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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김정은의 핵 포기, 평화협정으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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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김정은의 핵 포기, 평화협정으로 될까?

익명 (미확인) | 월, 2016/03/21- 16:25

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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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핵 포기, 평화협정으로 될까?

[이제는 평화] 동아시아 질서 바꾸려는 북한, 높아지는 한반도 위기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한반도에 전쟁의 포연이 가득하다. 그간 한미연합훈련이 일상적인 방어훈련이라고 주장하던 한미 양국은 최강의 핵병기를 앞세운 평양진격작전과 김정은 참수작전 추진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의 핵무기는 남조선을 향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던 일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핵무기 실전 배치를 앞세운 선제 '서울해방작전' 추진을 공공연하게 밝힌다.

 

이 심각한 일촉즉발의 상황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몰고 온 급속한 소용돌이의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러나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 현재의 고통과 위기는 누적된 작은 고통과 위기의 축적물이다. 오랜 누적이 있으면, 그 위에 작은 바늘 하나만 더 얹어져도 물에 가라앉는 법이다. 

 

되돌아보면 2014년 11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잠정 중단과 북한 핵실험 중지"를 제안하면서 이것이 되면 "올해 안에 한반도에서 많은 일을 해결하는 게 가능하다"고 각별히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은 이를 묵살해버렸다. 올해 1월에는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제안에 응하면서 비핵화 논의를 함께할 것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작년의 8.25 남북합의는 누적된 불신의 일시적 봉합이었을 뿐이고, 이후의 남북관계는 '대결의 흉심을 감춘' 사실상의 대화 공세만 있었다. 

 

핵 대 핵, 선제타격 대 선제타격의 구조

 

좀 더 시야를 넓히면, 한반도의 현 위기가 일시적이 아니라 매우 구조적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계' 비전 선언 이후 미국의 전략은 초기에는 재래식 전력 우위와 선제 핵 불사용 원칙(no first use)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나, 핵 모호성을 거쳐 점차 핵 전진 배치 및 선제공격에 방점을 두는 '정밀비례대응전략'(measured response strategy)으로 이동해왔다. 이는 재래식 전력의 우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잠재적 적국이 핵 문턱을 넘을 경우 이들에 대해 동종, 동질의 비례적인 핵 대응으로 타격하겠다는 적극적 선제전략이다.  

 

이러한 미국 핵전략의 변화가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의 일련의 공세적 '확장억지' 강화 방침 결정과 핵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작전계획 5015 수립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진행되는 한미의 군사적 대응, 특히 올해 한미연합훈련의 내용은 각종 전략 핵무기를 총동원하여 미국의 정밀비례대응전략을 과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의 한반도 군사위기는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인한 일시적 정세의 격화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전략, 특히 핵전략의 변화와 함께 상당 기간 내연(內燃)되어온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한반도의 군사 정세는 미국의 핵전략과 그에 대응하는 북한의 전략이 충돌하는 구조적 위기, 즉 핵 대 핵, 선제타격 대 선제타격이 맞서는 강 대 강의 대립구도 하에 있게 될 것이다.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협상'에 대한 이중적 레토릭들 

 

이러한 강 대 강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레토릭' 차원에서는, 그리고 제재 국면 이후를 고려하여 국제사회는 대화와 협상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대북협상 무용론이나 북한붕괴론, 통일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현 제재 국면 이후 곧바로 대화나 협상 국면으로 이동하는 것은 '도발-보상'의 악순환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이들은 북한과의 협상 자체가 보상이라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강경론에 깊이 긴박 되어 있고, 사실상 제재라기보다 북한 붕괴를 염두에 둔 전면봉쇄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결의 2270호에는 대북 제재만이 아니라 대화 권고, 9.19 공동성명에 대한 지지와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6자회담에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 주도의 제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크게 반영된 항목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제재가 대화유도 수단'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재 국면 이후 '곧바로' 대화나 협상 국면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대화와 협상이 실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속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강 대 강의 한반도 대결위기 해소 혹은 궁극적인 협상의 종착점 제시와 관련하여, 국제사회의 시선을 끈 주장은 지난 2월 17일 중국이 제안한 이른바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론'일 것이다. 중국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합리적이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6자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최대 공약수"라고 인정한 이 병행추진론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미 양국은 "북한과 앞으로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비핵화가 최우선"이며 "지금은 대화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병행추진론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비핵화 우선이라는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미국 내 대북협상 기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즉 미국이 선 비핵화에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 수용으로 점차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 3일, 미 국무부는 중국이 제안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북·미 사이에 '비핵화 문제를 포함하는 평화협정 논의'가 시도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이런 변화의 기류를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론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중의 협상을 발목 잡고 있다거나, 혹은 한반도 문제가 미중의 협상 테이블에서만 다뤄지고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혹자는 휴전에 반대하여 이승만 정부가 정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 한국의 입장을 두고두고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도 그런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점점 높아지는 협상의 '문턱' 

