기능을 활용하여 후보자들의 홈페이지에서 공약과 정책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지,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들이 직접 체험해보았습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원 정지자금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분석 기사를 낸 오마이뉴스
1.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 제출!
지난 5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의견서 링크) 정당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의 18세에서 16세로 하향하고, 당내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도록 하자는 등 중요한 내용들이 여럿 들어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정보공개센터는 두 가지 내용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1) 임기 개시 후 당선인의 재산신고 내역 추가 확인
- 21대 총선 이후 김홍걸, 조수진 의원 등 후보자 등록 당시 재산신고를 축소하거나 누락한 의혹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있었는데요, 그동안 후보자들의 재산신고 내역은 선거 기간이 지나면 비공개로 전환되어, 당선자들이 공직자로서 재산을 등록하고 이를 공개하더라도 후보자 시절의 재산 내역과 상호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허위 신고를 하거나 축소 신고를 하더라도, 제보가 없다면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던 것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 시 제출한 재산신고 서류에 대해, 당선인에 한해서는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그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고, 추후 공직자 재산등록 내역과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을 비교하여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누락한 경우 이를 조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2) 정치자금 수입·지출의 상시 인터넷 공개
- 정치자금 수입과 지출 내역은 현재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만 받아 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정보임에도 사전 공개하지 않아, 정치자금 내역에 대한 감시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개선하여, 정치자금 수입 지출 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시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2. 정치자금법 제42조 2항, 위헌!
위 내용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기도 한데요, 현행 정치자금법 제42조 2항은 정치자금의 지출 영수증을 매년 3개월 동안만 열람할 수 있도록 제한해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사용한 정치자금의 영수증 공개가 제한되어, 정치자금 사용의 투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이 있었었습니다.
그런데, 5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 정치자금법 제42조2항에서 '3개월'로 열람 기간을 제한한 것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련 기사)
이번 위헌 결정으로 국회가 정치자금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는데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 투명성을 확대하자는 의견서를 낸 만큼, 이를 반영하여 정치자금의 수입 지출 내역과, 정치자금 지출 영수증 등의 관련 서류들을 시민들이 보다 손 쉽게 살펴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법 개정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주목하여 심도 깊은 기획 기사들을 수년 간 이어온 바 있는데요, (기사 링크) 앞으로는 더 많은 시민과 언론들이 정치자금 감시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 참석하는 참석자들이 국산 친환경 자동차를 타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이를 공개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습니다.'
난데없이 무슨 말이냐고? 다름 아닌 청와대에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국민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대답이다. 청와대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대통령비서실의 정보공개청구 비공개 이유 절반 이상이 공개되면 '국익을 침해'한다는 모호한 이유로 비공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행정안전부가 발간하는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정보공개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보비공개 사유 중 국가안보 등의 국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비공개되는 경우가 다른 중앙 부처들은 2%대에 그친 반면 대통령비서실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62%와 68%에 달했다.
무려 68%
그럼 청와대가 '국익을 침해'한다며 비공개하고 있는 정보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대표적으로 국민들로부터 공개 요구가 빈번한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 역시 청와대는 '국익'을 근거로 비공개 한다. 역대 정권도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에는 두루뭉술한 분야별 집행 총액만을 공개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도 다르지 않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비공개 결정통지서 청와대 업무추진비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비공개 결정통지서. 국익침해 및 의사결정과정,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비공개를 통지해 왔다. ⓒ 정보공개센터
정보공개센터가 지난 2017년 9월 청구한 업무추진비 건별 세부집행내역에 대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은 '내·외빈 주요인사 초청행사비, 정책조정·현안 관련 간담회비, 직무 관련 특정 업무 추진 등의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라며 해당 정보가 공개된다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이 공개됨으로써 국가의 어떤 이익이 침해되는지는 설명한 바가 없다.