 

그러나 박근혜 정부 고립을 '지금부터' 우려해야 할 정도로 한반도 문제의 협상 테이블이 순순히 진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정부가 그나마 북한 문제에 집중할 시간이 별로 없고, 또 비핵화-평화협정 동시해결 협상의 수용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한 미지수의 영역이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이고 모호한 언술은 여전히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전제로 한다면 평화협정 협상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정도의 스탠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설사 미국이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하더라도 협상의 급진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만이 아니라 북한 역시 협상의 목표를 계속 업그레이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의 대미협상 전략과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특징은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하는 질서재편이 아니면, 북한으로서는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이는 평화협정 협상을 진전시키면 그 밖의 문제, 즉 핵 문제를 포함한 쌍방의 안보 우려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는 '선 평화협정' 추진 주장으로 나타난다. 최근 북·미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비핵화 문제를 제기했을 때 북한이 거부했기 때문에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대화 회피에 대한 미국의 변명을 옹호하는 기사로도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변화된 협상 태도를 그대로 전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불멸의 핵 강국 건설'을 포기하는 대가로 평화협정이라는 종잇조각을 얻기보다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 동아시아의 미국 핵 및 군사력 배치 전반의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엔 한반도 문제는 미중 간의 협상이 아니라 북한이 추구하는 질서변화를 의제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또한 북한과 협상하려면 대북 적대정책의 상징인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라는 요구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협상의 문턱을 높임으로써 협상 전에 먼저 상대의 협상 의지, 즉 적대시 정책의 철회 의사를 증명해 보이라는 뜻이다.  

 

그에 따라 북한의 협상 태도도 변화되고 있다. 김정일 시대의 북한 협상 전략은 '단계적 비핵화와 경제‧평화 보장'을 교환하는 틀 속에서 핵 실험을 단기적 협상과 분리하지 않았으나,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살라미식의 협상보다는 핵 억지력의 확보 이후 그것을 토대로 동아시아 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추구하는 일괄 협상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미국의 '전략적 인내'만이 아니라 북한의 새로운 협상 전략과 태도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결국 중국이 제기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은 중국 스스로 자평하듯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안이지만, 미국의 이중성과 모호한 태도, 박근혜 정부의 철없는 강경함, 그리고 북한의 협상 문턱 높이기 등으로 그 출발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한반도 평화 위기는 강 대 강의 군사위기만이 아니라 협상의 문과 문턱이 점점 좁아지고 높아지는 협상 장애의 심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군사 위기와 협상의 위기가 중첩되면서 위기가 가중되는 한반도 평화 위기의 구조는 평화문제가 국가주의의 틀 속에서 교착되고 있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평화 위기의 구조는 평화문제가 정부 주도에만 맡겨져서는 절대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특히 평화를 지향하는 국정운영체제로 전환시키지 않는 한, 평화 위기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국가주의로부터 자유로운 한국과 동아시아의 시민사회가 평화를 위한 행동에 '지금 바로' 나서야 하는 절박한 이유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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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등 5명의 대선후보에게 한국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8대 인권의제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과 공약 반영여부를 묻는 서한을 6일 발송한다.

후보자에게 질의하는 인권의제는 ▲평화적 집회의 자유 보장 ▲표현의 자유 보장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 ▲이주노동자의 권리보호 ▲비호신청자와 난민보호 ▲북한과의 인권대화 추진 및 남한 내 북한이탈주민의 권리 존중 ▲성소수자(LGBTI) 권리 보호 ▲사형제도 폐지 등 8가지이다.

한국은 지난 몇 년간 주요한 인권분야에서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앰네스티는 <2016/17 연례인권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는데 실패했고, 사회의 소수자들(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북한이탈주민, 난민 등)의 인권이 침해 당하는 동안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헌법에 명시된 시민의 기본적 권리와 국제적으로 합의된 인권기준을 무시하는 리더가 어떻게 인권 성과를 하루아침에 후퇴시키고, 사람들의 삶에 악영향을 주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한 “후보자 시절부터 여성혐오,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추진하는 법안들이 인권 침해 우려를 낳고 있는 것처럼, 각 당 후보자들의 인권 보장에 대한 의지와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의 인권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새로 선출될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각 의제마다 한국정부에 권고한 내용에 대해 정책추진 여부(추진, 일부 추진, 추진 불가 표기)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지를 보내며, 답변은 서한 발송일로부터 일주일 뒤인 4월 13일까지 취합할 예정이다. 취합된 답변은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amnesty.or.kr) 및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페이스북: @AmnestyKorea 트위터:@AmnestyKorea)을 통해 수일 내로 공개될 예정이다.<끝>

목, 2017/04/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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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박대성(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대외협력국장)

2013년 당기 순이익 900억 원대, 2014년 1,068억 원, 가입자수 320만, 케이블방송업계 2위. 태광그룹 산하의 주식회사 티브로드홀딩스의 모습이다. 2014년 1,068억이라는 당기 순이익은 업계 1위인 CJ 헬로비전의 당기 순이익 260억 원, 3위 씨앤앰의 당기 순이익 390억 원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 58시간, 월 평균 휴일 2.3일, 평균 급여 171만원, 평균 근속연수 6년,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노동자 82%, 정해진 휴일이 있는 노동자 21%, 시간외 근무수당이 아닌 당직수당으로 지급. 케이블방송 티브로드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2013년까지의 모습이다. 그런 삶을 어떻게 바꿀까 노심초사 고민하던 때 희망의 빛이 보였다. 같은 업종, 같은 처지의 씨앤앰 협력업체에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케이블방송과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 시도를 무수히 벌였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유지보수(AS), 개통(설치), 기술·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역 단위로 외주하청업체로 분산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업체나 한 지역에서 몇 개 업체의 노동조합 결성 시도는 원청사용자의 탄압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회유와 협박, 폐업과 업체 교체과정에서 선별고용 등으로 인해 실패를 반복했다. 이처럼 케이블방송과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규모 하청업체로 산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힘겨운 노동을 하면서 별다른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씨앤앰 24개, 티브로드 48개, SK브로드밴드 96개, LG유플러스 70개 센터

그러던 와중에 2013년 2월 13일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이하 케비지부)를 건설하였고 3월 24일에는 티브로드홀딩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이하 케비티지부)를 결성하였다. 케이블방송 노동자의 조직화는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영향을 주어 2014년 3월 30일에는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이하 SK비지부),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이하 LG비지부)가 동시에 결성되었다.