다른 공공기관은 공개하고 있는 업무추진비 내역을 유독 청와대만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면서까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를 국민들에게 납득이 되도록 설명해야 한다. 단지 국방 및 국익 침해라는 청와대의 설명은 지나치게 무책임하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사용기준이 모호하기에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통해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경우 사용일시, 사용처, 금액, 사용목적, 인원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며, 모든 공공기관이 이에 따라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세부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게끔 하여 업무추진에 따른 예산집행의 연관성을 입증하고, 업무추진비의 오남용을 예방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그런데 정작 행정기관의 수장인 청와대가 예산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공공기관 전반의 투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가안보와 직접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를 제외하더라도 일반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의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까지 비공개로 일관하는 것은 정보공개에 대해 정권 자체가 무관심하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청와대가 국익을 이유로 비공개한 정보는 업무추진비뿐만이 아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020년 10월 대통령비서실에서 진행한 정책연구용역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대통령비서실은 연구용역계약 전체 건수와 총금액만을 공개하고 연구 분야, 연구 과제명, 계약금액, 연구수행기관과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등 정작 핵심적인 정보는 비공개했다. 주된 이유는 역시 국익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청와대 연구용역 계약업체 비공개 결정통지서 청와대가 24시간 상시 비상체제로 운영되는 국가보안 시설이라는 이유로 연구용역 계약업체에 대해 비공개 통지를 해왔다. ⓒ 정보공개센터
또한 청와대는 연구용역 수행기관의 정보를 '청와대는 대통령 경호구역에 해당하므로 경호구역 내 출입하는 계약업체의 정보 및 세부사업명 등은 대통령의 경호 및 안전과 청와대 보안관리 등을 위한 중요한 보안사항'에 해당한다며 비공개했다.
대통령비서실의 논리대로라면 청와대와 계약한 모든 업체들이 청와대에 출입하기 때문에 보안상 공개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대통령비서실과 계약한 업체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만으로 청와대의 보안과 경호가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모든 계약 업체들이 실제로 빈번하게 출입하지도 않을뿐더러 모든 계약들이 보안과 관련되는 사업을 담당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청와대에서 발주한 모든 국책 연구용역 계약이 청와대 보안과 직결되어 공개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누가 납득할까?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공공기관과 계약한 업체의 정보와 계약금액 등은 원칙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정보이다. 단순히 대통령 경호시설에 포함되는 대통령비서실이 진행한 계약이기에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국가안보를 핑계 삼아 비공개를 남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황당한 답변에 이의신청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에서도 비공개 결정이 반복되었다.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연구용역 현황 청와대는 연구용역에 관련된 정보를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는 비공개 하면서 국회에는 제출한 뒤 홈페이지에는 공개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 정보공개센터
들통 난 이중잣대... 공약조차도 잊었나
그런데 청와대는 정작 정보공개청구에서는 비공개 했던 연구용역 정보를 청와대 홈페이지 "국회제출 자료 목록"에는 공개하는 모순을 보였다. 청와대가 공개한 '2020년 국정감사 요구자료'를 살펴보면, 강은미 의원이 요구한 '2017년 이후 청와대가 수행한 정책연구용역 현황'에서 연구과제명 및 건별 계약금액을 공개했다.
정보공개센터가 청구했던 정보가 일부라도 공개돼서 다행이지만, 홈페이지에도 공개하는 정보를 정보공개청구에는 비공개로 일관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이는 정보공개결정 여부를 판단할 때 비공개 사유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습관적으로 비공개하는 대통령비서실의 폐쇄성과 이중 잣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청와대의 정책연구는 현 정권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나 정책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정책연구의 결과물이 공개되어야 주요 정책 결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비공개로 일관되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청와대의 방향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게 뼈아픈 부분이다.
업무추진비와 연구용역 이외에도 물품관리대장이나 비서실 업무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 정보목록의 상세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서도 대통령비서실은 국익을 해치거나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한다. 그러나 이 정보들은 공공기관의 기본적인 행정업무에 관한 정보로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정보공개청구가 없더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되는 정보들이다. 대통령비서실의 답변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투명하고 신뢰받는 행정'이라는 공공기관 본연의 의무는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 중 '대통령의 24시간 공개'와 '인사추천실명제 시행'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행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공개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약들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24시간 일정 공개는 '24시간'이라는 의미가 무색할 만큼 주요행사 정도만 공개되고 있으며, 인사추천실명제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간 정보공개센터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하고자 했던 것은 정치적 사안이나 국가안보, 외교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아니었다. 행정부로서 최소한의 정보공개 의무에 대해 확인한 것이다.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들이 비공개되고, 이러한 비공개 관행이 밀실행정으로 이어질 때 부패와 권력남용이 자라나게 된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대통령후보 시절의 공약 이행을 바랄 수는 없겠다. 또한 획기적인 청와대 정보공개 개선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만, 지금부터라도 청와대가 공공기관으로써 기본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사항들을 점검하고 정보공개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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