노동조합 파괴로 악명 높은 태광그룹의 탄압은 녹록지 않았다. 2013년 노조결성 후 37일간의 전면파업, 2014년 123일(노숙농성 91일)간의 전면파업 끝에 그동안의 노예같던 삶을 깨고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왔다. 그런데 2015년 올해 또다시 티브로드홀딩스 원청과 하청(협력사협의회)은 그동안 이뤄온 임단협의 성과를 다시 예전으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티브로드 케이블방송이 다른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에 비해 더 높은 당기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티브로드 케이블방송의 A/S와 설치를 담당했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위기를 버텨온 유일한 생산성은 바로 A/S와 설치담당 협력업체 노동자들이었다. 티브로드의 계열사인 티브로드 한빛방송의 2014년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1,212억 원으로 티브로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티브로드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태광산업 전체의 영업이익 손실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협력업체의 A/S와 설치 노동자들은 유료방송 사업자와 가입자 사이의 매개 역할을 담당하는 티브로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티브로드 케이블방송 가입자들을 직접 대면하며 회사를 대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기업이익 이익을 위해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티브로드 원청의 처사는 그동안 회사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토사구팽 하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티브로드의 반사회적이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 행태는 부당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강요하는 등 무리한 영업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인 가입자들에게 돌아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티브로드 원청의 반사회적인 기업행태가 고스란히 협력업체로 이어져 노동자들에게 불법적이고 부당한 임금삭감 및 구조조정, 4대보험료 미납 및 횡령, 다단계 도급기사 확대로 이어지는 등 티브로드 원하청 가리지 않고 반인권적이고 반사회적인 작태가 기업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올해 케비티지부의 투쟁은 임금은 물론이고 고용 자체를 지켜내는 투쟁이다. 이미 몇몇 협력사에서는 폐업 협박과 더불어 실제로 인원삭감을 실시하면서 조합원들을 해고하려 하고 있다. 해고되지 않으려면 임금을 삭감하라고 협박하고 있다. 작년 4개월이 넘는 전면파업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조합원들이기에 쟁의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면파업에 쉽게 나서지 못하리라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하기도 쉽지 않고 승리하기도 쉽지 않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이다. 조직화와 승리의 사례로 다른 수많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었던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올해도 승리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많은 동지들의 연대와 응원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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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08/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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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한국취재 및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편집: 박서영

화, 2017/07/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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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제위기 20년과 행복한 삶

 

 

이주하 |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난 10월 13~14일 양일간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제7회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등 사회복지정책과 관련된 여러 학회 및 연구기관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하는 장인 연합학술대회의 올해 주제는 바로 “IMF 경제위기 20년, 한국 사회의 격차해소 전략과 정책”이었다. 한국 사회 전반에 미증유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온 IMF 경제위기를 겪은 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그 당시 출생한 아이들이 벌써 대학의 새내기가 된 것이다. IMF 경제위기가 초래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학회 주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신자유주의의 적극적 도입으로 인한 불평등과 불안정성의 심화라 할 수 있다. 즉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자살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1996년 12.9%였던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1998년 18.4%로 급증하였고,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23.7%(2004년)로 다시 급등하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1.2%(2010년)까지 치솟은 자살률은 2015년 24.6%로 다소 낮아졌으나 OECD 국가 평균은 12명으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있는데, 노인자살률은 압도적으로 높고 청소년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다. 

 

사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자살률 뿐 아니라 노인빈곤율, 저임금노동자비율, 임시직노동자비율, 성별임금격차, 노동시간, 저출산율, 사교육비, 산재사망률 등의 지표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인의 삶은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 발표한 다양한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한국은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일례로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조사한 ‘2015 세계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평균 71점보다 한참 낮은 하위권(59점)으로 조사대상 143개 국가 중 118번째에 그쳤고, 유엔 산하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가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10점 만점에 총 5.984점으로 158개 국가 중 47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OECD의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 6.58점보다 낮았으며,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를 차지하였다. 

 

흔히들 행복 혹은 삶의 질을 측정하고 평가할 때에는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삶의 질 내지는 만족도에 초점을 두는 방식과 개인이 처한 ‘객관적’ 조건과 자원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 행복을 주관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하버드대의 긍정심리학자 탈 벤-샤하르가 지적하였듯이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행복을 손에 넣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탈 벤-샤하르 교수의 ‘행복’ 강의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예일대 셜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과 함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3대 명강의로 꼽히는데, 그는 일상에서 추구할 수 있는 행복의 4가지 요소로 관계맺기(socializing), 베풀기(giving), 집중하기(focusing), 극복하기(coping)를 제시하였다. 한편, 행복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가 객관적인 삶의 질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부탄은 경제적으로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에 속한다. 어찌 보면 사회경제적 구조에 영향을 받는 소득에 좌우되는 빈곤도 결국 한 사회가 감내하기 힘들고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주관적이고 도덕적인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빈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문 <복음의 기쁨>에서 “나이 든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뉴스가 못 되는데, 주가가 2포인트 빠진 것은 어떻게 주요 뉴스가 될 수 있는가?”라고 던진 질문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주지하듯이 객관적인 측면에서 행복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는 소득을 들 수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세 차례의 경제적 위기 상황이 자살률 증가에 미친 영향이나 OECD 평균의 4~5배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노인자살률은 상당부분 OECD 1위의 노인빈곤율에 기인하고 있다는 연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이후에는 비록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행복의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스털린 역설(The Easterlin Paradox)’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주관적 행복에 있어서 소득을 중시하는 욕구이론(needs theory)과 만족점(satiation point)을 통해 행복의 상대성을 강조하는 이론 사이의 유명한 논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서 만족점을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만족점과 최저생계비, 국민최저선, 기본소득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현금급여 보다는 개별적 욕구에 기초한 서비스가 만족점을 수월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생각해보야야 한다.

 

이스털린의 주장과 다른 맥락에서 세계적인 정치경제학자인 UC 버클리의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소득이 많고 소비를 더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였다. 그는 세계적 권위의 로즈 장학금(Rhodes Scholarship)을 받아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던 배 안에서 빌 클린턴과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클린턴 행정부 첫 번째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였고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돌아오면 아무리 늦더라도 아빠가 집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 깨워달라는 막내아들과의 선문답과 같은 대화 이후 깨달음을 느끼고 장관직을 사임하였다(<타임>은 그를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10대 장관으로 지명하였다!). 라이시가 주목한 것은 신경제가 주는 여러 혜택은 한층 더 필사적인 삶, 직업 불안정성,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라는 비용을 우리에게 부담시키고 있으며, 더 풍요로워진 세상이 결코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준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싼 물건을 ‘득템’하거나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 기뻐하게 된다. 그런데 대형마트가 싸게 팔기 위해선 물품공급자에게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며, 자원의 남획과 이에 따른 환경파괴를 감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우리나라의 현실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네이버 웹툰 <송곳>과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보라!). 결국 소비자 본인과 주변인, 그리고 소비자의 존립기반인 공동체 전체는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조치들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주가를 올리는 대표적인 방안이 대량해고와 인수합병인 상황에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언제든지 대량해고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라이시에 따르면 오늘날 ‘슈퍼자본주의’ 체제 하 권력이 ‘시민’의 손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쪽으로 이동하였는데, 이를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라이시의 주장은 고삐 풀린 자본주의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고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전후 서구 복지국가를 가능케 한 요체인 것이다.

 

행복 혹은 삶의 질에 대한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역시 복지선진국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호연관성은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점은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의 저자 토머스 게이건이 언급한 소위 ‘복지와 연애의 상관관계’이다. 즉 복지가 잘 갖춰진 나라에선 남녀가 상대방의 직장, 재력, 사회적 지위 보다는 매력, 개성, 인품을 보고 사귈 수 있기 때문에 연애성공률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의 가장 근원적인 영역인 사랑에 있어서도 복지국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수, 2017/11/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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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우애에 관하여

주은선 l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가끔씩이나마 리우 올림픽 중계나 기사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낯선 종목들에서도, 또 한국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선수들의 태도이다. 워낙 하나하나 어려운 종목들이고 대단한 명예가 걸린만큼 긴장을 유발하는 장이기 때문인지 실수도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불운의 장면들도 행운의 장면들만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장면들에서 선수들이 특히 실수, 불운, 패배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는지를 관찰하면, 많은 경우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상당한 의지와 침착함, 그리고 의연함을 발견하게 된다. 중간에 넘어진 선수가 다시 일어나 장거리 달리기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더욱 흔히는 실수 직후 바로 자신의 경기에 끝까지 임하여 평범한 순위에 머문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올림픽 3연패를 꿈꾸던 선수가 4위에 머물렀지만 금메달을 딴 팀후배를 따뜻하게 축하해주는 장면이나, 마지막 연장전에서 불과 1점 차 패배를 당한 후에도 상대방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는 장면 역시 기억에 남는다. 개인의 긍지와 자존심은 성과가 아닌 태도를 통해서도 표현된다. 또한 남한과 북한의 체조선수들이 보인 친밀함뿐만 아니라 국적, 종교, 인종 차이와 무관하게 서로에 대한 존중과 격려의 모습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는 많은 선수들이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인간으로서 자존심과 긍지를 지키는 것, 그리고 우애에 상당한 가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아하기까지 한 이러한 태도들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같은 인간으로서 꽤 괜찮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조차 든다. 타인의 긍지와 명예를 개의치 않는 공격과 혐오 발언들이 난무하던 우리 사회가 잠시 단절의 시간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일단은 필자에게는 다행이다. 게다가 우리 인간이 자존심과 명예, 다양한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우애를 추구하는 보편성을 가진 존재임을 다시금 기억하게 된다. 돈과 도박, 국가주의 등 많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자긍심과 우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계기였다.

 

그런데 요즈음에 보인 우리 정부의 태도는 인간의 자긍심과 명예에 대한 태도라는 면에서 올림픽이 보여 준 아름다움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피해를 입은 자가 그 이유와 진실을 명명백백히 알게 되고, 정당한 사과를 받는 것은 개인적, 역사적 치유의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일본 정부와의 합의, 특히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 지급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보다는 정부 입장에서 일단 사안을 종결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희생당한 개인들이 진짜 사과를 받고 용서를 베풀며 인간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와의 협상을 미루며 책임을 피해왔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피해 당사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 이뤄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세월호 특위 활동을 서둘러 마무리지어버린 정부 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정당한 근거 없이 서둘러 마무리지어버린 것 역시 진실과 책임의 명확화를 통한 치유와 회복을 막아버린다는 점에서, 또한 결국 부실한 보상으로 사안을 종결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유족 개인들의 명예나 자긍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드 배치 결정에서도, 백남기 농민 사건 이후의 태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부가 이렇게 개인의 자존심과 명예에 무심한 것은 국가는 개인이란 존재 위에 군림한다는 오래된 착각 때문인 것인지...

 

이러한 국가의 태도는 복지에 관해서도 여전하다. 개인의 자존심과 명예는 피해 배상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국가가 공공복지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특히 자본주의 시장에서 끊임없이 상품가치로 판단당하고 밀려나는 시민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존중과 타인들과의 우애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부정수급 단속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말하며, 새로 시작된 청년수당 수급자들의 취업준비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이는 세금낭비라고 말한다. 마치 얼마나 이들의 취업노력을 잘 감시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인 것처럼. 정부에게 복지는 그저 돈의 문제이거나 정쟁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기획재정부가 제안하는 재정건전화법 역시 복지를 무엇보다도 돈의 문제로 바라보고 복지정책들의 발전을 제로섬 게임으로 만들려 한다는 점에서 이런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의 복지에 대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방향이다. 어떤 복지제도를 어떻게 설계하여 실시하느냐는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할 것이며,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에 기초한 것이어야 한다. 기본소득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방향, 즉 철학에 대한 갈망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올림픽에서 끌어내는 교훈은 개인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공동체에 헌신하도록 요구하는 것인 것 같다. 광복절 경축사가 그렇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올림픽은 우리가 다시 타인에 대한 혐오보다는 우애를, 그리고 명예와 자긍심을 추구함으로써 인간으로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갖는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사실 인간이 이기적이며 이익에 집착하는 존재인지, 명예와 우애를 추구하는 존재인지는 알 수 없다.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국가가 정치사회적 사안을 다루고 공공복지를 운영하는 기본 방침이 서로 감시하거나, 혐오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개의치 않는 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었으면 한다. 복지에 관해서도, 추구하는 우리의 삶과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도 더 깊이있는 모색이 필요하다.

금, 2016/09/0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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